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22/02/04 21:18:44
Name 한국화약주식회사
Subject 이탈리아에서 날아온 작은 라팔을 만들어 봅니다 (수정됨)
선게 분할 이후 조용해진 자게에 라팔을 던져 봅니다.

Kmb44u6.jpg

때는 2021년 12월. 라팔이 UAE에 팔렸다는 소식을 듣고, 신도림을 뒤적거리다가 1만 8천원에 구매한 라팔 프라모델.

2011년 리비아 공습 작전에 투입되었던 프랑스 해군의 라팔 M을 모형화 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가 예술품과 명품의 나라니까 잘 만들었겠지라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OQ0HPK9.jpg

하지만 프라모델은 예술품이 아니라 공산품이라는 사실을 깜박했습니다. 시작부터 들어맞지를 않아 억지로 눌러 맞춥니다.

uRz5lon.jpg

부품 사이의 저 틈은 아무리봐도 없어야 하는 곳에 있습니다. 퍼티를 통해 메꿉니다.



C4Y1wnJ.jpg

이 키트는 알고보니 1993년에 나왔던 키트를, 거의 개조없이 그대로 팔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기체선을 표현하는 것이 모두 양각입니다. 과거 기술이 부족하던 시절에 나온 것인데 이걸 2020년대에도 그대로 판매를 하고 있는 겁니다.

아무리 금형 하나에 수천만원이고, 금형값 건질라면 이 작은 프라모델 시장에서 10년은 우려먹어야 한다지만... 이쯤되면 사골로 끓여도 투명할 것 같습니다.

모두 사포로 밀어서 평탄하게 만들고, 패널라이너 도구로 다시 똑같이 파줍니다. 리벳 표현 같은건 없어서 망정이지 있었으면 하나하나 찍어줬어야 했을 겁니다...



kxQfdU8.jpg

나름 그래도 라팔 자체의 모습이 나옵니다.

다만 1993년에 나왔기 때문에, 당시 라팔은 프로토타입만이 비행하고 있었고 실체 기체와도 미묘하게 틀립니다. 저 패널라인이라고 불리는 동체의 선들도 양산 기체와 다릅니다. 그냥 겉모습만 라팔인 무언가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걸 재현해주기 위해서는 모조리 다 밀고 다시 파줘야 하지만 이미 이탈리아 공산품의 맛을 본 이상 그런 수고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fGJmHbR.jpg

대충 조종석의 캐노피도 붙여주고, 이제 도색을 위해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줍니다. 아주 좋은 키트거나 별매로 마스킹이 나와있는 프라모델도 많습니다만, 이런 저렴하고 누구도 안살법한 키트는 그런 것도 없습니다. 테이프를 붙여주고 일일히 잘라줍니다.

hKtCUPp.jpg

이제 서페이서라고 하는 것을 1차로 뿌려줍니다. 서페이서는 프라모델 표면에 부착되어 그 이후 끼얹을 도색을 잘 뭍여주기도 하고, 락카 계열의 페인트이기 때문에 프라모델 표면의 미세한 흠집들도 녹여서 없애 줍니다. 다만 독하기 때문에 환기 장치가 없다면 실내에서 뿌리면 안됩니다.

이 녀석을 뿌리기위해서 시로코 팬을 사고 환기 부스를 자작해서 만들어 줬습니다. 비슷한 성능으로 프라모델용 부스를 사려니 30만원대지만, 팬만 사서 자작하면 10만원 정도로 동일하게 만들수 있습니다. (팬과 환풍도구들 9만 5천원, 다이소 통 5천원, 기타 전선과 이거저거 해도 대충 1만원)

htPNLgl.jpg

미리 도색을 올리기 전에 바닷바람 소금기에 쩌든 표현을 위해 흰색을 불규칙적으로 도포합니다. 도료는 엄청나게 두껍게 칠하지 않는 이상 어느정도 투과성을 가지는데 이렇게하면 같은 색임에도 얼룩덜룩해 보인다...라고 합니다. 저도 잘 모릅니다. 남들 하니까 하는거에요. 저 같은 초보는 그런거 티가 날 정도로 도료를 정교하게 컨트롤 하지도 못합니다.


gwgyfg6.jpg

라팔이 항상 달고다니는 연료탱크입니다. 역시 반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붙이면 단차가 장난 아닙니다. 결국 사포로 밀어주는 작업을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좋은 키트든 나쁜 키트든 조금 하나 더 하나의 차이지 밀리터리 프라모델에서 사포는 필수품입니다. 400방 - 800방 - 1000 방으로 거친 사포로 갈아주고 점점 부드러운 사포로 작업해줍니다.

