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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7/06 22:28:32
Name 고블린점퍼케이블
Subject [콘솔] 라스트 오브 어스 2 후기 [스포일러 다수 포함]
콘솔 신작 게임이 이렇게나 화제를 끌었던 적은 지금까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게임 커뮤니티가 아닌 커뮤니티에서도 라스트 오브 어스 2(이하 라오어2)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심지어 유머짤방으로도 돌아다닙니다. 라오어2를 시작하기 전에 엔딩을 봤던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에 대한 글이 커뮤니티에 얼마나 있었나... 를 생각해보면 화제성 차이가 정말 어마어마 합니다.

이 게임은  분명 ‘수작’입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결함이 있지요. 치명적 결함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수작이 될 수 있느냐? 작품을 졸작 - 범작 - 수작 - 명작의 4단계로만 구분했을 때 이 게임을 범작이라 분류하기에는 좀 아쉽습니다. 그만큼 잘 만들어진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함만 없었다면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었을 게임입니다.

좋은 점부터 이야기해볼까요?

저는 전작 -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 - 을 플레이하며 캐릭터를 뛰어다니게 하기 보다는 걸어다니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아름답게 그려지고 섬세하게 디자인된 무대에서 캐릭터를 움직이는 것만으로 그 세계에 실제로 들어가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줄이면 ‘몰입감’ 이지요. 그러한 느낌을 얻을 수 있었던 원인은 사실적인 비주얼로 구현된 '무너져버린 인간의 세계, 그리고 인간의 자리를 잠식한 생동하는 자연' , 그리고 이를 뒤에서 받쳐주는 치밀하게 설계된 게임 설계라 생각합니다.

라오어2는 전작의 이러한 장점을 한층 더 발전시켰습니다.

라오어2의 비주얼적과 섬세한 게임 디자인으로부터 나오는 현실감, 몰입감은 단언컨대 '최고' 입니다. 제가 모든 게임을 해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게임 중 최고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제가 했던 게임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라 장담할 수 있습니다.

라오어2를 하면서 인상깊었던 장면이 몇 있습니다.

첫째, 시애틀 셋째날 제시와 엘리가 극장에서 막 나왔을 때.

하늘은 우중충하고 비는 추적추적 내립니다. 한때는 번쩍였을 건물의 유리창은 빛을 잃고 박살나 있고, 주인을 잃은 고장난 차가 여기저기 방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고여있는 물은 너무나도 맑고 투명하고, 각종 식물들은 울창하게 자라서 건물을 푸르르게 뒤덮고 있습니다. 관광객과 차량으로 북실대던 시애틀은 이제는 빗소리와 바람소리를 제외하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앞서 언급하였던 '무너져버린 인간의 세계, 그리고 인간의 자리를 잠식한 생동하는 자연'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몇년 전에 시애틀로 여행갔던 적이 있습니다. 비가 왔던 적은 없었지만, '비가 왔다면 아마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저는 엘리가 되어 빗속을 천천히 걸어가며 시애틀을 흠뻑 느꼈습니다.

두번째, 애비가 야라, 레브와 처음 만나 감염자 무리로부터 도망칠 때.

칠흑같은 어둠을 밀어내려는 작은 주홍색 불빛 하나만 흔들리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감염자떼의 비명소리와 거센 빗소리가 섞여 들려옵니다. 등장인물의 선택지는 도망밖에 없지요. 훌륭한 비주얼과 효과음 덕분에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제대로 느꼈던 부분입니다.

그런데, 리뷰를 쓰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여기에도 플레이를 할 때는 인식하지 못했던 세밀한 설계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에서 주인공이 도망을 가야 진행이 되는 스토리를  플레이어에게 알려주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적에게 데미지가 들어가지 않게 하거나, 또는 적의 수를 무한대로 만들어 플레이어가 도망을 가야한다는 것을 싸우다가 깨닫게 하거나, 또는 주변인물이 ‘도망쳐!’와 같은 대사를 뱉으면서 플레이어의 도망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첫 번째 방법을 사용할 경우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눈앞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전투를 진행하다가, 전투가 뜻대로 안풀리는 것을 보고 뭔가가 이상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는데, 적에게 ‘무한’ 또는 ‘무적’이라는 속성을 부여하면서 현실과 괴리가 발생하게 되고, 따라서 플레이어는 게임 속 상황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느끼기 쉽기 때문이죠.

주변인물이 ‘도망쳐!’ 라는 대사를 치도록 하는 두 번째 방법은 첫 번째 방법보다 좀 더 직접적으로 플레이어에게 지시를 내리는 방식입니다. ‘무한’과 같은 현실과 괴리가 발생할만한 단서를 주지 않기때문에 첫 번째 방법보다는 좀 더 몰입을 도울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 방법 역시 현실감을 깨버릴 여지는 있습니다. 만약 등장인물의 처한 상황이 플레이어가 판단하기에 도망쳐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플레이어는 주변인물의 제안에 동감하지 못하며 그냥 전투로 상황을 타개하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플레이어가 게임에 완전히 몰입해서 공포감을 느끼면서 도망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첫번째로 현재 등장인물이 처한 상황이 플레이어가 생각하기에도 위험한 상황이어야 하며, 두번째로 그 상황을 타개할 선택지가 도망 말고는 없어야 합니다.

