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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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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06 01:18
저도 제 이야긴 줄 알았네요. 저에겐 의미있고 소중했던 순간들이, 남에게는 그저 지나가는 일상이었단 걸 알았을때의 허망함과 허탈함을 정말 많이 느껴왔었거든요.
사소한 그말들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었던 것도 그저 남들보다 기억력이 좋거니 하고 생각해왔던 것까지도 공감됩니다.
15/07/06 04:23
이건.. 정말 엄청난 글이네요.
구구절절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특히 다른 것보다도, '의미부여의 제왕'들은 연애문제에서 철저하게 을에 머물 수 밖에 없다는 게 참 서글프죠. 더구나 자기가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확신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오해할 수 있을 만한 '의미없는 행동'으로 레이더를 자꾸 교란시키면 정말 환장합니다. 예컨대 세수하고 왔는데 이마에 남아있는 물기를 손으로 훔쳐준다던가, 집에서 혼자 요리해먹는데 '나중에 저도 해주세요'라고 카톡을 한다던가, 물끄러미 눈을 한참동안 쳐다본다던가, 하는 것들. 상대가 했던 사소한 말과 행동이, 도대체 무얼 의미하는 건지 한참동안 고민하게 되는거죠. 그래서 이런 '의미부여의 제왕'들에게는 '호감'이 '사랑'까지 발전하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습니다. 일단 어떤 행동이나 말을 자기한테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서 남녀간의 화학작용이 없어도 혼자서 하는 생각만으로도 점점 더 상대방이 특별해지니까요.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아주 높은 확률로 '금사빠'일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보다 더 직관적으로 '사랑조루'라고 부릅...(아.. 아닙니다) 그나마도 나이가 더 어렸을 때는, 이런 성격을 귀엽게라도 봐줄 만 했는데, 점점 커갈수록 어째 부정적인 면만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성숙한 어른으로서 '적당히 능숙한 모습'도 분명하게 필요한 부분인데, 진심인 상대한테는 '능숙할' 수가 없으니까요. 아니... 여러분 근데 위에 제가 적어놓은 행위들은 분명히 누가 봐도 의미있는 행동 아닌가요!?!? 댓글로 계속 이야기하다 보니 다시 또 깊은 빡침이 올라와서, 내일 들이대러 갑니다.
15/07/06 09:44
사실 저도 금사빠(?)라서 말씀하신 내용에 공감이 가네요. 근데 의미부여의 제왕들이 대부분 섬세한 면이 있어서 그런진 몰라도 이성을 보는 눈도 대체로 까다로운 편인 거 같습니다. 그래서 아무나랑 사랑에 빠지진 않지만, 맘에 드는 적당한 상대를 만나면 금방 사랑에 빠진달까요? 암튼 근데 이런 면들이 경험상 별로 좋은 것 같진 않습니다. 연애하기 힘든 타입이죠.
15/07/06 11:46
이게 레알이죠.
금사빠는 맞는데 이게 또 사람은 엄청 가려요. 시야 밖의 상대가 조금이라도 내 영역으로 들어오는거 같다 싶으면 칼같이 밀어냅니다. 또 이럴때는 엄청 냉정해서 상대한테 조금의 여지조차도 잘 안 주죠. 반대로 한 번 마음에 든 사람이 있으면, 다른 이성들은 여자로 잘 안 보여요. 신경이 온통 이 사람한테로 쏠려있으니.. 그래서 적당히 좋은 관계의 이성 여럿을 두고 만나면서 가볍게 연애를 즐기기가 참 힘들죠. 다시 생각해도 정말로 연애하기 힘든 스타일이에요.
15/07/06 05:14
의미부여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생각이 많아지고, 생각이 많은 사람일수록 남을 이해하는 폭이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성숙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구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15/07/06 06:29
저도 의미부여 전문가 입니다. 혹시 대도시에서 의미부여 수습 배우시려면 저에게 오세요. 경비병한테 물어보면 알려줄거에요.
공감가는 글 잘 읽었습니다.
15/07/06 08:09
이건.. 정말 엄청난 글이네요.(2)
오랜만에 글 보다가 소름돋았습니다;; 제 인생을 들여다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공감이 되는 글이네요. 나이가 들어서 그럴까요. 의미부여의 제왕이었던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저런 순수함이 너무 없어져버린 것 같아서 살짝 슬프네요. 나이가 드니 이불킥을 부르는 찌질함은 사라지는데, 그 만큼 순수한 열정도 사라져버리는 것 같아요.
15/07/06 08:42
["너.. 김동현 좋아하냐..?"]
(....) 이날의 대화가, 첫사랑 그녀와 나의 마지막 통화였으니, 어쩌면 그 순간이 바로 '의미부여의 제왕'의 탄생을 알리는 장엄한 서막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부분 너무 웃기네요 크크크크 회심의 인트로 같은 느낌이에요.
15/07/06 10:23
이것도 포장해서 의미부여의 제왕이지.
누군가에겐 (나쁘게 말하면) 소심남. 찌질남. 집착남. 으로도 평가받을 수 있죠. 저도 딱 본문과 같이 그랬었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나이가 들면서 저런게 어느순간 무뎌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오히려 남들보다 더한 무던남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도 노력이야 많이 했는데, 노력해서 된건지 아니면 나이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그런 성향이 아니었던건지 이제는 기억도 안나네요.
