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4/12/13 05:49:30
Name 한윤형
Subject 밸런스 논쟁에 대한 다른 방식의 접근
1.
스타크래프트 밸런스 논쟁을 하려면, 그에 앞서 우리가 일단 스타크래프트를 '어떤 게임'으로 이해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스타크래프트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어떠한 '상(想)'이 밸런스 논쟁의 준거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은 스타크래프트를 은연 중에 1대1 대전 스포츠와 비슷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 합니다. 굳이 e-sports가 아닌 것 중에서 꼽자면 복싱이나 이종격투기 같은 것처럼요.  


그러나 이러한 이해는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현상을 어느 정도 드러냄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한계를 지닙니다. 스타크래프트에는 '맵'이라는 것이 있고, '종족상성'이라는 것이 있고, '전략'이라는 것이 있지요. 무하마드 알리가 조지 포먼을 킨샤샤에서 무너뜨릴 때는 습도 높은 날씨와 관중의 응원도 한몫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이것은 예외적인 경우죠. 복싱선수인 그에게 경기장(맵)이나 아웃복싱이라는 스타일(종족상성?) 그리고 포먼을 무너뜨릴 때의 얼굴을 가리고 배를 내주다가 마지막에 몰아치는 전략까지도, '일반적인' 복싱경기에서 승패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안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투기종목의 선수들은 잘 나갈 때는 평소 하던 데로 하면서도, 어떤 스타일의 누구에게도 거의 지지 않는다는 점이 스타크래프트와 많이 다르죠. 이는 스타크래프트가 격투기와는 사뭇 다른 면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복싱에는 스피드, 체격, 파워 등 나름대로 수치화시킬 수 있는 기준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단 한편의 경기를 예상할 때라도 말이죠. 스타크래프트 역시 APM 속도, 컨트롤, 운영, 물량 등의 잣대로 선수를 평가할 수 있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고, 사실 그런 식의 평가기준이 없다면 애초에 스타는 '스포츠'가 될 수도 없겠지만, 그렇더라도 스타크래프트는 복싱의 경우와 상황이 다릅니다. 말하자면 스타에서는 그런 식의 평가에서 비등비등한 수준으로 보이는 선수일지라도 전략의 가위바위보에서 패하게 되면 경기에서 허무하게 질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스타크래프트에서는 매 경기마다 고도의 심리전이 중요해집니다.


일주일 전에 있었던 프리미어리그 준플레이오프의 테란 이윤열 선수 대 프로토스 박정석 선수의 1경기를 생각해 봅시다. 2경기의 경우 이윤열 선수의 타이밍이 너무 기가 막혔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지만, 1경기의 경우는 박정석 선수의 컨트롤도 비인간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드라군 두기가 원탱크 투벌쳐 드랍을 거의 피해없이 막아냈습니다.) 이윤열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밀리고 말았습니다. 패스트 닥템 체제가 원팩 원스타 체제에 약하기 때문이지요. 이는 에버배 듀얼토너먼트 변길섭 vs 전태규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본다면, 흔히 기성세대들이 스타크래프트를 이해하기 위해 들이대는 잣대인 "청소년들의 바둑"이라는 레토릭도 그리 엄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바둑 역시 격투기와 같이 선수의 기량이 승패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다른 요소들의 개입은 지극히 한정되어 있는 종목이기 때문이지요.


2.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건대 저는 스타크래프트와 비교할 만한 스포츠가 야구라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야구라는 게임 전체보다는 '투수와 타자의 대결'이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이 직면하는 상황에 비유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전략의 가위바위보'와 가장 비슷한 양상을 드러내는 것이 투수와 타자 사이의 심리전인 것 같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야구에서도 타자와 투수의 능력에 대해 수치화를 할 수 있지만, 그리고 장기적으로 본다면 그러한 수치화와 성적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하겠습니다만, 적어도 이번 한번의 대결에서는 투수가 어떤 구질을 던질 것이며 타자가 어떤 구질을 예상할 것인가가 매우 큰 변수로 작용합니다. 타율이 4할에 이르는 강타자라도 불펜 투수에게 삼진아웃 당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야구는 투수의 경우 선수의 '성격'마저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말하자면 베짱 좋은 투수는 구질이 뛰어나지 않아도 타자를 곤란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 (물론 이 역시 장기적으로 본다면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테지요.)


종족상성이라는 것도 다른 스포츠보다는 야구에서 비교적 설명하기가 쉽습니다. 가령 왼손타자는 오른손 투수에게 강하고 왼손 투수에게 약하다는 것처럼, 선수들의 '객관적인' 기량과는 상관없이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기질적인 면이 존재하니까요. '맵'의 경우는 비록 야구에서는 훨씬 영향이 적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지만, 조금 무리하게 얘기하면 홈런타자가 구장의 크기에 영향을 받는 것에도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가장 문제가 될 것은 스타에는 '투수'와 '타자'의 구별이 없다는 것인데, 이는 제가 야구를 끌어들인 것이 스타의 어떤 측면을 명료하게 이해하기 위한 비유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까지 큰 문제라고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프로게이머는 전략을 건다는 입장에서는 투수라고 볼 수 있고, 전략에 대응한다는 입장에서는 타자라고 볼 수 있겠지요.


이렇게까지 스타크래프트가 야구와 가지는 유사성을 부각시킨 이유는, 종족밸런스 논쟁을 하기 전에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인지하고 있는 더욱 근본적인 문제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스타크래프트가 '전략'과 '종족상성'에 강하게 영향받는 게임이라면, 그런 점에서 투수와 타자의 대결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면,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운용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식은 야구가 그렇듯이 개인전이 아니라 단체전이라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단체전을 중심으로 운용되게 된다면, 지금의 밸런스 논쟁은 상당부분 퇴색될 것입니다.