라오어2는 이 조건을 만족시키면서 플레이어의 엄청난 몰입감을 이끌어내버립니다.

본격적인 도망이 시작되기 전에 애비는 망치 또는 벽돌만 가지고 감염자 무리와 소규모 전투를 치르게 됩니다. 평소보다 약한 전투력이기에 힘겹게 적을 처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종료가 되지 않고 멀리서 감염자의 소리가 점점 다가옵니다. 이쯤 되면 플레이어는 ‘절대 이길 수가 없겠다’라는 생각을 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야라와 레브가 ‘도망쳐!’ 라고 도화선에 불을 붙여버리죠. 감염자들이 몇명인지, 무한대로 나오는지는 확인해볼 겨를도 없이 도망만 치게 되는 것이죠.

세번째, 애비와 야라가 섬에서 레브를 찾을 때, 오두막의 처마에서 흘러내리는 빗물 줄기가 거친 바람의 방향에 흩날려 꺾어져 흘러내리는 장면.

아주 작은 디테일이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 장면입니다. 그냥 비가 내리는 것이 아니라, 비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애비와 야라가 처한 위험하고 비장한 느낌을 플레이어에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인상깊은 장면들의 공통점은 ‘비’가 내리고 있다는 것 입니다. 사실 게임의 몇몇 부분을 제외하면 비는 항상 내리고 있습니다. 비는 라오어2의 메인 테마인 ‘복수’에 맞는 무겁고 암울한 분위기를 뽑아내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너티독은 게임 내내 내리는 비에 생명력과 개연성을 부여해주기 위해서 게임의 무대까지 비의 도시인 ‘시애틀’로 정합니다. 만약 WLF의 본거지가 비내리고 우중충한 시애틀이 아니라 맨날 따사로운 햇살만 내리쬐는 평평한  캘리포니아였다면 복수극의 느낌이 살지 않았겠지요. 정말 치밀하다고 할 수 밖에 없는 게임 설정입니다.

이처럼 라오어2의 게임의 비주얼과 연출, 날씨 그리고 도시의 선택에 이르기 까지 게임의 모든 것은 ‘복수’ 라는 테마를 강조하며 힘을 실어 주도록 완벽하게 설계되었습니다. 플레이어는 자기도 모르게 게임에 크게 몰입하여 이야기에 귀를 쫑긋 기울이게 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렇게 훌륭한 비주얼/배경이 힘을 실어주고 있는 라오어2의 이야기는 아주 큰 결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 결함은 단순한 결함도 아니고 플레이어에게 짜증과 분노를 불러 일으키는 결함입니다.

서사적인 결함부터 보겠습니다.

이 게임의 주인공은 엘리입니다. 게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패키지 표지만 봐도 알 수 있지요. 엘리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게이머는 스토리가 엘리 중심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믿습니다. 그런데, 하지만 라오어2는 게이머들이 주었던 믿음을 부수는 모험수를 두는데, 바로 이야기의 중간에서 주인공을 교체해버리는 선택입니다.

복수 이야기를 발단 - 전개- 절정 - 결말의 4단계 틀에 맞추어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발단 :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주인공과 소중한 사람
전개 : 소중한 사람이 원수에게 살해당하고, 주인공은 복수를 하기 위한 여정을 떠남
절정 : 원수와 대면
결말 : 복수 성공

엘리에게 소중한 조엘이 애비한테 죽었고, 엘리는 이를 복수 하기 위해 시애틀로 떠나서 사흘동안 원수를 찾아 헤맵니다. 여기까지는 무난합니다. 그런데, 이야기의 흐름이 절정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화면이 끊기면서 애비가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나오게 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짧은 회상장면이라 생각해서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중요한 장면 이전에 짧게 회상장면을 넣는 것은 널리 사용되는 이야기 전개 수법이고, 또 절정에 다다랐을 때 한 템포 끊고 가는 방식 - ‘우승자는 광고 후에 공개됩니다!’ - 은 뒤에 올 결말을 더욱 기다려지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오히려, 회상 자체만 떼어 놓고 보면 좋았습니다. 애비가 조엘을 왜 그렇게 분노에 가득차서 죽였는지 추측만 했는데, 자세한 이야기나 나오면서 스토리에 개연성이 생겼으니까요. 애비의 이야기는 안타깝고, 어느 정도 공감은 할 수 있지만, 엘리 입장에서는 복수를 해야 겠지요. 이제 회상장면이 끝나고 엘리가 다시 나와서 정의구현을 할 차례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화면에 뜨는 ‘시애틀 첫째날’. 그리고 애비가 두둥등장.

아… 짜증나고 답답해서 게임 할 맛이 뚝 떨어지더군요.

저를 포함한 많은 게이머들이 짜증이 나고 답답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석해보면 크게 두 가지 때문입니다.

