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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06/02/17 00:38:13 |
Name |
SEIJI |
Subject |
스타 삼국지 <33> - 악플러의 최후 |
홍진호가 길길이 날뛰며 임요환을 치겠다고 나서자 조용히 그를 말린건 조용호였다.
"승상, 아직 임요환을 칠때는 아닙니다."
"무슨 말인가? 저 배은망덕한 임요환을 지금 안치고 언제 친다는 말인가?"
"임요환을 깨부수는건 꼭 해야 할 일이지만 그전에 뒤를 든든히 하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게 무엇인가?"
조용호가 잠시 숨을 멈추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국기봉입니다. 저번에 이용범의 계략으로 우리는 장수 박경락을 잃고 대패한적이 있습
니다. 국기봉을 항복시키던 아니면 힘으로 꺽던 간에 뒤를 든든히 하셔야 더 큰일을
도모하실수가 있습니다."
머리회전이 빠른 홍진호였다. 곧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 일의 경중을 가늠
해 보았다.
"그대말이옳소. 비록 국기봉이 내 사랑하는 장수 박경락을 꺽었지만 나는 그에 연연치
않겠소. 곧 사절을 보내 항복을 권유해봅시다."
간혹 성격이 급하고 항상 공격일변도의 플레이만을 하기에 홍진호의 성격이 지나치게
과격하고 좁지않은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홍진호는 누구못지않게 통이 크고
지난 원한에 연연하지 않는 배포가 있는 인물이었다. 그런 배포덕에 서스럼없이 자신이
사랑하는 장수 박경락을 쓰러트린 국기봉을 받아주는 용기를 홍진호는 보여주고 있었다.
가끔 임요환을 보면 "임요환벙커링벙커링벙커링" 하며 궁시렁 거리긴 하지만...
홍진호의 사절이 국기봉에 찾아가자 마침 강도경의 사절도 국기봉의 진영에 머물러
있었다.
강도경역시 국기봉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하였고 이에 국기봉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아놔... 예전 바나나 TV에서 미녀들과 게임을 하며 발가락으로 어느쪽 스타킹을 벗길까
고민했던때보다 더 고민되는구려. 어찌하면 좋겠소?"
"제가 생각하기에는 강도경보단 홍진호를 선택해야 옳은듯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오? 예전에 홍진호의 장수 박경락을 쳐부셔서 그에 대한 앙금이 남아
있지 않겠소?"
"홍진호는 그정도 과거는 잊을 만큼 배포가 있는 영웅입니다. 또 홍진호와 강도경이 싸운
다면 홍진호가 이기지 강도경이 이길거 같지는 않습니다. 만약 장군이 강도경에게 항복
하면 저그랭킹2위가 되고 훗날 강도경이 홍진호에게 항복하면 저그랭킹 3위가 되지만
홍진호에게 바로 항복하면 저그랭킹 2위가 되는 이치입니다."
이용범이 차근차근 설명하자 국기봉은 곧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홍진호에게 항복하겠소."
곧 국기봉과 이용범은 홍진호에게 가서 항복했다. 홍진호는 그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하지만 홍진호의 마음에 든건 다름아닌 이용범이었다.
'이자는 역마살이 끼어서 지금까지 이리저리 떠돌아다녔지만 분명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게이머이다. 내 밑에 두어 나를 영원히 보필케 하리라.'
이제 국기봉 문제가 해결되자 임정호가 홍진호에게 말했다.
"국기봉은 해결되었으니 형주의 최수범을 회유하십시오."
"그일은 누가 맡았으면 좋겠소? 그대가 맡지 않겠소?"
"저보다는 10배의 재능을 가진 이가있습니다. 예전부터 승상께 소개시켜드리려고 했는데
마침 잘됐습니다."
"오 그자가 누구인가?"
"성은 팔 이름은 삼이라고 합니다."
