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6/03/09 12:25:29
Name Lunatic Love
Subject 연애심리학 수 678

"이거듣자. 대박이다. ^0^ 쿄쿄쿄~ "

"그래 이거듣고 올해에 연애 성공해보자 ^0^ 이오리이오리이오리~ "



3학년 1학기. 이러저러 수업시간표를 짜고 반가운 친구들은 특유의 농담을 하며 푸릇푸릇한 신입생들의 화끈한 패션에 눈을 돌리곤 했다. 뭐...그리 말은 안해도 남자들끼리는 방학때 종종 만나서 놀러도 다니고 술도 마시곤 했었다.

다들 조금은 어이없는 교양강좌제목에 농담과 웃음은 커질대로 커졌었다. 농담부풀리기보단 시간표를 빠르게 채우며 시간을 맞추던 나는 친구들에게 말했다.

" 수요일 56에 전공필수수업이 있는데? "

" -┏ ... 아 놔... 갓오브븅~같은 전공필수  "

결국 연애심리학이란 수업은 대학다닐때 짧은 - 따스한 봄날의 햇빛가 함께 나와 친구의 기억속에서 사라졌다. 종종 그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엔 어처구니 없는 루머가 전부였다.

- 수강중에 연애하면 A 준데! a(^0^a)

- 수강생 남녀 비율이 할렘이래! ~(^0^ )~

- '젊!은!' 여교수 래! (/^0^)/



결국 다음학기나 다다음학기때 그 수업이 있으면 꼭 듣겠다는 친구들과 나의 도원결의는 전공필수와 전공선택과목에 의해 무산되어버렸다.



...



인터넷을 하면 "화끈하게 그녀(그)를 사로잡는법" 이나 "어떻게 고백하는게 좋을까요?" 등등의 글들을 보곤 한다. 난 이론보단 친구들의 샘플을 너무나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의외로 차가웠다던 나의 격려속에 술 취해 화끈한 연애후 헤어진 그녀를 찾는 친구들을 한편으론 추하게 보이면서도 나는 저러지 말아야겠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실패는 있고 그를 딛고 일어서야하는 시련은 존재한다.

판도라의 상자를 원망하며 나또한도 술에 취한 목소리로 전화를 여기저기 걸어대고 울며 매달리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처럼 - 다른 친구들만큼은 아니었고, 의외로 침착했기에 되리어 그런 내 모습이 "네가 과연 그녀를 사랑했었냐"라는 질문을 받았었다.


사랑의 깊이와 시련이후 드러나는 고뇌는 정비례한다. 그 표현과 감정의 폭발은 마냥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각자 그 정비례되는 만큼의 감정폭발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 감정의 폭발을 술마시고 속된 말로 술꼬장을 피우며 해소할 수도 있는 것이고, 게임을 좋아하면 미친듯이 게임에 빠져서 해소할 수도 있는 것이며, 다도를 하고 아주 깊은 명상을 하면서 - 설마 그럴리야 있겠냐만...아니지 있을 수도 있겠지 - 해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감정폭발과 그 해소에 가장 쉬운 방법은 타인과의 대화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인터넷과 리플문화는 해소를 위한 대화에 밀접히 접근해있다. 익명성까지 있으니 금상첨화이다.


...


그런 상처를 가장 빨리 잊는 묘약은 두가지라고 생각한다. 아니 내가 아직 인생을 많이 살지 못한 풋사과로구나? ...인지라 묘약중 두가지밖에 찾진 못했다.


하나는 새로운 사랑이요.
다른 하나는 시간의 흐름이다.


아무래도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역시 '아무래도' 정석아니겠는가. 반대라면...카사노바냐? 능력좋네? ( -_-)y-~ 좋겠수?


...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뒤 그당시 글을 봐보면 과거의 내 모습이 녹아 있다.

그것이 무엇에 관련된 글이던 간에 말이다.
사람은 눈으로 모든 것을 보지만 정작 자신의 얼굴은 볼 수 없다.

그렇게 그당시 보고 싶었던 내 모습이, 내 얼굴이 마치 녹화된 비디오처럼 내 눈앞에서 그때서야 펼쳐진다.


당신이 지금 쓰는 리플. 당신이 지금 쓰는 글.
시간이 지난뒤 어떻게 보여지겠는가.




Q. 제가 중학생이 되는데 좋은점이 뭐가 있죠?

A. 초등학생을 욕할 수 있습니다.




그럼 욕하려는 초등학생이 자신이 초등학생때랑 똑같이 하고 있다면 욕할 수 있나?
그 초등학생의 행동을 이해는 하겠지 하지만...



- 침묵은 금이요. 웅변은 은이로다


시간은 대부분 해답을 전해준다. 그러나, 빨리 얻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

  

과연 내가 도원결의이후 연애심리학을 들을 수 있었다면 완벽한 기초와 이론에 의해 연애를 할 수 있었을까.

