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양극화는, E-Sports에서도 어쩔 수 없는 걸까.
이 과제가 모든 문제의 우선순위인가에 대해서는 동의를 얻기 쉬운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 문제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의견이 일치할 것이다. 양극화의 문제는 언젠가 한 번은 크게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대한민국 게임 대상의 대상과 관련한 작은 논란과 아쉬움은(물론, 박성준 선수는 상을 탈 자격이 충분했다.) 이 문제의 한 단초를 던져주는 것 같다. 양극화라는 것은 어쩌면 양 측면에서 존재한다.
스타크래프트와 타 종목 사이의 양극화. 이 자체는 상당히 벌어져 있다.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것처럼, 스타크래프트를 죽이고, 타 리그를 발전시키는 것은 대단히 어리석은 짓이다. 잘 되고 있는 것을 굳이 죽여야 할 정도로 한국의 E-Sports는 넓고 깊지 않다. 그런 점에서 양극화의 문제는 아직 거론하기 시기상조라고 말 할수 있다. 하지만, 투자는 그렇다쳐도, 제 때 할 수 있는 것은 하지 못하는 것은 있다.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WEG의 공인 문제라던가, 리그의 지속적인 개최의 여부, 카트리그에서 모호한 규정의 존재같은 요소는 돈이 들어가지 않는 일이다. 이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 불행히도, 이러한 일에 대한 관심은 적다.
양극화란, 물론 투자적인 요소에서도 차이가 난다. mbc게임이 힘겹게 끌어가고 있는 피파리그도 그렇고, 워3리그의 개최도 불투명하다. 단 한 차례 끝이 난, 워해머는 아이러니하게도 WCG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었다. (WCG 2005의 금메달은 두 개였다는 사실을 모두 기억하리라. 스타의 이재훈과 워해머의 류경현이었다.) 지원의 부족이었을까? 그간 잘 해오던 피파는 무너졌다. 뭐, 비단 국제대회의 그것을 위해서는 아니더라도, 리그의 발전에 지원이 따라야 함은 당연한데, 과연 이 과제는 방송사만의 과제일까.
지원이란, 반드시 자본의 측면이 아니다. 앞에서 언급한 제도적인 지원은 더욱 절실하다. 워3리그의 전성기, 한창 인기를 끌던 게이머들은 어디까지나 법적으로 '아마추어'다. 물론, 그들의 프로의식의 부족이 원인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로가 되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인식을 안겨주는 그런 노력은 과연 있었을까. 리그의 법적 규범의 제정과 같은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PL을 혼자 이끈 것은 장재영이었고, 그가 성장의 유혹에 넘어가 부정을 저지른 것에서 일정부분은 그러한 제도적 지원의 부족도 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카트리그의 모습, 피파리그의 모습, 모두의 리그의 모습에서 그러한 지원의 양상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어느 순간 추억이 끝이 나더라도, 그 전까지는 적어도 제도에서는 차이가 있어서는 곤란하다. 리그의 표준적인 규칙은 돈이 들어가는 일은 아니지 않은가.
타 종목의 리그. WCG 2004의 니드포스피드를 기억하시는지, 그리고 이 번의 워해머를 기억하시는지, 물론, 인기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은 엄연히 존재하고, 억지로 만들라는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제도라는 측면에서 우리는 왜 그런 지원을 하지 못할까. 관심이란 것은 또 왜 그렇게 상반이 될까. 자본의 지원은 어쩔 수 없다고 쳐도,(물론 여기서도 일종의 연결고리로서 작용할 수 있는 측면은 있지 않을까 싶지만...) 제도적인 지원은 양극화를 만들지 않는 하나의 것이 아닐까. 제도란, 적어도 모두에게 혜택이 가도록 고안할 수 있는 장치일텐데.
스타라고 다르지 않다. 여성부 스타리그의 개최 문제는 결국 돈이 좌우를 하며, 시간이 좌우한다. 비방송이라도, 그러한 개최를 꾸준히 이끌 수는 없을까. 처음 출발한 KeSPA 2기의 돈이 부족하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제도적인 지원은 바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여성부 스타리그에서 자주 지적인 된 것은 바로 제도적인 일관성과 열악한 시설이었다. 이러한 부분의 지원이 있었다면, 그리고 꾸준한 리그의 개최가 있다면, 여성 게이머들의 상황은 더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팀들도 그렇다. 스폰이 없는 팀과 있는 팀의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진다. 지원이 강하고, 연습의 결과로 T1은 여덟명의 선수를 차기 MSL에 올려놓았다. 만약에, 연습은 충분했지만, 지원이 적었다면, 절반의 선수가 MSL에 올라갈 수 있었을까? 프로리그에서 상위권을 형성하는 팀이 스폰이 있는 팀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현재의 체제에서 팀의 축소가 과연 타당한 것일까? 그리고 그들의 미스폰 상태를 계속 방치하는 것은 옳을까? 이적 당시의 이적료의 문제도 아직 완전하지 않은 E-Sports에서 이러한 상황은 결국 미스폰팀들의 몰락을 가져오는 것이 아닐까?
재능있는 워3 게이머는 종목을 바꾸거나, 해외 팀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아직, 많은 스타게이머들도 스폰이 없어서, 자신의 가치만큼의 돈을 받지 못한다. 피파와 같은 종목은 당장의 리그 개최도 걱정을 해야 한다. 점점 프로화가 되어 간다. 리그의 참가도 프로로 제한하려는 시도(스타도 그렇고, 스포도 그러하려고 한다.)도 있으며, 투자되는 자본도 점차 늘 가능성이 충분하다. 문제는 그러한 프로의 세계에서 차이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그 차이를 제도적으로 나누는 것이 과연 맞는가의 문제이다. 양극화라는 것은 결국 성장의 동력을 해친다. 대규모의 팀, 유일한 한 종목의 리그가 과연 E-Sports의 발전을 이끌 수 있을까.
아직, 양극화의 문제는 감히 생각할 그런 것까지 아닌지도 모른다. 더욱 성장해야 하는 시기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큰 팀의 스타 게이머들이 바치는 청춘과 노력은 그 밖의 다른 게이머들의 그것과 정확히 같다는 것이다. 노력의 결과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프로라면, 그 보수는 최소한 받아야 하고, 그 기회는 가져야 한다. 같은 보수는 옳을 수 없다. 프로기때문이다. 그러나 보수를 얻을 수는 있어야 한다. 프로기 때문이다. 노력의 결과가 같을 수는 없더라도, 노력의 결과는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양극화란, 그것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그 기회를 어렵게 하는 것이다. 여성 게이머, 비스폰 게이머, 워3, 피파, 카스....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제도적인 규칙을 세우고, 그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바로 그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양극화란, 바로 그 점에서 해소의 시작을 해야 한다. 돈의 같고 다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관심의 같고 다름에서 출발해야 한다... 제도이든, 지원이든.
ps. 그간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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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12-30 1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