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01/12/16 16:45:26 |
Name |
팬 |
Subject |
[팬픽]독수리는 다시 날아오른다 |
..전 김대건님을 아주 좋아해요. 이번에 온겜넷 스타그리서 동수님에게 처절하게 패하고 탈락하신걸보고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그래서 그 아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엉망진창인 글솜씨로 나마 이런 얘기를 만들어 봅니다. 대건님이 다시 날아오르기를 바라며..
독수리는 다시 날아오른다 by 팬
온게임넷 왕국의 천하통일을 놓고 영웅들이 패권을 다툰다..
천하는 현재 8개로 나뉘어 있다. 오늘 이 두 영웅의 대결로 8개로 나뉘어진 땅
중에서 2개가 합쳐질 것이다.
프로토스국 출신의 전략가 김동수. 은둔해 있는 동안 실력을 갈고 닦아 숱한 영웅
들을 차례대로 꺽으며 패권다툼에 끼어든다. 그의 전략과 전술적 운영은 과거
중국 삼국 시대의 제갈량에 비할만 했다.
테란국 출신의 장수 김대건. 현재 테란국의 황제 임요환과는 과거 같은 사부 밑에서
동거동락을하며 둘이서 외로이 프로토스국과 저그국의 침입을 막아내고 피폐해진
테란국을 재건한 사이이기도 하다. 그 뒤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아 갈라 섰는데,
임요환은 그 뒤 승전을 거듭하고 테란국을 재건한 공로를 인정받아 황제의 자리에
오른 반면, 김대건은 계속 패전을 거듭해 이리저리 떠돌며 정착하지 못한채 결국
낭인 장수로 지내고 있었다.
..김대건은 자신의 이런 과거를 생각하고 있었다. 얼마나 긴 시간이었던가.
이리저리 떠돌다가 온게임넷 왕국의 강력한 저그국 출신 영웅들을 물리치고
정착한 후 이제 마침내 천하통일을 노리는 자리에 오게 되었다. 숱한 고생을 하며
승리해 끝까지 살아남아 천하 8강의 하나로 남긴 했지만 이제 그것도 곧 있을
최후의 결전을 통해 어떻게 될지 모른다.
" 평지가 얼음으로 되어있어 전진 방어 기지를 세울 수 없으니 어렵겠군요. "
부관의 말이 생각에 잠겨있던 대건을 깨웠다. 대건은 새삼스레 그건 뭐하러 말하
냐는듯 눈을 찡그리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창문 너머로 새하얗게
눈에 덮인 조용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보였다.
' 이제 저 하얀 눈은 더럽혀지겠지.. '
잠시 감상에 잠긴 대건이었다. 담배를 다 태운 대건은 곧 독수리같은 눈매를
하고는 부관에게 명령했다.
"부관, 마지막으로 작전을 점검한다. 브리핑을 준비하는 한편 지휘관들을 소집
하도록."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걸전 전날. 프로토스국 출신 장수 김동수는 다른 장수들과 작전 회의를 하고
있었다. 정작 총 지휘관인 김동수는 가만히 있는데 회의는 두개의 진영으로 나뉘어
설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 이런 얼토당토 않는 작전이 통할리가 없소! 김대건의 능력을 모르는거요!
