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6/02/07 02:26:25
Name 마네
Subject love myself.
내가 이런 글들을 여기 쓰는 이유는, 그냥 쓰고 싶어서이다.
보는 사람 전혀 괘념치 않는 내 성격상 클릭하고 움찔하거나 기분 나쁜 사람이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은 전혀 의도되지 않은 side-effect임을 주지시키고 싶다.



하릴없이 병원만 왔다갔다 한지 50일이 넘었다.
딱히 책이 잡히지도 않고, 정말 그 따위건 이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쨌든 집에서 아주 적절하게 두 블럭 거리에 병원이 있는지라
매일 하루 두 번 왔다갔다하면서
핸들을 잡고서도, 혹은 걸어가면서도 멍해지진 않아서 다행이다.

강원도본부의 총책임 역할을 맡고 있는 그는
주말에만 어머니의 손을 부여잡을 수 있다.
금요일 저녁 허겁지겁 도착한 그는 30분의 정말 짧은 면회시간이 끝나면
가족들과 대충 저녁을 먹고, 집에 들어와 태연하게 담배를 태우며 TV를 보는 척하다가,
열 한 시가 넘어가면 안방으로 들어가,
건넌방의 아들이 자신의 훌쩍거리는 소리를 듣다 가슴이 미어지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눈물로 밤을 지새운다. 그럼 나도 자연히 밤을 지새운다.

우리 가족이 생긴지 30년이 다 되어 간다.
장남으로서 아래 줄줄이 동생들 죄다 대학 보내느라고,
장녀로서 그녀의 아버지의 망한 사업 빚 다 갚느라고
캠퍼스 커플이 된지 10년이 되어서야 가정을 꾸린 두 사람은,
여전히 남아있는 빚을 해결하고, 조금이라도 잘살아보기 위해 대한민국 산업역군으로서 발로 뛴다.
한 사람은 국영기업체의 해외시장 개척을 담당하여 비행기를 서너번 갈아타야 당도하는 오지에서 달러를 벌었고,
어쩔 수 없이 남겨진 한 사람은 그저 남녘만 바라보는 바보같은 행동을 하기보다
있는 자격증을 되살려 누적숫자 수천명의 학생을 가르치게 된다.

이제서야 같은 땅덩어리에 살게 되었고,
학자금도 자식 몫으로 돌려놨으니 큰 짐은 덜었고,
자식 둘이 비록 갈지자로 걷지만 적어도 부모의 가르침을 팽하진 않았으니 알아서 크는거고,
이제 좀 살만할 때, 어머니께서 쓰러지셨고, 기계가 숨을 쉬어주고 있는 그녀에게 아버지는 그렇게 눈물로 말을 한다.



솔직히, 여기까진 어느 가정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나보다 더 갑작스럽게 누군가를 잃은 사람 세상에 수두룩하며,
다시 태어난다면 다시는 선택하기 싫은 가정에서 태어나 극복해나가던 익숙해지던 한 사람도 도처에 널렸다.
처음에는 원망했으나, 이제는 나에게 갑작스레 이런 일이 특별하게 일어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살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고, 빠르면 빠르고 늦으면 늦게 일이 일어난 것일 뿐.
그 자체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니다.



나만 느낄 수 있는 것을 지금부터 썰을 깔까 한다.

나는 요즈음, 자식으로서가 아닌 제3자로 그들을 보기 위해 노력한다.
강제된 슬픈 사랑을 겪는 두 사람을 보면서,
물리적 거리가 떨어져 있었음에도 어찌 그렇게 사랑을 이어올 수 있었을까를
나의 기준, 혹은 우리 세대의 기준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데,
이해를 하지 않고서는 배울 수가 없기 때문에, 나의 생각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사랑이 무엇인가, 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면서,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사랑했다.
만족했지만 안주하지 않았으며, 사랑받으면서도 주기에 인색하지 않았다.
각자의 자기애의 그릇이 얼마나 컸는지는 모르겠고,
그리고 그 빈 공간을 어떤 속도로 또한 어찌 채웠는지 역시 나는 알 방법이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각자의 그릇이 간장종지만하던 드럼통만하던 상관없이 자기 자신을 충분히 사랑했으며,
그 그릇에서 넘치는 사랑을 서로에게 주었기에 모자람이 없었던 것 같아 보인다.