온게임넷 프로리그처럼 특정한 맵이 정해져 있고 엔트리를 팀에서 짜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종족상성'이란 것이 큰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종족상성'을 고려해서 엔트리를 짜는 것이 팀의 권한일 테니까요. 말하자면 양키즈가 왼손타자 대비용으로 왼손투수 구대성을 데려가듯이, 팀에서도 가령 프로토스 유저들은 주로 상대팀 테란이나 프로토스를 상대하게끔 활용하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박정석 선수의 프로리그 개인전 15연승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지요. 물론 박정석 선수의 포스는 개인전에서도 나름대로 극강입니다만, 프로리그에서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요환 선수 역시 그런 시스템이었다면 프로토스에게 밀려 '먹튀' 소리를 들을 필요는 없었겠지요. (사실 임요환 선수가 이전에 워낙 잘해서 그렇지 '먹튀' 소리를 들을 정도로 못한 적도 없습니다만) 그의 대저그전 능력은 예나 지금이나 극강이고 팀에서는 충분히 활용이 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도 온게임넷 프로리그와 엠비시 팀리그 등 단체전이 있지만 개인전인 스타리그 쪽이 훨씬 인기가 많고 중심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단체전이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주력이 될 경우 다음과 같은 이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제가 글을 쓰게 된 동기겠지요.) 종족밸런스와 맵밸런스가 게이머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부분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개인전에서는 언제나 밸런스 논란이 끊이지 않고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이지요.)


두 번째는 비슷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충분히 훌륭한 게이머들에게 지금보다 합당한 평가가 내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스타리그 우승이라는 것은 적당히 대진운도 따라줘야 합니다만, 지금의 시스템에서는 한번이라도 우승을 차지한 사람이 팬들의 인기와 스폰서의 시선을 거머쥘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꾸준히 연습하여 게임계에서 살아남는 것 같습니다. 이는 몇몇 능력있는 게이머들에겐 가혹한 일일 수가 있습니다.


가령 저그 박경락 선수를 생각해 봅시다. 세 번 연속 온게임넷 스타리그 4강에 진출했던 그가 현재 이토록 부진한 이유를 전적으로 개인적인 이유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만약 그가 그 '전성기' 때에 한번이라도 그대로 주욱 치고 올라가 '우승'을 차지했다면, 그후 그의 행보는 지금같지 않았을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 팬의 인기를 얻고 스폰서들의 눈에 들 수 있었다면, 연습환경이나 본인의 의지 자체가 현격히 차이가 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박정석 선수의 팬이라서 자꾸 그를 언급하게 됩니다만, 만일 박정석 선수가 2002년 sky 때에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면, 그 후의 슬럼프를 딛고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듭니다. 조금 더 약한 예로는 프로토스 이재훈 선수를 들 수 있겠습니다. 저그 상대로 약점이 있고 테란 상대로 강한 그도 단체전이 중심이 된다면 충분히 포스를 발휘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세 번째는 단체전 중심의 재편이 스타크래프트가 발전된 컴퓨터 사양에 맞추기엔 너무 부끄러운 게임이 되어 e-sports가 대안적인 게임을 모색해야 하는 미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해 지탱되는 리그는 '스타'가 군대에 가거나 게임이 바뀔 경우 급격하게 사그러들 수 있지만, 구단끼리의 경쟁체제가 확립된 리그는 그런 것들을 넘어서 존립하기가 좀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입니다.


물론 제가 "단체전이 대안이다."라는 당위성을 설파한다고 한들 프로리그나 팀리그의 인기가 개인전 스타리그보다 더 높아질 리는 없겠습니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 리그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이러한 속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 나간다면 '길'은 열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엠비시 팀리그 방식과 온게임넷 프로리그 방식 중 어느 것이 좋은지, 혼용은 불가능한 지에 대한 고민도 할 수 있겠지요. 개인적으로는 양자 모두 일장일단이 있다고 봅니다. 다시 야구에 비유를 하자면, 프로리그 방식은 불펜투수를 감독이 기용하는 것을 보는 듯한 자잘한 재미가 있고, 팀리그 방식은 괴물 선발투수가 상대타선을 초토화시키는 것을 보는 듯한 (소위 말하는 '올킬' 말이죠.) 굵직굵직한 재미가 있습니다.