첫번째로, 감정이입이 방해받기 때문입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의 시작부터 절정부분에 이르기 까지 엘리에게 감정이입을 하도록 안내받습니다. 카메라는 엘리만을 비추면서 엘리의 일거수 일투족을 뛰쫒고, 세밀하게 디자인된 비주얼과 게임 설계의 힘으로 플레이어는 효과적으로 엘리와 감정선 싱크로를 맞추게 됩니다. 비내리는 시애틀을 뒤지며 감염자떼도 잡고, 스카라는 이상한 미치광이들도 겨우겨우 물리치면서 죽을 뻔한 고비를 숱하게 넘겨서 마침내 잡아 죽일 놈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짜잔! 너티독은 플레이어에게서 엘리를 빼앗아 버리고 그 죽여야 할 놈을 주면서 거기에 감정이입하라네요.

엘리를 빼앗겨 너무나 가슴아팠지만, 어쩔 수 없이 계속 플레이를 했습니다. 빨리 애비파트를 넘겨 엘리의 복수가 어떻게 될지 보고 싶으니까요. 그런데 애비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애비도 참 사정이 딱합니다. 엘리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감염자를 말 그대로 ‘때려잡는’ 맛도 있고, 시애틀의 고층빌딩을 오르락내리락 한다던지 불타는 섬에서 탈출한다던지 인상깊었던 장면도 많고, 그러다보니 다른 캐릭터의 눈으로 같은 시간대를 진행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기도 하면서 어느새 애비한테 몰입하게 되더군요. 라오어2의 비주얼과 게임설계는 플레이어를 게임에 몰입시키는데 일가견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애비 파트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한번 플레이어들의 마음을 찢어버리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애비를 조종하여 악당 엘리를 공격하는 것입니다. 엘리는 이 게임의 트루 주인공인데, 왜 주인공을 공격해야 하는 건지.. 내가 이꼴 보려고 엘리 데리고 시애틀까지 왔나.. 자괴감마저 듭니다.

감정이입이 방해받는 것과 더불어, ‘캐릭터의 성장’이 끊긴다는 측면에서도 짜증과 답답함의 원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게임 캐릭터는 성장을 합니다. 초반에는 약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작고 약한 적을 사냥합니다. 사냥에서 얻은 전리품(아이템, 경험치)으로 캐릭터는 점점 강해져서 점점 더 큰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되는데, 이러한 성장과정에서 오는 재미는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여러 재미 중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적인 재미입니다. 무엇보다, 캐릭터를 키우는 재미는 플레이어가 캐릭터에 애착을 형성하게 되고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플레이어가 나의 자원(시간)을 캐릭터에게 투자한 보상이 캐릭터의 강해진 힘 또는 화려한 외관이기 때문입니다.

라오어2는 나의 소중한 시간을 쏟아 넣어 키운 만렙 엘리라는 캐릭터로 엔딩을 보기 직전에 애비라는 레벨 1 캐릭터를 플레이어에게 강제로 쥐어주며, 플레이어가 여태까지 쏟아넣었던 시간을 모조리 부정해버리는 그야말로 ‘폭력’을 행사합니다.

애비의 이야기를 꼭 넣었어야 했을까요? 게임 볼륨이 문제였다면 엘리가 시애틀 도착하기 전에 폐허가 된 라스베가스도 탐험하고 이랬으면 어땠을까요? 또는, 엘리가 복수를 시원하게 마무리한 후에 끝맺는 이야기로 애비의 이야기를 짧게 넣었으면 어땠을까요?

너티독의 모험수는 단순히 서사를 바꾸는 것만 있지 않았습니다. 스토리에서도 모험수를 던집니다.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되었던 간에, 엘리와 애비는 결국 서로를 목전에 두게 되었습니다. 각자의 사랑하는 사람이 상대에게 목숨을 잃었고, 따라서 엘리와 애비의 목적은 서로를 죽이는 것입니다. 그것이 복수니까 (끄덕). 그런데, 극장의 대결에서 애비는 엘리를 죽이지 않습니다. 엘리 또한 애비를 죽이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토미를 찾기 위해 떠난 시애틀 세번째 일정 중간에 애비를 잡아 죽이기 위해 제시랑 갈라서기까지 했던 엘리가…. 이상한 서사로 인해 제 감정이입 흐름이 망가졌기 때문인걸까요, 아니면 너티독이 예상이 어려운 스토리를 만들고 싶어해서 일부러 납득이 안되는 스토리를 집어넣은 것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앨리와 애비 둘다 어머니가 마사였던 것일까요?

이해가 안되지만 넘어가겠습니다. 세월이 대충 지난 시점의 평화로운 농장씬이 펼처지고, 스토리는 마무리가 되는 것 처럼 보입니다. 디나랑 애기 잘 키우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면서 끝날 줄 알았는데, 이것이 끝이 아니네요. 죽은 줄 알았던 토미가 돌아와 바람을 넣고, 결국 엘리는 본인의 트라우마를 치료하기 위해 다시 한번 애비를 잡으러 떠납니다. 아, 떠나기 전에 애비 근황.avi 부터 보고 가실게요. 애비도 주인공이니까요.