7uM8EmV.jpg

드디어 도료를 뿌려줍니다. 다행이도 라팔M의 도색은 라이트 고스트 그레이라는 색상 단 1개만 전체에 칠해주면 됩니다.

9jg6J0A.jpg

도료를 뿌려주고 잘 말린뒤 일단 유광 코팅 한번 해주고, 또 잘 말리고 이제 데칼을 붙여줍니다. 데칼을 잘라 물에 불리고, 기체 위에 붙여줍니다.

iKQpihy.jpg

데칼을 다 붙이고 다시 코팅 한번 해준뒤에 패널라인 엑센터라고 하는 제품을 열심히 칼로 그어준 패널라인 사이에 흘려넣어줍니다.

ngR9yax.jpg

그리고 신너 뭍힌 면봉으로 잘 닦아주면 저렇게 패널라인이 강조됩니다. 실제 비행기들은 당연히 저렇게 안하지만 모형적으로 잘 보이게 효과를 준다...라고는 하고 해주는게 훨신 멋있어 보입니다. 기수에 저 부분은 만들다 떨어트리며 반으로 갈라져서 봉합수술을...


mXqXNdb.jpg
WlGdYsW.jpg

아무래도 항공기, 특히 항공모함에서 운영되는 항공기는 더럽기 마련입니다. 기름때에 항상 절여있고, 소금기 바닷바람에 쪄들어있고, 씻을 물은 귀하다보니 6개월 정도 한번도 안씻는건 비일비재합니다. 대충 희석된 도료를 이용해주고, 실제 비행기들의 기름때 사진을 참고해서 (아무래도 비행중에 미세하게 누유가 되는 경우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보통 특정 흐름으로 때가 많이 낍니다.) 희석된 검은색 도료를 약간씩 발라주고 붓과 면봉으로 흘러가게 해줍니다.

92vHRVn.jpg

아무래도 리비아 공습이라면 신나게 폭격을 했을텐데 (아 물론 격추기록도 있긴 합니다. 단 1기!) 프라모델 상자 안에는 아무리 봐도 지상 공격용 무기는 없고 공대공 미사일 4발이 전부입니다. 결국 집안에 있던 아카데미 F/A-18C 프라모델 안에 있던 폭탄 2개를 긴빠...아니 공여해옵니다. 실제 리비아 공습때에도 폭탄이 없어 미군에게 긴급하게 지원을 요청해 썼으니 나름 고증일..겁니다. 하지만 둘이 그냥 붙여놓으면 떨어지기 때문에 작은 금속 봉을 심어놔서 고정시켜줍니다.

1N0CkCI.jpg

폭탄과 미사일을 붙여줍니다. 당연히 고증과 다른 파일런입니다. 하지만 그거까지 자작하거나 별매로 사기에는 이미 늦었습니다. 봐서 그럴듯해 보이면 되는것 아니겠습니까.

놀랍게도 이 키트는 어디에 붙이는지 가이드도 없습니다. 정말 불친절한 키트입니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게 아니라 절망을 주는게 목적이라면 이 프라모델은 충분히 성공했습니다.

L9UiGji.jpg

기수 부분에 공중 급유용 프로브와 IRST, OSF 등 실전기에 추가된 전자장비들을 붙여줍니다.

이게 없던 시절에 나온 키트에 추가로 허겁지겁 나온거라 친절하게 어디에 붙이시오 가이드 같은건 없습니다. 실제 사진 찾아가며 비슷하다 싶은 위치에 붙여야 합니다. 그리고 붙이다보면 아 여기가 아닌데... 해봤자 늦었습니다. 베를루스쿠니 종신 총리를 외치며 어찌어찌 완성 시킵니다.


iglPfMB.jpg
n0CJtSd.jpg

이렇게 1/72 사이즈 이텔레리 Rafale M Operation Exterieures 2011 키트를 만들어봤습니다. 옆에는 이걸 만들다가 화가나서 접고 중간에 만들어본 아카데미 P-51D 입니다.



제작기간 - 대충 12월부터 2월 초까지 중 생각 날때마다 만듬

제작소감 - 만들고 나니까 라팔 디자인은 멋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공산품은 다신 손대고 싶지 않다. 다음에는 착하게 아카데미를 만들어야겠다. 