만약 대건이 2팩토리 채제로 간다면 어쩔 것이오! 설령 그렇지 않는다고 해도,
사전 정찰당해서 작전 전개를 못하면 그만큼 병력 생산이나 테크도 늦어질테고
설령 성공적으로
진출한다고 해도 제압당하면 그뒤론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거란 걸 왜
모르시오니까!! "
" 그대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군. 김대건은 동수님과의 물량 싸움을 대비해
김대건의 특성상 반드시 1팩토리 더블 커맨드를 하게 될 것이오! 그런 김대건
에게 이 작전은 그야말로 최상의 선택이요! 빠르게 정찰 당해서 작전을 수행
하지 못해 자원이 쌓이고 병력 생산이나 테크가 늦어진다 칩시다. 그렇다
하더라도우리 군의 생산력과 거리가 먼 지형적 특성 때문에 그만한 빈틈을
메꿀 시간적 여유는 있소이다! 실패한다더라도 적의 멀티 타이밍을 대폭 늦출
수 있기때문에 우리측이 손해만 보지는 않소! 그리고 또 제압당한다니, 당신은
동수님의 병력 운용 능력을 의심하는 거요? "
" 어허 이 사람이!! "
이렇듯 김동수가 세운 작전에 대해 서로 논란이 많았다. 지난번에 있었던 4번의
큰 전투에서 동수의 작전이 그대로 들어 맞으며 엄청난 전과를 올렸음에도 - 물론
그때도 전투 전에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있긴했지만 - 일부 장수들은 김동수를
완전히 믿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김동수의 군,
이른바 가림토 군이 지난 번에 있었던 황제 임요환과의 일전에서 동수의
판단미스 하나로 군 전체가 무너져 이렇게 막판에 몰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장수들이 이렇게까지 이 작전을 반대하는 것은 아무래도 너무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었다. 동수의 작전을 반대하는 장수들은 한결같이 이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찬성하는 장수들은 동수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반박했다.
일전이 얼마안남았는데 이렇게 서로 의견이 안맞아 싸우고 있으니 김동수로서도
안타까울터였다. 그러나 동수는 싸늘한 눈으로 손을 깍지끼고 턱을 받친체 말없이
장수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장수들의 설전은 끝날 줄을 모르고 있었다.
" 쾅!! "
작전에 대해 보완할 점이나 더 좋은 의견이 나오길 바랬던 동수는 마침내 이
촌극들을 더이상 보다 못해 탁자를 세게 내리쳤다. 어찌나 세게 내리쳤는지
탁자가 다 부숴질 정도였는데, 장수들의 설전을 멈추게하고 자신을 주목시키게한
효과는톡톡했다. 동수가 장수들을 향해 큰소리로 소리쳤다.
" 작전은 계획대로 진행한다! 이에 두 말 다는 녀석이 있으면 당장 목을 치고
템플러 어카이브에 있는 기록을 지우리라!! "
이쯤되니 장수들도 군말할 수가 없게 됐다. 안그래도 동수는 뛰어난 전략가란
말에 어울리지 않게 다부지고 무섭게 생겼는데, 화가나니 더욱 무섭게 보였다.
회의는 해산되고 각자 맡은 구역으로 가서 작전을 수행할 준비를 하고있었다.
물론 몇몇 장수들의 불만이 여전히 있을 것이지만, 그들의 생각이 어떻든 동수는
이미 생각을 굳힌 듯 했다.
동수는 자신과 확신에 차 있었다.
-----------------------------------------------------------------------------
" 역시 1팩 더블입니까? "
장수 한명이 물었다.
" 그렇다. 적도 우리가 1팩 더블을 할 것이란 예상을 하고 물량 싸움을 위해
마찬가지로 패스트 드래군 후 더블 넥서스를 할 것이다. 아마 벌쳐 게릴라를
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드래군만 뽑아 놓겠지. "
이미 세워진 작전대로 대건이 말했다. 다른 장수 한명이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 만일 적이 패스트 다크 템플러나 패스트 리버 드랍을 사용한다면 타격이 매우
크리라고 봅니다만.. "
" 적은 매우 먼 곳에 위치하고 있다. 다템이나 리버가 우리 진영에 도착할때
즈음이면 충분히 대처 할만한 상황이 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 군의
실력이라면 가능하다. 만일 패스트 다템이나 리버 드랍을 했다가 실패하면
그쪽도 결코 좋은 상황은 아니니 섣불리 시도하지 못하리라 본다. "
대건은 문제 없다는 듯 대답했다.
" 그럼 결국 물량 싸움이 될텐데, 차라리 2팩에서 빠르게 조이면 어떻습니까? "
" 김동수의 용병술을 볼때 그것도 그리 효과가 좋지 않을 것이다.