어찌되었든, 엘리는 애비를 다시 한번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엘리는 애비를 안죽이네요. 이쯤되면 오히려 애비가 불쌍하게 느껴집니다. 내가 한것은 아버지를 죽인 원수에게 복수한 것밖에 없는데, 그 원수의 딸처럼 보이는 작자가 내가 가는 곳 마다 쫒아와서 죽지 않을만큼만 때리고 가버립니다. 정말 사이코패스 아닙니까?

결국 스토리는 이렇게 끝나게 됩니다. 하지만 기분이 시원하지 않고 굉장히 찝찝... 하네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누구인가요? 애비와 엘리 중 누가 더 악한가요? 엘리의 트라우마는 제대로 치료가 되었을까요?

이 스토리를 쓴 작가는 ‘내가 이렇게나 예술적으로 각본 쓸 줄 안다’는 생각을 가지고 극본을 쓴 것 같습니다. ‘평범한 스토리는 평범한 작가나 쓰는 거지!’ 라고 생각하며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도록 꼬이고 꼬인 스토리를 지어낸 것이 틀림 없습니다. 일반 대중보다는 전문리뷰어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쓴 것 같아요.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작가가 극본을 가지고 명작가 놀이를 할 동안, 나머지 게임 디자인팀과 개발진, 아트팀들은 정말정말 열심히 제 몫을 다 한것이 눈에 선해서요.

그 외 부분들은 깊이 분석해보고 싶은 부분이 많지는 않습니다. 엘리의 만능칼과 회피로 인해 난이도는 쉬워졌습니다. 게임의 볼륨은 느낌 상 전작보다는 작은 것 처럼 느껴지는데, 똑같은 배경(시애틀)이 여러번 반복되기 때문인 것 같고요. 캐릭터들의 표정연기는 정말 끝내주더군요. 엘리/애비나 적들의 표정연기 모두 훌륭했습니다. 걷거나 무기를 휘두르는 동작 또한 사실적이고 자연스러워 정말 좋았구요. 처음 엘리를 조종할 때 엘리가 뒷걸음질 치는 것 보고 감탄이 나오더군요. 사운드 부분은 전작보다는 밍숭맹숭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효과음을 낮추고 배경음악 볼륨을 올렸더니 조금은 나아지더군요. TV의 사운드 셋팅이 문제인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PC (정치적 올바름) 요소들은 좀 많다 싶지만 그래도 스토리가 억지스러워졌다거나 게임의 몰입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PC를 끼워넣기 위해 스토리를 짰다는 느낌은 들지 거든요. 엘리가 레즈비언이다? 문제 없습니다. 엘리의 성적 정체성이 게임의 스토리에 있어 딱히 중요한 포인트는 아니니까요. 디나가 남자였어도 게임이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주인공의 동행자가 유색인종들, 여성들로 가득차있다? 오히려 제대로 PC하게 가려면 조연이 아니라 애비를 유색인종으로 만들어서 백인끼리 서로 죽이고 복수하는 백인들만의 스토리는 피했어야 하지 않나 싶네요. 애비네가 백인이어야 할 이유도 딱히 없는 것 같은데요.

마지막으로 가장 핵심적인 질문, 이 게임이 64,800원의 가치를 하느냐? 저는 그렇다고 봅니다. 같은 가격에 이보다 못한 게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할인된 가격이라면 더더욱 추천합니다.

화제의 게임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2, 약 3주간은 이 게임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2주는 게임을 하며, 1주는 리뷰를 쓰면서요. 이제 저는 라오어2 나무위키나 읽으러 가겠습니다. 선입견 없는 순수한 제 생각을 리뷰에 담기 위해 리뷰를 쓰기 위해 라오어2 관련된 게시물을 일부러 피했거든요. 나무위키 조차도요!


* 노틸러스님에 의해서 게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1-06-08 18:17)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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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
20/07/06 23:06
수정 아이콘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원작 유저들이 분노할 만한 요소가 분명히 있지만,
플레이 하다보면 좋은 점도 평가할 요소도 많은 게임 같은데,
조리돌림이라고 표현해야 할만큼 압도적으로 미움받고 비아냥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안타깝더라구요.
20/07/06 23:30
수정 아이콘
가만뒀으면 조금씩 사그러들었을텐데 제작자랑 평론가들이 비난을 참다못하고 불을 계속 질러줘서.....
아케이드
20/07/06 23:34
수정 아이콘
닐드럭만의 관종짓은 정말.........
20/07/06 23:39
수정 아이콘
근데 워낙 미친듯이 물어뜯기도 해서
이해 못 할 정도는 아닌데 그래도 참았어야
아니면 정말 심한것만 고소하고 여론을 돌릴 방법을 생각했어야 했는데....
아케이드
20/07/06 23:42
수정 아이콘
각종 아이돌 논란 사건들을 지켜보며 그동안 느낀게
초대형 논란일 수록 그냥 닥치고 조용히 있는게 정답 같아요
당사자가 뛰어들어 불지르면 더 답이 없더라는......
minyuhee
20/07/06 23:47
수정 아이콘
라오어2의 기술력과 디자인력은 누구나 인정할만하죠.
리뷰어들이 소수에겐 환희를 주겠지만 다수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충격, 점수 85점. 이렇게만 했으면 라오저2는 85점 게임이 되었을 테고,
게임샵들도 과대광고에 사기당한 시민이 아니라 투자에 실패한 투자자가 되었겠죠.
20/07/07 00:22
수정 아이콘
솔직히 말해서 라오어1을 훼손한 수준의 설정과 스토리 텔링만 아니었어도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게임이긴합니다.
앞에가 너무 커서 열받으니 온갖 단점 다 뒤집어 까게 되죠.
하..안타깝네요 정말 ㅠㅠ
及時雨
20/07/07 00:51
수정 아이콘
출시 15일여만에 한 만오원이 떨어졌더라고요...
20/07/07 00:5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비에 대한 묘사는 생각해본 적 없는데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작성하신 글과 같은 글을 많이 읽고 싶은데, 녹록치 않은게 참 안타깝습니다.