3.
한가지 더 하고 싶은 말은 스타크래프트의 특성에 대한 이런 인식이 개인전 전략을 짜는데도 유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의 밸런스 논쟁을 촉발시킨 원인은 프로토스와 저그의 밸런스가 저그 쪽으로 무너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논쟁 자체는 프로토스와 테란 사이의 밸런스에 대해서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프로토스 > 테란 > 저그 > 프로토스" 였던 종족상성이 "프로토스 = 테란 ≥ 저그 >> 프로토스"로 바뀌면서 프로토스 유저들의 불만이, 주로 이전에는 만만하다고 생각되었던 테란에 대해서 폭발한 것이지요. 사실 프로토스 유저들의 성적이 안 나오는 이유는 (저그 상대로는 원래 어려웠고) 대테란전에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니 그러한 폭발과 논쟁도 잘못되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저의 견해는 일단 프로토스와 저그의 밸런스는 맵을 통해서 고려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구요. 엠비시 스타리그엔 김환중이라는 '저그킬러'까지 있다는 걸 생각하면 플저전 밸런스 붕괴는 온게임넷의 잘못된 맵에 영향을 받은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문제는 테플전 밸런스가 되겠는데, 이는 아직은 프로토스 유저들의 노력을 지켜보면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확실히 테란의 유닛들이 컨트롤을 잘 하면 잘 할수록 효율이 극대화되는 면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프로토스의 유닛들이 (다른 종족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결된 것이기에 더 노력한다고 해서 실력이 더 쌓이지 않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가령 옵저버 없이 드라군 드라이브로 마인 심는 벌쳐를 제압해버리는 박정석 선수의 컨트롤은 '경탄스러울' 지경인데, 이를 보고 아무도 "우와, 저렇게 플레이하는 플토를 테란이 어떻게 잡아! 저건 사기야! ㅠ.ㅠ"라고 외치지는 않는 실정이니까요. 드라군을 그보다 더 어떻게 잘 부릴 수 있을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프로토스가 테란에 비해 불리하다는 '확증'은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토스에 대한 역상성을 가장 강하게 보여주면서, 서로 경쟁하듯이 프로토스를 압살하는 이윤열 선수와 최연성 선수를 생각해 봅시다. 최연성 선수는 현재가 전성기이기 때문에 미래에 파해법이 나올지도 알 수 없고, 이윤열 선수의 경우 오늘 프리미어리그 플레이오프 조용호 선수와의 경기에서 그 진가를 보여주었듯, 저그든 플토든 상성 따위는 무시하는 '천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천재'와 동시대를 사는 이의 임무는 천재를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그와의 동시대를 '견뎌내는' 것입니다. 박정석 선수는 우선 이윤열 선수와의 상대전적을 4할-5할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만일 테란들이 최연성이나 이윤열의 전술(?)을 따라해서 프로토스를 수월하게 잡을 수 있는 타이밍이 온다면 그때는 프로토스의 불리함을 논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시기가 조금 이르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테란의 벌쳐 컨트롤과 골리앗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프로토스는 반드시 캐리어를 가게 되었고, 캐리어를 간 후에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은 인정해야 겠지만요. (프리미어 리그 김정민 vs 강민 경기가 이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테란들은 패스트 캐리어, 하나도 안 무섭습니다.)  


오히려 프로토스 유저들이 경기를 좀더 긴 호흡으로 바라보는 안목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앞서 말한 스타크래프트의 전략적 특성이 나오는 것인데요. 한동안 레퀴엠이 머큐리에 버금갈 만큼 저그 상대로 한 프로토스에게 암울하다는 말이 나왔는데, 하드코어 질럿러시가 몇 번 먹히자 다른 전략들(더블넷, 원게이트 테크트리 등)까지 더 잘 먹히게 되면서 밸런스가 5대 5를 향해 수렴되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투수가 야구에게 공을 던질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경기에서의 전술은 개별적으로 독립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다음에 올 경기들을 위한 '자료'가 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다른 프로토스 유저들은 이런 것까지 고려하기에는 먼저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만, 현재 홀로 분투하면서도 2%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박정석 선수의 경우엔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정석 선수는 이제 물량에 전략, 운영까지 겸비한 선수로 주로 온게임넷 김도형 해설위원 등에게 '극찬'을 받고 있는데, 지금껏 그의 전략이 잘 먹힌 것은 이전에 그가 '물량 프로토스'로 쌓은 승수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박정석 선수의 경우 현재 성적은 좋지만 그에 상응하는 '베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윤열, 그리고 최연성 선수와 가졌던 중요한 경기에서 무너진 것은 바로 그러한 심리적인 요인이 큽니다.


에버배 스타리그 준결승에서 테란 최연성 선수 상대로 보여주었던 머큐리 물량전은 '고육지책'에 가까웠습니다. 비유하자면 강속구 투수가 괴물타자를 상대로 마운드에 올라왔을 때, 첫 투구를 자신의 장기인 빠른 직구로 찔러넣어 스트라이크를 잡아내지 못하면, 도저히 이 타자는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박정석 선수의 판단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져 천하의 최연성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의 물량전 명기를 만들었지만, 문제는 그후 한번 더 직구를 던질 엄두를 내지 못했다는 겁니다. 3경기 비프로스트와 5경기 머큐리의 패배요인은 다른 무엇보다 "다시 한번 물량전을 하기는 싫다."는 박정석 선수의 심리였습니다. 한번 더 직구를 던질 각오가 있었다면 그날 박정석 선수는 최연성 선수를 삼진아웃시킬 수 있었을 겁니다.


이윤열 선수와의 경기는 자세한 전략 이전에 '천재'의 앞을 막아선 '수재'의 안타까운 분투를 보는 듯한 경기였습니다. 여기서도 문제는 그가 도망가는 피칭을 했다는 것이지요. 3대 0이라는 스코어보다 더 문제인 것은 박정석이 다음에 이윤열을 만났을 때도 이윤열은 '박정석의 물량전'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박정석 선수는 '물량전을 잘하면서 전략과 운영이 겸비된 프로토스'입니다. 말하자면 '간혹 변화구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인 것입니다. 그의 변화구가 먹히려면 필수적으로 일정한 비율의 직구를 던져줘야 합니다. 설사 얻어맞는다 하더라도 필수인 것이지요. 질레트배 스타리그 준결승에서 박성준 선수가 최연성 선수를 잡아낸 모습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계속 같은 비유로 나가서 죄송하지만, 그 경기는 네 번 연속 직구를 던지던 박성준 투수가 마지막에 변화구를 던지자 최연성이 그대로 헛스윙을 해버린 경기였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특성을 감안할 때 그런 식의 한번의 게임을 넘어서는 '운용'이 적극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처음 쓰는 글입니다. 그런데 곧 군대갑니다. ㅠ.ㅠ 입대하기 전에 write 버튼이 생겨서 다행입니다. ;;

p.p.s 남들 다 할 때 스타크래프트를 안 하고 늦바람이 났습니다. 그래서 게임실력은 허접하고 (같이 연습할 실력의 친구가 없더군요. -.-;;) 스타리그를 본 경력도 1년 남짓합니다. 다소 부정확한 부분이 있어도 양해구합니다.