또한 김동수는 매우 꼼꼼한 사람이다. 그는 늘 정찰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거리도 먼데 조이러 가다가 들켜서 진출이 방해받으면 매우 난감
해진다. 더군다나 지형도 판판하고 넓으니 많지도 않은 병력으로 빠르게
조였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지 않은가. 터렛마저 세울 수 없고.. 차라리 많은
병력으로 한꺼번에 밀고 나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전에 스피드업 마인 벌쳐
다수로 입구를 막는 드래군을 뚫고 프로브 피해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
그후 초반 2탱크 드랍, 벌처드랍 등등의 의견이 나왔지만 대건은 이 역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로 물리치고 정해진대로 자신의 장기인 1팩 더블을 통한
메카닉 부대운용을 택했다. 대건이 동수의 용병술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프로토스국 최고의 마법사 기욤 패트리의 군단을 3차례나 연파한 대건의 독수리
메카닉 부대였다. 지금도 전설로 불리우는 그의 메카닉 부대는 대건에게 있어서
자존심이고 믿음이자 최대의 무기였다.
대건은 승리를 믿어 의심치않았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정찰을 나가는 마린이 있었다. 제비뽑기에 져서 정찰 임무에 투입된 그는 정찰
임무가 정말 싫었다. 메딕과 같이 나간다면 모르겠지만, 본부에선 당장 인력이
부족하다며 헛소리말고 빨리 가라고 했다. 마린은 쉴 새없이 욕을 해댔다.
사실 그는 저그국의 영웅 변성철 군대와의 전쟁에서 많은 활약을 한 마린 부대의
일원이었다. 그러나 나중에 있었던 저그국 평민 출신 장수 안형모의 군대에게
계속 패배해 그 숫자도 많이 줄었고 그래서 현재는 다른 메카닉 부대에 비해서
입지가 많이 좁아진 상태였다. 그래도 그렇지 SCV놔두고 왜 날 보내냐라며
불평을 늘어놓는 그였다.
막 투덜대던 그의 시야에 저기 멀리 프로브 한기가 김대건의 진영쪽으로 가는
것이 보였다. 이미 자기네 입구는 막혀있고 병력도 생산 중이라 그는 대수롭지
않게여겨 본부에 이 상황을 알리지 않고 그냥 가던 길을 계속 갔다.
방해를 받지 않은 그 프로브는 언덕을 올라 유유히 대건의 앞마당 쪽으로 가고
으로 있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상황은 어떤가? "
대건이 상황 디스플레이를 보며 부관에게 물었다.
" 네. 처음에 정찰 나온 프로브 말고는 아직까진 적에게 특별한 기색이 보이지
않습니다. 드래군 한기가 입구 바리케이트를 때리고 있긴 하지만 별 특별한
기색은 없습니다. 커맨드 센터도 무난하게 건설중이고, 아직까진 모든 게
순조롭습니다. "
" 그러나 정찰나간 SCV가 적의 진영을 보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항시
적의 움직임에 주시하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적은 쉽게 러시를 오지 못할
것이다. 드랍에 대비해 엔지니어링 베이가 완성되는 대로 미사일 터렛을
짓도록. "
대건은 이렇게 말하고 밖으로 나가 한창 건설중인 두번째 커맨드 센터를 바라
본다. SCV들이 매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사실, 다른 이들보다 늦게 기회를
잡은 그에게 있어서 이번 전쟁은 반드시 승리를 해야만 한다. 얼마나 길고
어두웠던 시간이었는가. 자신이 지휘하는 군단의 이름인 독수리처럼, 훨훨
날아올라 자신의 천하를 둘러보기를 얼마나 바랬던가. 대건은 지금 북받쳐
오르는 가슴을 억누르고 있었다.