극장신에서 애비가 엘리를 죽이지 않는 부분은 전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애비는 조엘을 고문에 가까운 형태로 살인을 했습니다. 고문은 숙련된 사람이 아니라면 행위자들에게도 엄청난 정신적 타격을 주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사랑하던 오언이 큰 영향을 받은 것을 알고 있었죠.
그 때문에 오언은 갑자기 반항하지 않는 늙은 세러파이트를 죽이지 못하고 자신의 동료들과 대립하다가 사고를 일으키고 배신자가 됩니다. 항상 밥먹듯 해왔던 일임에도 말이죠. 세러파이트에 대한 묘사가 때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는, 마치 오언이 조엘 장면을 보며 느낀 트라우마를 표현했다고 봅니다.
따라서 오언은 잭슨빌에서 복귀 후 연인인 멜과 이야기도 잘 하지않고 임무에만 주력하는, 방황하는 모습을 그려냈다고 봅니다. 아마도 오언은 애비의 광기어린 모습을 그렇게 잊고싶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가 잘하는 선택적인 기억 저장 방식으로 말이죠.

멜 역시 입으로는 자신의 스승을 죽인 조엘을 더 심하게 처치했어도 됐다고 했지만, 잭슨빌에서 복귀 후 애비와 말도 섞기 어려워하는 어색한 장면도 있었죠.

또한 복수의 성공을 한 애비 역시 조엘을 처치한 순간, 자신이 기대했던 개운함이 아니라 애매한 감정을 받는 모습을 드러내죠. 아마 고개를 가로저으며 지었던 묘한 표정에서 제가 그런걸 느꼈던 것 같고요.

결국 애비 플레이의 절반 정도는 연인과의 관계도 미룰 정도로 미쳐있던 복수(애인이 떠날 정도로)가 별 의미가 없었음을 깨닫는 과정이었다고 보고, 알 수 없는 죄책감을 떨치기 위해 야라,레브에게 집착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아마 레브가 왜 자신들을 이렇게까지 도와주냐고 물어보는 장면에서 애비가 본인이 '죄책감을 떨치기 위해서' 라고 말했던걸로 기억하네요.

극장신에서도 엘리가 디나가 임산부임을 밝혔음에도 애비는 'good' 이라고 코웃음치며 죽이려했죠. 아마 혼자 갔다면 분명히 죽였을겁니다.
하지만 증오가 없는 레브의 말에 무언갈 깨닫고 자신의 증오를 멈추는, 아마도 자신의 복수 행위의 댓가로 모든 친구를 잃었던 점까지 생각하며 후회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 모습은, 엔딩 직전의 바닷가 신에서도 엘리가 증오를 내비치며 싸움을 걸 때에도 '난 너와 싸우지 않을거야' 라는 말 뒤에 '더이상은 싫어' 라는 말을 한 이유라고 봅니다.

극장신은 여러모로 참 재미있는게, 엘리는 애비가 왜 조엘을 그렇게 잔인하게 죽였는지 정확하게는 모른다는거죠. 그저 파이어플라이의 잔당이 복수를 했다는 점을 얼핏 짐작했을 뿐이지.
그래서 토미가 애비에게 제압당했을 때 총을 내려놓으며 '난 니가 조엘을 왜 죽였는지 알아, 조엘은 나를 구하려고 그런거야. 나 때문에 치료제가 없는거고 니가 원하는건 나야' 라고 말합니다. 원문은 'there is no cure because of me, I'm the one that you want'
아마 엘리는 파이어플라이 잔당이 복수 + 치료제 때문에 자신을 찾는 중이라고 짐작한 것 같은데, 사실상 면역체임을 시인한 상황에서 애비는 거의
'뭔소리야..' 라는 표정을 짓고 엘리를 향해 총을 발사하죠 (토미가 막았습니다만)
다시말해 엘리는 애비가 자신을 수술하려했던 의사 딸인걸 모르고, 애비는 엘리가 수술을 받으려(당하려) 했던 면역 소녀임을 끝까지 모릅니다.