사랑을 하고 싶은가? 혹은 사랑받고 싶은가?
일단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

당신의 부모가 당신에게 어떠한 사랑을 보여줬는지는 여기서 논외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나는 그들을 부모로서 보고 깨달은 것이 아니었음을 상기시키고,
일반화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또한 각 개체는 자신의 삶을 타고나고, 닮은지언정 똑같지는 않으며,
따라서 비슷한 궤적이라고 단언하며 생각을 끼워맞추는 것은 어리석은 일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금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기 만족의 문제가 있다면 자기애와는 다른 욕심의 문제임을 직시해야 한다.
과거에 사랑을 했는지, 또한 어떠한 사랑을 했는지도 중요하지 않다.
비록 인간이 경험에 따르는 동물이라지만 앎과 깨달음은 그 가치가 다름을 느껴야 한다.

상처가 있다면, 그 흉터까지 지우지는 못하더라도 자기의 일부임을 느끼고, 사랑하라.
돌기가 있다면, 애써 무엇에 끼워맞추기 위해 갉아내지 말고, 사랑하라.
스크래치를 주었다면, 내 손톱의 그 사람의 각질 따위는 긁어내고, 당신의 손톱을 사랑하라.

물론 다른 모든 사람을 무시하고 오직 나만 생각하라는 뜻으로 곡해하는 사람은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나를 사랑하는 것'과 '남을 배려하는 것'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나를 사랑할 줄 모르면 남을 사랑해봤자 그것은 오만이고 교만이며,
그 상황에서 다른 이를 사랑하려 아둥바둥해 봤자 허우적대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소모적 감정의 신물만 짜내게 될 뿐이다.

사랑을 찾으려 하지 말라.
목만 마를 뿐이며, 무릎만 까질 뿐이며, 비참해질 뿐이다.
일단 나를 사랑하라.
그리하면 나의 넘치는 사랑이 흘러가, 자연스럽게 어디론가 흘러 사랑하는 이에게 이르게 될 것이다.
흐르는 사랑을 막지 말라.
그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이 결국 당신을 행복으로 이끌 것이다.

너거 부모갖고 뭐 사랑에 대해 나불대냐? 라면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태클이 온다면 받아주겠다.
왜냐하면 난 교학사 지학사 집필진이 아니기 때문이다.


───────────────────────────────────

타 사이트에 쓴 글입니다.
(그 곳에서 이 글을 보시고 리플 달아주신 몇몇 분도 이 글을 보시리라 생각합니다)
반말투인 것은 정말 죄송하지만 원문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이 글을 여기에 퍼다 올리는 이유는,
이 곳에 계신 분들의 삶의 gradient 가 모두 제각각이며,
이 곳은 사안에 따라 정말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곳이고,
그 중에서는 논란거리도 있지만 진국이 종종 나오며,
또한 많은 분들이 다녀가시기 때문에 그 액기스의 출현빈도가 잦고,
따라서 리플을 통해 여러분의 수천만가지 생각은 어떤지 한 번쯤 들어보고 제게도 피드백을 시켜보기 위해서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 진짜, 어려운 일일까요?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08 09:46)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My name is J
06/02/07 08:41
수정 아이콘
어렵더군요...아직은.
06/02/07 10:19
수정 아이콘
상대적이죠^^;
엘케인
06/02/07 12:08
수정 아이콘
오늘 유난히 좋은 글이 많네요.. ^0^
Den_Zang
06/02/07 18:37
수정 아이콘
제목만 보고 들어왔는데 제목을 넘어서는 좋은 글이네요.. 요즘 pgr 에서는 이런글이 점점 줄어들고 이런 좋은 글이 간혹 나와도 논쟁성 소모성글에 묻혀있는것이 안타깝습니다..
lost myself
06/02/07 22:38
수정 아이콘
헉.... 제목을 보는 순간 누가 저를 대상으로 글을 쓰신줄 착각을;;;;
lost myself
06/02/07 22:53
수정 아이콘
"나를 사랑할 줄 모르면 남을 사랑해봤자 그것은 오만이고 교만이며,
그 상황에서 다른 이를 사랑하려 아둥바둥해 봤자 허우적대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소모적 감정의 신물만 짜내게 될 뿐이다."

이 부분 이야기를 좀더 듣고 싶습니다. 저도 아이디를 이렇게 만들정도로 이런 문제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봤던 사람이거든요. 아직 나이도 어릴 뿐더러 생각은 많이 하지만 뭐라 딱 정리가 되지 않더군요. 뭐라 느낌만 있을 뿐입니다. 확실한 건 저는 저 자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혐오하거나 열등감과 패배주의에 물들 때가 더 많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러한 삶의 방식도 괜찮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요. 음.... 이렇게 바로 리플을 달려니 말이 안나오는 군요. 좀더 생각해보겠습니다.
06/02/07 23:43
수정 아이콘
저도 어린 축이라 잘은 모르겠습니다.
그냥 경험과 생각을 짬뽕하다보니 그렇게 표현한 것 같아요.

