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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6/05/25 07:12:40
Name 자몽쥬스
Subject 지금 갑니다, 당신의 주치의.
-말 안듣는 아랫년차, 뺀질거리는 윗년차를 한 순간에 동지애로 끈끈히 단합시켜주는 주제, 세상 그 어떤 안주보다 씹기 좋은 것, 교수님, 응급의학과 그리고 마취과 욕.
(*특정 과에 대한 악의는 없습니다)

-약 30여년의 의국 역사상 여의사는 10여명 남짓, 그 중 60%는 솔로. 다수에 속하니 외롭지 않아요.
정말, 외로울 시간이 없다. 일과 마치면 쓰러져 잠들기 바쁘고 개인위생 챙기기에도 빠듯한 걸. 내 한몸 건사할 여력도 부족한데 연애를 어떻게...

-입국 첫 해 DDKT(Deceased Donor Kidney Transplantation, 뇌사자 신장이식)의 80%는 내가 당직일 때 일어나 이식전문전공의라는 별명이 생겨났다. 그러나 이식전문의사는 나뿐만이 아닌 것이 분명한 게,  장기를 구득하러 가 보면 분명히 지난번에 봤던 그 병원 그 교수님 그 간호사들이다. 굳이 말 섞지 않아도 왠지 서로를 알아보는 기분, 마스크 너머 마주치는 시선들 사이에는 왠지모를 동질감 반 짠함 반이 섞여 있는 것만 같아.
대체로 다장기구득을 하다 보면 아침일찍 시작한 수술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 마무리되고, 아이스박스에 장기를 담아 Donor 병원을 출발할 때부터가 우리의 진짜 시작이다. 병원에 도착해 신장을 수술방에 넘겨주고 나면 한쪽 방에서는 구득해 온 신장을 이식하기 좋게 정리하는(벤치) 작업을, 그 옆 방에서는 Recipient의 수술 준비가 시작되고, 약 4시간여의  신장이식수술을 마친 후 Recipient가 중환자실로 나가는 시간은 대개 자정 무렵. 정말 말도 안 되게 힘들지만, 그래도 동정맥 문합 후 혈관들을 막고 있던 겸자들을 풀었을 때 이식된 신장으로 혈액이 흘러들어오며 예쁜 핑크빛이 되는 걸 볼 때, ureteroneocystostomy(donor 신장의 요관-신장에서 소변이 나오는 길-을 recipient의 방광에 연결해 주는 것)를 마치고 잠겨있던 소변줄을 풀자 콸콸 쏟아지는 소변을 볼 때 느껴지는 희열, 땀에 젖은 수술복을 벗어던지고 들이키는 시원한 콜라같은 기쁨의 순간들.

-처음으로 중환자를 맡았던 밤. 대장암으로 인해 발생한 대장 천공으로 응급수술을 한 환자였다. 혹시나 새츄리(O2 saturation, 산소포화도)가 쳐지진 않는지,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지...중환자실 침대 옆에 앉아 꾸벅꾸벅 졸며 보냈던 그 밤은 정말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곧 죽을 것 같았던 그 환자는 무사히 인공호흡기를 떼고, 일어나 앉고, 일반병동으로 올라와 밥을 먹고, 두 발로 걸어서 퇴원했다. 감사합니다, 살아 주셔서. 숱한 고민의 밤을 가치있는 것으로 만들어 주셔서.

-선천성 담췌관 기형이 있고 (아마 그로 인해 생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담도암으로 수술을 받았던 한 할머니. 수술 후 반복되는 담즙성 패혈증으로 한 해 동안 세 번 중환자실을 다녀오셨다. 쪼글쪼글한 손은 따뜻했고, 토끼처럼 입을 오물거리며 말씀하시는 모습이 참 귀여우셨지. 아직도 병동에 계실 때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토끼같은 할머니가 그런 할머니를 똑 닮은 토끼같은 손녀의 손을 잡고 천천히 병동을 산책하던 모습.
스케줄이 바뀌어 타 파트 일을 하던 어느 날, 중환자실에 내려갔다가 그 할머니를 만났다. 네 번째 중환자실이다. 황달이 생겨 노랗게 변한 눈동자, 주치의는 이번엔 정말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해 줬고, 담당간호사는 할머니가 말씀은 알아 듣는 상태라고 했다.
할머니. 저 알아보시겠어요. 저 할머니 지난 달 주치의에요.
잡은 손은 여전히 따뜻했다. 할머니의 노란 눈에 눈물이 차 올라, 그 눈물을 닦아 드리고 도망치듯 중환자실을 빠져 나와 참 많이 울었었는데.

