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9/01/04 02:14:13
Name 혜우-惠雨
Subject 나는 물수건이 싫었다.
초등학생때 더 나아가 어린이집을 다닐때에도 난 늘 잔병치레를 했다. 여름감기는 개도 안걸린다는데 무슨 이유로 봄, 여름, 가을, 겨울 할것없이 잔병치레 늘 달고 살았다.

4살인가 5살이던가..  한번은 정말 심하게 아팠었는지 병원에 입원을 했었다.
엄마는 늘 내곁에 있었고 아빠는 퇴근 후 꼭 나를 보시고는 집으로 가셨다. 명량하던 어린손녀가 아파서 병원에만 있는것이 안쓰러우셨는지 외할머니께서는 내게 미미인형을 꼭 쥐어주셨던 기억이있다. 시간이  흘러 엄마에게 나 왜 병원에 입원했었냐고 물었더니 가와사키라는 병이었다고 했다. 어린것이 열이 39도까지 올라가서 떨어지지않는데 그때 나 잃는 줄 알았다고.. 지금에야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열을 떨어뜨리기위해 엄마가 계속 문질렀던 물수건... 나는 그게 참 싫었다. 축축한것도 싫었고 잠들만하면 미온수라지만 그 차가운 느낌때문에 잠에서 깨는게 너무 싫어서 엄마에게 그만하라고 울면서 얘기했을 정도였다. 그러면 엄마는 싫어도 해야한다고 엄하게 말씀하시며 계속 문질러댔다. 밤인지 낮인지 모르게 형광등은 계속 켜져있었고 이따금씩 대야에 담겨진 물을 비우고 다시 채워오셨다.

내 아들이 접종 후 열이 올랐었다. 고열은 아니지만 오르지도 내리지도않고  계속 그대로 머물러있었다. 전 날 잠을 설친탓인지 졸음이 몰려와 집에 있던 바카스를 한병 들이킨후 1시간마다 열을 쟀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바카스 때문인지 긴장한탓인지 잠도 오지않았다. 그저 누워있다가 알람이 울리면 잠든 아들의 체온을 재고 열패치도 바꿔주고 다시 열을재고를 반복하였다. 이번에 쟀을때는 제발 좀 내렸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아프지만 말아달라고 마음속으로 그렇게 되뇌었다.

그리고  어린시절의 그 물수건이 떠올랐다.

그때의 엄마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겨드랑이 사이에 체온계를 꼽고 어린딸의 열이 올랐을까 내렸을까 전전긍긍하셨을까?? 물수건이 싫다고 울어대는 딸을보며 얼마나 속상하셨을까?? 끙끙대는 딸을보며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을까??
지금의 나처럼 말이다.



* 노틸러스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9-06-30 23:14)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작별의온도
19/01/04 02:44
수정 아이콘
아이가 이쁘고 귀여울 때는 아이 생각 밖에 안 나다가 아이가 아프거나 하는 일로 속썩일 때 부모님 생각이 그렇게 난다고 하더라구요..
유소필위
19/01/04 06:02
수정 아이콘
아이의 쾌유를빕니다
파핀폐인
19/01/04 08:33
수정 아이콘
부모님의 자식사랑은 위대하십니다 ㅠㅠ
19/01/04 09:11
수정 아이콘
부모가 되어봐야 부모님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고 하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19/01/04 09:3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해요. 잘 읽었습니다.
19/01/04 09:47
수정 아이콘
자식을 키우면서 인생을 알아가는 것 같아요
저희 아들 두살때 물수건 싫다고 울다가 이거 해야 안아파했더니 두눈 질끔감고 고개들면서 얼굴 내밀던 기억이 나네요
근데 아이들은 아프면 더 예쁘죠^^
김제피
19/01/04 09:52
수정 아이콘
아 괜히 아침에 읽었어요. 회사에서 울 뻔 했잖아요. 엉엉.
19/01/04 10:30
수정 아이콘
니도 자식 낳아봐라.
- 내 마음 알꺼다.
- 그게 그래 되는가.

뼈져리게 공감되는 부모님의 말씀입니다.
비싼치킨
19/01/04 10:38
수정 아이콘
전 아기 수족구 걸렸을 때 하루 반나절 정도 38-39에서 열이 안 떨어진적이 있었는데 그래도 잠은 오더라구요...?
눕혀놓으면 울어서 아기랑 저 사이에 메쉬로 된 패드 놓고 포대기에 안아서 재우고 저도 앉아서 자면서 밤을 보냈었어요
엄마가 미안해....
재밌는 건 저도 엄마가 막 물수건으로 간호해주고 그랬던 기억이 없다는 거,
역시 자식사랑은 내리사랑입니다^^
자고 일어나면 낫겠지^^
건강이제일
19/01/04 10:57
수정 아이콘
아기낳고 다들 아기 얘기만 할때, 제 엄마는 나는 내새끼가 제일 걱정이다 라면서 제 밥부터 챙기셨죠. 물론 지금은 손주만 챙기시지만요.크크. 아기가 작은 배탈만 나도 그 작은 배 어루만지면서 엄마가 미안해를 반복했어요 저도. 잔병치레를 많이 했던 저는 엄마께 또 어떤 아픔을 드렸을지 생각해보게 되곤 했지요.
19/01/04 11:28
수정 아이콘
찡하네요.. 어린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참 잘보고 갑니다.
19/01/04 11:52
수정 아이콘
[니도 니새끼 낳아봐라]

어무이가 맨날 저한테 하시던 말씀이시죠...





