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5/08/10 17:29:44
Name 포르티
Subject 인간임을 잊지 말자
요새 들어서 주변에서 '잠시 떠납니다' 등의 글을 남기고 잠적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고 이곳 피지알에서도 좋은 글 주셨던 많은 분들이 소리소문없이 떠나곤 합니다.

이러한 경우는 대개, 정말 바빠서 웹생활을 포기하는 분도 계시지만 좀 유명해진 사람을 시기하는 넷상의 풍조에 의해 희생된 분이 대부분입니다.

얼마전에 제가 무척 좋아하는 블로거 한 분이 블로그를 닫으시는 일이 있었습니다.
나름 그 블로그 서비스 내에서는 재밌고 유익한(?) 포스팅으로 유명한 분이셨는데, 30만 히트 기념으로 '이런 별볼일 없는 곳에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글을 썼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악플이 달렸습니다. '그러게요, 정말 별볼일 없는 곳인데 뭐하러 보러 오는지'

그분은 30만히트의 기쁨도 잠시, 그 덧글을 지웠습니다.
그리고는 포스팅했습니다. '많이 기분 나쁩니다' 하고요.
그랬더니 누가 아주 정중한 어투로 이런 덧글을 남겼습니다. '그런 태도는 오버같습니다. 보기 좋지 않네요' 라고요.
그리고 그분은 그 덧글도 지우셨습니다.
그 덧글을 남긴 블로거는 억울해서 '메이저 블로거가 이딴식으로 행동해도 되냐' 는 글을 썼고, 많은 사람들이 편이 갈려 찬반논쟁을 하게 됩니다.

결국 그 '메이저' 블로거님은, 블로그를 닫기에 이릅니다.

아무리 정중한 덧글이었다고 해도 결국엔 불난집에 부채질을 한 것은 분명히 말해서 잘못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기서 웹 공간에 편재한 '인간성 말살 풍조'를 느꼈습니다.

웹이 글과 사진, 혹은 동영상만으로 이루어진 공간이라고 많은 분들이 착각하고 계십니다.
그 많은 컨텐츠와 정보의 양을 만들어낸 건 도대체 누군가요?
지금 이 순간에도 악성 덧글과 저질스러운 짓이나 하는 작자들은 그들 자신도 인간이요, 그들의 악질적인 장난에 희롱당해 마음에 상처를 입는 모니터 너머에는 인간이 있다는 것을 어째서 잊고 살 수 있는 건가요?
이 웹공간에서 사람은 왜 이렇게 서로에게 상처주길 좋아합니까.
좀 유명해졌다고 해서 일반인 이상의 도덕심과 책임감을 요구하는 뻔뻔함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발상인지...

게시판, 블로그, 아무튼 인간이 사용하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는 분명히 책임감이 존재합니다.
피지알에도 분명히 책임감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곳의 룰에 기반합니다. 게시물 하나에 15줄 이상. 이것이 글을 쓰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PGR의 책임감이겠지요.


결코 잊지 맙시다.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우리 자신, 인간입니다.

절대로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곳은 사람이 만들어나가는 공간이란 걸.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8-13 12:40)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케미
05/08/10 17:31
수정 아이콘
100% 공감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이디어트
05/08/10 17:42
수정 아이콘
제가 하고싶은 말을 이렇게 쉽게 풀어주시다니;; 제가 다 속이 시원;;
05/08/10 17:44
수정 아이콘
저런분은 만나서 상담받아야죠~^^
양정민
05/08/10 18:03
수정 아이콘
저두 예전에 자료를 조금 올릴때 그런 댓글보면 상처를 받곤 했었죠.ㅠ.ㅠ
글 한번 시원하게 잘 쓰셨네요.
진짜 정말 온라인상이라고 함부로 하는거...정말 치사한 짓입니다.
05/08/10 18:07
수정 아이콘
인터넷 하면서 논리적은 비판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비방과 욕설뿐인 사람들을 보면서 한숨만 나옵니다.. 아무리 자기가 싫어하는 일이 일어났다고 해도 자기가 먼저 그 점을 고쳐주면 될 것을..
My name is J
05/08/10 18:16
수정 아이콘
세상에 얼마나 신기한 사람들이 많은지는 얼마전 개인적인 경험으로 충분히 알게되었지요.
가끔 사람들은 서로가 잘 지내고 싶은거지, 잘 보이고 싶은게 아니란걸 잊고는 합니다.
간단히 말해...재수없죠. 쿨럭.
OnePageMemories
05/08/10 18:32
수정 아이콘
PGR에서도 그런분들 많이 있죠.
정중하게 댓글달면서 비꼬는 말투,,, 그러면서 자기는 예의지키면서 달았는데 왜 그랬냐고 오히려 성화를내죠.. 정말 글에 공감합니다.
05/08/10 18:44
수정 아이콘
속이 뻥 뚤리는 글이군요!!
인터넷 악플러 단속반도 만들어서 그런 사람들 좀 잡아다가 개념 CHIP좀 탑재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EpikHigh
05/08/10 18:54
수정 아이콘
그렇게 리플다는거 즐기는 인간들 많죠.
05/08/10 19:50
수정 아이콘
손뼉도 마주쳐야 '짝'소리가 나는거 아니겠습니까? 사람들 살다보면 마음에 드는 소리만 듣고 살수는 없습니다.