저를 그냥 내버려두었을 때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한 적이 있는데,
당시 잠시 불붙는 것은 마린 없는 스팀팩일 뿐이라고 생각하게 됐죠.
결과적으로 남는 것은 상처 뿐이고, 고름만 흥건히 젖게 되는 거랄까요.

혐오, 열등, 패배주의. 저도 아직 저에게서 그것을 모두 지우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것들이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고,
자기애와 패배주의는 공존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스스로를 사랑함으로써 그것들을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달까요.

뭐 대충, 혼자 생각이 그런 겁니다.. 표현이 너무 심오했던 것 같아요 ^^
lost myself
06/02/08 01:01
수정 아이콘
메딕 없는 스팀팩 말씀이시죠? : )

패배주의에 빠져있을 때 다른 사람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껴본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생각해보면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쉽지 않은 길인 것 같습니다. 결국은 사랑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 마저도 용납할 수 없을 테니까요. 그게 정용욱님께서 말씀하신 상처인것 같네요.
하지만 저는 사랑이라는 것 자체가 지켜지는 데도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깨어지는 것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얽히고 섥혀 감정을 이루고 관계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지금 말씀하신 이 이유하나만으로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앞에도 그래서 힘든 길이라고 표현 한 것이구요. 불가능 하지는 않을 것이라 봅니다.

저는 '나'라는 존재가 있음,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을 긍정합니다. 왜 자살하지 않고 살고자 하는지도 분명합니다. 이것을 긍정하지만 저 자신은 사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이런 방식이 제 삶의 원동력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지 않는 길이 자신의 부정적인 면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보게 해주고 더 고민하게 되고 더 겸손해지는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대체 왜 살아야 하나'라는 고민을 해야지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죠.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서로 비슷한 부분도 많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구요. 좀더 고민해야겠네요.
06/02/08 01:38
수정 아이콘
마린 없으면 스팀팩도 없 (...) 파벳이 있구나..

저 역시 상당히 겸손-공손함과 비굴함, 그리고 머뭇거림-고심의 애매한 경계선상에서 살아왔습니다.
어렸을 때는 겸손이라 생각한 것이 나중에 보니 오만한 겸손이었고,
예전에는 고심한 것들의 흔적을 보면 머뭇거림의 발자국 뿐이었어요.

말씀하셨든 아마도 전제가 다른 것 같습니다. 관점이 다르지요.
그냥 제가 겪어오면서 느끼게 되어 저에게만 적용하는 이론이랄까요.

사랑으로 나 자신을 찾으려고 했었으나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나 자신을 찾으면서 사랑을 갈구한 적도 있으나 그 역시 항상 목이 말랐으며,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에 빠질때는 비참했습니다.

모두 타인에게 사랑을 받으려고만 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서로 사랑을 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사랑은 '받는' 명사가 아닌 '하는' 동사임을 망각했달까.. 이건 괜히 멋부린 말이고 -_-

여튼, 그래서 생각을 한 것이 내 가슴을 사랑으로 채우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있는 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두말할 것 없이 중요하고요.
그러다보면 넘쳐흐를 것이고, 사랑을 줄 수 있겠죠.
나라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맹목적으로 사랑을 줄 수 없는 인간인 걸 깨닫고,
또한 무엇보다도 저 자신을 가장 중요시하는 어쩔 수 없는 (이기적인) 사람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였으니,
나에게 가장 중요한, 나에 대한 사랑이 넘쳐 흘러 누군가에게 흐르면,
그보다 더 소중한 걸 줄 수 있을까?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된거죠.
저희 부모님의 경우를 보면서 그 생각에 확신이 들었기에 끄적여 본 것이구요.

고민은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 좋긴 합니다 ^^
그래도 기왕이면, 나를 사랑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시면 어떨까 하는 권유는 드리고 싶네요.
lost myself
06/02/08 02:00
수정 아이콘
아........ 마린 없는 스팀팩. 이제 이해했습니다.하하;;;

음..... 자신을 사랑한다라..... 머리털나고 아무 생각없이 살던 때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저 자신을 사랑해 본적이 없어서 생경함이 앞서네요. 아직 고민해야 할 때이기에 좀더 고민해 보겠습니다. 더 많이 경험을 쌓고나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지요. 지금의 마음은 그냥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고민하면서 살고싶은 마음이기는 합니다.^^;; 어떻게 될런지는 모르지요.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어려운 문제군요.