어무이 전 틀렸어요.... ㅠㅠ
-안군-
19/01/04 23:09
수정 아이콘
어무이 죄송합니다!! ㅠㅠ
블루태그
19/01/04 13:1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자식은 없지만 왠지 저는 잘 잘거 같은데...
김치와라면
19/01/04 13:2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자식 낳아보니 참 부모님 마음이란걸 지금이나마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아이의 빠른 쾌유바랍니다.
아유아유
19/01/04 14:08
수정 아이콘
저도 결혼 후 아이가 안생겨서 그냥 포기하고 사는데..한편으론 신간 편해서 좋다는 생각 들면서도,
본문과 같은 애뜻한 경험을 평생 못하겠구나 하는 안타까움도 많이 들고는 합니다.
사랑을 배풀 대상이 있었으면 랄까...하하;;
메가트롤
19/01/04 15:59
수정 아이콘
굳 추천
아스날
19/01/04 16:55
수정 아이콘
저희 애도 돌 지나고 폐렴걸리고 중이염에 접종열까지 돌치레했는데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좋겠다는 부모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구요..
그래도 어렸을때 아파야 커서 덜 아프다고 위안을 삼았습니다.
다이버
19/01/05 02:26
수정 아이콘
제 아이도 얼마 전 고열이 있어서 찾아보게 됐는데 미온수 찜질이 생각보다 논쟁이 심한 이슈더라고요.

https://m.clien.net/service/board/park/10072898
19/01/23 01:37
수정 아이콘
잠시 성났던 마음이었는데 좋은 글 써주신 덕분에 가라앉히고 갑니다. 감사드립니다.
19/07/02 01:19
수정 아이콘
갑자기 엄마 보고싶어졌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025 (수정,추가) 4대프로토스와 신 4대프로토스, 그리고 프로토스의 역사 [46] 흑태자13651 07/07/16 13651
1219 이영호의 대플토 9연전을 본후 진지하게 생각해본 이영호의 빌드와 운영 [43] 휀 라디엔트16906 08/03/01 16906
273 글을 쓰는 것... [18] 훼이스8043 04/02/25 8043
2160 전무하고도 후무하도다. [43] 후추통13075 13/02/15 13075
1261 이대호 이야기 - 누구나 슬럼프는 있다. [34] 회윤12660 08/07/18 12660
1250 '최종병기' 이영호는 외롭다 [60] 회윤14610 08/05/29 14610
1014 [스타리그 8강 2주차 후기] 4세대 프로토스, 송병구의 역습. [22] 회윤11936 07/07/01 11936
1008 박정석, 그의 '멋진' 6년간의 커리어는 아직도 진행중. [79] 회윤13215 07/06/24 13215
3046 아버지 신발을 샀습니다. [38] 회색사과10537 19/02/13 10537
1962 [LOL] 막눈 그리고 나진 소드 이야기 [18] 화잇밀크러버8754 12/09/22 8754
1431 어릴 적에 친구에게 배운 것 [15] 화잇밀크러버7568 11/09/21 7568
2545 메이저리그 함께 알아보기 2편: FA제도의 역사 1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29] 화이트데이9895 14/06/04 9895
2544 메이저리그 함께 알아보기 1편: 메이저리그에 대하여, LA 다저스 [69] 화이트데이12456 14/06/01 12456
2319 걸어서 서울까지 오기 (충북 충주시~서울 서초구) [22] 홍승식10958 13/05/30 10958
1732 심심해서 적어본 가온다운로드 순위 분석 자료 [15] 홍승식8508 12/02/20 8508
1823 그녀와 만남 그리고 일 년 [33] 혼돈컨트롤8263 12/04/30 8263
805 프라이드와 스타리그 [8] 호수청년7276 06/08/28 7276
446 굿바이 지오 - Good bye G.O [32] 호수청년16621 06/04/12 16621
395 발칙한 상상 - 부커진에 대한 새로운 접근 [21] 호수청년17481 05/10/20 17481
377 솔로들을 위한 치침서 - 나도 가끔은 여자의 속살이 그립다 [64] 호수청년20738 05/08/12 20738
375 고맙다는 말 해볼께요. [27] 호수청년14079 05/07/25 14079
1709 실수로 계좌 이체를 잘못 했을때의 대처법(현직 금융권 변호사입니다) [53] 호가든12932 12/01/26 12932
3036 나는 물수건이 싫었다. [21] 혜우-惠雨12800 19/01/04 1280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