* 항즐이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12-14 05:13)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폴론
04/12/13 06:20
수정 아이콘
너무도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자기전에 기븐 좋게 잘것 같군요

추천해도 되겠죠?
한윤형
04/12/13 06:33
수정 아이콘
아폴론/

감사합니다. 새벽에 올린 글이 이렇게 많이 읽힌 것만 해도 감사한데,
추천해주시는 분도 있다니 저 역시 기분좋게 잘 것 같네요. ^^;;;
항즐이
04/12/13 06:38
수정 아이콘
곧 군대가신다는 사실이 아쉬워지는 글이군요. ^^
박창주
04/12/13 07:43
수정 아이콘
전적이 모든것을 말해주죠
MoreThanAir
04/12/13 08:22
수정 아이콘
오랫만에 좋은 분석글 읽습니다... 이 정도면 추게행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낭만토스
04/12/13 08:32
수정 아이콘
캬~ 아침시간에 졸린눈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열심히 읽었는데 시간이 아깝지 않은 글이네요 ^^
04/12/13 09:07
수정 아이콘
마우스로 드래그까지 해가며 열심히 읽은 보람이 있네요.
chobo salsal
04/12/13 09:24
수정 아이콘
좋은데요..꽤 긴글 같았는데..눈에 쏙쏙 들어오는군요 ^^
이뿌니사과
04/12/13 09:36
수정 아이콘
너무 정성들여서 잘 쓰셨네요 +_+ 군대가신다니 ㅠ.ㅠ OTL
추게 추천 고~
정현준
04/12/13 10:49
수정 아이콘
이야~~ 멋진 글입니다!
Raesoo80
04/12/13 10:53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요. ^^ 재미있게 읽었습니다.추게로?
04/12/13 11:01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은 추게로 가줘야하죠. 오래간만에 읽고나서 바로 다시 한 번 읽을 정도의 분석의 깊이가 있는 글을 읽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저 역시 글쓴 분의 의견에 크게 동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1. 프로리그나 팀리그에서는 맵의 선정이나 종족상성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상대방의 종족과 내가 내놓을 카드의 내용을 예상하고 서로 맞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 3전 2선승제 이상의 3번기, 5번기의 경우 여러가지 형태의 경기를 섞어줘야 한다는 분석,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데 어제의 경기만 하더라도 조용호 선수가 초반을 버텨내가면서 퀸과 히럴을 사용할 것이란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와 반대로 이윤열 선수가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지는 예상하기 힘들었구요. 게다가 그렇게 초반 전략들로 선보일 것이라곤....이후 경기의 라인업까지 수월하게 가져갈 수 있는 포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승하는 선수는 그런 식으로 "한 시즌" 이상을 운용해야 하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스타일의 최고는 역시 임요환 선수와 이윤열 선수, 홍진호 선수를 들 수 있을 것 같군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고뇌하는 리버
04/12/13 11:06
수정 아이콘
정성스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상당히 긴 글임에도 한숨에 읽게 되네요.

하지만 단체전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지금의 프로리그처럼 1:1 경기의 승수로 단체전 승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별로 없고 씨름의 단체전이나, 바둑에서 국가대항전이나 실업리그에서 하고 있지만 개인전보다 인기가 없고 그냥 색다른 재미를 주는 정도에 그치죠.
단체전이라고 하지만 제안하신 방식은 야구나 축구처럼 협업을 하는 단체전이 아닌 개인전 승수의 합을 계산하는 방식이어서 이런 방식의 단체전 중에 관심이 모인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단체전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맵과 종족 상성이라는 원초적 딜레마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에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다림의끝은
04/12/13 11:12
수정 아이콘
추게로 고고고
04/12/13 11:59
수정 아이콘
글쎄요, 전 단체전 때문에 벨런스 시비가 극대화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토스가 나올가 같다? 그러면 저그로 맞선다.'
'저그가 나올거 같다? 그렇다면 테란으로 맞선다.'
라는 공식은 가능하지만
'테란이 나온다? 그렇다면 테란을 내보네야지!'
라는 공식이 현재의 프로리그/팀리그 상황입니다.

서지훈/최연성 선수/나도현에서 팀리그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이는 까닭은, '저그는 테란에게, 토스는 저그에게 연승이 끊길 우려가 있지만, 테란은 충분히 강하다면 어떤 상대간 이길수 있기에'그러한 겁니다.
리부미
04/12/13 12:15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요.... 잘읽었습니다!!
테란유저
04/12/13 12:43
수정 아이콘
밸런스이야기는 제가 민감해 합니다.
긴 호흡이라 그런것은 제가 인정할수 없습니다.
테란의 임요환선수가 엄청난포스를 보여줄때
임요환선수처럼 대단한 선수가 나올꺼라 누가 예상했을까요?
하지만 테란은 이윤열선수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테란의 이윤열선수처런 대단한 선수가 나올꺼라 생각한 유저는 또 별로 없었을겁니다.
하지만 또 테란의 최연성선수가 나왔죠.
그리고 이들은 현재 스타의 최고의 선수들이라고 불리웁니다.
임요환선수 이윤열선수는 최고연봉을 달리고 있죠.
최연성선수는 최고연봉을 받아야하는 존재로 느껴지고요.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정답은 테란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미래에 최연성선수보다 대단한 선수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T vs P 승률 60%넘는 게이머
테란유저 3명 이윤열선수, 서지훈선수, 최연성선수
플토유저 3명 김성제선수, 박용욱선수, 강 민선수
T vs P는 T = P이군요.
1.07이전에 테란이 불리하다고 말한이전부터 기록이니
테란이 T = P까지 잡았다는건 1.08이후는 아마 T>P이겠군요.

