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20/01/22 10:27:10
Name Secundo
Subject 붕어빵 일곱마리 (수정됨)
퇴근길에 있던 붕어빵 트럭이 기억났다.
연애시절 붕어빵 사주면 호호 불어먹으며 좋아하던 생각이 들어 두마리만 사러 갔다.

'500원에 한마리 / 3000원에 일곱마리'

트럭까지 오는 길에 있던 폐지줍는 할머니가 생각났다.
"3000원어치 주시고 두봉지에 나눠담아 주세요. 네마리, 세마리."
세마리가 담긴 봉투는 할머니 손에 쥐어 드렸다.
"이거 나먹으라고?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불편한 대화가 어색해 소리도 나지않는 이어폰을 끼고 안들리는척 돌아섰다.

집앞엔 분리수거함이 열렸다.
경비아저씨는 버려진 의자가 쓸만해 보였는지 망치질을 하고 계셨다.
괜히 의류 수거함에서 입을만한 옷이 있는지 뒤적거리던 우리 할머니가 생각났다.
궁상맞은 짓 하지 말래도 멀쩡한게 많다 이야기하시는게 그렇게도 싫었는데.
붕어빵 한마리를 드시라고 종이봉투를 찢어 쥐어드렸다.
"어디서 잡아왔디야? 안그래도 요앞에는 700원이라 나도 잡아올까 말까 하다 안잡았잖여~"
찢어진 종이봉투 사이로 찬바람에 식을까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엘레베이터가 닫히려는 순간 21층 아주머니와 딸아이가 뛰어들어왔다.
열리자마자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더니 우리집 층수를 보고 말을 건넨다.
"아침마다 애기들이 너무 예쁜 그집 맞죠? 남편분은 처음보네."
아내에게 몇번 들었던 아주머니라는걸 직감적으로 알았다.
지난 여름에 마트 장바구니에서 아이스크림 두개를 꺼내줬다던 누나라는것도.
한마리씩 가져가시라고 두마리를 건네자마자 엘레베이터는 우리집에 먼저 도착했다.

띡띡띡띠로리리
아이들을 먼저 씻기고 재워놓은 아내에게 남은 한마리를 건넸다.
"원래는 7마리였는데 어쩌고 저쩌고 해서 1마리 남았어~"
"오 완전 맛있겠다, 안그래도 쌀쌀해서 먹고 싶었는데 고마워."

자기 전 아내가 한마디 보탰다.
"삼천원으로 다섯팀이나 기분 좋아졌네?"
"왜 다섯팀이야 네팀이지"
"붕어빵 아저씨는 안셌지? 멍충아."

* 노틸러스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0-10-09 11:48)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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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기
20/01/22 10:34
수정 아이콘
비도 오는데 좋네요
부딪힘주의
20/01/22 10:35
수정 아이콘
붕어빵 같이 몽실몽실한 글이네요 흐흐
올드아일랜드
20/01/22 10:38
수정 아이콘
이런 글 좋아요~
스푸키바나나
20/01/22 10:43
수정 아이콘
자기전 애들한테 동화 읽어주는 느낌이네요^^
아웅이
20/01/22 10:44
수정 아이콘
좋네요 흐흐
순정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그리던 시절의 강풀의 그림이 떠오르네요.
안웃겨도괜찮아?
20/01/22 10:45
수정 아이콘
선한 남편에 현명한 아내 분이네요.
20/01/22 10:53
수정 아이콘
리플보다 추천수가 많은 글
20/01/22 10:55
수정 아이콘
좋네요 ^^
그리움 그 뒤
20/01/22 10:57
수정 아이콘
여섯 팀인데 부인님 멍....게 좋아하시나요?
피지알러들 안셌잖아요.
로즈 티코
20/01/22 10:57
수정 아이콘
붕어빵 바이럴인가요 선행 바이럴인가요?
잘 읽었습니다^^
아이비즈
20/01/22 11:27
수정 아이콘
오홋..훈훈하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01/22 11:29
수정 아이콘
눈이 와야할텐데요 ㅠㅠ
20/01/22 11:29
수정 아이콘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1/22 11:2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20/01/22 11:30
수정 아이콘
크크크 애들 재울때 얘기해줘봐야겠어요
20/01/22 11:30
수정 아이콘
그떄 그감성이 있죠 진짜 크크
20/01/22 11:31
수정 아이콘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1/22 11:31
수정 아이콘
리플받는건 항상 기분 좋습니다
20/01/22 11:3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20/01/22 11:32
수정 아이콘
호달달...... 진짜 기분좋은 리플이네요 :)
20/01/22 11:33
수정 아이콘
좋았던 일들은 기록해놔야 나중에도 떠오르더라구요~!
20/01/22 11:33
수정 아이콘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류진
20/01/22 12:03
수정 아이콘
캬............................. 아주 그냥 훈풍이 부는 글이네요
덴드로븀
20/01/22 12:57
수정 아이콘
따봉!

?? : 그럼 이제 여섯팀이 되볼까?
자유형다람쥐
20/01/22 14:37
수정 아이콘
아니... 여보 왜그래
마스터충달
20/01/22 15:05
수정 아이콘
좋다~
마스터충달
20/01/22 15:05
수정 아이콘
씻다니? 왜?
Hammuzzi
20/01/22 15:30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치토스
20/01/22 15:33
수정 아이콘
예전 샘터에 실린듯한 글을 보는 기분이네요. 추천 박고 갑니다.
20/01/22 15:40
수정 아이콘
이거 읽는 사람은 안셌지? 멍충.... 죄송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크크.
20/01/22 17:22
수정 아이콘
50팀 늘었음
20/01/22 17:31
수정 아이콘
한팀 추가하고 갑니다
20/01/22 17:4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니끄가 목우촌 아저씨 https://pgr21.com/recommend/2602 글 쓰신 분이셨구나...
보로미어
20/01/22 22:50
수정 아이콘
이 댓글 추천하면서 글에 살포시 추천 하나 누릅니다.
친절겸손미소
20/01/22 23:15
수정 아이콘
믿고보는 닉..
20/01/23 10:09
수정 아이콘
웃음이 지어지는 좋은 글이네요. 호떡이나 호도과자로 도전해 보겠습니다.
20/01/24 13:55
수정 아이콘
소설인가요? 아님 일상이 소설처럼 훈훈한건가요? 흐흐
킹치만
20/01/24 19:50
수정 아이콘
몽실몽실하다는 표현이 딱이네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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