홍진호는 곧 MC용준으로 하여금 그자를 부르도록 시켰다. 다름아닌 MC용준의 부름이라
팔삼도 어쩔수 없이 피시방으로 나와 홍진호와 채팅할수 밖에 없었다.
팔삼은 본디 스갤 사람으로 자를 광땡으로 쓰고 그 주변의 지인들에겐 팔사마라고 불리고
있었다. 어렸을때부터 기억력이 뛰어나 한번 본 자판은 그대로 외워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4살때 이미 한타 700타를 치고 영타 500 타를 쳐서 어른
들은 그를 가리켜 천재 키보드워리어라고 불렀다. 특히 왼쪽 새,끼손가락을 이용 쉬프트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해 각종 쌍시옷, 쌍기역등을 찍어내는데는 누구보다 탁월한 재능이
있었다. 간혹 사이트내에서 특정단어를 검열을 한다면 단어사이에 ,을 끼워넣거나 영어와
숫자를 혼용해 씨,팔을 C8이라고 표현하는등 뛰어난 센스를 발휘했다.
그렇게 재주가 넘치는 팔사마였으니 홍진호를 대하는 태도가 절대 겸손하지 않았다.
홍진호도 팔사마를 처음보자 기대했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껄끄럽기만 했다.
그런 홍진호의 마음을 눈치챈 팔사마가 키보드로 한마디 쳤다.
"하늘과 땅 사이가 넓다 하나 사람이 아무도 없구나!"
"내 밑에는 수십명이나 되는 당대 최고의 프로게이머들이 있다. 그런데 너는 어찌 사람이
없다고 하느냐?"
"바라건데 어떤 사람들인지 들려주십시오."
팔사마가 끝까지 키보드를 두들기며 대꾸하자 홍진호가 하나하나 손을 꼽기 시작했다.
"조용호는 참을성이 있고 끈기가 있으며 임정호는 임기응변에 능하고 마법유닛을 잘쓰니
옛적 사마의나 제갈량같은 이도 오히려 그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또 변길섭, 박성준등은
그 불꽃과 용맹을 당할 사람이 없으니 저 삼국지의 명장 여포나 장비가 되살아난다 해도
그에 미치지 못할것이다. 이병민은 누구보다 테테전에 강하고 김정민은 조이기를 하는데
따를 사람이 없고 이재항등은 선봉장으로 특히 뛰어났다. 이윤열 또한 천재 테란이며
김민구는 세상이 다 아는 좋은 저그다. 어찌 사람이 없다 하겠느냐?"
그러자 팔사마는 가소롭다는 듯 ㅋ,ㅋ,ㅋ 를 연달아 치다가 거침없이 말했다.
"공의 말씀은 맞지 아니합니다. 그들은 내가 모두 알고 있으니 한번 들어보십시오.
조용호는 아동복 모델과 대선철 악수잡이나 시킬 만하고, 임정호는 엽기게임에 퀸이나
뽑게 하십시오. 변길섭은 2006 월드컵때 우승이나 한번 더 시켜주고 박성준은 고기를
안주로 망고쥬스나 마시면 되고, 김정민은 심시티2000이나 시키면 되고, 이재항은
결혼식 청첩장에 이재항즐이라고 써주면 그만이지요.
이윤열은 겉보기가 그럴듯하니 수달이라고 부르면 되고 김민구는 오프닝때 춤을 추니
토마스라고 이름하면 될 것입니다. 그 나머지는 모두 스타를 하니 스타폐인이요, 키보드를
두드리니 키보드 워리어요, 마우스 클릭을 하니 인터넷 중독자며, 인터넷을 하니 인터넷
악플러라고 부르면 될 자들 뿐입니다."
홍진호의 장수들을 모조리 깍아내리자 홍진호와 휘하 장수들이 아연 질색했다.
이병민이 그말을 듣고 화가나서 외쳤다.
"C발, 왜 나는 없어!!"