이제 밤이 늦었네요. 안녕히 주무세요^-^
06/02/08 02:01
수정 아이콘
저 역시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엄청나게 낯설고 생경하긴 합니다.
하지만 그닥 기분이 나쁘거나 하지 않고 나름 쌍콤하네요.. 허허 =_=

꿈에서는 고민하지 마시고 즐잠하시길..
06/02/08 10:30
수정 아이콘
그래서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어려운 법이겠죠.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기란 어려운 일이고, 또 주관적인 시선으로 보다 보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테니까요. 또한 사람마다 사랑의 방법이 다르 듯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도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꼭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하거나 느끼지 않아도 스스로에 대한 수많은 생각과 가치 판단을 내리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뜻도 될 거라 생각합니다. 나이기 때문에 버릴 수 없는 거죠.
자신이기 때문에 잊고 사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항상 있는 공기의 존재를 평소엔 떠올리지 않듯이...
나보다 남을 먼저 사랑한 때도 있었고, 나를 잃어버린 때도 있었고, 그러다 다시 내게로 회귀한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나는 나고, 전 제 존재를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뭐 CF의 멘트처럼 "난 참 소중하니까요."^^
지금은 그 소중한 존재인 나 자신을 어떻게 더욱 사랑하고 발전시켜 갈까 고민 중입니다.


p.s.
본문에 (그 곳에서 이 글을 보시고 리플 달아주신 몇몇 분도 이 글을 보시리라 생각합니다)라고 글쓴이가 덧붙인 사람 중에 한 명입니다. 사적으로도 자주 만나는 사이이기도 하고...^^;;
글쓴이와 lost myself 님의 대화를 보고 문득 생각나는 바가 있어 주절거려 봤습니다.^^;;
06/02/08 15:16
수정 아이콘
좋은 글과 좋은 댓글, 잘 읽었습니다. 갓 스무 살이 되던 무렵, 어디선가 적어두었던 글귀가 생각나 이곳에도 옮겨 봅니다.
-----------------
자기 자신과 친구가 된다는 것은 싫은 것을 무리해서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억지로 좋아해야 할 필요가 없다. 모든 사람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도 괜찮다. 왜냐하면 이제부턴 내가 나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될 테니까. 피곤하면 쉬어야 한다. 자기 자신과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을 가까이 해야 한다. 이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도 잊지 않는 하루가 되어야겠습니다.^^
김대선
06/02/08 15:58
수정 아이콘
필자의 부모님은 자신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전제입니까?
제가 보기에는 부모님은 무척이나 자신들을, 그리고 스스로를 소중하게 생각하셨던 분입니다. 그렇기에 그렇게나 열심히 살 수 있었던거죠.
06/02/08 17:00
수정 아이콘
김대선 님, 글을 자세히 읽어 보시면 그런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아실 텐데요. 분명 본문에도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면서,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사랑했다. 만족했지만 안주하지 않았으며, 사랑받으면서도 주기에 인색하지 않았다."라는 구절과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각자의 그릇이 간장종지만하던 드럼통만하던 상관없이 자기 자신을 충분히 사랑했으며, 그 그릇에서 넘치는 사랑을 서로에게 주었기에 모자람이 없었던 것 같아 보인다."라는 구절이 들어 있거든요.
글쓴이는 자신들의 부모가 서로를 사랑하고, 자기 자신들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주기에 인색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글쓴이가 '우리 부모'라는 관계에서 보지 않고 '제3자적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보려 했다는 것뿐이죠. 부모님이라는 자신과의 주관적 관계에 몰입하지 않고도 글쓴이의 부모님들은 서로를 사랑하고, 자신들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데 아낌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You.Sin.Young.
06/02/08 18:19
수정 아이콘
예전에 만나던 여자친구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저는 저밖에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사랑한다는 게 그런 의미는 아니겠죠?
김대선
06/02/08 22:48
수정 아이콘
artemis / ..아 그렇군요. 대충 읽는게 습관이 되다 보니... 그래도 한 3번 대충 읽었는데 ^^
그냥 부모님처럼 살고싶다 라고 하면 명쾌한데 복잡하게 쓰신건지 아니면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행간의 의도가 있으신건지.. 조금 가르쳐 주시면 감사하겟습니다(농담이나 빈정거림이 아니구, 요즘 책을 안읽었더니 이해력이 많이 떨어지네요)
06/02/09 01:43
수정 아이콘
김대선 님 //
행간의 의도까지는 아닙니다 =_=~ 거기까진 글빨이 닿질 않아서.. ;;

이번에 어머니께서 다시 일어나기 힘든 지주막하 뇌출혈로 인해 쓰러지신 이후의 두 분을 보면서,
그냥 제3자로써, 어떻게 원거리에서도 그리 사랑을 잘 이어왔으며,
왜 지금 그렇게 가슴아파할 수 밖에 없는가를 생각해보다 보니 나름대로의 생각이 들어서 쓴 글이거든요.