혹시 3편이 애비와 엘리의 스토리가 이어진다면 파이어플라이에 합류한 애비가 수년 뒤에 어떻게 전문의 수준의 의료진과 시설을 갖추고 질병의 종식을 위해 엘리를 찾아다니다가 결국 다시 대면하는 장면이 되지 않을까...
반대로 엘리는 자신의 마지막 삶의 의미인 면역체로써 희생을 위해 의료진을 찾는.... 결국 서로가 서로를 다시 찾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그려지지 않을까, 뭐 그런 상상을 해볼 여지가 극장신에 있던게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이유진
20/07/07 01:06
수정 아이콘
극장신의 대사에 그런 디테일이 있었군요.
20/07/07 01:34
수정 아이콘
네 결국 저의 뇌피셜입니다만, 주어진 장면 내에서도 다양한 해석을 하게 해주는 장면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는 1편을 3번 플레이했는데 (3회차는 황무지로 하다가 중간에 스트레스로 종료..) 2회차 때 숨겨진 디테일을 많이 봤었습니다.
사실상 2편의 예고가 된 수술방 씬도, 사실 1회차 때에는 분노에 미쳐 총으로 다 갈기고 나왔는데 2회차 때 보니까 '이놈은 총들고 들어온 나에게 고작 메스로 뭘 어쩌려고 이러는거지' 라는 생각도 해보고, 알고보니 의사만 죽일 수도 있었더라구요. 2도 2회차를 하면 작성자님이 적어주신 분들이나 디테일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유진
20/07/0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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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현재 느긋하게 2회차를 진행 중인데 숨겨진 디테일이나 2회차라서 이해되는 장면 같은게 많더군요.
흥행과는 별개로 공을 많이 들인 작품임을 느낄수 있었네요.
고블린점퍼케이블
20/07/0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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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좋은 해석 감사합니다 이런 식으로 보니 약간 이해가 되는 군요
이유진
20/07/07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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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스토리, 환경 표현, 몰입감 등...
저도 매우 유사하게 느꼈고 이 게임을 그래도 재미있게 즐기신 분들은 비슷하게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애비 파트로 넘어가면서 텐션이 확 떨어지고 좀 놓고 싶더군요.
하지만 조금 쉬어가면서 꿋꿋이 플레이하다보니 조금씩 애비의 이야기에도 몰입하게 되더라구요.
아마 많은 분들이 여기서 손을 놓게 되거나 애비에 대한 마음을 닫아버리고 몰입을 놓치게 되는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의 가장 아쉬운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저는 애비가 극장에서 엘리를 살려주는 부분은 꽤 이해가 되었습니다.
애비파트를 보면 애비의 섹스신이 나오는데요.
난데없는 장면이라고 많이 생각하겠지만 저는 애비의 복수에 대한 마음이 녹기 시작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오언과 수족관 데이트를 하고 무드가 잡혔을 때, 애비는 복수에 대한 감정 때문에 산통을 깹니다.
하지만 전장에서 도망친 오언과 요트에서 만났을 때는 오언은 애비의 복수심을 노골적으로 비꼬고, 그리고 섹스를 하게되죠.
"복수 > 사랑" 이었던 애비가 "사랑 > 복수" 로 감정이 바뀜을 나타내고, 바뀌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날 밤 애비는 악몽으로 아버지의 시체가 있어야할 장소에서 아버지 대신 목매단 스카 자매(?)를 보는 꿈을 꾸게 되죠.
그 이후 고소 공포증을 극복하고, 또 레브를 구하는 이야기를 거쳐 결국 엘리를 살려주는 극장씬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대칭적으로 구성된 이 게임은 이후 엘리 역시 레브와 애비를 살려주며
복수심을 떨쳐낸 애비와 엘리의 내적 성장으로 마무리 된다고 이해했습니다.
비록 둘다 상처만 남았고 친구들을 잃었고 손가락 두개 마저 사라져버렸지만요.

닐 드럭만의 게임 소개글을 보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누군가가 잔인하고 폭력적인 행위의 희생자가 된다면 어떻겠습니까?
얼마나 쉽게 복수를 마음먹게 될까요?
당신은 정의의 댓가를 위해 얼마나 갈 수 있습니까?
그리고 만약 성공한다면, 이것이 당신을 어떻게 바꾸게 될까요? 그리고 당신은 여전히 같을까요?"

교조적인 게임이다 하고 까시는 분들이 많지만 저는 단순히 그런 누굴 가르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어떠한 폭력적인 행위로 인해 희생되고,
그로 인한 복수의 감정을 꽤나 현실적으로(그리고 꽤나 불편하게) 경험하게 해주는게 닐 드럭만의 의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나 소설같은 장르는 가질 수 없는 게임만의 표현방법인거죠.
라오어1의 조엘은 누구할 것 없이 게이머들이 사랑하는 캐릭터이고 이러한 체험을 위해서는 더할나위 없는 조건이었을 겁니다.

클리어 이후 나오는 장면에서 유추할수 있듯이 애비는 결국 레브와 카탈리나 섬을 찾게 될 것이고,
애비와 대칭적인 인물인 엘리역시 그녀만의 카탈리나 섬을 찾게 되길 바랍니다.
어쩌면 나오게될 파트3에서 그런 이야기를 더 풀어줬으면 좋겠습니다.

