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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23/03/20 07:31:18
Name 후치네드발
Link #1 https://turtleson.tistory.com/18
Subject 쿠엔틴 타란티노의 마지막 영화(?)에 관한 몇가지 정보 (수정됨)
<저수지의 개들> 로 데뷔한 이래 <펄프 픽션>, <킬 빌>, <바스터즈> 등 거의 모든 작품을 통해 열렬한 사랑을 받았던 '영화광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 자신의 10번째 장편 영화 제작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그에게 10번째 작품이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그 이유는 그가 10편의 영화를 끝으로 영화계에서 은퇴하겠다고 여러 인터뷰를 통해 수차례 언급해왔기 때문입니다. 또한 '60살이 되기 전에 은퇴하겠다' 는 발언을 한 적도 있는데, 그는 1963년생으로 올해 60살이 되었습니다.

평소 고집스러운 그의 성격으로 짐작하건데, 정말 마지막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겠죠. 그의 차기 작에 대한 기대보다도 예정된 은퇴에 대한 아쉬움이 벌써 더 크게 느껴집니다.

예전부터 그의 10번째 작품에 관하여 상당히 많은 추측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펄프 픽션 2>, <킬 빌 3> 같은 추측이 물망에 올랐었죠.
현재 공개된 그의 차기 작은 1970년대 LA를 배경으로 '폴린 케일' 이라는 영화 평론가의 이야기입니다.
이전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사실에 기반을 둔 대체 역사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가제는 The Movie Critic. 누구보다도 영화를 사랑하는 그 답게 마지막 작품으로 영화에 관한 영화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가장 최근 작품인 2019년에 개봉했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도 같은 맥락이었죠.

다시 한 번 여성 주인공의 서사를 준비한 점도 눈에 띕니다.
그는 이전에 <재키 브라운>, <킬 빌>, <데스 프루프> 와 같은 작품들을 통해 강인하고 주체적인 여성을 여러 번 묘사 해왔는데, 그가 그리는 여성 영화 평론가는 어떤 모습일지 짐작이 가질 않네요.
그의 작품들은 천진난만한 폭력과 유혈이 낭자하는 잔인한 이미지로 대표되곤 하지만 반대로 굉장히 섬세하고 예민한 감각도 가지고 있기에 그가 그리는 여성 캐릭터는 항상 매력적으로 다가왔는데, 다가올 영화에서는 어떤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됩니다.



폴린 케일은 누구?

타란티노는 대체로 영화 평론가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평론가들은 주로 그의 작품 속 폭력과 잔인함, 선정성을 지적하며 그것이 대중들에게 미칠 영향 따위를 언급하고 집요하게 공격해왔죠. 그때마다 타란티노는 '영화는 영화일 뿐' 이라며 대꾸했지만 그저 가십 거리를 노리는 반복된 인터뷰에 넌덜머리가 난다는 입장을 밝힌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존경한다고 언급한 평론가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폴린 케일입니다.
폴린 케일은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평론가 중 한 명으로, 1960년대 중반부터 1991년 은퇴하기까지 다양한 집필 활동을 했습니다. 은퇴 이후 2001년에 사망하기 전까지 90년대 영화에 관하여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고, 특히 타란티노의 1994년 작품인 <펄프 픽션>에 관하여 '미친 유머감각을 가진 작품' 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1968년, 케일은 The New Yorker 에서 영화 평론가로 일할 기회를 제안 받았으며, 그곳에서 1979년까지 일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케일은 영화 산업과 재능 있는 영화제작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며 뛰어난 업적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비판이 얼마나 무자비하고 냉혹한지에 관한 소문도 이때부터 생겨났습니다. 이야기에 따르면, 케일은 직원들과 무수한 충돌을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그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봤을 때, 케일은 마지막 타란티노 영화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케일은 생전 인터뷰에서 '자신의 전기를 쓸 생각이 있느냐' 고 질문을 받았을 때, 그녀는 '자신이 쓴 모든 영화 리뷰에 자신의 전기를 쓴 셈' 이라고 대답했던 적이 있습니다. 타란티노에겐 그것이 바로 그가 집필한 책 'Cinema Speculation' 입니다. 이 책은 70년대의 다양한 영화에 대한 주석이지만, 반 쯤은 자전적인 면도 있습니다.

타란티노와 케일의 가장 큰 접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는 영화광 답게 오랜 시간동안 다른 영화 이야기를 언급하며 나름의 리스트를 작성하곤 했는데요. (잘 알려진 바로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을 극찬한 적이 있죠) 본업인 감독 뿐만 아니라 사실상 비평가로서도 꾸준히 활동해 온 셈입니다.

종합적으로 The Movie Critic 이 70년대, 로스앤젤레스, 영화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예정인 점을 고려하면, 아마도 타란티노 자신을 폴린 케일에 투영하여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지 않을까 하고 예상해 봅니다.

물론 이것은 지금까지 공개된 사실을 토대로 쓴 추측일 뿐이며, 실제 제작 과정에서 여러 부분이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그의 새 영화는 올 가을부터 촬영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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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에 쓴 글인데 도움에 될까 싶어서 공유해 봅니다.


