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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06 20:26
지극히 공감합니다. 우리나라 사극들은......얕죠. 너무할 정도로. 사극이 통속극에 대해 갖는 비교우위라 할 수 있는 서사의 심층성과 인물의 입체성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어요. 더 아이러니한 점이라면, 제 4,5 공화국 류의 정치실화들도 그런 문제점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는 것이려나요.
개인적으로는 정도전도 신불해님께서 말씀하신 문제에서 완전히 탈피했다고 보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예전 작품들에 비해서는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7/02/06 20:31
본문에도 언급했듯이 정도전도 따지면 좀 시청자들에게 친절한 편의 드라마이긴 했다고 생각합니다. 구구절절 하는 이인임이라던지... 그렇지만 여지껏 나온 국내 사극 중 역대 최고라고 해도 무방할 문헌 사료의 반영(용의 눈물 같은 드라마도 이런 부분에선 비교가 안된다고 봅니다)이라던지 "애를 쓰면서 만들었구나." 라는 느낌이 전해지더군요.
17/02/06 20:29
말씀하신 문제점은 방송국 제작진이 시청자의 평균적 독해능력을 어느정도로 보느냐, 그 선택이 실증적인 근거에 기반한거냐가 논점일듯 하네요. 예전에는 영화는 230대 여성, 드라마는 50대 여성을 주소비자층으로 겨냥해서 내놓는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았는데 방송국도 그런거 인지할거라 생각합니다. 시청자 중에 장년층은 서구권 드라마의 빠른 다량의 정보전달 연출에 익숙하지 않고 청년층은 선호배우 얼굴만 잘나오면 디테일은 신경쓰지 않고 시청을 해주고 또 정치문제를 너무 골아프게 내놓으면 투자자들 불편하기도 하고 최대한 빠르게 수익 회수하는 길을 선호하기도 하고 내부외부요소 모두 드라마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7/02/06 20:31
글을 읽고 문득 곰곰히 생각해보건데,
국내 전반적으로 좋은 시나리오 작가가 굉장히 부족한거 같아요. 사극 만이 아니라, 영화,소설,만화,게임 등등 전반에서요. 그리고 그 기반을 쫓고, 쫓다보면, 부족한 여가문화에서 오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긴 시간을 들여 서사성을 음미하기 보다는, 짧고 강하게 즐길 수 있는 음주가무만 즐기게 되면서요.
17/02/07 00:51
만약 축구관련 이야기를 한다치면, 축구 자체에 대한 이야기, 축구 인프라에 대한 이야기, 축구 용품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
각 유통망에 대한 이야기, 리그 운영, 유스를 포함한 풀뿌리 구조, 지도자의 여러가지 방향성, 경기 이후의 회복, 운동에 관한 이야기 등 생각 해야할것이 많죠. 문제는 시나리오 작가에게 이걸 다 관장할 능력이 없고, 있더라도 위에서 이해를 못한다는 겁니다. "축구 그냥 감독이 선수들 지시하고 경기하는 거 보여주면 되는거 아니야?"라고 해버리니 답이 없어지지요. 종합적으로 창작물을 판단할 능력도 여유도 없는게 현실인것 같습니다.
17/02/06 20:31
용의 눈물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저는 매일 유투브에서 용의 눈물을 볼 만큼 팬입니다^^ 저도 용의 눈물 같은 명작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17/02/06 20:31
시청률을 확보해주는 대상을 상대로 입맛에 맞게끔 해줘야 되니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시청률 확보해주는 타입이 크게 보면 두 가지 아닐까요, - 봉두난발 로맨스를 원하는가? (젊은 여성층?) - 나름 정통 사극을 표방하며 뭔가 교훈을 주려하는가? (장년 남성층) 말씀하신 것 같은 역사와 드라마를 좋아하는 계층은 시청률을 내주지를 않아서ㅠㅠ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17/02/06 20:32
'정도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떠오르는데, 이인임과 정도전이 서로 대립하다가 결국 이인임이 유배를 가게 되는 장면에서
서로 '회자정리','거자필반'을 언급하고 자신감 있게 서로를 향해 씩- 웃으면서 그 회차가 끝나는 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본문의 말씀처럼 정말 이런 연출적인 부분 또는 장엄한 일장연설이 아닌 짧막하게 이뤄지는 대사 하나만 가지고도 그 드라마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데 한국 사극은 스케일 부분에만 집착해서 왜 스스로를 싸게 만드는지 모르겠네요. 갑자기 생각이 나서 링크 하나 남겨둡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oBcNs4YpWY
17/02/06 20:34
중국 사극들은 제가 보지 못해서 말을 못하겠지만, 신불해님께서 말씀하신 면에서는 오히려 서양 사극들이 상당한 장점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대충 10년 정도 전의 작품인 <Rome>은 흔히들 고증 잘한 작품으로만 유명하지만, 그 인물의 입체성 묘사에서야말로 가장 기념비적인 업적을 보여준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특히 주연도 아니었던 브루투스나 안토니우스의 캐릭터 해석은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역대 사극 중 가장 압도적인 여성 캐릭터라 불리는 아티아야 말할 것도 없겠지만요. 최근작 중에는 엘리자베스 2세를 다룬 <The Crown>이 몹시 뛰어납니다. 이 작품은 정말 누구에게든 권하고 싶은 명작입니다.
17/02/06 20:57
정확히는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쟁 -> 카이사르의 로마 침공 -> 내전 -> 카이사르 암살 -> 옥타비아누스 vs 안토니우스 전쟁을 다루고, 안토니우스를 격파한 옥타비아누스의 개선식으로 끝납니다.