매우 공감되는 리뷰 잘 읽었습니다.
고블린점퍼케이블
20/07/0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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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드럭만의 의도가 게이머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었다면 의도가 좋던 나쁘던간에 성공은 한 셈이로군요..
흙수저
20/07/07 01:34
수정 아이콘
(수정됨) 복수의 고리를 끊는 게 얼마나 감정적으로 불가능한 것인지 잘 보여주는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1인칭 관점에서 아주 불편할 뿐이죠. 복수하려는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은 더욱 불편하고요. 제 생각에는 평론가들이 이 면을 잘 봐주어서 좋은 점수를 주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드럭만이 2에서 명작놀이 하려고 설정을 깼다고 그러는 의견들이 종종 보이는데 드럭만은 1 만들때 2 스토리를 벌써 짯다고 하더군요. 마틴옹이 대니를 흑화 시키려는 각본이 드라마 연출에서 개 망한 것이랑 새삼 비교되네요.

덧붙이자면 왕겜이 리즈 시절때 애정 가는 캐릭터 마음 껏 죽이며 인기 쌓은 것 보면 주인공들이 흑화하거나 죽는 건 보편화 되었다고 봐요. 하지만 왕겜처럼 라오어도 조엘이 개연성있게 죽었으면 이렇게 안까였겠죠. 죽을 이유는 충분한데 과정에 신경을 더 써야했다고 봅니다.

라오어2가 수작인것은 동의합니다. 아랫글의 댓글들을 참고하여 이 게임은 플레이한 분들에게 호불호는 엄대엄인것 같아요. 왜 미국과 한국의 온도차가 이렇게 심한지 한동안 궁금했는데 스트리밍/유투브로만 보시면 불호가 더 강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스토리는 불편하기만 한데 플레이하는 재미와 몰입감 조차 없다면 불호가 납득이 가더라고요.

지금 평가는 라오어2 = 스타워즈 라제 / 왕겜 시즌8 급인데 절대 그 수준의 망작은 아닌 것 같아요. 시간이 해결해주겠죠.
고블린점퍼케이블
20/07/0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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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동감합니다. 망작은 절대 아닌거 같아요
Good Day
20/07/07 02:0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엔딩까지 다 플레이하셨다니 대단한 분들...
전 조엘이 죽고 끝이었습니다
나중에 엔딩만 겨우 찾아서 봤네요 보고 현타왔습니다 크크
오늘 유게에서 리뷰 하나 봤구요

전 닐드럭만이 말하는 주제의식에 전혀 공감을 못하겠더군요
방금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사람을 한 번의 망설임 없이 총질을 하고 골프채로 머리를 날린다고 ??
복수심에 대한 얘기를 하려면 여기부터 풀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조물에 대한 고민이 전혀 느껴지지 않은데다가
플레이어에게 일부러 빅엿을 먹이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그냥 없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려구요
라오어 1편만으로 완성까지 완벽합니다
20/07/07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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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유저들이 플레이하면서 나오는 디테일한 감상들이 쏟아지면서 앞으로는 지금보다 평가가 후해질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건 이 게임만의 특징이 아니고 다른게임 아니 영화나 소설같이 다른 작픔에서도 통하는 이야기죠.
결국 닐드럭만이 게임외적으로 개입만 하지 않았어도 이정도로 욕먹지는 않았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전 게임 플레이나 스토리가 공감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다른분들 리뷰를 보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다양한 생각들이 있을수 있고 그 생각들을 들으면 그럴수 있구나라고도 생각했어요.
라오어2 자체에서는 의도하지 않았다 쳐도 지금까지 닐드럭만이 발언한 것으로 게임제작의 의도를 노골적으로 표현한것을 보고는 더이상 이분의 게임을 보고싶지 않네요.
20/07/07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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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어2 문제의 모든 원점은 역시 애비 묘사라고 생각합니다.
자기를 죽음의 위기에서 구해준 사람이 아버지 원수라는 걸 알자마자 샷건 날리고 골프채로 천천히 잔인하게 두들겨 패죽이는 잔혹성, 최고의 스카 사냥꾼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인간백정, 옛 연인 설득하겠다고 탈영까지 할 정도로 동료 생각하는 여자였는데 고작 사흘만에 듣도 보도 못한 스카 출신 애들 구하자고 그렇게나 무서워하던 고소공포증도 무릅쓰고, 자기가 그동안 몸담았던 세력조차 배신하고, 끝으로는 옛 연인과 친구들 다 죽인 원수는 안 죽이고 그냥 떠나간다? 말도 안 되고 이해도 안 됩니다.
조엘은 프롤로그에서 안타까운 과거 보여주고, 대륙 횡단하면서 오랫동안 엘리와 부대끼며 쌓아온 시간을 묘사해줬으니까 그의 변화와 그 엔딩이 의미가 있었는데, 그런 조엘과 비교하면 애비에 대한 서사는 이해해주기에는 너무나 엉성하고 황당하기 그지없어요. 그냥 엘리의 실패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캐릭터에요.
이야기의 한 축이 이 모양이니까 다른 한 축인 엘리도 흔들리고, 스토리의 근간도 흔들려버립니다. 그래서 라오어2 스토리에는 좋은 점수를 주기가 힘들어요. 애비에 대한 묘사만 좀 정상적으로 해줬어도 이렇지는 않았을듯. 이게 다 조엘을 골프공 만들어버린 것 때문이에요. 이것만 없었어도 정말 한결 나았을 겁니다. 그놈의 충격요법 진짜.
김소현
20/07/07 05:30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애비에 대한 스토리서술은 이게 가장 큰 결함이에요
시린비
20/07/07 08:28
수정 아이콘
우우 조엘...
조엘이 뭘 그리 잘못했다고...
의뢰받고 엄청 힘든 여행을 넘어 도착했더니 바로 때리고 엘리 데려가더니
소중한 면역체 제대로 검사해보기도 전에 머리부터 딴다고 하고
수많은 코로나 이겨낸 사람이 있는 지금도 코로나 백신은 쉽게 안나오고 있는데
그거 그대로 당하게 냅두는게 호구 아님니꺼... 그냥 엘리만 데리고 나오려고해도 그쪽에서 마구 공격하는데
파플이 뭐 신도 아니고 목숨내놓으라면 줘야하는가... 정부도 아니고 그냥 사적집단의 머리부터 따는 정체불명 의료진에게..
죠엘이 잘못했으니 복수의 고리에 들어갔다는 느낌보다 그냥 억울하게 죽었다고 느끼면
더더욱 묘한 스토리가 되는거같기도 하고..
20/07/07 08:45
수정 아이콘
이 바득바득 갈면서 엔딩봤는데 확실히 디테일은 완성 수준인것 같습니다. 다만 전투 구성, 버그가 몰입도를 많이 망쳤고 전체적인 게임 디자인이 이동 전투 컷신 일직선이라 지겨웠네요.
스토리가 이모양이라 양심상 남에게 추천은 절대 못하겠네요.
Mephisto
20/07/07 11:30
수정 아이콘
이 게임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잘 나타내는건 리뷰마다 "사실 닐드럭만이 이렇게 노렸다.의도했다."라고 부연설명이 달릴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20/07/07 17:36
수정 아이콘
읽었던 리뷰 중에 제일 공감가는 리뷰네요
마스터피스가 될 뻔 했는데 아쉽습니다
친구가 넷상 반응보고 절대 안할거라던데 아예 안하기엔 너무 아까운 게임인 것 같습니다
아르비테즈
20/07/07 23:42
수정 아이콘
어느 리뷰어가... 말하던데... 라오어 1편을 제물로 바치고 라오어 2편을 만들었다......