자신이 아끼는 장수들을 하나같이 깍아내리자 홍진호는 화가났다.
"그럼 그대는 무엇을 잘하는가?"
팔사마는 움츠려 들지 않고 당당히 대답했다.
"나는 온라인게임과 패키지게임 어느 하나 두루 통하지 못함이 없으며 리니지는 레벨이
50이고 워크래프트는 장재호도 이깁니다. 세가지 큰 인터넷 포탈사이트 (네이버, 다음,
야후) 와 아홉가지 갈래의 스타크래프트 관련 사이트 (피지알, 스갤, 비타넷, 파포,
우주, 드랍동, YG클랜, 요환갤, 스플래쉬이미지) 에도 겁이 없습니다. 위로 포탈 사이트
에서 활동하면 순식간에 바(에서) 요리먹었다 따위의 루머를 만들수있고 아래로 스타팬
들과 짝하면 아무 프로게이머나 까를 양산시킬수 있습니다. 어찌 속된 무리와 함께 섞어
비교 할 수 있겠습니까?"
홍진호는 크게 노했으나 겉으로 드러내지않고 담담히 말했다.
"네 말은 듣지 않은 것으로 할테니 어디 니가 타자로 나불댄것만큼의 재주는 보여주기
바란다. 지금 당장 형주로 가서 최수범과 현피를 뜨고 오너라."
"아니 가겠소. 내가 무엇때문에 현피를 뜬단말이오."
지금까지 홍진호와 팔사마는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당대의 두 재사간의 자존심을 건
치열한 신경전이었다. 전까지만해도 미칠듯이 악플을 날리는 팔사마에 홍진호가 몰리고
있었지만 홍진호가 팔사마의 최대약점인 익명성을 건드리면서 그 순간부터 홍진호쪽으로
우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도 얼굴을 드러내고 현피를 뜨지못하는 팔사마의 어떤
한계를 본 것이리라.
"너는 가야 한다. 어서 얼굴을 드러내고 밖으로 나와라."
"싫소. 왜 내가 그래야만하오? ㅋ,ㅋ,ㅋ"
하지만 팔사마가 반항해도 ip주소를 추적해 팔사마를 끌고 나온 홍진호는 강제로 팔사마
를 택시에 태우고 택시기사에게 돈을 주니 팔사마는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얼굴이
벌개진채 차에 강제로 태워져 끌려가듯이 형주로 떠날 뿐이었다.
"팔사마는 주공을 비꼬고 놀렸습니다. 그런데도 왜 한대 치지 않으셨습니까?"
조용호가 홍진호에게 물었다. 그러자 홍진호가 말했다.
"저자는 나를 심하게 욕보였소. 하지만 내가 저자를 한대 치지 않은것은 저자를 침으로서
내가 자칫 지혜로운 네티즌을 때렸다는 욕을 먹지 않게끔 하렴이오. 차마 내 스스로 존내
패지 못해 최수범의 손을 빌려 존내 팰려고 하는데 뭘 때릴게 있겠소."
그 후 형주에 도착한 팔사마는 기운을 차려 피시방에서 다시 최수범을 존내 깠다. 가만히
팔사마의 욕을 듣고 있던 최수범은 잠자코 팔사마를 굴다리로 보냈다. 그뒤 팔사마의
소식은 끊겼다. 항간에는 굴다리밑에서 존내 맞아 피떡이 된 팔사마를 보았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경위야 어찌되었던 자신이 보낸 사절을 존내 팼다는데 홍진호가 가만있을리 없었다. 곧
이를 핑계로 최수범을 칠궁리를 했다. 그러자 조용호가 말렸다.
"일단 강도경과 임요환의 일을 정리하고 하십시오."
홍진호도 그말을 들어 최수범을 치는 궁리를 그만두었다. 곧 임요환으로 향하는 강하고
세찬 폭풍이 일기 시작했다.
* 메딕아빠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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