아마 시즌 2부터인가가 카이사르 암살 이후였을 거에요.
17/02/06 20:55
주인공은 카이사르의 군단병인 루키우스 보레누스와 티투스 풀로이고, 이 둘이 카이사르 vs 폼페이우스와 옥타비아누스 vs 안토니우스의 내전기를 살아가는 것을 다룬 작품입니다. 카이사르, 폼페이우스,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 키케로, 브루투스 등 실존인물들도 물론 등장하지요.
HBO 드라마 시리즈의 신기원을 열었다고도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다만 고증하느라 돈이 너무 들어서 (ㅠㅠ) 채산이 맞지 않는 바람에 시즌 2로 끝나버리긴 했지만요. 그래도 누구에게든 강추하는 작품입니다.
17/02/06 20:58
옛날 작품이고, 자막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주인공은 카이사르 군단의 백인대장 두 명이었나? 이구요. 주인공은 (일단은) 아우구스투스입니다. 하지만 저도 진주인공은 아티아라고 봅니다.
17/02/06 20:35
고증...솔직히 말해서 일부의 역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신경쓰지. 사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고려의 복식, 고려의 무기체계. 모릅니다. 신경 안써요.근데 왜 안되냐. 스토리의 깊이가 없어요. 너무 평면적이고 1차원적입니다. 거기에 결과마저도 역사물이기 때문에 예측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드라마가 참 평면적인데 굴러가는건 끝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이기도 한데, 역사를 뒤트는 사극 같은 육룡이 나르샤 같은거 빼면. 사실을 중심으로 한 사극은 그런게 없죠. 결과를 대부분이 알고 가기 때문에, 풀어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만들어야 하는데, 정통 사극치고 풀어가는 과정이 흥미로운건 거의 못본거 같습니다.
17/02/06 20:36
정도전 역사자문이 이덕일 선생이었단 말을 듣고 뜨악했다가, 다 보고난후 그분도 하면 되는분이었다고 생각했던 일이 떠오르네요.
결국 각본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역사를 잘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인간사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각자의 입장이 있을뿐 선과 악으로 나누기 어렵다는 것을 잘 녹여낼수 있는 각본을 써낼 작가는 드물고 한국 드라마판의 성공 공식은 어려운 이야기를 포기하는 쪽으로 흐르는게 아닌가 싶어서... 실제로 정도전 정현민 작가의 현대물은 좋은 내용과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흥행엔 실패했구요. 대하 드라마가 역사를 소품으로 쓰는 사극 로맨스에 치여서 다시 나오긴 이젠 어려운 풍토라 참 아쉽고 또 이렇게 글 써주신 신불해님과 같은 마음입니다. 그러니 징비록이 그렇게 무너져서는 아니되는 것이었는데...
17/02/06 20:36
정도전이 변곡점이 되길 기대했지만 그후 그나마 정통사극이라고나온 징비록,장영실 모두 기대이하였었네요.올초 나온 임진왜란1592정도가 희망을 잇게해주었구요. 퓨전사극도 장르의 일환이고 존중해야하는 취향이지만 어느새 우리나라의 사극은 봉두난발의 미소년소녀물로 대변되고있는것이 아닌가하여 안타깝습니다.
17/02/06 20:39
스토리의 깊이를 못주겠고, 단순 현대 기반의 판타지로맨스는 나올만큼 나왔고, 그러니까 과거로 가서 역사 좀 섞어서 판타지로맨스 쓰고, 그거마저 바닥나니까 시그널의 성공에 따른 과거 현대 루프 판타지 로맨스가 미친듯이 나오죠. 장르를 안가리고. 뭐 다음건 뭐려나요...
17/02/06 20:40
얼마전 끝난 사나다마루만해도 일본내에서 많이 욕먹기도했으나 국내 대하사극과는 넘사벽의 차이가 느껴지더라구요. 오히려 용의눈물 태조왕건같은 대하사극을 뿜어낼때와 비교하면 우리의 정통사극은 퇴보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마저듭니다. (연개소문,광개토태왕,천추태후같은 황당한 사극들의 막대한 실패가 이후의 토양까지 갉아먹은게 아닐까 싶기도)
17/02/06 21:36
사나다마루는 일본내에서 반응이 괜찮았단걸로 압니다. 오히려 오사카 전투의 그 스펙타클함을 기대했던 우리나라 사극팬들이 대차게 깐걸로.. 뭐 사나다 유키무라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꼭 전투신이 어마어마할 필요는 없었는데 말입니다.
17/02/06 20:38
왜 그런 서사가 나오냐면, 그게 먹히니까요.
남자보단 여자가 저녁의 TV를 더 소비하고, 그럼 맞춰 가야죠. 그 관계를 역전하려면 정도전 시청률이 40~50%는 나왔으면야 달라졌을 겁니다.
17/02/06 20:38
그러게요. 용의 눈물에서 이방원이 환궁한 이성계 앞에서 춤을 추던 장면 같은건 우리나라 사극에선 더이상 기대할 수 없을거 같네요...