T vs Z 승률60%넘는 게이머
테란유저 6명 임요환선수, 이윤열선수, 변길섭선수, 서지훈선수, 최연성선수, 이병민선수
저그유저 1명 홍진호선수 1.07시절 저그시대가 있었는데도 T vs Z가 승률싸움에서 이정도 벌어졌다는것은 T vs Z는 T>>Z로 보는것도 맞을듯 하는군요.

P vs Z 저그는 승률70%넘는 게이머
저그유저 4명 조용호선수, 박경락선수, 변성철선수, 김완철선수 현재는 2명으로 봐도 되죠.
플토유저 0명 승률 60%되는 유저도 한명도 없죠.
P vs Z는 할 말도 없게 만드는군요.
Z>>>>>>넘을수 없는 4차원의 벽>>>>>P가 되어버리는군요.

여기있는 전적으로만 봐도
T>Z>>>4차원>>>P=<T정도가 될듯 하군요.
그리고 1.07시절 테란이 어려웠던게 맞는지도 의문스럽군요.

상성은 T vs P에서 망쳤다고 생각합니다.
균등한 밸런스로 하려면 P vs Z차이가 적당하기라도 해야하는데
P vs Z의 밸런스는 너무 무너진 상태에서 T vs P가 적당한 밸런스를 유지되니
프로토스는 죽어나고
테란은 저그한테도 강하고 플토에게도 할만하니 제일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S&F]-Lions71
04/12/13 12:5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Wittgenstein_TheMage
04/12/13 13:19
수정 아이콘
정말 정성이 묻어나는 좋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글이 참 길지만 읽으면서 지루하다는 생각도, 앞뒤가 안맞다는 생각도 안들었습니다. 쓰신 분의 의견에 동의하는 측면도 많구요.
카이레스
04/12/13 13:19
수정 아이콘
와..좋은 분석이네요..선수와 프로게임 관계자들이 꼭 한 번 봤으면 싶을 정도로 훌륭한 분석이었습니다.
그리고 평상시 완성형에는 거의 다달았지만 아직은 약간 부족하다고 느꼈던 박정석 선수의 2%도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couple]-bada
04/12/13 13:21
수정 아이콘
제일 유리할지는 모르나, 수가 가장 많으니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 그저 그런 선수가 되기 쉽습니다. 과거 칠무해.. 라는 별명을 갖던 극강테란 그룹.. 최근엔 그 수준이 좀 더 올라가긴 했지만, 확실히 테란은 최상위와 그 아래 그룹의 실력차가 큽니다. 테란이 메이저에서 우승을 많이 차지하기는 했지만 대부분이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에 의해 이루어진것임을 보면 알 수 있죠.
한윤형
04/12/13 15:17
수정 아이콘
역시 민감한 밸런스 문제이다보니 많은 분들이 반응을 보여주셨네요. 감사드립니다. ^^

일단 저의 글은 어느 한쪽측면을 지적한 것이기 때문에 무리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견의 덧글도 재반박하기보다는, 그것까지 묶어서 제 의견의 지형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다만 테란유저님의 말씀에는 대략 공감을 하면서도 조금 첨언을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말씀하신대로 테란이 '유리한' 종족이라는 데에 공감을 합니다. 그런데 그 유리함은 플토의 암울함이 아니라 테란의 유리함이니, 플토와 저그가 "누가 더 암울한가."를 놓고 말한다면 또 이견들이 있을 수 있겠죠. 플토는 게이머 숫자와 출전자 숫자로 '암울'을 말할 것이고, 저그는 종족특성상 맞춤전략이 힘들어서 우승 횟수가 적었다는 이유로 '암울'을 말할테니까요.

그런데 테란의 경우엔 플토와 저그를 모두 상대할 수 있는 '강력함'을 가지고 있는데요. 저는 오히려 그 '강력함'이 일반적인 테란유저들의 핸디캡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말하자면 다른 종족과 달리 테란은 '저그를 상대하는 테란'과 '플토를 상대하는 테란'이 현저히 다른 종족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대개의 선수들은 한종족에 강하면 다른 종족에는 취약함을 보입니다. 그리고 '테테전'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변수도 있지요. 테란이라고 테란전을 안 하는 건 아니니까요. 테란의 강력함은 테란 자신에게도 적입니다. 아마 그것이 아직까지 스타가 '태란크래프트'가 안되고 있는 이유이겠지요.

그러한 핸디캡을 모두 극복한 것이 이윤열 선수와 최연성 선수인 것이죠. 역설적으로 약점이 많은 종족이므로, '천재'가 나오면 그 모든 것을 다 커버하는 무적이 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지요. 서지훈 선수의 경우는 비록 전적은 두 사람과 비슷하지만 극강저그나 특히 극강플토를 만날 경우 두 사람과 같은 포스를 발휘한다고 보기 어렵군요.