* 손금불산입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4-10-0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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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쿠아스점안액
23/03/20 08:4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23/03/20 08:5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2)
밤가이
23/03/20 10:1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럴수도있어
23/03/20 10:29
수정 아이콘
펄프픽션 만큼 강렬한 충격을 준 영화가 별로 없는것 같아요. 46년생인 스필버그 형님도 새영화를 만드시는데, 타란티노 형님도 영화든 드라마든 많이 만들어주시면 좋겠네요. 타란티노식의 유머를 오래 보고 싶습니다.
후치네드발
23/03/20 15:18
수정 아이콘
그러게 말입니다. 아직 스콜세지 영감님도 현역인데 아직 창창한 양반이 ... 각본이라도 집필하면서 활동을 이어갔으면 좋겠네요. 하다못해 배우라도..
Blooming
23/03/20 10:33
수정 아이콘
최근에 영화업계를 다루는 잘 만든 영화 두 편이 흥행에서 죽쑤기도 했고, 관객들이 제작 측 사람들의 이야기에 별 관심이 없다는건 예전부터 분명했기 때문에 영화 평론가에 대한 영화가 흥행을 바라고 만드는건 아니겠죠. 마지막 영화니 그냥 하고 싶은거 하는 느낌이네요.
후치네드발
23/03/20 15:25
수정 아이콘
네 .. 사실 그의 모든 영화가 그래왔죠. 항상 남다른 이야기를 꺼내지만 그렇다고 딱히 트렌드 세터도 아니고. 그냥 독창적인 영역을 아주 오랫동안 고수해 온 감독이란 생각이 듭니다. 어찌보면 재능만큼이나 복도 많은 감독같네요.
23/03/20 10:35
수정 아이콘
이 감독 영화를 다 본 건 아니지만 본 작품 중에 재미없는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의 여생이 예쁜 발과 함께 하기를
후치네드발
23/03/20 15:31
수정 아이콘
may the pretty foot be with you..
(여자)아이들
23/03/20 10:45
수정 아이콘
기대되는군요. 티란티노의 마지막 작품은 잔잔한 분위기의 작품이 될 거 같군요.
23/03/20 14:36
수정 아이콘
바스터즈를 인생영화로 뽑고 장고, 헤이트풀8, 킬빌, 펄프픽션, 저수지의 개들 모두 재미있게 봤습니다만 제가 미국인이 아니어서 그런지 유독 원어할은 별로더군요. 이번영화도 살짝 그런 느낌이 나긴하는데 그래도 타란티노 답게 뽑아낼거라 기대해봅니다.
후치네드발
23/03/20 15:40
수정 아이콘
아마 그의 영화 중 가장 사전 지식을 요하는 영화라서 그런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유일하게 사전지식이 필요한 영화죠. 바스터즈와 쟝고도 대체 역사물이지만 배경 지식을 몰라도 관람하는데 거의 지장이 없다고 생각되는데 원어할은 당시 할리우드의 시대상과 샤론 테이트라는 인물을 모르고 보면 좀 쌩뚱맞은 영화니까요. 말씀대로 미국인이 많이 유리한(?) 영화입니다.
그럴수도있어
23/03/20 15:50
수정 아이콘
(스포방지)바스터즈 한스란다 심문장면이랑 한스란다가 여자 스파이 만나는 장면은 지금 상상해도 소름돋아요
No.99 AaronJudge
23/03/20 19:57
수정 아이콘
진짜 진짜 연기 잘하는 배우더군요 크리스토프 발츠..
마갈량
23/03/20 18:25
수정 아이콘
가장사랑하는 감독중 하나이지만 자전적 영화로 마무리짓기엔 아직 너무 애송이가 아닌가싶습니다.
스필버그할배도 이제서야 자전적 영화를 찍으시는데 네까짓게 감히? 건방지네요.
그러니까 착실히 80세까지 영화 20개더찍고 자전적 영화 찍도록하십시오
블래스트 도저
23/03/20 22:10
수정 아이콘
어 그러면 결국 킬 빌 3는 안 나오게 되는걸까요?
후치네드발
23/03/20 23:40
수정 아이콘
지금은 아무도 모르죠. 타란티노가 직접 연출하지 않아도 각본이나 제작의 역할로 참여할 수도 있고, 아예 다른 사람에게 일임할수도 있고 영영 제작되지 않을 수도 있고..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봐야죠.
forangel
23/03/21 08:40
수정 아이콘
단관시절 어떤 작은 극장에서 개봉작 3편을 밤 11시인가? 부터 새벽5시까지 스트레이트로 상영하는 영화관이 생겨서 재미로 보러갔었는데..
그 3편중 하나가 황혼에서새벽까지 였죠.

다른 두편은 뭐였는지 기억도 안날 정도로 너무 신박한 영화여서 감독이 누구야? 라며 찾아봤더니 주연배우가 감독이라 더 신기했었던.

아 근데 방금 찾아보니 황혼에서 새벽까지가 96년작이군요.우리나라에서는 98년 개봉이었던거 보면 심의때문이었던건지?
후치네드발
23/03/21 14:01
수정 아이콘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황혼에서 새벽까지 같은 B급 영화가 배급이 지연되는 건 당연한 일 아니었을까요?
상업적으로 수지에 맞는 영화인지 따져봐야 하니까요. 사실 지금도 많은 영화들이 개봉이 지연되거나 아예 상영되지 않고 2차 시장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있죠.
내일 개봉 예정인 전종서의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도 2021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이고 미국에선 작년 9월에 개봉했지만 한국은 지금에 와서야 상영되니까요.
심의가 흥행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긴 하지만 심의보다는 흥행성 여부에 따라 개봉 시기가 정해지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곧미남
23/03/21 13:05
수정 아이콘
빨리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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