15/07/06 12:18
섬세한 것인데 사회에서는 소심, 나약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댓글의 다른 분들도 말씀하셨지만 이런 섬세함은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나이들면 대부분 저절로 무뎌지게 마련입니다. 차라리 젊었을 때 섬세하고 나이들면서 조금씩 둔해지는 게 더 낫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둔하면 나이들수록 더 둔해지는데 어휴.. 흔히 말하는 아저씨 타입으로 훅 들어섭니다.
15/07/07 10:41
동감하는 댓글들이 많군요
저도 동감합니다만 역설적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그니까 어쩌면 대부분 쿨하기보단 쿨하게 보이려하는 의미부여자들인지도 모르겠네요 어떻게보면 나만 의미부여를 잘하는, 나만 이 세상에서 특별하다는 감정이 숨어 있는거 같기도 하네요
15/07/07 11:31
말씀하신 내용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오히려 제 글에 적극적으로 공감하신 분들만 댓글을 달았다고도 볼 수 있는 거니까요. 이 세상엔 의미부여의 제왕들이 많은 만큼, 반대로 별 생각 없이 말을 던지고, 주변 상황에 무감각한 이들도 생각보다 많은 게 사실이죠. MBTI 검사만 봐도 각양각색인 성격들이 다양하게 나오니까요.
그리고 사실 이 글의 작성의도는 '나만 의미부여를 잘하는, 나만 이 세상에서 특별하다는' 감정과는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나 같은 이들이 생각보다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쓰게 된 글이에요. 음지에 숨어서 '나만 이런 거 아닐까?' 혹은 '난 왜 이럴까?'라고 혼자 자책하거나 힘들어 하는 이들을 향한 글에 가깝죠. 언뜻 보기엔 철저한 독백체에 가깝지만 이글은 제가 쓴 그 어느 글보다 강력한 방백인 셈입니다. (그래서 본문에서도 '나'라는 표현못지 않게 '이들'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죠.)
15/07/08 08:44
뭐 mbti까지....
아마 님 말처럼 그런 사람들이 많지는 않을거 같습니다 그냥 한 번 만약 많다면 하고 재미로 생각을 전개해봤습니다 만약 내가 의미부여인들을 눈치 못채고 있다면 만약 내가 나와 상대방을 민감히 대하고있지만 실제로는 나 중심적인 사고만 하고 있다면 그렇다면 난 이기적인가?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많다면? 사실 이런 생각은 관계에 트러블이 생겼을때 해봤습니다 평소에 윗 글처럼 생각하고 있다가 언제 한 번 다른 사람과 싸움이 났습니다 처음엔 나의 (이 글에 대입해보면) 의미부여를 몰라주는 상대에게 화가 나더군요 하지만 싸움은 한 쪽만 화난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죠 그래서 반대로 내가 그 사람의 의미부여를 무시한게 있나하고 생각하다가 여기까지 온거 같네요
15/07/07 13:00
기억력에 의미부여까지 완전 공감했네요. 게다가 청소년 시절 이사를 20번 넘게니면서 예민함과 섬세함의 극한을 맛보았죠. 항상 나를 궁금해하기보다 타인의 행동과 의도를 고민하다보니, 눈치가 당연히 빨라지고 배려심도 깊어졌죠. 의미부여라는게 외부의 아주 작은 자극을 가지고 내면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해가며 풍부한 판타지를 펼치는 것이기에 어찌보면 예술적인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Eternity님이 글을 잘 쓰시는 것도 성격이 한 몫 하는 것 같네요. 저는 저런 과정속에서 억울함 혹은 이해받지 못함에대해 글쓴분처럼 일종의 포기나 체념으로 가져가질 못하고 '화'의 감정을 쌓아가며 정신적으로 굉장히 까칠한 상태로 한참을 살았었네요. 20중반부터는 조금씩 바꾸려고 노력했고 30넘어서는 가치관의 전환이 왔고 이제는 무던해졌네요. 잘읽었습니다.
15/10/14 20:59
동지들이 많아 참 기쁘군요.
저도 지금껏 의미부여만 하다가 가슴앓이만 한게 몇번인지 모르겠습니다.(같은 학교의 카사노바들이 얼마나 부럽던지...) 의미부여가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남의 세세한 감정표현이나 행동도 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렵니다.
15/10/15 02:18
정말 잘읽고갑니다. 요즘들어 정말 이런생각이 들어요.. 상대방이 그냥 해주는말에 저는 혼자 설레게되는것 같아서..
처음으로 가슴앓이 하는중인것같아요..
15/10/16 00:18
저는 의미부여의 세자 정도 될것같네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 두세명에게만 극도로 예민하고 나머지는 거의 무심하거든요 그래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제일 많이 괴롭히게 되더라구요 이것도 병인듯 어쨌든 본질은 같은거니까 저도 참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글을 참 맛깔나게 쓰시네요
15/10/16 13:48
와 이런 좋은 글을...
읽으면서 저랑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아 읽으면서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글이였습니다. 글 너무 잘 봤어요. 글솜씨가 부럽습니다
15/11/05 01:12
좋은글이네요.
비슷했던 일을 겪고나서 한참동안 생각했던 것 이 '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아니면 '너를 사랑하는 나'를 사랑하는가.' 랑, '누구에게도 '호의'를 거부할 권리는 있다.' 라는 거였었죠. 뭐 튼, 지금은 그냥 수많은 의미들에 속상해하던게 질려버려서, 사람 그자체를 멀리하는 느낌입니다만, 그래도 생각해보면 그떄는 꽤나 반짝거렸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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