그래서 저는 테란유저님의 의견에도 대개 동의하지만, 테란이라는 종족 자체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다른 종족에서 이윤열 선수와 최연성 선수와 같은 선수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은, 옳은 얘기입니다.
한윤형
04/12/13 15:19
수정 아이콘
에....요약하자면 테란이 유리한 종족이라는 것은 동의를 하는데, 프로토스가 테란에 대해 '불리'하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증거가 조금 부족하고, 프로토스에게도 뭔가 해법이 있지 않을까라는 것이죠. 하지만 요새같은 테플전 양상이 계속해서 반복된다면 저도 테란유저님 의견에 동의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09141525
04/12/13 17:02
수정 아이콘
글쎄요.현제 프로토스입장에서 보자면 설사 프로토스가 테란을 압도 한다고 해도 현제 저그가 플토를 압도하는 만큼이 아니라면 상대적으로 굳이 벨런스를 따지자면 불합리하다고 느낄것입니다. 하물며 압도는 커녕 테란을 상대로도 종족상성이 무너진것이 아닌가라는 말자체가 나온것만으로도 말다했다고 보는것이죠. 개인적으로 플토의 암울이라면 단순히 현제의 어려움만이 아니라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라 봅니다. 특히나 선수층이 얇다는 것은 치명적이라 봅니다.특히나 발전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말이죠. 섣부른 판단일지 모르겠으나 흔히들 맵빨이 아니면 우승하기 힘든 종족이라는 말까지 들리더군요. 맵으로 벨런스를 맞춘다라.....현제 온겜을 보면 맵으로 벨런스를 맞추면 된다라는 말이 어찌보면 상당히 무책임한 말이 될수있다라는걸 보여준다 봅니다. 일반적으로 공무원을 괜찮은 직업으로 꼽는 이유중 하나가 안정성에 있다 봅니다. 프로게이머 나이어린 선수들이 많기는 하지만 분명히 직업이죠. 직업의 선택에 있어서 미래가 상대적으로 더 불투명하고 발전가능성이 희박하다 하는것은 치명적이라 봅니다. 물론 프로게이머자체가 직업으로서의 안정성이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은 점도 한몫하리라 봅니다만.
Roman_Plto
04/12/13 17:1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뜬금없이 님 말씀대로 리치는 좀더 영웅스럽고 지도자적인 마음가짐을 가졌음 좋겠습니다..
너무 겸손한건 장수에겐 어울리지만 영웅에겐 어울리지 않습니다..
키튼투
04/12/13 17:34
수정 아이콘
끝내 로그인하게 만드시는 군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글도 글이지만 문단배치의 효율이 극대화 된것 같군요.
군대 잘 갔다오시고 휴가때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비롱투유
04/12/13 18:18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앨빈 템플러
04/12/13 18:35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저도 가끔은 스타리그 보다 프로리그가 더 재밌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종족, 맵탓을 할 수 없고 대단히 균형적인 관정에서 경기를 보게되니 승부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는 점 때문이겠죠. 팀플레이는 말할필요도 없겠구요. 하지만 그렇다고 스타리그가 몰락하는 건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겠습니다. 현재의 종족밸런스는 야구에서의 타고투저, 축구에서의 압박수비로 인한 골가뭄과 같은 상황이라고 봅니다. (한윤형님께서 제가 그동안 생각했었던 것을 명쾌히 언급해 주셨습니다.)
유즈맵을 통해서든 어떻게서든 밸런스를 조절하여 마운드를 높히고, 스트라이크 존을 넓히고, 골대를 높히는 것과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봅니다.
테란유저
04/12/13 18:37
수정 아이콘
◇주간 종족별 승률 순위
▶테란=53.1%(26승23패)
▶저그=54.5%(18승15패)
▶프로토스=29.4%(5승12패)
플토 30%도 안되네 전적은 17게임 심각합니다.
주간이라고 해도 플토의 미래는 어둡기만 합니다.
앨빈 템플러
04/12/13 18:38
수정 아이콘
앗 이런 오타가... 있을 수도 없고, 골대를 넓히는 입니다. ^^; 노파심에서 한마디 더하자면 아마추어는 어떻게 하냐는 생각을 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밸런스 논쟁은 98년 무렵의 스타크래프트 동호회 회원들 간이 아닌 2004년 e-Sports 팬들 간의 논쟁이라고 생각합니다.
FreeComet
04/12/13 18:42
수정 아이콘
정말좋은글이네요.. 잘읽었습니다..
추게로 고고
아케미
04/12/13 18:44
수정 아이콘
그 말 많은 종족균형으로 이렇게 멋진 글을… 제가 초보라 글 내용에 뭐라할 수는 없지만, 정말 잘 읽었습니다. '천재와 동시대를 사는 이의 임무는 천재를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그와의 동시대를 견뎌내는 것입니다'라는 말에 슬쩍 공감하구요. ^^;
글 고맙습니다. 군대 잘 다녀오시길.
04/12/13 21:31
수정 아이콘
뭐, 토스가 저그에 대해서 '압도적으로' 불리하다는 건 이견을 달 여지가 없는거구요..
대 테란전.. 솔직히, S급 테란들 전성기의 플토 잡는 포스는, 어떤 S급 플토의 테란잡는 포스로도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그전을 완전 빼놓고 보더라도 말이죠.
긴 호흡으로 보자고 하셨는데.. 그 긴 호흡으로 본 결과가 요즘의 밸런스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08이래로 계속, 플토는 테란에 있어 유리할 게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아니, 개인적으로는 테란이 플토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이라 생각합니다. 상성상 플토가 테란에게 유리하니 어쩌니 하는 것도, 요즘은 방송에서 플토유저들에게 불만 가지지 말라고 하는 얘기로 생각될 정도더군요. )

요점이 플토가 테란에게 불리하다는 확증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지만, 사실 확증이 없다고 불리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프로토스 유저들은 한없이 테란 상대로도 불리하다고 궁시렁대는데, 확증이 없다고 그걸 부인한다는 것도 뭐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음, 글이 정리가 안되네요.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할게요.
이윤열 선수가 천재이니까, '천재와 동시대를 사는 이의 임무는 천재를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그와의 동시대를 견뎌내는 것입니다'..라는 말이 나오게 되는 게 아닙니다.
이윤열선수가 천재이기 이전에, 테란이기 때문에 천재가 될 수 있는것이지요. 결국은, 천재 이전에 테란이라는 종족이 받쳐주고 있는겁니다.
프메지션
04/12/14 01:29
수정 아이콘
좋은글입니다~
글구 제 생각은 프로토스 유저들도 그렇게 적지는 않다는것이죠....
안기효 선수, 오영종 선수, 손정훈선수, 박지호선수등 프로토스들도 소수들이긴 하지만 계속 늘어나는것 같습니다....
한윤형
04/12/14 08:00
수정 아이콘
종족의 유불리도 인정하고, 이윤열 선수의 천재성도 인정하는 저로서는, 굳이 두가지를 엮어서 표현하자면,

