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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3/29 09:10:01
Name 녹용젤리
Subject 만두
나는 만두를 참 좋아한다.

만두없인 못산다. 전국팔도 이름난 만두집은 다 다녀본것같다.

종류불문 어떤 만두든 다 좋아하지만 그래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 만두도 있다.

만두소에 고기대신 무우말랭이가 들어간 만두

만들던 방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그 만두

엄마의 꽃같던 30대를 소다냄새에 쩔게만들고

아버지의 손가락 두개를 잡아먹은 그 만두

내 사춘기를 배달통과 함께 보내게한 그 만두

그렇게 모두를 갈아넣어 누나의 대학 학자금이 되어준 그 만두

나는 정말 그 만두가 그땐 싫었는데...

내 인생에 만두먹는 일은 절대 없을거라 수도없이 되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제일 먹고싶은 만두가 그 만두인건 이유가 뭘까

아부지... 보고싶네요.  
돌아오는 초파일에 인사나 올리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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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용젤리
22/03/29 09:11
수정 아이콘
사실 만두는 비비고 왕교자가 최곱디다.
파란무테
22/03/29 09:31
수정 아이콘
대기업의 맛
설탕가루인형
22/03/29 10:24
수정 아이콘
결혼하고 집들이 할 때 늦게 온 친구가 있었습니다. 안주가 다 떨어져서 급하게 비비고 왕교자를 구워줬죠. 비비고 왕교자를 처음 먹어본 친구가 '내 생에 이렇게 맛있는 만두는 처음 먹어본다. 대체 어떻게 만든거냐'고 너무 진지하게 물어봐서 '나만 아는 맛집이 있다' 고 얼렁뚱땅 넘어갔습니다.
사실 만두는 비비고 왕교자가 최곱디다.(2)
DavidVilla
22/03/29 09:35
수정 아이콘
아들이 저를 만두귀신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맛볼 수 없는 그 만두가 괜히 그립네요.
잘 읽었습니다.
백수아닙니다
22/03/29 09: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렸을 적 아버지께서 해주신 고향만두가 생각나네요
22/03/29 09:38
수정 아이콘
팔도 최고의 만두는 어디셨을까요?
22/03/29 09:38
수정 아이콘
사실 저는 지금 아내를 만두로 꼬셨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제 고향이 시골이라 결혼하기 전까지 명절마다 만두를 직접 만들었는데(소를 직접 만드는 건 물론 만두피도 직접 밀가루 반죽해서 일일이 손으로 밀어서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었죠) 그 당시만해도 그만한 맛을 공산품 만두가 못내던 상황이라 만두를 좋아하던 제 아내가 홀라당 넘어왔다고 봅니다.
이제 어머니는 안 계시지만 그때 가족끼리 모여 앉아 만두 만들던 그때가 그립긴 하네요.
李昇玗
22/03/29 10:28
수정 아이콘
아...저도 시골에서 명절때마다 직접 만들어 먹던 두부 많이 들어간 김치만두, 고기만두 생각나네요...
그 시절이 좀 그리운 거 같기도 하구요..
유로파
22/03/29 10:45
수정 아이콘
추억은 감각 기관이 닿을 수 없는 영역에 있죠.
메타몽
22/03/29 11:47
수정 아이콘
짧은 글 안에 녹용젤리님과 가족 분들의 인생이 잘 녹아 있네요 ㅠ

좋은 글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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