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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06/05/09 17:56:07 |
Name |
이디어트 |
Subject |
시간과 프로게이머 - Wasted time 백두대간. |
선수들을, 프로게이머를 시간이라는 것으로 생각해봤습니다..
제목이 참;; 네이밍 센스가 부족해서;;
그냥 각설하고.. 바로 글 들어가겠습니다.
아주 오래전(생각해보면 정말 오래되었다.), 제대로된 리그가 출범하기전까진 스타크래프트라는것은 말 그대로 땅따먹기 싸움이었다. 한정된 자원아래서 누가 많이 먹고 누가 잘 활용하여 누가 병력을 많이 남기고, 전쟁에서 승리하느냐였다. 그들에게 시간은 승리하는데 걸리는 기간을 세는 단위에 불과했다.
Time sniper - 'Boxer'
하지만 그 속에서 임요환이라는 게이머는 바늘구멍만한 타이밍이라는 시간의 구멍을 한숨의 흐트러짐없이 저격하므로써 승리를 따 내며 끝내 OSL2회연속 우승, 테란의 황제라는 칭호를 받게되었다.
기존의 게임과는 전혀다른 플레이 스타일. 그저 많이 먹고 많이 뽑아 많이 남기는 싸움이 아닌, 적게 먹고 적게 뽑지만 지지않는 싸움. 이길수있을때만 하는 싸움, 그리고 절대 질수없는, 절대 타이밍에 진출하여 그는 승리하였다. 그 중심에는 드랍쉽이라는 느려터진 수송기구, 죽지않는 마린, 그리고 전략이 있었다. 물론 그당시에 암울했던 테란이라는 종족이었기에 가능한 전투, 컨트롤 전략 이었기에 그의 승리는 더욱 값지고 테란의 황제라는 이름이 더욱 멋진것이다.
'김정민에겐 뭘해도 못 이기고, 임요환에겐 뭘 하기도 전에 진다.'
두 선수를 가장 잘 나타낸 말이라고 생각한다. 임요환의 뛰어난 전략성을 나타낸 표현이지만, 그의 뛰어난 타이밍을 표현하기에도 문제가 없는 문장이다. 전략에 당한뒤 혹은 드랍쉽에 당한뒤 이제 뭔갈 해보려고 하면 임요환은 정말 얇은 시간의 틈을 잡고 진출한다.
임요환을 상대로 속절없이 무너졌던 상대들을 보면 그가 잡았던 타이밍이 얼마나 예리하고 대단한것인지 가늠할수있으리라 본다.
Time stealer - Nada
임요환의 뛰어난 마이크로에도 불구하고 결국 마이크로만으로는 뛰어난 매크로(거기에 마이크로까지)에 상대가 안된다는걸 얼마지나지 않아 알게된다.
이윤열은 등장은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게임플레이 스타일에 임요환의 등장만큼이나 엄청난 획을 그엇다. 아무리 뛰어난 컨트롤이라도, 한계점을 넘어선 물량앞에선 허무하게 무너질수밖에 없다는것, 특히나 저그를 물량, 토스를 힘, 테란을 파괴라고 생각할때, 뛰어난 매크로하에 모인 집중된 파괴력은 그 위력을 두배로 만들어주기에 충분했다. 온리 탱크만으로 허무하게 무너지는 적들, 이리저리 피해다니며 끝내 피해를 주는 벌쳐들. 앞마당만 먹게하면 그 누구라도 이윤열은 막을수가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윤열은 자신의 시간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자신에게만 필요한 시간은 앞마당을 먹는 단 몇분이면 충분했다. (그의 대표 빌드였던 1팩1스타는 그 시간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그리고 그는 상대방과 똑같이 주어진 시간속에서 벌쳐를 뽑고, 벌쳐 플레이로 상대방을 괴롭히며, 시간을 훔쳐왔다. 바로 탱크모을 시간을 말이다. (오해는 말아줬으면 한다. 훔쳐왔다는 표현이 듣기 거북하다면 어쩔수없지만, RTS게임에서 동일하게 주어진 시간을 훔쳐온다는것은 게임의 장르를 바꿔버릴만큼 대단한것이다!!)
그렇게 뺏어온 시간은 이윤열에게 탱크 뽑을 시간이 더 늘어낫다는 의미도 되지만, 상대방에게 병력을 뽑을 시간을 뺏어왔다는것도 의미한다. 이길수가 없었다.
Time Rewinder - Gorush
경기를 구경하다보니 이기는, 뭐 한것도 없는데 저쪽은 아까랑 별반 다를바가 없는데, 이쪽은 계속 발전하는.. 그런 유저를 찾아라면 주저없이 나는 박태민을 뽑을것이다. 운영의 마술사. 누가 지었는지 모르지만 정말 멋진 별명이 아닐수가 없다. 하지만 시간앞에서 가는 마술사보단 초능력자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한다.
그가 역변태하기전 시절, 운영이 절정에 달했던 시절에 박태민의 상대는 박태민의 발전속도나 병력충원속도, 멀티를 가져가는 속도 등을 쉽게 따라가지 못하고, 따라가려하다가 번번히 되돌아오고 만다. 박태민의 뛰어난 운영아래 시간이 계속 공회전 하고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초능력을 이용해 같이 주어진 시간속에서 상대방의 시간을 뒤로 되감아 버린다. 그래서 하다보면 상대방은 아직 저건데 박태민은 벌써 이거, 어?어?어? 하다보니 어느샌가 상대방이 gg.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상대방은 박태민의 손안에서 놀고있을뿐이다. 손밖으로 상대방이 튀어버리면, 박태민은 상대방이 자신의 손안에 있던 시간으로 되감아 버린다. 물론 자신의 시간은 되감지 않는다.