"이윤열 선수가 천재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박정석 선수가 천재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로 정리될 수 있겠죠. 프로토스의 박정석 선수나 저그에서 그에 상응하는 선수들(요새 분위기 좋은 저그가 많아서 한명을 못찍겠네요 ^^;;)이 종족이 테란만큼 유리할 경우 이윤열 선수가 내뿜는 포스를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또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는 것이니까요. '천재'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종족이 테란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종족의 상위랭커들도 모두 이윤열에 맞먹는다고 표현하는 것은 또 다른 편향이 아닐까 합니다.
Milky_way[K]
04/12/14 09:1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군대가신다니 안타깝네요..
04/12/14 10:18
수정 아이콘
저는 이윤열 선수나 박정석 선수나 결국은 천재라고 생각합니다. 이윤열 선수는 선천적 천재인 것 같고, 박정석 선수는 노력형 천재입니다. 서로 맞붙는 경우를 제외한 상대 종족을 상대할 때의 느낌과 포스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박정석 선수의 대 이윤열 전의 전적이 낮으냐. 그것은 지난 번 3:0 승부가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박정석 선수가 선택하는 전략이 일단 몸을 움추리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윤열 선수를 상대할 때도 다른 테란을 상대하듯이 조금더 과감하고 자신있게 한다면 충분히 5:5 승부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04/12/14 10:25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군대 잘 다녀 오시길 바랍니다.
안전제일
04/12/14 10:37
수정 아이콘
제목만 보고...안읽었었습니다.--;;;
죄송하고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04/12/14 10:4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Pgr엔 이렇게 좋은 글이 있어 올 맛이 나는군요. 군대 잘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04/12/14 10:49
수정 아이콘
안전제일님// 저도... ㅠ_ㅠ 운영진분들의 부지런한 추게 이동 작업을 감사하게 여길 따름입니다.
04/12/14 13:11
수정 아이콘
첫글을 추게로 보내시다니.. 대단하시네요 ^^
앞으로 좋은글 많이 보고싶지만 곧 군대가신다니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비류연
04/12/14 14:10
수정 아이콘
멋진 글이네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박경락, 이윤열, 박정석 선수에 대한 생각이 저랑 비슷하신 것 같네요.
박정석 선수에 대한 제 생각을 조금 덧붙이자면 스타크 사상 최고의 컨트롤러 입니다. 제가 토스유저라서 그런진 몰라도 임선수의 드랍쉽, 마메컨트롤이나 이윤열 선수의 벌쳐, 마메컨트롤도 대단하긴 하지만 박정석 선수의 질럿, 드래군컨트롤 만큼의 감동을 주진 못하더군요.

이번에 이윤열 선수한테 3:0으로 지긴 했지만 이건 다음에 붙었을 때 박정석 선수한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한윤형님 말씀대로 원래 직구가 강한 투수가 상대방이 예상을 못했을 때 던지는 직구는 훨씬 무서운 법이니 말이죠.
예슬인누구껄
04/12/14 15:37
수정 아이콘
이야기가 밸런스문제에서 게임리그로 빠져버린듯한기분이듭니다(리플)
예슬인누구껄
04/12/14 15:39
수정 아이콘
하나 묻고싶은것이있습니다

밸런스이야기가 정확히 어느것을 이야기하는것입니까?

유닛간의 밸런스를 말하는건가요?
never end
04/12/14 18:21
수정 아이콘
예슬인누구껄까님// 종족간의 밸런스문제를 얘기하시는 거 같은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제 스타리그 보신지 1년정도밖에 안되셨다는데 이런 글을 쓰시다니...
전 이제 5년 가까이 되가는데도 아직 보는 눈이 부족한가 봅니다...
야구와 비교하신 부분이 참 맘에 와 닿았습니다...
야구장을 맵과 비교하신 부분에 좀 덧붙이자면 야구장이 인조잔디냐 천연잔디냐 아니면 돔구장이냐 일반구장이냐 야간경기냐 주간경기냐에 따라서도 투수와 타자의 대결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죠...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린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데 곧 군대에 가신다니 건강하게 다녀오시라는 말을 써야 할 거 같네요...
04/12/14 19:05
수정 아이콘
예슬인...님//
종족간의 밸런스 아닙니까?
메카닉저그 혼
04/12/15 22:55
수정 아이콘
음, 저는 원래 엠겜 팀리그를 가장 좋아했었습니다.
상대 투수에 맞춰 기록과 왼손, 오른손을 고려해 타자를 기용하는 야구와 같은 매력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야구는 단체전이지만 투수와 타자의 끊임없는 개인전이기도 하지요. 그런점이 스타의 단체전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글쓴이의 비유가 더 빛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단체전이 개인전을 대체할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 바로 '5번기'이죠. 양선수가 다섯번을 연속해서 다른 맵에서 맞서면서 물량과 전략을 주고 받는 묘미... 이것은 선수가 바뀌면 느낄 수가 없습니다.
가장 가까운 예로 홍진호 선수와 차재욱 선수와의 KT리그 플레이오프전, 그것이 홍진호 선수와 차재욱 선수와의 1경기만으로 승부가 끝났다거나, 2경기부터 5경기까지는 다른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했다면 역전승을 해도 똑같은 감동을 느끼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암튼, 그외 밸런스와 박정석 선수, 박성준 선수에 대한 이야기는 100% 동감입니다. 특히 최연성 선수와의 5번기에서 왜 박정석 선수는 지고, 종족상성상 불리함에도 오히려 박성준 선수가 이겼는지에 대한 글쓴이의 분석은 탁월 그 자체인 것 같습니다.
미친잠수함
04/12/16 11:36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은 게시물이니 또는 개인적 의견이니 따위로 치부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님의 말씀이 옳다 그르다를 떠나 한가지 가슴속에 다가오는 것이 있군요.. 바로..
글쓰기의 능력이 좀 부족한 이들의 관점에서, 그런 분들이 어느정도 느끼고는 있지만 그러한 부분을 적당한 비유와 논거를 들어 표현하기에는 조금(사실은 아주 많이) 버거운 주제에 대해 상당히 조리있게 그리고 설득력 있게 열거하셨다는 것일 겁니다..
감히 한윤형님께 "통보"드리고 싶습니다.
군대가시기 전에 꼭 들르셔서 박사학위 받아가십시오..
이건 논문입니다 논문~ 제가 읽었던 여느 두꺼운 논문이나 사설보다 한 page를 꽉 채운 님의 글이 진정한 논문입니다.
학위는 제가 따로 준비는 해 놓겠습니다만 혹 제가 바빠서 준비가 안되면 꼭 따뜻한 밥이라도 한끼 먹여 군에 보내고 싶군요..
건강한 군생활 되기를...