-주치의를 하면 담당 환자수는 평균 50여명, 하루 평균 7-80여통의 전화를 받는다. 그래서 내 전화기는 거의 항상 통화 중. (콜폰을 따로 쓰지 않는 분위기고 또 오프여도 환자가 좋지 않으면 바로 병원에 들어와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그리고 전화기를 두대 쓰면 병동 외래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방을 종횡무진 누벼야 하는 우리 과 전공의들은 장담하건대 100% 한달 내로 둘 중 한 대를 잃어버리고 말 거다)
불규칙하기 그지없는 생활 패턴에, 타지에 혼자 나와 사는 칠칠치 못한 딸이 너무나 걱정되지만 혹시 자고있진 않을까 일하는데 방해되진 않을까 차마 먼저 전화하진 못하고 내가 전화를 걸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부모님을 안다. 그러나 어떤 날은 도저히 집에 전화를 걸 5분이 나질 않아 안부전화를 할 수가 없다.

-응, 엄마. 주무셨어요?
전화 못 받아서 미안해. 어디 아픈 덴 없지?
난 잘 지내. 밥도 잘 챙겨 먹고(실제로는 밤 10시에 첫끼를 겨우 우겨넣듯 해치웠지만)
응. 할만해요. 그렇게 힘들지 않으니까, 내 걱정 너무 하지 마. 응.
아 병동 전화 들어온다. 엄마 내가 다시 전화할게요.

-엄마, 사실 나 오늘도 엄청 울었어. 너무너무 힘들어...

-계절이 바뀌는 것을 면회객들의 옷차림을 보고 알게 되고, 꽃이 피는지 지는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시간들이 억울해 매일 이렇게는 도저히 살 수 없다고, 오늘은 기필코 그만둬야지 생각하면서도, 다섯 시 반이 되면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병동으로 향하는 이유는, 나를 기다리고 있는 내 환자들이 눈에 밟혀서. 정말 너무나도 힘들지만 그래도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는, 그래도 아직은 내가 이 일을 좋아하니까.
선생님 K환자 열이 38도에요.
자몽쌤 어제 스토막 수술한 환자 운드 우징이 있는데 좀 봐주세요.
자몽선생 어디야? 환자 좀 보자.

지금 갑니다, 당신의 주치의.



* 라벤더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07-12 18:58)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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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loxone
16/05/25 07:14
수정 아이콘
아이디가 자몽주스인거부터 의료인 냄새가...
리니시아
16/05/25 11:29
수정 아이콘
자몽과 의료인이 어떤 관계가 있나요?? 자몽이 의료인들에게 좋은건가요...?
naloxone
16/05/25 13:36
수정 아이콘
약물과 음식간에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케이스가 자몽입니다.의료계열 사람에겐 유명하죠.
리니시아
16/05/25 13:49
수정 아이콘
아아 감사합니다~
어니언갈릭파스타
16/05/25 07:37
수정 아이콘
메이져병원 GS (Great surgeon)이신듯!고생하십니다!힘내세요!
16/05/25 13:24
수정 아이콘
General보다 저게 더 말이 되는듯... 진짜 존경합니다
세상의빛
16/05/25 07:50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십니다 선생님 전공은 다르지만 저도 전공의 때 졸린 눈을 부비고 병동을 돌아다닐 수 있었던 것은 내가 하는 일이 가치있는 일이다라는 것을 환자 분들이 가르쳐 주실 때였습니다 힘내십시오
몽쇌통통
16/05/25 08:3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저도 어딘가에서 열씸히 살고 있겠습니다 ㅠㅠ 화이팅!
사라다스
16/05/25 08:38
수정 아이콘
힘내십시오.
연필깎이
16/05/25 08:3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네잎클로버MD
16/05/25 09:07
수정 아이콘
고생하십니다...
근데.. 전공의 끝난다고 삶이 나아지지는 않아요ㅠㅠ
다크나이트
16/05/25 09:07
수정 아이콘
너무 고생많으시네요.
노력에 보상받을 때가 꼭 있었으면 좋겠어요.
연애에도 꼭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재돌이
16/05/25 09:19
수정 아이콘
아 고생많으십니다. 그게다 피가되고 살이됩니다. 그리고 저도 가장 바쁘다는 년차에 연애했습니다. 어떻게든 생깁니다(?)
화이팅입니다
albatross
16/05/25 09:24
수정 아이콘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 글을 보게되어 영광입니다.
Thursday
16/05/25 09:24
수정 아이콘
자몽님 같은 분 덕분에 살아난 사람이 주변에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compromise
16/05/25 09:30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주변 전문의 선생님들 보면 마취과, 영상의학과가 병원에서 갑이라고 하시더라구요 크크.
렌 브라이트
16/05/25 09:43
수정 아이콘
요즘 흉부외과를 주제로 한 현실판타지소설 하나를 읽고있는데 엄청 재밌어서 시간을 쏙쏙 빼먹는 와중에 이런 글을 보게 됐네요.
물론 소설이니까 걸러봐야 할 부분도 많지만 환자를 척척 살려내는 주인공이 어찌나 멋있는지.