17/02/06 20:43
애초에 '정통'사극은 우리나라 드라마의 주 소비계층-여자 특히 20대, 아줌마들.(여혐은 아닙니다!ㅠ)에 한참 동 떨어져 있죠.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이런 저런 짜깁기-퓨전 사극 이라는 명목 하에- 로 주 시청자층에 어필할 만 한 내용만 찍어내는데 급급하게 되고요. 사실 전 세계를 둘러봐도 찾기 힘들 정도의 방대한 양이 기록되어있는 조선왕조실록이 있는 조선시대 말고는 그 당시 시대상을 확실하게 고증 할 만 한 사료와 기록이 모두 부족한 것도 한가지 이유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어릴 때 재밌게 읽었던 삼국사기, 삼국유사 이런것도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같은 역사를 가미한 소설이라는 걸 알았을때 놀랐고요. 부족한 자료와 씨름하면서 저런 생각 할 거리를 만드는 것도 작가입장에선 참 고역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시나리오 작가들이 많이 부족해 보이기도 하고요...
17/02/06 20:43
동감합니다.
고증이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에요. 생각할 거리가 있는 드라마였다면 저도 사극을 좋아했을지도 모르겠네요. 꼭 정통 사극이 아니어도요.
17/02/06 20:45
이런 문제점은 꾸준히 지적되는데도 계속 이런 사극만 나오는거 보면, 아무래도 방송사는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이런걸 원한다고 파악하고 있다는 얘기겠죠.
17/02/06 20:49
공감합니다. 한국 사극을 보면서 느꼈던 답답한 느낌의 근원이 항상 궁금했는데, 이게 맞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사극이라는 장르는 '알려져 있는' 혹은 '유명한' 인물을 등장인물로 쓰고, 스토리도 대충은 알려진 스토리를 쓰기 때문에, 잡다한 배경 설명 생략하고 주인공 내면의 묘사를 곧바로 시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사극은 대신 영문 모를 가상의 단체(..)들을 곧잘 등장시킵니다. 그리고 역사의 새로운 해석이라는 허울좋은 타이틀을 달아놓지요. 동일한 사건과 인물에 대해 정황을 새로이 해석하여 깊게 인물의 맛을 우려내는 대신, 실제 역사 사건과 드라마의 이야기 전개를 충돌시켜서 '어 이러면 역사대로 안되는데..' 내지는 '어 이렇게 일이 꼬였는데 어떻게 역사로 돌아가지?' 같은 갈등을 시청자에게 주려고 하더라구요. 이게 잘 터지면 "뿌리깊은 나무" 같은게 되는거구요. (아.. 생각해보니 타임슬립한 주인공만 없다 뿐이지, 갈등의 본질은 타임슬립물같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타임슬립물의 플롯에 기반한 정통사극이라..)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빠른 전개 속도에 가상의 단체를 끼얹고 이걸 진짜 역사 주인공과 엮으려 하다보니, 인물을 들이팔 시간적 여유같은건 자연히 없습니다. 스토리 전개하는 것만으로 바빠요. 반전충 마냥 반전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야 하거든요. 근데 기본적으로 '사극'에 반전같은게 어딨습니까.. 이걸 만들어내려니 가상 인물이 또다시 많이 동원되고, 역사 인물 묘사는 그동안 산으로 가고.. 뭐 그런거죠. 그러고보니 최근에 "징비록"에서 선조를 가지고 말씀하신것처럼 이런거 저런거 만들어보려는 시도를 했던거 같아요. 선조를 해명해보려는 시도? 그러나 그거도 임란 발발하고는 엉망..
17/05/19 13:53
뭐 그런 건 개인적으로 별로 안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것도 뭐 따지면 고증인데 사실 역사대로 흘러가느냐 마느냐가 서사의 질을 결정할 리가 없죠. "정통 사극"이라는 제한적인 틀로 보면 그럴 수 있겠지만요. 중요한 건 서사의 질 자체인데 고증이니 역사대로 흘러가니 마니 실제 역사니 뭐니 이상한 데서 자꾸 태클이 나오니까 수준 이하의 서사들이 계속 등장하는 "근원"적인 이유를 못 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뭐 사실 사극만의 문제가 아니지요. 그냥 대체로 우리나라 브라운관 작품들이 그렇습니다. 중요한 건 장르가 아니라 내용인 건데..
17/02/06 20:52
공감합니다. 중드 후궁견환전을 보고 충격받아서 여태 중국 사극위주로만 봅니다. 후궁견환전은 심지어 정통사극도 아닌데 실제 역사와 녹아드는 전개 + 역사적 상상력의 극대화로 명작반열에 올랐지요. 유교적 사회생활의 고됨(?)과 처첩제의 모순에 대한 문제의식도 분명하구요. 울나라 사극에서 후궁 괴롭히는암투는 그냥 애교로 보일정도로 치열하게 인물들을 대립하게 하죠.
17/02/06 22:39
저도 후궁견환전 손꼽습니다. 주변에도 추천하는 드라마.. 그렇게 많은 인물들이 나오고 대립하지만 하나도 억지스럽지않고 흥미진진하게 잘 풀어놨어요. 마지막 황제 붕어신에서 주인공의 애증이 교차하던 그 순간이 떠오르네요.
17/02/06 21:03
사극 주시청자층이 중장년에서 노년층입니다. 선악이 불분명하면 힘들어해요. 그래서 아침 드라마 마냥 사건의 갈등구조를 단순하게 만듭니다.
무엇보다 자본 문제가 가장 크죠. 사극은 ppl도 못 하고 촬영장과 소품 비용도 많고 엑스트라도 대규모라서 작가에게 많이 주기 힘든 구조죠. 이미 결말과 굵직한 스토리는 다들 알고 있으니 뼈대만 이어줄 정도의 실력만 있으면 작가 취향 크게 안 탑니다. 그래서 김은숙 김은희 김수현 같은 현대극 스타작가들은 있지만 사극 작가 이름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죠.