' 침착하자 '
상대는 구미호라고까지 불릴 정도로 약은 김동수다. 방심해서는 안된다. 대건은
그렇게 생각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사일런트 볼텍스의 차가운 바람이 대건의 얼굴을 시렵게 했다. 기후자체는 좋은
곳이라 병력 운용에는 문제가 없을 듯 싶었다. 문제는 김동수가 어떻게 나오냐는
것인데.. 동수의 진영을 정찰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계속적으로 정찰대를
보내고 있긴 하지만 이젠 그리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터였다.
너무 조용한게 아닌가? 대건은 그렇게 생각했다. 커맨드 센터를 바라보던 대건은
문득 오른팔이 저려옴을 느꼈다. 어제 잠을 잘못자서 그런가보다 생각하며 팔을
주물렀지만 저림은 계속되고 있었다. 대건은 인상을 찌푸리며 의무실로 달려갔다.
그때였다. 갑자기 사이렌이 요란하게 울리며 갑자기 주변이 시끄러워졌다.
사람들이 이리저리 급하게 오가는 가운데 부관이 대건을 보자 허겁지겁 달려왔다.
" 뭐야? 어떻게 된거야?!"
대건은 팔을 주물르며 다급하게 물었다. 부관은 숨이 턱까지 차서 말을 제대로
이을 수 없었다.
" 아..앞마당에.. "
부관은 숨을 고르고 다시 소리쳤다. 주변이 워낙 시끄러 목청 터져라 질렀다.
" 앞마당에 적이 로보틱스 퍼실리티를 지었습니다!!!!!!!!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적의 기습이다!! "
대건의 앞마당에서 막나온 셔틀에 질럿 두기와 드래군 한기가 탑승해서 대건의
기지 안으로 들어 온다. 전혀 생각치 못했던 기습이긴 하지만 대건은 침착하게
대처했다.
" 탱크들은 무빙 샷으로 적을 공격하면서 빠져나오고 SCV들은 질럿을 포위해
공격하라. 커맨더 센터 건설은 늦추지 말고 건설이 완료되는 대로 띄워서
앞마당 멀티를 하라. "
대건의 침착한 대처로 자원 채취에는 그리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탱크가 잡힌
손실을 보았다. 대건은 재빨리 팩토리에 탱크와 벌처를 생산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대건은 동수의 공격이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 사령관님! 로보틱스 퍼실리티 외에 로보틱스 서포티드 베이와 옵저버터리가
있습니다! "
" 뭐야!! "
실로 엄청난 일이었다. 만약 리버라도 뜨는 날에는 대건의 기지와 병력은 순식
간에 초토화될 것이다.
" 어서 적의 건물을 파괴하라! 멀티는 예정대로 하고, 로보틱스 퍼실리티나
서포티드 베이를 파괴시켜!! "
" 어렵습니다!! 드래군과 질럿이 계속 방해를 해서 공격뿐만 아니라 진출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대건은 순간 뒷골이 띵했다. 동수의 전략은 완벽했다. 대건의 1팩 더블 커맨
더 센터 전략을 읽은 것 뿐만아니라 앞마당을 미리 정찰할리 없다는 것
을 간파한 동수는 그 틈을 파고 든 것이다. 대건은 동수의 리버드랍을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다. 그러나 여기에 오기까지 시간이 걸려 그동안 충분히 대처
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리버가 나오고
드랍이 오기까지 불과 몇초!!
" 제기랄!! "
대건은 모자를 내던졌다.
문제는 리버뿐만이 아니었다. 동수는 대건이 더블 커맨더 센터를 통해 자신의
전진
병력 생산 기지가 파악될 시간까지 미리 예측했고 기지를 파괴하려고 나올 대건의
병력을 미리 저지하기 위해 자신의 병력을 배치시켰다. 초반에 드래군이 동수의
입구를 몇번 건드려 대건이 아무렇지 않게 생각토록 한 것도 모두 이 전략을 위한
동수의 치밀한 작전이었다. 동수의 본진을 정찰하지 못한 것도 동수의 이러한
전략이 더욱 견고해지게 한 요인이 되기도했다.