멋지십니다. 정말 고생 많으시고요. 더 많은 분들이 이 손길로 살아나실 겁니다.
16/05/25 09:48
수정 아이콘
이런 고생하는 분들 때문에 기형적으로나마 한국 의료가 돌아가긴 하지만,
이런 고마운 분들은 좀더 덜 고생시켜야만 합니다.
한 사람이 이 정도 로딩을 등에 지고 수련받아선 안 됩니다. 이를 장려하거나 미화해서도 안됩니다.
제도적으로 서포트가 꼭 필요하다 봅니다.
16/05/25 09:57
수정 아이콘
예전부터 생각했던건 "의대생을 현재보다 더 많이 뽑으면 안되나?" 하는 거였네요
렌 브라이트
16/05/25 10:03
수정 아이콘
저도 그냥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알고 있는 지식이긴 하지만...

의대생을 많이 뽑는다고 저러한 병원3D과들(흉부외과라던지 화상이라던지 재건이라던지) 인원부족현상은 해결 될 수가 없기 때문에.
사람 생명에 직접 관련된 일이다보니 의료사고날확률도 어마어마하게 높고 환자 살리려다 역풍맞아버리는 일도 빈번하게되고.
어렵고 힘듬+돈도 안됨!->점점 기피함->남은 사람들은 사람이 부족해서 더더욱 힘듬->더 어렵고 힘들어짐->점점 더 기피함 이라는 악순환이랄까요.

한국에선 의사=돈많이 벌어야됨!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많고, 그렇기 때문에 돈이 잘 벌린다는 치과 안과 성형외과 이런 쪽으로 몰리게 되니까요.
16/05/25 10:19
수정 아이콘
"요즘 애들은 힘든 일 안하려고 하니까 외국 노동자 데려오자"
16/05/25 10:23
수정 아이콘
제가 한 말이 그런 의미였나요? 잘 이해가 안가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16/05/25 10:29
수정 아이콘
음;; 길게 설명할거 있나요? 제도와 자본 분배 문제가 본질인데, 그냥 사람만 늘리면 된다고 하는거니... 말 안에 비난도 1g 첨가하고요.
16/05/25 10:38
수정 아이콘
의료계 사정을 잘 모르니 단순하게 생각한거였는데 제 생각이 짧았네요
그리고 그냥 설명해주시지 저렇게 빙 돌리면서 비꼬시진 말았으면 하네요
16/05/25 10:46
수정 아이콘
비꼬려고 쓴건 아니고 제 생각에는 가장 쉽게 이해가 될 것 같아서 그랬는데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근데 하루에 열시간 넘게 서있고 일주일에 백시간 넘게 일하는 글에다 두고 당당하게 비난조의 말씀을 하시니 진짜 비꼬고 싶어지긴 했어요.
arq.Gstar
16/05/25 11:08
수정 아이콘
비난조의 말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16/05/25 11:39
수정 아이콘
"요즘 애들은 힘든 일 안하려고 하니까 외국 노동자 데려오자" 에 비난조가 없다고 말하기는 힘들 겁니다. 강하진 않더라도 너희가 힘든건 너네 탓이다 같은 뜻이 있으니까요. ssyo님의 댓글도 마찬가지고요. 앞서 언급한 1g의 비난이죠.
16/05/25 12:18
수정 아이콘
Cogito 님//
<강하진 않더라도 너희가 힘든건 너네 탓이다> 전 전혀 이런 의도로 비난 댓글을 단게 아닌데 무슨 근거로 확정짓듯이 말씀하는지 모르겠군요.
처음 댓글은 자몽쥬스님 같은 분이 힘드니 의사숫자를 더 늘려서 부담을 분담하면 좋겠다 라는 뜻으로 쓴거였습니다. 의료계 사정엔 전무하니 단순하게 저런 생각을 했던거였고 댓글들을 읽어보고 나서는 말처럼 쉽지는 않은 일이구나 라고 느꼈고요.
비난조로 댓글을 쓴게 아니지만 cogito님이 기분이 나쁘셨다니 죄송하다고 한건데 계속 저를 언급하면서 비난했다고 하니 마음이 편치 않네요
arq.Gstar
16/05/25 12:23
수정 아이콘
Cogito 님// 그건 Cogito님이 쓰신거 아닌가요?;; 답변이 잘 이해가 안가는데요..
ssyo님은 그냥 숫자 늘리자고 하신건데..
16/05/25 11:10
수정 아이콘
비난하려는 뜻은 전혀 없었습니다. 저도 제 댓글에 기분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Anthony Martial
16/05/25 11:36
수정 아이콘
근데 로스쿨 같은거 만들어서
법조인수를 늘리는것도 비슷한 맥락 아니었나요?
16/05/25 11:44
수정 아이콘
http://blog.hani.co.kr/medicine/6300