17/02/06 21:55
사실 드라마 구조 문제는 중장년-노년층보단 오히려 젊은층의 문제가 큽니다.
중장년 노년층은 용의 눈물 무인시대 같은 사극에 홀릭하고 지금도 CNTV-_-를 붙잡고 사니까요. 문제는 조금만 복잡하게 만들어도 젊은층이 유입이 안된다는거고 신규유입이 안되니 사극을 할때마다 시청률이 떨어져나가죠.
17/02/06 21:45
저도 그래도 한국에서 이런 사극이 있었다, 라고 적으려고 했어요. 그 노론vs정조, 라는 이미 파훼된 대립구도이고 선악대립구도가 나름 명확하지만 안내상의 정조와 극의 이중구조 때문이라도 충분히 가치있다고 생각합니다.
17/02/06 22:24
저도 그 왕(이라고 쓰고 정조라고 읽는)과 여주의 미묘한 심리전(?)이 본문보다 보니 생각이 나서 추천 댓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선악구도는 흠 뭐랄까요 당장 주인공 3인중에 두명을 명확하게 정의하기가 힘들고 왕도 두가지 면모를 다 가지고 있죠.말씀하신대로 세력의 선악 구도는 분명한데 인물들의 선악구도는 분명하지 않다라고 생각합니다.
17/02/06 21:09
영웅설화는 유관장 짬뽕스토리가 장외홈런을 쳐버리니 이걸 놔버릴수도 없고, 소위 정통사극의 골수 시청자들은 설명충 없는걸 불친절로 여기니까요
17/02/06 21:11
글 읽으면서 정도전이 생각났는데 역시 마지막 부분에 언급해주셨네요.
이인임 이성계 정몽주 정도전 각 인물이 생각하는 이상향은 현실에 있는 우리들에게도 해당이 되는것이었고, 정답이 없었습니다. 너무 좋은 드라마였어요.
17/02/06 21:19
대부분의 가정에서 리모컨 주인이 누군지 생각하면 지금의 한국 사극은 당연한 결과이고 제작하는 사람들 탓하고 싶지는 않네요.
17/02/06 21:22
집에서 가족들 보는 무신 조자룡인가 한두화 봤는데 딱 한국드라마 생각나더라고요 크크
신삼국 퀄리티 생각하고 보다가 빵터졌습니다 양산형드라마는 어딜가나 비슷하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17/02/06 21:23
단순 시청률은 퀄리티만 받쳐주면 어느정도는 무조건 갈정도로 고정시청자가 확실하다고 봅니다. 다만 자본주의적 관점에서보면 정말 아무의미없는 시청률이죠.
본문에서 언급한 내용을 곰곰히 생각할수록 공감되네요. 입체적 인물이 누가있나 생각해보니 도저히 떠오르질않네요. 그나마 정통사극에서 조금 빗겨난 작품의 악역들이 떠오르네요.
17/02/06 21:47
PPL이 되길 하나, 해외 수출을 할 수가 있나.... 암담하죠.
거기다 보는 사람은 고증이니 규모니 더럽게 까다로운데 그 머릿수와 입히는 옷은 다 돈이고요.
17/02/06 21:53
정통사극으로 한정지어보면 제작비 많이들고 사극 특성상 배우 출연진들도 많은데다 고생이란 고생은 다하는데
ppl은 안되고 전체 시청률에비해 2040시청률은 못받춰줘서 광고수입은 낮은데다가 무엇보다 해외 수출가능성이 제로에 가깝죠.
17/02/06 22:08
근데 ppl이 안된다는건 알겠는데 왜 해외 수출이 안될까요? 튜더스나 스파르타쿠스 rome 같은 것들은 세계적으로 성공했는데.. 음 아무래도 접근성이 덜해서 그런가요?
17/02/06 22:10
그렇죠. 접근성 문제도 있고 관심도 문제도 있고....
저도 나름 사극매니아고 이것저것 열심히 봤지만 태국 역사를 다룬 사극이 있다치면 별로 볼 마음이 안나네요(....)
17/02/07 00:16
수당 무찌르는 고구려 짱짱맨 하는 드라마는 중국에 안팔릴 것이고, 조선 침략하는 왜놈들 나빠요 하는 드라마는 일본에 안팔리겠죠
그렇다고 서양에서 우리역사에 관심가질것도 아니고
17/02/07 14:22
예시로 들어준 그 해외 드라마도 해외판 퓨전사극 아닌가요?
스파르타쿠스 초반부분은 잠깐 봤었는데 정통사극의 개념이라고 보긴 어렵더라구요. 대장금이나 허준 같은 드라마와 같은 개념이겠죠. 그게 사극이 해외진출 한 사례인데 그건 사극이라기보다 국내 역사를 배경으로 한 픽션에 가깝죠.
17/02/06 21:50
컴미 너무 무시하는거 아닌가요?.. 컴미 보다 못 한 사극이 더 많은거 같아서요...하하..
글 읽으니 봤던 중국 사극들이 떠오르네요.... 잘 읽었습니다
17/02/06 21:56
일정 부분 스토리 향방을 알고 있다는걸 이용할 줄 알아야하는데...
지나치게 인물의 영웅화에만 매달리다가 역사를 유치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현대적인 해석을 녹여낸다면서 더 유치하게 만들고요.
