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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 Date |
2006/02/06 12:51:38 |
| Name |
김연우 |
| Subject |
PGR21이 변하길 원하신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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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의 귤 나무가 강을 건너면 강북의 탱자나무가 된다 -
제가 어릴적, 학교에서 도덕 수업을 받던 중 일어난 일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길가에 쓰레기가 어지러히 널려진 그림을 가르키시며, '이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 성숙한 시민은 이래서는 안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때 저는 너무 의아하여 선생님께 여쭤보았습니다.
'쓰레기통을 적절히 배치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 아닌가요?'
제 국민학생 시절, 다른 분들 또한 그러하셨듯이, 통학길에 군것질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제가 품었던 불만은, '집에 오는길에 쓰레기 통이 하나도 없다'는 것 이었습니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 학교에서 가르친 '도덕'에 따라, 쓰레기를 손에 들고 있다가 집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먹고 남은 아이스크림의 나무 막대, 과자봉지, 꼬치의 나무막대등을 쥐고 있으면, 손이 끈적거려서 기분이 안 좋습니다.
게다가 실내화 가방 들고, 쓰레기를 들고 집문 열고, 하는 것도 은근히 까다로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린 시절 '그냥 버릴까, 말까!'라는 도덕과 이기심 사이의 나름대로 심각한(?) 고민을 해야했습니다. 그 결과 '왜 정부는 쓰레기통을 제대로 안만들어주는거야! 길가에 쓰레기통만 있으면 이런 고민 안하는데!'란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전 나름대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쓰레기를 버릴려고 할때, 눈앞에 쓰레기통에 있으면 그곳에 버리는 것이 보통의 사람입니다. 쓰레기통이 멀다, 싶으면 최소한 그 근처에 던지기라도 합니다.
고작 쓰레기통 설치 안했다는 이유로 '반정부주의자'로 거듭난 제 성격이 이상하기도 하지만, 어쨋뜬 저는 '집단에게 도덕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집단이 잘못을 저질렀기에 그것을 고치기 위해 도덕에 호소하는 것은 별 효과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집단의 문제는 집단에 있지, 구성원에게 있는것이 아니며, 도덕은 구성원인 인간이 스스로 지키는 암묵적인 규칙 이니까요.
옛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강남의 귤 나무가 강을 건너면 강북의 탱자나무가 된다.'
한민족 사람이 아랍에서 살면 아랍인처럼 생각하며, 아랍 민족 사람이 아프리카가면 아프리카인처럼 생각합니다.
무언가 옳지 않다, 고 생각하면 도덕이 아니라 단체를 이루는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시스템이 바뀌면 사람이 바뀝니다.
PGR의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불특정 다수에게 '도덕적 호소'를 하는 것은 별로 효과가 없습니다.
진정 PGR을 바꾸고 싶으시다면, '어떻게 시스템을 바꾸면 좀더 나아질까?', '어떻게 하면 좀더 바르게 변할까?'를 고민하여 써주십시오.
그렇지 못한, 단순한 푸념은 사람들의 기분을 언짢게 만들기만 할뿐 긍정적인 무엇이 되지 못합니다.
좀더 나아지길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며, 그것은 PGR의 구성원, 나아가 운영진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좋은 의견만 있다면 두손을 들고 환호하며 반길 겁니다.
아니, 좋은 의견이 아니라도 상관 없습니다. 누군가가 '세상에는 단 두가지 아이디어-좋은 아이디어와 고민할 아이디어-만이 있다.'고 했듯이, 고민할 여지도 없는 쓸모 없는 아이디어는 없습니다.
진정 PGR21이 변하길 원하신다면, 그렇기에 글을 쓰시는 거라면, 잠시 키보드에서 손을 때고 '어떻게 시스템을 바꾸면 게시판이 바르게 바뀔가?'를 고민해 주십시오.
언젠가 게시될 미래의 그 글을 두근거리는 마음과 함께 기다리겠습니다.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07 11:39)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0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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