그쪽은 제가 아는게 별로 없어서.... 현재 법조인 수가 적당하냐, 로스쿨/사시중에 어떤게 좋냐, 법조인 수가 늘어서 실제로 국민에게 해택이 갔느냐 같은 질문에 대해 제가 제대로 대답할 수 있다면 뭐라고 말씀을 드릴텐데요. 근데 최소한 변호사가 받는 수임료를 국가에서 통제하지는 않죠. 근데 의사의 경우는 국가에서 의료수가를 정하는데 그 수가가 비현실적입니다. 그러다보니 의사들이 과 선택도 재수 삼수를 해가며 생명을 다루는 과를 피하는거고요. 본문에서 언급된 이식 같은 경우도 수술 하면 할수록 적자가 나는 분야로 알고 있는데, 의사 수가 늘어난들 병원에서 사람을 많이 뽑으려고 할까요? 이런 상황에서 "너네가 고생하는거 다 너네 욕심 탓임" 이라고 말하면 종사자 입장에서는 김무성이랑 똑같은 소리하는 사람인거죠.
그리움 그 뒤
16/05/25 12:15
수정 아이콘
예를 들어..
힘들지만 꼭 필요한 과에 지원하는 의사 수가 열명이 부족해서 넉넉하게 의대생을 20명을 더 뽑았습니다.
그랬는데 이 20명이 나중에 힘들지만 꼭 필요한 과에 지원하는게 아니라 편한 과나 인기과에 지원하거나 혹은 전공의를 하지 않고 미용성형쪽으로 진출해서 결국 부족한 열명은 똑같습니다만...
의사수는 20명이 늘었습니다.
즉, 문제 해결은 되지 않고 괜히 의사수만 늘어난 겁니다.

지금 의대생 수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의대생 수는 차고 넘칩니다.
의료제도의 불균형이 계속 극에 달하고 있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원가를 보존해 주지 않는 보험수가, 저임금으로 장시간 근로를 강요당하는 전공의들, 점점 심해지는 정부 기관의 의사 압박(의사 입장에서는
본인 신분이 공무원도 아니고 정부가 보조해준 것도 하나도 없는데 정부나 국민들은 의료가 공공재인줄 알아요. 왜죠?)
의사를 원초적 죄인으로 모는 사회 현상들..(산부인과 의사가 분만 중에 과실이 없었어도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일정 부분을 벌금식으로 내는건
무슨 이유일까요? 앞뒤 고려없이 즉흥적으로 만든 신해철법에 의해서 살 수 있는 환자가 알게 모르게 치료거부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은 어때요?
치료거부한다고 의사 고소할거에요? 그러면 최선을 다해 치료했는데 결론적으로 환자가 위험해지거나 죽었다고 무조건 분쟁조정 당하거나 소송당하는 의사입장은요? 신해철법이 없어서 생기는 억울한 환자가 더 많을까요? 신해철법이 생긴 후 발생하는 억울한 의사가 더 많을까요? 판단은 자유입니다..)