17/02/06 22:06
개인적으로 장르를 불문하고 우리나라의 드라마들을 기본적으로 싫어하고 멀리하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선명한 선악의 대립과 평면적인 인간상]입니다. 너무 대중성만 추구하다보니 스토리를 전혀 이해못하고 드라마 중간쯤부분의 한 편만 봐도 대강의 선악구도와 내용들이 다 들어올정도로 단순해요. 게다가 최근에는 배우들 연기에 있어서도 일본드라마식으로 오버하는 경향마저도 보여서 더 정떨어지더군요. 물론 대다수의 드라마들이 그렇다는 얘기고 일부 수작들도 존재합니다.
17/02/06 22:09
아무래도 '정통'사극의 경우엔 소재 고갈의 문제도 크죠. 전 일본인들이 어떻게 맨날 그렇게 오다 도요토미 도쿠가와 사극을 볼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같으면 이제 그 시대 눈감고도 외운다 작작 좀 해라 그럴 거 같은데.
17/02/06 22:10
뿌리깊은 나무도 생각할게 많았습니다
세종의 언터쳐블과 사랑이야기가 주였지만 한글창제에서 사대부와 서민의 생각이 충돌하는 구조는 어느것이 맞는 것인지 고민하게 해주었던것 같습니다.
17/02/06 22:17
우리나라 드라마 주 시청자가 바뀌지 않는이상 이런 기조는 계속되겠죠.
딱히 사극만의 문제도 아닌거 같네요. 미국 역사 드라마인 매드맨 같은 드라마가 방영된다면 과연 시청률 몇이나 나올지...
17/02/06 22:19
주 시청층이 바뀌면 작가들과 영상팀 역량이 늘어날거라고 믿는 분들이 있다는게 더 흥미롭네요
색깔과 역량(작품성)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굳게 믿는게 전형적인 그.. 초보들의 의견 같습니다 본문에 대해서 말하자면 평면성은 어떻게해도 극복이 안되는 재능러 중에서도 특급재능러들의 영역이라..반농반진입니다
17/02/06 22:26
저는 평소에 미드를 약간 보고 일드는 명성이 한자와 나오키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작품이나 보고 한드는 거의 설에 부모님댁에 내려갈때나 보는 정도라 조심스럽지만, 피지알에서도 자주 보이는 일드의 허접한 연기를 까는 글들을 볼떄도 마찬가지로 한드에도 그런것들이 많이 존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매너리즘이라고나 할까 뭐랄까, 이런 장면은 반드시 이렇게 보여주고 말해준다라는 느낌..... 선한 사람은 눈치라고는 0일 정도로 선하고 악한 사람은 또 왜 악한지조차도 이해가 안되고 감정이 격양되는 신은 울며불며 고함지르기가 기본이요, 인물의 감정은 연기나 연출로 보여주는게 아닌 그대로 내심을 독백하는 형식이고.....사극이나 현대극이나 다 그렇더군요.
17/02/06 23:16
공감이 많이 됩니다.
추가로 전투씬은 왜 맨날 패싸움 아니면 일기토일까요. 전쟁기록이 우리나라는 전무한가요? 어디 HBO나 톰행크스 자문으로 모셔다가 전투씬만 좀 멋지게 만들었으면 위에 나오는 단점 다 있어도 각잡고 볼텐데 ㅠ
17/02/06 23:24
저는 이것보다도 진짜 전투신문제도 크다봅니다.
매번 일기토아니면 패싸움...HBO처럼 진형잡고 군대대 군대라기보다는 패싸움의 느낌..... 방진따위는 개나 준..
17/02/06 23:41
mbc에서 하는 역적 재미있어서 댓글 달려고 했더니
신불해님 같은 역덕 관점에서는 그다지 끌릴만한 사극은 아니군요. 그래도 화랑에 비하면 훨씬 나은 것 같고 드라마에서 배우의 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작품입니다. 김상중 없어지고 윤균상이 얼마나 잘해줄 지 좀 걱정이네요.
17/02/06 23:51
대부분의 상업 문화는 그저 대중이 원하는대로 흘러가기 마련입니다.
우리나라 대중이 그걸 원하는 거에요. 게임, 영화, 아이돌, 드라마. 대중이 원하는 것과 매니아가 원하는 걸 모두 맞추는 건 정말 힘든 일이구요.
17/02/07 00:28
사실 그냥 제작할 깜냥이 안되는거라고 봅니다. 방대한 자료 조사와 전문적 재해석이 곁들여져야 하는 사극이라는 장르를 감당할만한 제작진이 많지 않아요.(저는 그걸 소화할 배우 풀도 매우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한국이 양산형 게임밖에 못만드는건 그냥 개발자들 역량이 안 되서'라는 글을 봤는데,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지금 제작비 똑같이 주고 공중파 3사에 시청률 전혀 신경쓰지 말고 소신대로 예로 드신 신삼국(총 제작비 약 300억+가량)이나 ROME(총 제작비 3000억+)만한 퀄리티를 뽑아보라고 하면 뽑을 수 있을까요? 절대 못한다에 500원 겁니다. 화려한 CG 나 있어보이는 대사로 잔뜩 가오는 잡을수 있겠죠.. 그러나 결국 가장 중요한 각본, 연출, 고증,연기에서 밑천 드러낼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솔직히 용의 눈물 이후로 한국에서 고평가받을만한 스케일 큰 정통 사극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17/02/07 09:17
그나마 최근에는 정도전이 잘 풀어낸 편이죠. 특히 어느 배역에게도 절대선과 절대악을 부여하지 않고 가치관 대립을 만들어낸 점을 높이 사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생각해볼 점을 사극에서 무리없이 끌어낸 점도 훌륭했고요.