부모님을 닮고 싶다는 뜻은 아니고, 그냥 그러한 사랑을 보면서,
그 아름다운 사랑이 무엇에서 왔는지 생각을 하다보니 글이 이렇게 좀 복잡다단하게 됐습니다..
06/02/09 01:46
수정 아이콘
You.Sin.Young. 님 //
'자의식'과 '자기애'의 구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사전적 의미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스스로의 존재를 느끼고,
모든 것의 중심에 자기가 있는 것을 자의식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자기애는 글에 기술했듯 조금 더 고차원의 무엇이랄까요..?
스스로의 존재를 깨닫고 판단하는 자의식을 넘어서서, 사랑을 하는 것이 자기애겠죠.
무엇이라 말로 똑 부러지게 표현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예전 여자친구분의 말씀은 자기애보다는 자의식 부분에 포인트를 둔 것 같습니다.
로리타램피카
10/02/09 21:30
수정 아이콘
뒤늦게 읽었는데, 정말 좋은 글입니다.
자존심과 자존감이 다르고, 자기애와 자의식 역시도 너무도 다른 것이라는걸 조금 일찍 알았다면
넘치게 풍족하여, 주면서 더욱 풍족해지는 사랑의 영역을 체험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후회를 잠시 해보지만,
글쓴님 말대로, '그 흉터까지 지우려 하지말고, 나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고, 사랑해야' 겠죠? ^^
11/08/06 03:07
수정 아이콘
1년 반 전에 댓글을 남겨주셨네요.. 늦은 인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11/08/16 12:48
수정 아이콘
^^;;;
11/10/25 01:58
수정 아이콘
어.. 어머나.. 넙죽 (_._*)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608 티셔츠 왔습니다.^^ [12] 연이7762 06/02/07 7762
607 이공계의 길을 가려는 후배님들에게..2 [30] OrBef17807 06/02/07 17807
606 love myself. [23] 마네6046 06/02/07 6046
605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52편(날짜수정) [22] unipolar6548 06/02/06 6548
604 YANG..의 맵 시리즈 (2) - Anguish CEO (맵 파일 수정) [36] Yang6159 06/02/06 6159
603 너무나 잘맞는 전적밸런스 그러나 무너진 절대밸런스 [123] swflying8932 06/02/05 8932
602 프로토스의 가을의 전설, 그 이유는? [34] 닭템7806 06/02/04 7806
601 테테전 바카닉의 가능성은?! [40] Attack7083 06/02/04 7083
600 The King of Fighters ...추억.. [23] Ace of Base6429 06/02/04 6429
599 [영화퀴즈-난이도 Hard버전] 영퀴 지존에 도전, 당신도 고수가 될수있습니다. [22] 럭키잭5138 06/02/03 5138
598 [영화 퀴즈] 즐거운 영화 퀴즈 20문제! 80점 이상이면 당신도 영화 고수다. [34] 럭키잭6099 06/01/26 6099
597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51편(수정완료) [30] unipolar7448 06/02/02 7448
596 [추측] 스타2가 나온다면 과연 새로운 종족은 있을 것인가? [26] hsurs7875 06/02/02 7875
595 @@ 최연성 ... 그와 그의 게임에 대한 작은 글 ...! [55] 메딕아빠9993 06/02/02 9993
594 KTF 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프렌차이즈 스타 입니다. [19] 토스희망봉사10035 06/02/01 10035
593 TAPE -> CD -> MP3로 음악을 들으면서... [44] SEIJI7744 06/02/01 7744
592 스타크래프트 까페? 호프? [25] mchoo6788 06/01/31 6788
591 KeSPA 랭킹 과연 정당한가!? [63] 미라클신화9096 06/02/01 9096
590 [이벤트종료]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40] homy6261 06/01/31 6261
589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50편(외전: 별에서 온 남자 강민) [23] unipolar9076 06/01/31 9076
588 수비형을 이기기는 어렵다... 게임내 규칙이 필요해 보인다. [66] mars8949 06/01/31 8949
587 전상욱선수가 보여준 신 815에서의 탱크 비비기 (실험 리플 첨부/저그토스추가) [37] eXtreme14216 06/01/28 14216
586 [영화 퀴즈] 즐거운 영화 퀴즈 20문제! 당신의 영화 내공을 알아봅시다! [19] 럭키잭7420 06/01/27 742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