* 손금불산입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3-11-07 09:17)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 게시글로 선정되셨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록타이트
22/02/04 21:25
수정 아이콘
처음 상자에 회사 로고 보고 '어 저거 우리 아들 자동차랑 같은거 아냐? 만듬새 완전 별로였..."까지 생각하고 내리니 바로 다음사진부터 역시나네요. 그나저나 능력자이십니다!
22/02/04 21:28
수정 아이콘
라팔 잘생겼네요.
머스탱은 더 잘생겼습니다~ 엔진이랑 기관포쪽 그을음 표현 멋지네요o.o
22/02/04 21:30
수정 아이콘
최고의 예술품과 최악의 공산품의 나라 이탈리아군요!
현장에서 다양한 유럽제 기계들을 쓰지만 이탈리아 기계만큼 뜬금없이 멋지면서 말도안되는 발퀄을 자랑하는게 없더라구요.
판을흔들어라
22/02/04 21:48
수정 아이콘
극악의 손재주라 프라모델은 만들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실패한적도 있고.... 금손 부럽습니다. 프라모델 대신 만들어주는 시장은 언제 생기려나요...
ps. 덕산막걸리가 보이길래 시골이 예산이라 오오옷 했는데 충북 진천이군요
유튜브 프리미엄
22/02/04 21:54
수정 아이콘
뜬금 베를루스코니에서 터졌습니다 크크
aDayInTheLife
22/02/04 22:01
수정 아이콘
이탈리아는 예술품과 공산품의 격차가 크네요. 크크
재밌게 잘 봤습니다.
22/02/04 22:19
수정 아이콘
다들 이탈리아 공산품 페라리를 멀리합시다..
22/02/04 22:20
수정 아이콘
어린이들은 이런 거 못만들어요...어렸을 때 조립만 하고 내다버린 프라모델이 여러 갭니다 흑흑
콘칩콘치즈
22/02/04 22:27
수정 아이콘
라팔 디자인 멋지네요.
o o (175.223)
22/02/04 22:51
수정 아이콘
라팔아
팔렸니
많이요
22/02/04 22:56
수정 아이콘
라팔짱
팔렸나
짱나네

라최동무....탄광에서 보고 계십니까?
금손은 추추입니다!
진산월(陳山月)
22/02/04 22:58
수정 아이콘
와 정말 멋지네요!!!
22/02/04 23:24
수정 아이콘
우와 훌륭한 취미와 실력을 갖고계시네요b
한가지 질문이 있는데 랜딩기어와 미사일 하얀색은 어떻게 칠하시나요? 예전에 타미야 스프레이로 뿌려봤는데 골고루 도포되는게 아니라 튀어나온 부분은 잘 안묻고 오목한 부분엔 뭉쳐서요.. 유독 흰색이 그런거 같더라고요
한국화약주식회사
22/02/04 23:44
수정 아이콘
흰색이 제일 어렵습니다. 저는 에어브러시로 흰 서페이서 뿌립니다만... 솔직히 이게 잘 된건지 안된건지는 뿌리고 마르고 확인해보고 다시 해보고..방법 밖에 없습니다.
22/02/05 00:01
수정 아이콘
넵 감사합니다^^
한국화약주식회사
22/02/05 00:09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흰색 도료는 에어브러시 말고는 균일하게 뿌리기가 너무 어려워서.. 스프레이 사용하시는거면 스프레이 한통 다 쓴다 생각하고 직접 뿌리기보단 뿌리면서 지나가는 방법으로 하더군요. 그걸 여러번 반복을...
22/02/05 20:29
수정 아이콘
나중에 애들 대학가면 에어브러쉬 하나 들여놔야겠네요. 전부터 모델러의 필수도구라는건 알았지만 가볍게 즐기고 싶어서 안샀거든요. 감사합니다~
lemonair
22/02/04 23:30
수정 아이콘
어우 금손이시네요. 구경 잘 했습니다. 완성품 너무 멋지네요 >_<!!
영양만점치킨
22/02/05 03:52
수정 아이콘
이탈리아가 공업강국으로 아는데 저정도면 불량인거 아닙니까 크크 93년 금형을 예토전생 시켜서 쓰는것도 신기하네요 잘 봤습니다.
한국화약주식회사
22/02/05 06:14
수정 아이콘
사실 프라모델은 70년대 금형들도 현역인 제품들이 있습니다. 워낙 분야가 마이너하다보니 금형 하나 파면 그걸로 20년은 우리거든요. 그래야 금형값을 건진다고들...
22/02/05 14:30
수정 아이콘
글솜씨가 너무 좋으셔서 내내 키득키득 웃으면서 봤네요 크크크크
동굴곰
22/02/05 16:43
수정 아이콘
수고하셨습니다~
감상 : 반다이는 신이야.
야크모
22/02/06 10:15
수정 아이콘
손재주와 글재주를 다 가지고 계시네요
부럽습니다!
호머심슨
22/02/06 11:24
수정 아이콘
라팔아
팔렸니
아니오
로드바이크
22/02/07 14:34
수정 아이콘
와 이정도 하려면 어느정도 구력이 필요한건가요?
한국화약주식회사
22/02/07 14:37
수정 아이콘
퇴원하고 나서 짬짜미 했으니까 이제 1년정도 되었네요.. 그 전 만든건 이사하면서 집에 두고 왔고.. 서울 올라와서는 이제 2개 만들었습니다 ㅠ
공기청정기
22/02/07 17:26
수정 아이콘
이탈레리 되게 오랜만에 보네요.