17/02/07 10:20
정도전 제작비가 130억이라 돈없어서 초기 계획에서 무산되고 축약한 부분들 투성이였는데 두 배 넘게 예산이 있었으면 신삼국 따위 소리 나오죠.
17/02/07 09:26
대체적으로 다 동의합니다.
그래서 정도전의 후반부가 그렇게 아쉽네요. ㅠㅠ; 아 물론 그렇다하더라도 제가 최근에 본 사극중에선 군계일학입니다. 정말 오랫만에 반가운 사극이었습니다.
17/02/07 10:55
사극뿐만이 아니라 다른 드라마들도 그런 경우가 많죠. 유치원생이 봐도 알수있는 선악구도 소리 빽빽 지르고 조연은 놀라거나 개그하는거 말곤 하는일 없고...
그런데 일반 드라마들은 잘만든 드라마들이 그래도 나오는데 사극은 정말 없다 시피 하다는게 아쉬워요. 그런걸 보면 주 시청층이 그런걸 좋아해서의 문제도 아닌거 같아요.
17/02/07 13:04
최근 임진왜란 7년사인가 최수종 이순신 김응수 히데요시는 꽤 괜찮았습니다 후기 명군이 안습이어서 그렇죠 전 이런 사극이 많이 늘었음 좋겠습니다
17/02/07 16:30
압도적인 흥행 1위 '명량' 을 봐도
일본 장수들이 틈만 나면 "리순신! 리순신!" 을 외쳐대는데 그렇게 유치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영화든 드라마든 한국의 사극 제작자들을 '검을 뽑는다.' 는 의미와 무게를 잘 모릅니다. 그냥 말 하다가 의견충돌 좀 나면 검 뽑고. 뭐 대단한 명령도 아니면서 검 뽑으며 외치고. (그 다음 명령은 어떻게 지시하려고) '명량' 에서도 일본 장수들끼리 걸핏하면 검 뽑고 고함지르는데, 긴장된 분위기 보다는 그냥 이게 뭐하는 짓인지 웃음만 나오지요. 거기다가 강한 여자에 대한 무슨 로망이 있는지 휙휙 날라다니면서 불한당 정도는 가볍게 제압하는 미녀 몇 명은 나와줘야 하고.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애들이 전쟁터에서 가오 잡고 날아다니고. 또 민중의 힘은 어찌나 좋아하는지, 주요 장면에서는 민초들이 몰려와 큰 위기를 해결해야 하지요. 이를테면 '명량' 의 을돌목에서 뗏목 타고 거북선 끌어당기기라던가. 진짜 감동 받으라고 만드는 것인지 아니면 헛웃음이 나오라고 만드는 것인지.
17/05/12 23:33
개인적으로 공감하며 몇 년 전만해도 울분을 토하도 문제이긴 합니다만....
누가 그런 말을 하더군요. 적자생존. 생존에서 살아남은 드라마가 진짜다. 역사이야기를 보고 싶으면 역사책에서 찾아라. 지금의 드라마가 드라마 왕국 한국에서 살아남은 진화형태다. ....결국 대체재를 찾고 소비하는 건 알아서 하라는거죠. 그게 자본주의라고. 그 잘났다는 정도전 시청률 몇 나왔느냐. 흔하디 흔한 드라마만도 못하다. 이건 마치 정치 이야기가 같은 거다. 늘 옳은 이야기만 하는 듯한 진보놈들이 받는 지지율은 몇 %지? 뭐 그후로는 수긍하고 딱히 열내서 드라마 제작자들을 성토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기분은 뭣 같지만 말이죠. 어디까지나 소수 덕후들의 입장일뿐 아니겠습니까.
17/05/19 14:08
근데 정말 지금 살아남았다고 나오는 드라마들이 정말 살아남은 걸까요 크. 몇 년만 지나도 잊혀질 작품들... 서사의 세계에서 살아남는다는 건 불멸하는 걸 뜻한다고 봅니다. 불멸하기 위해서 항상 새롭게 변하는 것일 테지만 그 변화의 결과가 작품들의 무더기 속에 파묻혀져 잊혀질 작품들이라면 그건 살아남았다고 보기 힘들지 않을까.. 마 그런 생각이 드네요. 낯설게하기의 근간은 새로움일 터인데 태반의 통속극들은 말 그대로 진부하게만 변하고 있으니.
17/05/14 12:44
소름 돋네요... 저희 아버지도 저도 모르는 사이에 중국 사극 보고 계셨습니다. 한국 사극 깊이도 없고 말투만 사극말투지 드라마랑 똑같다고...
17/05/14 22:33
단지 사극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장르가 우리나라에서는 드라마를 위한 드라마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드라마, 영화 모두 그렇습니다.
연애담이거나 권선징악이거나 둘 중 하나이지 이 구도를 벗어난 작품은 늙은이의 소회를 다루는 종류 뿐이지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 명 정해놓고 조리돌림하는 방식, 악역에게 어그로 끌려서 욕하는걸 되게 좋아합니다. 드라마, 영화 뿐만 아니라 웹툰만 봐도 말도 안되는 스토리들이 인기 있는 방식이 다 그런거구요. 결국 그런 드라마가 나오지 못하는건 애초에 관람자의 의식 수준의 문제도 어느 정도 있다는 겁니다. 물론 자기가 드라마 피디고 작가로서 어느 정도 자존심이나 정체성이 있으면 좀 양질의 것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인드가 들면 좋겠습니다만 뭐 헬조선에서 뭘 바래..