대건은 '당했다'라고 생각했다. 아까부터 저리던 오른팔도 더욱 저려왔다.
대건의 본진엔 쉴새 없이 사이렌이 울리고 있었고 단 한사람도 가만히 있는 사람이
없었다. 기지 주변엔 탱크의 포격, 폭발음들이 계속 들렸다. 역시 동수는 공격을
그칠려고 하지 않았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동수님, 위험합니다!! "
셔틀에 오르려던 동수를 다른 승무원들이 막았다. 사실 초반 드래군에는 동수가
탑승하고 있었다. 전진 배치된 로보틱스 퍼실리티에서 셔틀이 나오자 동수는
다른 이에게 넘기고 자신이 직접 셔틀을 운용하러 했던 것이다. 적진 바로 위를
왔다갔다 하며 끊임없이 드랍을 하고 교란해야하는 이 위험한 작전에 직접 참여
하려는 동수를 말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 이 작전의 관건은 빠른 전술 전개다. 너희를 믿지 못하는 건 아니다만, 보다
빨리 상황을 파악하고 명령을 전달하기 위해 내가 직접 나서려는 것이니 그대
들은 모쪼록 협조해달라. "
동수의 말과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이에 승무원들은 군말없이 동수를 따라
셔틀에 탑승했다. 뒤이어 질럿과 드래군이 탑승했고 동수가 조종하는 셔틀은 대건의
본진을 향해 날아오르고 있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대건의 독수리 메카닉 부대 소속 시즈 탱크와 벌처가 동수의 전진 생산기지를
향해 포격을 가했다. 마법사 기욤 패트리와의 대전때는 그렇게 위력적이던 대건의
메카닉 유닛들이, 숫자가 적어 동수의 드래군에 각개격파 당하며 폭사했다.
벌처역시 아무리 귀신같은 독수리 부대라고 하더라도 적 병력보다 숫자가 많지
않은 판에 아직 스피드 업그레이드와 마인 업이 되지 않아 상대가 되지않았다.
생각보다 적의 공세를 막기가 어려워 대건은 몹시 초조했다.
" 리버!! 리버가 나왔습니다!! 아, 자원 채취 지역으로 오고 있습니다!! "
부관이 소리쳤다. 커맨더 센터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경악을 했다.
동수군의 셔틀은 곧장 대건의 자원 채취 지역으로 날아가 리버를 내려 놓았다.
" 어서!! SCV들을 대피시키고 미사일 터렛을 건설하라!! "
대건이 황급히 명령했다. 다급하게 도망가는 SCV뒤로 리버의 스캐럽이 날아갔다.
다행히도 스캐럽은 불발해 별 피해를 주지 못했다. 이에 대건은 재빨리 SCV들로
하여금 리버에게 달려들어 포위해 공격하도록 했다. 미처 셔틀에 올라서기도 전에
리버는 폭사하고 말았다. 리버가 터지자 대건이 있는 커맨더 센터에서는 환호가
터져나왔다. 그러나 대건만은 표정이 밝지 못했다. 아직 사람들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건은 큰소리로 명령했다.
" 전 군은 2차 리버 드랍에 대비하라!!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대건 녀석, 역시 제법이군. "
동수는 혀를 차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 곧 두번째 세번째 리버가 생산될 것이다. 지상 병력들에게 그 동안 공세를
늦추지 말라고 하는 한편, 본진에 난입해 일꾼을 노리기 보다는 적의 두번째
멀티기지를 공격해 적들의 병력이 집결하지 못하게 하며 각개격파에 주력하라고
전하라. 시간끌지 말고 이대로 최종 목표까지 도달한다!"
" 네 알겠습니다!! "
부관은 곧장 달려가 동수의 명령을 전했다.
동수군의 일부 드래군부대는 커맨더 센터를 공격하며 멀티를 하지 못하게 했다.