정말 자신은 그런 말을 들을 어떤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님의 글의 첫번째 댓글은 악플성이 강하므로 대응할 필요조차 느껴지지 않지만 두번째 글은 단순히 악플이라고만 보기에는 힘듦니다.

두번째 댓글에조차 상처받아서 반감을 가지고 게시물을 삭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좋은 소리만 들으면 인간은 발전이 없습니다. 악플도 자주 듣고 그 악플을 반성의 기회로 여기는 것이 좋을겁니다. 아부하는 소리와 좋은 소리만 항상 들으면 교만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결국 악플에 블로그를 접는다는건 항상 칭찬하는말과 좋은 소리만 듣고 싶은 인간 의지의 발현이지요.

사람이 있는곳이 무림인데 무림이 황폐하다고 떠난다면 자신밖에는 남지 않습니다. 무림은 떠난후 무림을 욕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파나 마도마저도 포괄해서 자신의 무고을 높여줄수 있는 '스승'으로 받들 수 있어야만 '정파지존'의 '무공수위' 근접할 겁니다.

꼭 무림지존은 사파 마도 등을 구분하지 않고 격의 없이 지내는데 무공떨어지는 것들만 사파, 마도를 못잡아먹어서 안달이지요. 사파, 마도와 공존하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그리고 위에 분들은 나는 정말 악플 한번도 안달았다. 앞으로도 안달것이다. 그런 투로 말씀하시는군요. 과연 그렇겠습니까?
05/08/10 19:52
수정 아이콘
그냥 리플만 지우면 되지 그렇다고 닫을 필요까진 없죠... 악플다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푼다든지 성격이 더럽다든지 이해가되는데 그런걸로 뭔가를 중단하는 사람들은 이해가안됩니다. 의지박약이라는 단어 외엔..
포르티
05/08/10 20:00
수정 아이콘
결국 여기서도 이런 리플을 보게 되는군요.
4thrace 님, 악플이 정말 애정이 있어서 악플인 줄 아십니까? 악플은 그런거 없습니다. 생판 보는 남에게 애정따위 있을리도 없구요. 험담도 아니고, 단순히 '까는 글'인데 그게 사람으로서 기분좋을 리가 없습니다.

XEMAL 님, 함부로 의지박약이라는 단어 쓰는 거 아닙니다. 제 이야기만으로 그분을 의지박약이라고 단정할 수 있나요? 이래저래 대외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에서 악플때문에 닫는 걸더러 의지박약이라고 하면 안되는 거죠. 제가 말해드린 상황은 정말 일부일 뿐입니다. 함부로 판단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애당초 제가 말하려는 논지에서 벗어난 덧글이군요. 그 사람에 대한 인평을 하자는게 아니라는 것정도는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Nada-in PQ
05/08/10 20:04
수정 아이콘
옛적 고사였던가요...
수천명의 사람이 소 한마리의 그 많은 털을 한가닥씩만 뽑는다면, 비록 한 가닥일망정 결국 소는 죽는다고...

누구나 그 한 가닥의 털을 뽑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누구나 그 한 마리의 불쌍한 소가 될 수도 있음을 염두해야 합니다..
My name is J
05/08/10 20:05
수정 아이콘
그런 악플에 상처를 받는게 아니라 짜증이 나는겁니다.
이딴 소리씩이나 들어가며 내가 이걸 해야 하는건가..하는 회의가 든다는 거죠.
세상이 날 미워하니 안할꺼야!가 아니라 드럽고 치사해서 안한다!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더군다가 그런 일들이 지극히 소소한 취미생활에 접하는 일일수록요.
그건 의지박약과 아무런 관계가 없지요. 그 일들이 가지는 의미가 관계가 있을뿐.
그렇지만 세상에 온갖 악평과역경을 견디면서 즐겨야할것이 그리 많지는 않단말입니다.
포르티
05/08/10 20:10
수정 아이콘
역시 J님은 뭐랄까 관록(?)이 느껴지는군요. ㅠ_ㅠ 대단하십니다.
Ms. Anscombe
05/08/10 20:38
수정 아이콘
예.. 제 댓글도 삭제하기로 하지요..
05/08/10 22:21
수정 아이콘
비판과 악플은 엄연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듣는 대상을 위해 쓴소리를 하는 것이 비판이라면 악플은 단순히 자기 생각대로 대상을 깍아내리기 위해 다는 것입니다. 듣기 싫은 소리도 들어야하는 것과 몰지각한 생각의 파편을 견뎌야하는 것은 다릅니다.
글루미선데이
05/08/10 23:04
수정 아이콘
제가 보기엔 서로가 같은 인간임을 잊지말고 조금만 더 상대를 배려하자는 말로 보입니다
냉정하게는 그런 글을 무단으로 지워버리고 닫는게 나쁠수도 있죠
그글도 남이 소중한 시간 쪼개서 예절 지키며 적은 충고성 글이니까요
하지만 1번의 악성리플에 상처받은 사람에게 평정심을 요구하는건 어찌보면 1번보다 더 잔인한 일이지는 않을까요?