17/05/16 13:10
사극만 그런게 아니죠. 공중파 대부분 드라마들이 저렇습니다. 맨날 회장에 사장에 꽥꽥 소리지르고 꽥꽥 울기만 하는 인간들.
노인들이나 볼법한 드라마들이 많고, 그래서 젊은이들의 외면을 받는거겠죠. 괜히 케이블 드라마가 뜨는게 아니고요.
17/05/18 11:37
드라마 시청률을 좌지우지 하는 주요 시청층에게 눈높이를 맞춰가는거라고 봅니다.
시청률계산법이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한 공중파 드라마와 예능은 점점 보기 편하고 쉬운 방향으로 가고 전문성을 띄고 특정 계층에게 열광할 만한 것들은 케이블로 옮겨져가겠죠. 좀 심한말로 그래서 잘 만든 사극 매주 본방시청하고 인터넷에 글 많이 써서 화제성지수 올려주고 다시보기 서비스로 소장해주고 방송끝나고 dvd블루레이 제작요청해봤냐고 물으면 정통사극을 원하시는 분들 몇 명이나 그렇게 하고 계실지... 돈이 안되요. 돈이...
17/05/19 13:31
결국 사극이라는 것도 픽션이고 서사인 까닭이겠죠.. 고증 같은 사극 고유의 미학은 어느 정도 무시돼도 괜찮지만, 서사 미학의 핵을 빗겨가는 사극 따위.. 고증 아무리 잘 지켜봤자죠.
덧붙여서 저는 본문에서 말씀하신 국뽕이 제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뭐 대체 역사물도 그렇고 판타지도 따져보면 보수적 서사이고 사극도 사실주의 베이스의 서사인데, 국뽕을 빨기 시작하면 개화기시대 소설 같은 자의식 과잉이 드러날 수밖에 없고, 이건 현대 서사에서 가장 극혐하는 요소다 보니.. 우리나라 사극은 국뽕부터 씻어내야 제대로 된 사극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아니 제대로 된 서사를 할 수 있다고 봐요. 정도전이 좋은 드라마였던 이유도, 정말로 훌륭한 드라마여서가 아니라 기존의 사극들(사실 정극도 다를 바는 없지만)이 워낙 수준 이하였기 때문이라고도 보구요.
17/05/22 21:11
정통사극이란게 전근대적인 가치관을 담고 있다면 차라리 시시껄렁하고 유치한 퓨전사극의 범람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드네요.
그런 정통사극이 흥행하는건 어쩌면 현실을 반영하기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사극의 시대적 배경인 과거와 현재가 유사하기때문이죠. 중국사극이 부럽습니까? 걔네들은 살아가는 오늘이 사극일걸요. 현실에 황제와 귀족이 존재하고 전근대적인 미개함이 판치는게 그 잘난 정통사극이 판치는 중국의 현실입니다.
17/05/22 23:33
사극의 배경이 옛날이니 사극의 내용 역시 전근대적인 가치를 다루는데 중점이 있다는건 기적의 논리로 보이네요.
현대 정치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만, 근래 정통사극 중에 가장 호평이었던 정도전이 북한에서 암암리에 대인기를 끌자 북한 당국에서 보위기관에 특별하게 정도전을 불법 단속하라고 지시했다는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중국 정치 현실의 낙후성이라는 점이, 우리나라 대하 사극이 중드의 명작 사극에서 나오는 서사의 캐릭터, 인간관계 묘사 깊이에 터무니없이 부족한 사실상 '마수리' 정도급 서사를 보여준다는 부분과 무슨 연관관계가 있는지 역시 잘 모르겠습니다. 그 중드 사극이라는 부분 역시 많고 많은 외국의 사극들 중에서 가장 접근하기 편한 예시로 들기 쉬운 부분이라는 점 때문에 주로 본문에 언급된 것이지, 위에 다른분들이 언급하셨다시피 서양에서 로마나 영국 왕실을 다루는 드라마들 역시 본문에 예시된 한국 사극에서 부족한 복합성이 훨씬 다채롭기도 하구요. 그 드라마를 제작한 국가인 미국, 영국의 정치현실이 미개함이 판치는 사극 사회라 국내 정통사극보다 잘나오는건 아니겠지요. 그야 국가의 정치적 성숙함과, 일개 드라마의 시나리오 서사의 깊이와는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없을테니까요. 때문에 저는 rhrhaus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고 싶은지 이해가 잘 안됩니다. 그리고 전 퓨전사극류 드라마들 그렇게 꺼리는 편은 아닙니다. 본문 첫부분 언급했다시피 그냥 별개의 장르로 생각하고, 본문에서 이야기하는건 그 장르 중에서도 정통사극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퓨전사극 범람이라고 하는데 정통사극은 꾸준히 나오고 있으니까요. 광개토태왕 같은 드라마는 시청률도 꾸준히 나오긴 했구요. 그냥 완성도가 터무니없이 낮을 뿐이지.
17/05/23 12:32
왕조국가인 북한에서 정도전을 예의주시했다고 정도전이 근대적 시민사상을 담고 있다는 주장이야말로 기적의 논리같은걸요?
고작 맹자따위나 읽은 정도전이 근대적 시민혁명가였다면 애초에 우리가 알고 있던 조선도 없었을테고 그리고 그 정도전을 단속하던 북한이라는 나라도 없었을지도 모르겠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시대적 배경이 전근대인데 당연히 전근대적 가치를 다루는게 당연한거 아닌가요? 아니면 정도전의 역성혁명에서 민주주의 맹아론이라도 보신건가.. 그것은 전근대적 정통사극을 보면서 애써 현대적 가치를 부여하는 어거지가 아닌가 싶네요.