대건군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나오려고 해도 뒤에 배치된 소수의 질럿 드래군에게
막혀 효과적으로 대처를 못했고, 뒤이어 리버가 나와 미사일 터렛과 탱크를 파괴했
다. 동수의 눈부신 용병술에 병력을 계속 잃고 두번째 커맨더 센터까지 큰 타격을
입자 대건은 결국 멀티를 포기하고 만다. 동수는 1차 전략적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1차 목표를 달성한 동수는 리버가 모이자 재빨리 셔틀에 태우고 드래군 부대와
함께 본격적인 공세전에 들어갔다. 대건의 본진엔 단 두기의 시즈 탱크와 미사일
터렛만 있을 뿐이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제 2 베스핀 가스 기지 파괴! 제 2 커맨더 센터 복구 불능! "
" 제 2, 4, 5 지역 미사일 터렛 파괴! "
" 시즈 탱크 부대 괴멸! "
" 입구지역 보급창 폭발! "
" 팩토리 화재 발생! "
" 시즈 탱크 생산 불가! "
여기저기서 피해 보고가 들려오고 있었다. 동수의 용병술은 실로 엄청났다.
특히 동수의 리버 운용은 병력이 충분치 못한 대건으로써는 도저히 손 쓸 수가
없었다. 대부분의 병력을 잃고 생산 기지는 틀어 막힌채 모두 불타고 있었다.
결국 상황은 여기까지 오게 된것이다.
대건은 이젠 별 표정없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었다.
점점 심하게 저려오던 오른팔은 이제 감각이 없어져 움직일 수도 않았다.
생각해보니 지난번 임요환과의 결전에서 기지가 피해를 입을때 크게 다쳤던 것의
영향인 듯 싶었다. 그것이 후유증이 재발하다가 이제는 극도의 정신적 불안감과
긴장감, 허무함이 겹쳐 팔을 다시 악화시킨 것 같다.
부관이 옆에서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대건에게 작전을 제의했다.
" 사령관님! 상태가 아직 좋은 벌처와 탱크 부대가 소수 있습니다. 모든 건물을
띄우고 SCV를 포함한 전 병력을 끌고 적 기지로 쳐들어 가도록 명령하십시오! "
대건이 돌아보니 부관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대건은 조용히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 이미 적은 멀티기지가 원활히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대기하고 있는 병력도
많을테고 우리가 적 진영에 도착할때 쯤이면 아마 하이템플러나 다크 템플러도
있을테지. 공연히 우리 병사들을 무의미하게 희생시킬 수 없는 노릇이다. "
" 그.. 그럼.. "
대건은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다만 공허한 눈으로 창너머로 보이는 아수라장을
바라 보고 있었다. 불타는 건물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폭발음과 비명소리..
이제는 울부짖는 것처럼 들리는 사이렌.. 그리고 무너진 야망....
지난날의 고생들이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팔을 가만히 보았다.
' 나의 날개가 이렇게 꺽이는구나.. '
대건은 하늘을 보며 눈을 감았다. 드디어 꿈을 이루나 싶었다. 드디어 자신이
날아올라 하늘아래 모든 것을 지배하나 싶었다. 대건의 볼에는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동수님, 김대건이 GG선언을 하였습니다. "
" 그렇군. 이제 전투를 중지하고 포로들을 수용하라고 하라. 그리고 셔틀은
커맨더 센터로 향하도록. 내 직접 김대건을 만나리라. "
그러나 동수는 대건을 만나지 못했다. 대건이 어디론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그와 함께 있던 부관의 말로는 어디론가 사라져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동수가
대건을 찾게 했으나 결국 발견되지 않았다.
" 자결한 걸 까요? "
장수 하나가 동수에게 물었다. 그러나 동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 천만에.. "
동수는 잠시 입을 다물고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예전부터 동수는 대건에게 경외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비록 그를
무찌르긴했지만 무언가 가슴 속 깊이 느껴지는게 있었다.
독수리는 언젠가 다시 날아오를 거라고..
Written by 팬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