이런 여러가지 문제가 해결은 커녕 더 심해지니 의사 면허를 따고도 필요한 분야의 전공을 하기보다 편하게 할 수 있는 미용부분에 많이 뛰어들다보니 문제가 생기는거지요.
뉴스나 기사에서 성형외과, 피부과 의사들 몇몇이 잘나간다고 모든 의사들이 잘나가는거 아닙니다.
오히려 진료과 의사들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16/05/25 12:21
수정 아이콘
네, 잘 몰랐는데 여러 댓글들 그리고 그리움님 댓글을 읽어보니 사정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밀물썰물
16/07/14 05:48
수정 아이콘
이것이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닌데 왜 개선이 안되지요?
모두 같은 길을 겪었으니 너도 겪어라 하는 것인가요?

외국의 수련의도 힘들다고는 하는데 한국처럼 저렇지는 않아요. 이것은 장기적으로 의사에게도 환자에게도 좋지않습니다. 물론 단기적으로 좋을 것 없고.
이렇게 해서 이득이 되는 사람이 있길래 이렇게 돌아가고 아무도 바꾸려고 하지 않죠.
시지프스
16/05/25 09:55
수정 아이콘
너무 마취과 싫어하지는 마세요. 저희도 좋아서 짜르지는 않는다는..고생하십니다
2년차때 RhO- 아줌마 출혈 못따라가서 table death한 일이 생각나네요. 술한잔 하고 집에 들어가는 골목길에서
엄청 울었는데 그생각이 나네요. 그래도 그땐 환자만 생각하면 됐는데 쩝
신동엽
16/05/25 10:43
수정 아이콘
RHO- 입니다.. 정말 혹시라도 혈액원에서 수급이 잘 안되시면 연락주세요. 남일같지가 않네요..

헌혈 자주 했었는데 자전거타기 시작한 이후로 헌혈하면 하루 내내 너무 피곤해서 헌혈 못하는게 항상 마음의 짐입니다.

대학생때는 적십자사에 등록해놨는데 마침 지정헌혈 대상자가 우리학교병원이라서 학교내에서 해결한 기억이 있네요.
시지프스
16/05/25 19:56
수정 아이콘
저희 교과서에는 RhO-라고 되어있는데...?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요?
그때 그 분은 Antibody도 걸렸던지라...
신동엽
16/05/25 20:35
수정 아이콘
아뇨.. 제가 RhO- 형입니다 ;; 제 피빼서 드리겠다는 의미였는데 제가 의사라고 생각하셨나봐요 흐흐.. 저는 학부생 때 등록해놨는데 마침 우리학교 병원에 응급이 들어와서 직접 연락해서 헌혈한 적이 있었어요.
16/05/25 10:10
수정 아이콘
이런 근로환경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내적인 사명감으로 지탱하시는 이런 분들이 현재의 기형적인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는 마지막 보루겠죠.
힘내시길 바랍니다..
16/05/25 10:27
수정 아이콘
가끔 수술방에서 찰지게 욕하는 여자 쌤도 멋있습니다 흐흐.
FlyingBird
16/05/25 10:59
수정 아이콘
정말 고생하시는 것 같고, 환자분들을 위해 힘쓰시는 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병리학적자세
16/05/25 11:01
수정 아이콘
너무 마취과 싫어하지는 마세요. 저희도 좋아서 짜르지는 않는다는....(2)
제가 수련했던 병원은 CS post op 환자 이외의 SICU 환자는 마취과가 관리 했었는데
수술 끝나고 ventilator 달고 inotropes 있는 대로 달아놨던 환자가 나중에 병실에서 잘 걸어다니는 거 보면 뿌듯하더라구요.
하지만 환자들은 저희를 못 알아본다는 게 함정......
16/05/25 11:01
수정 아이콘
전공은 다르지만 항상 응원합니다.
마티치
16/05/25 11:06
수정 아이콘
추천이 가장 좋은 응원일거 같아 눌렀습니다.