p.s 운영자님께 문의 드립니다.. 도데체가 피지알의 write 버튼은 뭘로 만들었기에 이렇게 한 번 누르기가 힘이 들고 망설여집니까??
원자재가 뭔지요?
쓰고 지우길 다섯번은 한 것 같군요.. 그것도 댓글인데.. 쩝 OTL
'BoxeR-Timing'
04/12/16 15:45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면 지금 플토의 상황이 2001년도 임요환선수가 등장하기 전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제 생각에 밸런스는 선구자 한명으로도 충분히 바꿀수 있다고 봅니다. 임요환선수가 그랬고, 박성준선수도 그랬고...
nbastars_tt
04/12/17 13:31
수정 아이콘
미친잠수함// 로그인 하게 만드시는 군요
정말 멋지신 분 같습니다~
군대가는 한윤형님도 미친잠수함님의 억지(?) 말 땜에 큰 즐거움을 안고 가게 될 것 같습니다.
한윤형님 건강한 군생활 하세요.
그 나마 이번 겨울을 덜 추울 것 같습니다. 다행입니다^^
04/12/17 13:53
수정 아이콘
정말 멋진글... 대단하십니다.. 이 말밖에는 할말이 없네요..
군에 가셔서도.. 이런 필력을 잃지 마시길...
변태아찌[돌팅
05/01/08 02:22
수정 아이콘
너무 늦게 코멘트를 다네요 -_-;

솔직히말해 밸런스는 플레이어가 만들어가는겁니다 뭐 패치해주고뭐 있긴해도 그 어려운상황을 헤쳐나가는것도 결국은 플레이어잖아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48 SLAMTANK(슬램탱크) - 01 - [63] SEIJI28651 05/01/06 28651
347 PGR을 이용하시는 여러분들께 바라는 소망 [32] 손말사랑8532 05/01/06 8532
345 최연성! 솔직히 말해! 너 저그지??? [67] 청보랏빛 영혼36085 04/12/23 36085
344 중계진을 보면 떠오르는 음식들 [71] 공룡20650 04/12/20 20650
343 IOPS 04~05 스타리그 공식맵 설명 및 분석 [71] 변종석20062 04/12/13 20062
342 밸런스 논쟁에 대한 다른 방식의 접근 [53] 한윤형14408 04/12/13 14408
341 서로 이해하기 [61] 공룡13132 04/12/06 13132
340 [연재] 게임의 ‘기질’을 보자 - #6. 한 기질만으론 살 수 없다 (최종회 - 임요환, 서지훈, 김정민, 최연성 선수에 대한 고찰) [17] Daydreamer12770 04/08/15 12770
339 [연재] 게임의 ‘기질’을 보자 - #5. “내손안에 있소이다” (강민, 장재호 선수로 보는 태양 기질) [13] Daydreamer8448 04/08/13 8448
338 [연재] 게임의 ‘기질’을 보자 - #4.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최연성, 서지훈 선수로 보는 태음 기질) [21] Daydreamer8890 04/08/08 8890
337 [연재] 게임의 ‘기질’을 보자 - #3. “이건 알아도 못막을걸.” (박성준, 박용욱, 박세룡 선수로 보는 소음 기질) [15] Daydreamer10016 04/08/05 10016
336 [연재] 게임의 ‘기질’을 보자 #2 - “너의 마음은 이미 읽혔다” (임요환 선수로 보는 소양 기질편) [22] Daydreamer11164 04/08/04 11164
335 [연재] '기질'을 보자 - #1. 들어가면서 + 엄전김의 기질 [10] Daydreamer10825 04/08/03 10825
334 천하무쌍(天下無雙)!! - 이윤열 [60] edelweis_s16088 04/11/25 16088
333 사인과 이야기 두 번째! [33] 공룡9460 04/09/09 9460
332 프로게이머들이 4:4 팀밀리를 한다면...? [74] 토성28334 04/11/20 28334
331 다시 매를 들어주십시오. [31] 석양속으로12358 04/11/20 12358
330 SKY Pro League 2004 3라운드 공식맵 분석 및 설명 [36] 변종석15217 04/11/09 15217
329 어느 프로게이머의 마우스에 대한 이야기 [27] 박진호22472 04/11/01 22472
328 아버지와 나 [33] 박진호11555 04/10/23 11555
327 내가......팀의 주역이 아니어도 좋다..... [스포일러 有] [25] Lunatic Love ㈜Solo19197 04/10/27 19197
326 "최연성 선수 아이디 뜻이 뭔가요" "제 아이디 뜻이요" [56] 박진호31175 04/10/28 31175
325 소년이여 신화가 되라 - 서지훈 [67] edelweis_s18899 04/10/16 1889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