Time Stopper - Iloveoov
사람들은 이윤열을 상대적 물량이라 하면, 최연성은 절대적 물량이라고 한다. 차라니 둘중 자비로운 사람을 뽑아라면 이윤열보단 최연성이 더 자비롭다. 최소한 최연성은 상대방에게 뽑을 시간이라도 준다.
다들 알다시피 최연성의 소위 토나오는 물량의 근원은 엄청난 멀티이다. 남들보다 뛰어난 수비력이 있다면, RTS게임에선 당연히 자원을 모으기에 더 원할한, 멀티를 가져가는게 정석이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지만, 최선의 공격은 방어가 아니다!!) 남들보다 빨리먹고 막을수있기 때문이다. 그 시간안에 상대방이 뭘하건 최연성은 수비하면서 멀티 수비하면서 멀티. 계속 반복하며 자신이 원하는 멀티숫자를 충족할때까지 계속 먹는다. 그리고 자원이 원하는만큼 풍족해지면, 혹은 더이상 먹을 곳이 없으면, 그는 시간을 멈춘다. 멈춰진시간속에서 상대방이 할수있는것은 최연성이 뽑고있는 물량과 자기가 뽑고있는 물량의 차이를 느끼며, 그저 먹은자원을 가지고 뽑는것뿐이다.
그렇게 벌어진 차이를 느끼며 상대방은 절망하며 gg를 선언한다. 그리고 최연성은 다시 시간을 돌린다.
Time Forwarder - July
공격. 단 두글자 만으로 박성준의 게임은 설명이 가능하다. 그러기에 투신이라는 그의 별명은 전혀 아깝지가 않다. 그의 게임에서 가장중요한것은 공격이고, 그 공격에 받침되는 물량과, 컨트롤이면 충분하다. 물량의 종족 저그가 컨트롤까지 겸비하니 저그의 물량앞에 무릎꿇던 게이머들은 다시한번 패배의 쓴맛을 볼수밖에 없었다.
박성준이 공격할땐 시간이 두배로 빨리간다. 보는 사람이 즐거워서가 아니라 그를 상대하는 상대방이 보는 박성준의 병력이 2배로 빨리 움직인다는 뜻이다. 체력이 적고 스피디한 저그라는 종족의 특성상, 상대방보다 빨리 움직여만 살아남고, 더 정확하게 컨트롤해야만 승리할수있었다. 그리하여 박성준은 자신의 시간을 두배로 빨리 돌리며 상대방을 상대적으로 느리게보고, 두배로 빨리가는 시간속에서 더 많은 공격기회를 찾고, 컨트롤할 기회를 찾게 된다. 그만큼 더 빨라진 시간에 박성준도 적응을 했기에 가능하다.
그가 시간을 더 빨리 앞으로 감을때 투신은 더욱 강력해질것이다.
Time Finder - Nal_ra
강민의 전략. 그 전략속에서 상대는 현실속에선 상상할수 없었던, 꿈속에서나 느낄법한 그런것을 느낀다.
그는 전략을 쓰기위해 위에서 소개된 다른 게이머들과는 달리 게임초반의 시간에 주목한다. 전략을 쓰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언제일까? 바로 초반이다. 다른게이머들이 놓쳐버린 초반 이라는 시간을 그는 찾은것이다. 남들이 놓쳐버린 시간속에서 무언가를 하니, 강민이외의 사람이 보기엔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강민이 하는것같고, 그를 몽상가라 부르기에 충분했다.
상대방이 버려버린 시간을 찾아 그 틈속에서 뭔가를 하니, 상대방은 상상도 할수없었던것을 강민은 할수있게된다. 어차피 상대가 버린 시간을 강민은 줏어와서 이것저것 실험해보기때문에 리스크가 큰 전략이라 하더라도 다른사람이 아닌 강민이었기에 성공하곤 하였다. 그렇게 벌어진 게임속에서 같은 시간이 주어진다면 당연히 강민의 승리로 게임은 흘러가게된다.
Wasted time - 백두대간
그냥 이것저것 준비하는데 소비되었던 시간 초반. 쓸데없이 낭비하면서 잃어버렸던 시간을 부각시킨 맵이기때문에, 개인적으로 백두대간을 가장 기대한다. 현재 가장 큰 이슈가 되고있는 수비형에 대한 파해로 맵퍼들은 초반이라는 시간을 맵에 넣게되고, 초반에 많은것을 할수있게 정말 많은 길도 뚫어놨고, 땅도 엄청나게 세분화 되어있다. 스크린샷으로 한번본다고 외울수있기엔 무리일 정도로 복잡하다. 그렇다고 지금 여기서 말하고싶은게 강민 화이팅 뭐 이런건 아니다. 백두대간 까지마라 이런것 역시 아니다.
그냥.. 앞으로도..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아직 찾지못한 시간, 혹은 건들지못한 시간의 영역을.. 누군가가 건드려줘서.. 더 많이 보고 즐거워했으면.. 좋겠다는.. 그런자그마한 바람을 말하고 싶었다..
아아-_- 마무리가 안되네요 ㅠㅠㅠㅠㅠㅠ
역시 공돌이한테 작문은.. 참 어렵네요..;;
괜히 쓸데없이 길기만 한 글 읽어줘서 감사합니다(__)
아.. 영어 틀린건 그냥 봐주세요-_- 영어를 못해서 그렇습니다 ㅠㅠ
* 천마도사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5-1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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