17/05/23 14:28
맹자를 읽고 사상의 기반을 키운건 '정도전' 이지 드라마 정도전의 작가인 정현민이 아닙니다. 정현민은 역사적 인물인 정도전을 소재로 이용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 등을 시나리오로 반영한 이야기지요. 정현민 작가는 정도전을 제작함에 있어서 가장 큰 도움이 된게 자신의 '10년 동안의 국회 보좌관 경험' 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10년 동안 현실 정치의 영역에서 겪었던 체험과 이로인한 경험, 그 경험으로 말미암은 자신의 사상이 시나리오에 들어갔고, 그런 부분이 '당연하게도' 드라마에 담아 있겠지요. 실존인물 정도전은 근대적 시민혁명가가 아니라 왕조 시대의 지식인이었지만, 드라마 정도전에서 조재현이 연기하는 정도전은 현실정치의 영역에서 이를 지켜본 경험이 있는 사람의 손으로 재창조된 인물입니다.
전근대적 정통사극에 현대적 가치를 부여하는게 어거지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정통사극을 만드는 사람은 전근대 사람이 아닌 현대인 아닙니까. 현대인이 만든 창작물에 현대적 요소로 부여되고 재해석된 가치가 들어가지 않는다면야 그게 더 이상한 일이 아닐까요. 그게 부정적인 요소로 반영된 것으로 그 많은 노론 음모론적 선악 요소로 재창조된 사극들만 해도 한 트럭이고. 이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이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인데, 때문에 윗댓글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전 rhrhaus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고자 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말씀하시는 이야기만 보면 죽은 정도전이 되살아나서 자기가 카메라 들고 드라마 정도전을 찍은것처럼 느껴지거든요.
17/05/29 23:04
대체로 현대적이라는 건 재해석에 있는 거지 퓨전하거나 판타지하다고 현대적인 건 아니죠.. 뭐 물론 통속적으로 보면 퓨전한 사극이나 판타지한 사극이 더 현대적이라고 볼 수 있기는 합니다. 다만 그런 대중극적인 마인드로 극의 현대성이나 전근대성을 평가하는 경우는 잘 없죠.
극이 전근대적이냐 현대적이냐, 그건 소재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배경에 있는 것도 아니고, 퓨전이냐 판타지냐 하는 장르에 있는 것도 아니에요. 대체로 요즘 나오는 판타지 사극들 퓨전 사극들 보면 거의 개화기 시대 서사 수준인 경우 허다합니다. 서사 미학으로 보면 전근대적인 것도 그렇게 전근대적인 게 없습니다. 또는 민족주의적인 관점으로 전개되는 태반의 사극들은 거의 뭐 뼈에 사무칠 정도로 전근대적이고요. 태왕사신기 같은 거 보면 그런 전근대적인 요소들로 떡칠된 게 퓨전 사극이라고 세련된 작품마냥 나오고 그랬더랬죠. cg만 잘 뽑고 영상미만 잘 뽑으면 극이 세련된 줄 알고 퓨전하거나 판타지하거나 하기만 하면 현대적인 줄 알고... 얄팍한 거죠.
17/05/25 23:24
무인시대가 한번도 언급이 안된것 같아 짚고 지나갑니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라는 캐치프라이즈가 참 무겁게 다가왔던 사극이였고 아직도 이덕화님의 금강야차 연기가 기억에 남는 역작이였죠. 다른 커뮤니티에서 썼던 썰인데 우리나라 느와르 영화 잘 만들잖아요. 이 역량을 무신정권의 피투성이 군상극이라던가 대몽항쟁기, 여말선초의 포스트 아포칼립스스런 시대를 다룬 작품이 나와준다면 젖은 팬티 움켜쥐고 매 방영 본방 사수할 자신이 있는데...부질없는 꿈이로다....ㅠㅠㅠㅠ
17/05/28 16:32
이건 뭐랄까, 사극의 문제라기보다 방송계 전체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청자가 생각하고 판단할 여지를 잘 안 줘요.
가령 예능도 자막으로 웃기려고 한 지 한참 되었죠. 내가 웃을 타이밍은 내가 결정하고 싶은데, 웃을 타이밍도 정해 주려고 하는 게 싫어서 이제는 예능을 잘 안 보게 됩니다.
17/06/15 20:00
주제와는 약간 벗어나는 댓글입니다만.. 전쟁씬 같은데서 주인공 쪽 장군은 항상 뭔가 카리스마있게 그려지고 상대방 쪽 장군은 전투만 돌입하면 당황하고 뭔가 두려움에 떠는 모습이 정말 보기 싫더군요. 상대방쪽은 무슨 겁쟁이만 모아다가 장군으로 뽑는것도 아닌데 말이죠.
양판소에서 보면 주인공을 천재적으로 그려내고 싶은데 작가가 그걸 묘사할 능력이 없다보니 상대방을 죄다 바보천치로 만들어놓아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처구니없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와 똑같은 느낌입니다. 상대방쪽 장군도 좀 전투에 돌입시 비장한 모습이라든가 승리를 다짐하는 모습등 '상식적' 으로 그려줬으면 좋겠어요. 무슨 바보자랑 대회하는 마냥 당황하는 모습만(심지어는 상대방쪽의 전황이 더 유리할때도 그러함!) 그려주지 말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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