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1/12/22 01:52:02
Name 항즐이
Subject 2인자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
2년전 쯤, 김미현 선수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mbc에서 기획되었었습니다. 그 다큐멘터리는 김미현선수의 상황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녀가 동전을 두 개 겹쳐두고, 퍼터로 위쪽 동전 하나만을 쳐내는 엄청난 연습, 그리고 돈이 넉넉치 않아 가족과 차를 타고 대회를 이동하는 모습. 모텔방에서 가족이 함께 지내는 모습. 등등.

그리고 박세리 선수의 상황과 비교를 했는데요, 이때 김미현 선수가 남긴 말이 걸작입니다.

"박프로와 저의 상황을 비교하시면서, 박프로는 너무 좋은 상황이고, 저는 너무 안됐다. 이런건 옳지 않다고 봐요. 지금의 좋은 위치에 박프로가 다다른 것도 박프로가 잘해서이고, 저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프로니까요."

우리가 생각하는 만년 2위의 모습에 대해서 저는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만년 2위는 결국 1위를 꺾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 1위에게 끝도없이 도전하고, 그 1위를 두렵게 만드는 유일한 사람으로서의 2위라구요.



김정민 선수가 졌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임요환 선수를 이렇게 힘들게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물론, 그로서 위안을 삼으라는 말은 가당치도 않을 것입니다.

이번 전투는 누군가의 패배였습니다. 하지만, 귀족은 다시 돌아옵니다. 더 좋은 말과 더 좋은 검, 그리고 더 좋은 방패와 경험을 지니고.

"다음엔 웃지 못하게 해주마."

아마 황제가 졌어도 같은 말을 했겠지요. 황제와 마주해 그는 멋진 일검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황제 역시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믿습니다. 언젠가는 더 많은 경험, 더 좋은 검이 우리가 믿는 그 귀족의 것이 되고, 그는 더 큰 전투에서 승리하며 자신의 제국을 개천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러할 귀족에게 우리는 동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하면 되었다는 말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도 그런 말들을 뿌리칠것입니다. 그의 자존심이 더 큰 승리로 지켜지기를 바라면서..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우와 멋져요..T.T/
나는날고싶다
01/12/22 02:24
수정 아이콘
김정민 선수 다음의 더 멋진 모습을 기약해봅니다.. 그의 진정한 자존심을 보여주길....
장현영
큰 경기에서의 경험차이가 아니었나 싶네요...물론 김정민 선수도 많은 경험을 가진 선수이긴 하지만, 그런 장소에서의 중압감과 많은 이들의 시선을 이겨낼수 있는 경험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임요환 선수 보다 많은 선수가 없으니까요... 야구와 비교를 하자면 예전 해태가 큰 경기만 가면 상대편의 실수를 이끌어 내며 우승했던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네요. 어제 경기를 경험삼아 앞으로는 더욱 잘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경기 시작전부터 여유있는 임요환 선수의 모습을 보며, 아...오늘은 김정민 선수가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리스마
전 김정민선수 팬이거든여..물론 젤 좋아하는 선수를 뽑으라면 김정민 선수구여..
김정민 선수가 앞으로 더더욱 성장 할수있다구 생각해요..임요환선수와 대등하게 게임할수있는선수는..김정민,최인규,강도경 선수들이 아닐까 하네여..그중에서도 김정민선수가 젤 승률이 좋져..
23전12승9패..공식경기만 치면여..^^;
그럼 모두..김정민선수를 더욱더 지켜봐주셧으면 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886 [스압 & 데이터] 어제 찍은 오로라 사진 [18] 엔지니어14429 24/05/12 14429
3885 마카오에서 만난 아저씨 이야기. [22] 가위바위보17286 24/05/09 17286
3884 3년간 역사 글을 쓴 회고 [19] Fig.116254 24/04/30 16254
3883 방 문을 열자, 가족이 되었습니다 [12] Kaestro16326 24/04/29 16326
3882 슬램덩크 이후 최고의 스포츠 만화-가비지타임 [34] lasd24116598 24/04/06 16598
3881 푸바오 논란을 보고 든 생각 [148] 너T야?16292 24/04/03 16292
3880 키타큐슈-시모노세키-후쿠오카 포켓몬 맨홀 투어 [13] 及時雨13745 24/04/26 13745
3879 테일러 스위프트 에라스 투어 도쿄 공연 후기 (2/7) [5] 간옹손건미축13290 24/04/26 13290
3878 저는 외로워서 퇴사를 결심했고, 이젠 아닙니다 [27] Kaestro14354 24/04/24 14354
3877 미 영주권을 포기하려는 사람의 푸념 [54] 잠봉뷔르14070 24/04/23 14070
3876 [역사] 기술 발전이 능사는 아니더라 / 질레트의 역사 [31] Fig.113129 24/04/17 13129
3875 서울 쌀국수 투어 모음집 2탄 [44] kogang200115524 24/04/19 15524
3874 남들 다가는 일본, 남들 안가는 목적으로 가다. (츠이키 기지 방문)(스압) [47] 한국화약주식회사15324 24/04/16 15324
3873 2000년대 이전의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 [56] Story14687 24/04/07 14687
3872 내가 위선자란 사실에서 시작하기 [37] 칭찬합시다.14891 24/04/03 14891
3871 [역사] 총, 약, 플라스틱 / 화학의 역사 ④현대의 연금술 [17] Fig.114387 24/04/03 14387
3870 정글 속 x와 단둘이.avi [22] 만렙법사16019 24/03/30 16019
3869 탕수육 부먹파, 찍먹파의 성격을 통계 분석해 보았습니다. [51] 인생을살아주세요15114 24/03/25 15114
3868 [역사] 가솔린차가 전기차를 이긴 이유 / 자동차의 역사 [35] Fig.115383 24/03/19 15383
3867 [역사] 페리에에 발암물질이?! / 탄산수의 역사 [5] Fig.115027 24/02/21 15027
3866 [잡담] 북괴집 이야기 [5] 엘케인15051 24/03/12 15051
3865 자동차 산업이 유리천장을 만든다 [69] 밤듸16042 24/03/11 16042
3864 [역사] 연개소문 최후의 전쟁, 최대의 승첩: 1. 들어가며 [7] meson14474 24/03/10 1447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