가벼운 상념에 추억속에 묻혀있던 캠퍼스의 봄날, 그 향기를 추억해본다.




by Lunatic Love
Co-Produced by Duke Fleed



- 왜 담배연기 자욱한 영상이 기억나는거냐... ( __)y-~


* steady_go!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3-13 02:36)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여자예비역
06/03/09 12:53
수정 아이콘
훈륭한 강의가 있었군요..;; 하긴.. 저 다니던 대학에도 과목명이 연애심리학이진 않았지만.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으로 교과과정의 3분의2이상을 강의했던 과목이 있었는데..
사랑의 정의부터 종류 방법 대처법 등등 말그대로 여러가지 '기술'은 잘 설명 되어 있었으나..;
막상 실생활에 적용하긴 어렵더라구요.. 결론은 부딛쳐 보십시오!! 그러면 열립니다..^^ (들이~대~^^;)
심장마비
06/03/09 12:53
수정 아이콘
글솜씨가.. +_+ (훌륭한거같아요)
그 과목은 저도 들어보고싶네요~! 궁금..후훗
나두미키
06/03/09 13:36
수정 아이콘
왜 내가 대학다닐때는 그런 과목들은 없었을까 ;;;;;;;;;;;;;;;;
영웅의물량
06/03/09 17:15
수정 아이콘
루나틱러브님 글 오랜만에 보는거 같네요^^; 여전히 잘 쓰신다는..
전 대학가려면 2년이나 남았지만.. 연애심리학, 듣고 싶네요-_-;;
비타민C
06/03/09 19:01
수정 아이콘
비슷한 내용의 '인간행동의 심리학' 이라던지 '성행동의 심리학' 같은 교양과목이 있어서 전필에 가깝게 열공(...)한적이 있었죠.
배운것 그대로 현실이 되지는 않았지만 행동의 패턴이 비슷하다고 할까요.
브라질과 일본이 축구를 하는데 '브라질이 xxx:0 으로 이길것이다.' 라고는 못해도 '브라질이 이길것이다' 라고는 예측할수 있잖습니까.
그런점으로 볼때 어느정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pandahouse
06/03/10 06:55
수정 아이콘
'결혼과 가정' 꼭 들어보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677 갈데까지 가 보자. [6] Sickal6302 06/03/20 6302
676 안녕하세요 PgR21 후로리그입니다. [32] 터져라스캐럽6835 06/03/18 6835
675 아, 끝났다. [11] Sickal5853 06/03/18 5853
674 <잡담> 이공계를 졸업하고... [38] 도미닉화이팅9343 06/03/16 9343
673 [D4 Replay](7)전무후무, 그랜드슬램 [20] Davi4ever6071 06/03/16 6071
672 [감상] 도니 다코의 미친 세계, 미친 영화, 미친 녀석 [10] 럭키잭5401 06/03/15 5401
671 슬램덩크로 보는 WBC 미국전... [40] 칼잡이발도제10290 06/03/14 10290
670 [리뷰] 무한도전 - 퀴즈의 달인에 대한 잡설 [39] 막군8251 06/03/14 8251
669 끝이 아니라 느려졌을 뿐이다. [7] legend5201 06/03/13 5201
668 전략가와 전술가 [18] Mlian_Sheva6947 06/03/12 6947
667 섬맵에 '후방'을 강조할 수 없을까? [22] 김연우6911 06/03/13 6911
666 차기 시즌을 준비하며 [12] lost myself5445 06/03/12 5445
665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59편(BGM) [29] unipolar6044 06/03/11 6044
664 연애심리학 수 678 [6] Lunatic Love7106 06/03/09 7106
663 호스피스, 평안한 미소가 함께하는 죽음 [15] Timeless5863 06/03/11 5863
662 스타크래프트 병법 전(前)편 제1장~제5장.게임 전 자세부터 병력운용의 묘까지. [9] legend5597 06/03/11 5597
661 친구야, 고맙다. [7] Neptune5190 06/03/11 5190
660 e스포츠에 관한 몇가지 진실과 부탁 [35] 임태주7733 06/03/10 7733
659 [호미질] 인정받는 언론이 되라 esFORCE [14] homy5663 06/03/10 5663
658 스타리그 24강의 득과실... [39] 칼잡이발도제7965 06/03/10 7965
657 2006 강민선수 월페이퍼.. [22] estrolls7856 06/03/10 7856
656 Kespa..힘을 가져야만 하는 존재. [16] 루크레티아5272 06/03/09 5272
655 신한은행 결승전 신815에서 박성준 선수가 선택한 전략! [21] 체념토스8003 06/03/09 800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