마지막으로 만든게 유로파이터였던가...

요새는 그냥 속편하게 건프라나 만지작거리고 있네요. 크크크...
Zakk WyldE
23/11/08 21:42
수정 아이콘
아주 오래전에(30년 전쯤??) 아카데미에서는 나오지 않는 2차 세계대전 무기 같은건 이태렐리에서 좀 나와서 몇 번 사봤는데
그 뒤로는 누가 줘도 안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하세가와가 그때는 짱이었는데 너무 비쌌...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484 코로나19 음압 병동 간호사의 소소한 이야기 [68] 청보랏빛 영혼 s2553 22/04/16 2553
3483 [기타] 잊혀지지 않는 철권 재능러 꼬마에 대한 기억 [27] 암드맨2453 22/04/15 2453
3482 [일상글] 게임을 못해도 괜찮아. 육아가 있으니까. [50] Hammuzzi2124 22/04/14 2124
3481 새벽녘의 어느 편의점 [15] 초모완2094 22/04/13 2094
3480 Hyena는 왜 혜나가 아니고 하이에나일까요? - 영어 y와 반모음 /j/ 이야기 [30] 계층방정2109 22/04/05 2109
3479 [LOL] 이순(耳順) [38] 쎌라비3322 22/04/11 3322
3478 [테크 히스토리] 기괴한 세탁기의 세계.. [56] Fig.12608 22/04/11 2608
3477 음식 사진과 전하는 최근의 안부 [37] 비싼치킨2107 22/04/07 2107
3476 꿈을 꾸었다. [21] 마이바흐1785 22/04/02 1785
3475 왜 미국에서 '류'는 '라이유', '리우', '루'가 될까요? - 음소배열론과 j [26] 계층방정2415 22/04/01 2415
3474 망글로 써 보는 게임회사 경험담(1) [34] 공염불2864 22/03/29 2864
3473 소소한 학부시절 미팅 이야기 [45] 피우피우2348 22/03/30 2348
3472 [테크 히스토리] 결국 애플이 다 이기는 이어폰의 역사 [42] Fig.12023 22/03/29 2023
3471 만두 [10] 녹용젤리1387 22/03/29 1387
3470 당신이 불러주는 나의 이름 [35] 사랑해 Ji1359 22/03/28 1359
3469 코로나시대 배달도시락 창업 알아보셨나요? [64] 소시3140 22/03/22 3140
3468 톰켓을 만들어 봅시다. [25] 한국화약주식회사2069 22/03/19 2069
3467 밀알못이 파악한 ' 전차 무용론 ' 의 무용함 . [62] 아스라이2845 22/03/17 2845
3466 그 봉투 속에 든 만원은 쓰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19] 숨결1991 22/03/17 1991
3465 철권 하는 남규리를 보자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38] 초모완2881 22/03/16 2881
3464 우리네 아버지를 닮은 복서... [12] 우주전쟁2130 22/03/15 2130
3463 콘텐츠의 홍수를 살아가고 있는 요즘 아이들의 생활 [52] 설탕가루인형형3070 22/03/14 3070
3462 서울-부산 7일 도보 이슈 관련 간단 체험 [141] 지나가는사람1771 22/03/14 177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