그런데.... 과연 라이오 1편만 제물로 바쳤을까요?

라이오 3편.. 언차티드5..... 기타 앞으로 나올 너티독 게임들..... 제물이 너무 비싼데....
대학생이잘못하면
20/07/08 06:59
수정 아이콘
언차티드 5가 나와요? 4로 마무리 아니었던가요??
내맘대로만듦
21/06/09 14:37
수정 아이콘
1년전글이 추게로 퍼올려져왔네요. 크크
라오어2를 하며 느꼈던 배신감이 생생히 되살아나는것같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애비라는 캐릭터자체의 서사구조 자체가 너무 찌질하고 비이성적이어서 마음에 안들더라고요
주변 동료들을 끔찍하게 아끼는 캐릭터인척 나오는가 싶더니만... 갑자기 자기 열등감을 못이겨서 불륜을 저질러버리고..
울프 동료들의 복수를 위해 눈에 불을켜고 앨리를 찾는가 싶더니만... 정작 만난지 며칠 되지도 않은 동양인 꼬맹이들때문에 울프 전 동료들을 트럭째로 죽이고 다니고..

솔직히 게임의 주제가 복수의 고리를 끊는다고 하기에는 주변 지인들을 너무 많이 죽이지 않나요..?
병원맵이었던가요. 저를 알아보고 "애비!! 뭐하는거야!!"라고 외치는 동료들을 서걱서걱 썰어나가는걸 보면서 '뭐지?? 개싸이코패스인가' 싶던.
21/06/1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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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아트와 연출, 그리고 찰진 게임성 때문에 라오어2를 인생겜의 첫 손가락으로 꼽는 입장에서, 서사는 작가와 감독의 영역이니까, 호불호일 뿐 옳고 그름이 아니다라는 입장이었는데요 (어차피 포르노의 그것과 같지않습니까? 크크). 본글을 읽고, 아… 결말을 좀 다르게 갔으면 훨씬 나았겠구나… 라고 처음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완전 인정. 좋은 분석 감사드립니다.
although
21/06/11 14:57
수정 아이콘
(수정됨) PS5로 하위호환 업그레이드 지원되서 (60프레임) 출시 1년 만에 엔딩을 봤는데,
여태 해본 콘솔 게임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완성도 높은 게임이 아닌가 생각하네요.
스토리만 좀 평이하게 갔어도 갓겜 소리를 충분히 들었을텐데..
개인적으로는 좀비물을 워낙 안좋아하기도 하고 라오어1도 그냥저냥 엔딩을 본 터라 2를 더 잼있게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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