그나저나 Pgr에서의 첫 글이 이런 글이라니..!
앞으로도 좋은 활동 부탁드립니다. :)
Knights of Pen and Paper
16/05/25 11:45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십니다.

친구 중에 유독 GS 와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많아서 남일같지가 않네요. 병원 지나가는길에 차라도 한잔 하려고 치면 내려오다 말고 호출받고 올라가는걸 열 번도 넘게 겪고 나니 그냥 얼굴 보는걸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친구들도 왜 너만 오면 호출이냐 이 엑스엑스놈아 ... 라고.. 내가 일부러 그러겠냐 이놈들아 ㅠㅠ 나도 니들 얼굴 보고싶다고 ㅠㅠ

힘내세요. 종종 푸념글 쓰셔도 좋으니 자주 글 써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그래야 저같은 일반일들도 의사라는 직업을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6/05/25 12:00
수정 아이콘
오는 맹장염 게실염 장마비를 돌릴 순 없어서 ㅠ
응급의학과 너무 싫어하진 마시어요 ㅠ
피지컬 언더라잉 다 잘 챙길게요...

어차피 이제 다 망했지만...
그리움 그 뒤
16/05/25 12:20
수정 아이콘
저는 예전에 도너쪽만 해서 편했습.....죄송합니다.
고생 많으시네요.
치맛살
16/05/25 12:24
수정 아이콘
정말,, 계절 바뀌는 게 나랑은 상관없는 일인게 공감이 많이 됐네요.
365일중에 딱 휴가 빼고 전부 출근해서 병원 내 환자 지키는게 쉽지 않죠.
GS 여쌤들 컨퍼런스에서 보면 멋있더랍니다. 힘내세요 자몽 쌤.
쇼미더머니
16/05/25 12:36
수정 아이콘
멋있어요.
김포숑
16/05/25 13:04
수정 아이콘
아 좋은글 입니다.
힘내세요. 자몽쌤!
테돌이
16/05/25 13:07
수정 아이콘
혹시나 같은 병원에 있지 않을까 하고 보니..제가 있는 곳은 여선생님이 외과전공의 50%정도를 차지하는 곳이라...
선생님이 환자에 대해 고민하면서 흘린 눈물들이 그 어떤 수혈, 수액보다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거에요.
GS = Great Surgeon
훗날 전문의자격증을 취득하고 나서라도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환자곁에서 함께 하는 선생님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후배(?)님의 글을 보니 반가워서 흔적이라도 남깁니다..

PS. 학회에서 자몽쥬스를 마시고 계신 여선생님을 보면 인사하겠습니다??!
-안군-
16/05/25 13:56
수정 아이콘
의알못이지만... 이 글을 읽고, Great Surgeon 이라는 말에 왠지 울컥하게 되네요.
제가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존경심이 일어납니다. 감사합니다 자몽쌤.
켈로그김
16/05/25 15:12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십니다.
비단 의사사회 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봐도 전공의의 처우개선은 반드시 필요하죠.
적어도 로컬 자영업 시장에서 의사와 대척관계에 있는 약사사회에서도 전공의 처우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있습니다.

저 또한 처형이 결혼 초 전공의-펠로우를 하며 개고생을 한 것을 보고 참 안쓰러웠던 기억도 나고요..
물론, 지금은 준종합병원에서 진료보면서 주5일에 빨간날 다 챙기고 굳이 개원을 할 필요도 없이 잘 살고는 있지만;;
자몽쥬스님도 전문의 자격을 무사히 취득하셔서 인간다운(?) 생활로 곧 진입하실 수 있을겁니다.

사명감도 사명감이지만.. 당장의 보상이 형편없음을 이후에라도 보상받으시길;;
마스터충달
16/05/25 15:45
수정 아이콘
저도 병원에서 일해봤는데 의사쌤들 정말 고생이 너무 심합니다 ㅠ,ㅠ 그래서 지위와 나이가 높아질수록 꼰대력이 올라가시는 건가 싶기도...
16/05/2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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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이 많으십니다. 밥챙겨드세요~
16/05/2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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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십니다
말씀하신 욕먹는(?) 과 중 하나입니다만, 서전들 어떻게 생활하는지 알기에 최대한 노력합니다. 너무 미워하지는 말아주세요.
16/07/1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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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십니다. 그 열정 존경합니다.
복 받으셔야 해요. 지금처럼 좋은 자몽쌤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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