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8/05/03 10:47
헐퀴... 포장감사합니다. 크크크크크크크크
실제 팩트에 대한 댓글을 달려다가, 감동 파괴가 될듯 하여 이만 줄입니다. 하하하 ;;; 참고로 부모님은 아직도 세탁소를 하십니다. 중소기업에서 주니어 기획자로 있는 저보다 벌이가 좋으신건 함정 ;;;
18/05/03 11:02
1. 현재 세탁소에는 드라이클리닝용 기름 세탁기 큰거 1대,드럼세탁기 1대,통돌이 세탁기 1대가 있습니다.
제가 저 옷을 받을 시점에는 통돌이 세탁기만 있었죠. 통돌이 세탁기와 드라이클리닝 외 빨래는 엄마가 밟아 빨으셨습니다. (모내기 하러 갈때 신는 고무 장화 같은걸 신구요.) (이건 좀 더 짠한건가 ;;;) 2. 다리미판 앞에 TV가 있습니다. 7시반에 문여시고 밤 10시에 닫는 세탁소 스케쥴에서 TV마저 없으면.. 덜덜 (이것도 조금 더 짠하네요 ;;;) 3. 세탁소 일은 보통 계절 장사입니다. 겨울옷 들어가는 초봄과 겨울옷 나오는 초겨울이 대목이죠. 나머지 기간은 비교적 돈안되는 물빨래만오고, 물량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럴때, 단체 유니폼 같은게 들어오면 일감이 되죠. 4. 세끼를 다 세탁소에서 먹을수 없으니, 집이 무조건 가까운게 이득입니다. 시켜 먹기보단 항상 집밥을 먹었습니다. (집밥 드시는 동안, 제가 가게를 꽤 자주봤습니다.) 5. 진상은 어디서나 있기 마련이죠. ㅠㅠ 6. 건조는 항상 자연건조를 시킵니다. 사실 저희 가게는 냄새로 컴플레인은 거의 안 받았어요. 수선이나 빨래 과정에서 물이 빠지거나 이런게 대부분의 문제였습니다. 7. 감동의 포인트가 되는 검은색 봉지.. 세탁소 손님들이 옷가지러 오실때, 쇼핑백에 들고오시는 경우가 많아, 쇼핑백은 항상 넘쳐납니다. 굳이 검은 비닐 봉지에 들고갈 필요가 없 ;;; 8. 엄마나 저나 무진장 마니 먹기 때문에, 둘이서 메뉴 세개를 시켜서 먹는 경우도 꽤 많았 ;; 참고로 제가 받은 잠바 중 하나는 그당시 핫했던 노티카 잠바였습니다. 진짜 받자마자 넘나 좋아서 개이득이 생각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크크크
18/05/03 10:57
"너는 내게 감동을 주지 않으려 했지. 그래서 내가 직접 받아가겠다!"
...라는, 야수의 심장을 쏘는 심장으로 글을 썼습니다. 흐흐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18/05/03 11:22
와 감동이네요..
근데 작성자분께 궁금한거 한가지가 있는데..흐흐 보통 이런건 댓글에서 영감 받고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부터 완성본까지 얼마나 걸리신건가요? 평소 내공으로 보면 얼마 안걸리실거 같은데 말이죠..
18/05/03 11:31
머릿속에서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막상 쓰는 거 자체는 금방 씁니다. 이 글은 대충 한 시간 정도네요.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글을 쓸 때 상당히 즉흥적인 편입니다. 상당한 시간을 들여 머릿속에서 어느 정도의 얼개를 그려 놓지만, 실제로 타이핑하는 과정에서는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것들을 나꿔채 구체화합니다. 예컨대 이 글의 두 번째와 세 번째 문단이 그렇습니다. 저 부분을 타이핑하기 전까지는 저도 제가 그런 내용을 쓸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소위 글빨을 받을 때는 제가 주체적으로 쓴다기보다는, 오히려 글이 저를 통해 밖으로 뽑혀져 나온다는 강렬한 느낌이 있습니다. 다만 이건 짤막한 글이라 그런 면도 있습니다. 소설 연재하는 건 한 번 안 풀리면 이만한 분량 쓰는 데 일주일 넘게도 걸립니다. ㅠㅠ
18/05/03 11:35
그러고보니 쓰시는 소설 잘 보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단행본으로 사 봐서 아직 모르는데, 가정의 달에 가정 전투까지 연재하셨나요? 흐흐.
18/05/03 11:38
감사합니다. 지금 쓰고 있는 게 하필이면 촉빠들이 제일 읽기 싫어하는 부분입니다.
때는 서기 219년 8월, 장소는 형주입니다. 정말 징그럽게 안 써지네요....... 여담이지만 가정 전투까지는 아직 9년이나 남았습니다그려.
18/05/03 13:48
비싼옷 세탁 맡길때마다 혹시나 이상해지면 어떻게 항의하나 싶긴 하더군요.
쿨하게 넘길수 있을까?싶기도 하고.. 1-2만원주고 세탁 잘못됐다고 백만원,2백만원 요구하는것도 웃기고.. 그래서 프리미엄 세탁 맡기긴 합니다만 일반세탁이랑 차이를 느낄순 없더군요.
18/05/03 22:47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질게 글쓴이 입니다. 읽다보니 어? 나랑 비슷한 상황인데? 했네요. 저도 이런 가슴아픈 사정이 있을까봐 걱정이 되었네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질게에도 글을 올렸구요. 세탁소에서 이런 일을 대비하는 보험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봤었네요. 잘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18/05/04 10:47
고기고기인간님 질문 덕분에 그 댓글이 달렸고 덕분에 제가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옷은...... 그저 안타까울 뿐이네요. ㅠㅠ
18/05/03 23:56
와 글쓰는 솜씨가 정말 부럽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제가 태어나기전부터 세탁소를 하시고 초등학교 4학년까지 작은 세탁소 안에 있던 정말 작은 단칸방에서 살았던 추억이 있어서인지 더욱더 재밋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8/05/04 09:44
원래 댓글을 잘 달지않고 조용히 눈팅과 추천만 합니다만 오랜만에 예전 피지알 생각이 나게 하는 글이라 댓글창을 엽니다.
이런 좋은 글 써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참 좋았었는데요. 그래도 글곰님은 아직도 꾸준히 활동하셔서 반갑고 좋네요. 글곰님의 필력에 다시 한반 감탄하며 잘 읽고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18/05/04 10:51
제가 원래 피지알 말고는 갈 데가 없습니다. 가입한 사이트 자체가 거의 없고, 이런 글 올릴 수 있는 곳은 피지알이 유일한지라.
어쨌거나 피지알이 살아 있고 제가 살아 있는 한 글은 꾸준하게 올리겠습니다. 종종 찾아와 주세요.
18/05/04 12:00
와 글 진짜.. 진짜 감동했습니다.
제가 세탁소집 아들이라 몰입도가 아주 그냥.. 다읽고 눈시울이 붉어졌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