상처받은 사람에게 일단 위로부터 해주고
허물있는 사람에겐 눈치봐서 조심스럽게 정중한 충고를 하자
이걸 말하고 싶으신 듯 해요
저도 가끔 원문에 나오는 경우보면 시비를 떠나서 좀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서 안적던 글도 적고 뭐 그럽니다;;
Nada-in PQ
05/08/10 23:12
수정 아이콘
Ms. Anscombe님// 후후...
삭제하실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상대방이 그 정도는 받아줄만하잖아요...^^
Ms. Anscombe
05/08/10 23:38
수정 아이콘
아.. 원래 댓글이 삭제된 마당에 제 글이 뭔지 다른 분들은 알 수 없잖아요.. 그러고보니 자삭한다는 댓글도 삭제되어 있네요..
심장마비
05/08/11 19:17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요즘 웹상에 난무하는 악플은 애정어린충고의 수준을 벗어난지
오래됐거든요. 악플러들에겐 악플다는게 심심풀이에 스트레스해소로서
자리잡아가는것같네요. 그러나 그 악플을 접하는사람들은 그 블로그의
주인은 말할것도 없고 상관도 없는 타인들까지 불쾌해진답니다.
블로그 주인이 공자나 예수도 아니고 그렇게 기분상하면서까지 블로그를
운영하고싶지는 않은거죠. 즐겁자고 하는 블로그인데 기분 나빠지면
당연히 닫고싶어지는겁니다. 그건 의지박약과 무관한거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의법칙
05/08/13 15:46
수정 아이콘
J님 말씀에 동감..
악플 쓰면서 무슨 애정어린 충고입니까?
그저 심심해서 삐딱하게 한마디 던지고 마는 게지.
누군지도 모르는 타인에게 애정어린 충고를 할리도 없거니와
받는 사람이 그런 거 원하지도 않죠.
부모님이 애정어린 충고를 해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은데
익명으로 충고랍시고 던지는 악플에서 애정을 어떻게 찾겠습니까.
도리토스
05/10/21 16:2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제싸이에 담아두고 싶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401 홍진호, 그에겐 너무 잔인했던 게임의 법칙 [161] Judas Pain51019 05/11/19 51019
400 [yoRR의 토막수필.#4]약속. [41] 윤여광8223 05/11/15 8223
399 물량 진형 컨트롤의 법칙 [61] 한인24959 05/11/09 24959
397 귀한 선수들입니다. [25] My name is J15350 05/10/29 15350
396 [광고] World Of so1Craft [42] 안개사용자12859 05/11/04 12859
395 발칙한 상상 - 부커진에 대한 새로운 접근 [21] 호수청년18714 05/10/20 18714
394 [sylent의 B급칼럼] 박지호와 오영종, 프로토스 쌍생아의 탄생 [21] sylent16949 05/10/20 16949
393 향후 kespa 랭킹은 어떻게 될 것인가? [12] Dizzy12914 05/10/20 12914
392 삼년, 일주일...그리고 일분 [77] 정일훈17935 05/10/15 17935
391 나이 서른셋. 권태기. 그리고 임요환. [83] 그러려니19589 05/10/11 19589
390 [낙서] 시즈탱크의 시대 [89] 안개사용자21007 05/10/06 21007
389 프로토스와 테란의 사투, 승부의 갈림길 [91] 김연우25215 05/09/17 25215
387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2) - Shoo, 추승호. [22] The Siria20283 05/08/27 20283
386 FD의 출현과 토스의 대응법 변천사 & 추후 대테전 양상에 대한 소고 [41] ArcanumToss22747 05/08/30 22747
384 스타, 그리고 스타게이머의 미래는?? [33] SEIJI13508 05/08/29 13508
383 스타크래프트소설 - '그들이 오다' 를 마치며... [12] DEICIDE11883 05/08/30 11883
382 젯따이 마케루나(절대 지지 마라) [71] Timeless17260 05/08/16 17260
381 PGR21에 대한 무례한 글 [32] 임태주11785 05/08/16 11785
380 협회와 규정에 대해서 주저리 주저리... [36] SEIJI7585 05/08/13 7585
379 케스파씨, 몇 가지만 물을게요. [84] 토성13220 05/08/13 13220
378 인간임을 잊지 말자 [23] 포르티8733 05/08/10 8733
377 솔로들을 위한 치침서 - 나도 가끔은 여자의 속살이 그립다 [64] 호수청년22249 05/08/12 22249
376 이 녀석..... 저에게는 자식같은 존재입니다. [19] BluSkai10540 05/08/09 1054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