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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5/28 17:01
아 그리고 만화책 "더 파이팅"을 보신 분들은 아실 것이라고도 생각하지만, 그 만화의 마시바의 모델이 된 선수가 바로 토머스 헌즈입니다. 작중에서 마시바의 전매특허인 플리커잽은 헌즈의 초장거리 잽에서 이미지를 따온 것이지요. 마시바가 후일 개발하는 플리커잽+쵸핑 라이트의 콤비네이션도 헌즈가 자주 구사하던 것이고요.
다만 더 파이팅의 마시바는 헌즈의 진면목을 30%도 보여주지 못한 캐릭터입니다. 실제의 헌즈는 역사상 굴지의 하드펀처인 해글러에게조차 초접근전을 감행할만큼의 펀치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플리커잽+쵸핑 라이트의 원패턴에 가까운 마시바와 달리 레너드와의 경기처럼 전술적 유연성에 고도의 테크닉까지 겸비한 선수였습니다. 조악하게 비유하자면 마시바가 일보의 파괴력으로 잽을 날려대면서 일랑급의 다채로운 기술을 보여줬다고나 할까요.
15/05/28 17:45
슈거레이 레너드는 딱히 비교할 선수가 없는데.....음........
굳이 비교하자면 사와무라+마나부의 퓨전일까요. 물론 레너드가 사와무라처럼 흉악했다는 것은 아니고, 사와무라 특유의 초고등 테크닉과 절대 만만찮은 파워, 마나부의 광속 스피드와 상대 약올리는 능력 등등이 잘 버무려졌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딱 한명씩 골라야 한다면 볼그 잔기에프나 리카르도 마르티네스겠네요. 전성기의 레너드는 그야말로 무결점 복서였으니까요.
15/05/28 17:19
이것 말고도 당대 엘리트 복서들이 자신의 전성기에 붙은 경기는
오스카 델 라 호야-티토 트리니다드 로이 존스 주니어-제임스 토니 제임스 토니-마이클 넌 슈거 레이 레너드-윌프레도 베니테즈 정도가 생각나네요. 메이웨더-파퀴아오가 붙은 경기는 레이 레너드가 은퇴했던 35살을 둘 다 넘긴 시절이죠. 이 둘이 붙었던 나이 이전에 레이 레너드는 카마초와 노리스에게 안드로메다로... 레이 레너드와 헌즈의 저 경기에서 헌즈는 너무 많은 로드워크로 dehydration이 너무 심하게 일어나, 147파운드 경기에서 145파운드로 계체를 통과했고 이후에도 경기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고 하죠. 엠마뉴엘 스튜어드가 말하기를, 이미 14라운드에 경기를 뛸 체력이 없었다고... 아직도 그 경기만 나오면 슬프다고 말했었습니다. [그날 정말 구슬피 울었지. 채널에서 우연찮게 그 경기를 틀어줄 때면 나는 자리를 피해버립니다. 바에서 앉아있는데 그 경기가 나온다, 그 자리를 떠요. 정말 보고 싶지 않습니다. 악몽 자체이니까요. 그날은 컨디션에서 패했습니다. 시작하기도 전에 우리는 졌어요. 우리는 경기를 앞두고 대단히 많은 감정을 쏟아냈습니다. 그게 오버트레이닝으로 이어졌고 레이처럼 경기에서 언제나 피니쉬를 노릴 수 있는 베스트 파이터에게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날 12라운드가 끝나고 타미가 코너로 돌아오는데, 알고 있었어요. 다음 몇 라운드를 버틸 칼로리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타미가 경기 말미에 그런 식으로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우연찮게라도 다시 보게 될 때면 정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 모든 사람들이 계체에서 타미를 보고 놀랐습니다. 12라운드가 끝나자 레이는 어떻게 될지 알고 있었어요. 레이는 역사 상 가장 뛰어난 복서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그 경기를 그렇게 날려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출처: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boxing&no=218873 그리고 위의 You are blowing it son!은 이대로는 안된다가 아니라, 날려 버려라 얘아! 정도가 더 맞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15/05/28 18:11
엥 그런가요? 영어에서 blow it은 뭔가를 망쳐버릴 때 쓰는 말인데......제가 모르던 의미가 있었나 봅니다.
(유행어로 비유하자면, 제가 생각한 You're blowing it의 의역은 사실 "니가 갱기를 망치고 있어!!!"였습니다) 링크해주신 복갤 글은 오랜만에 다시 보네요. 감사합니다. 시합 전의 감량과 컨디셔닝의 조화는 21세기에 들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점점 복서들의 수명도 장기화되는 추세긴 합니다. 레너드나 헌즈도 요즘 시대에 살았다면 몇년은 더 뛸 수 있었을 것 같네요. (정작 헌즈는 2006년에 은퇴 덜덜덜) 버나드 홉킨스는 언제까지 뛰려나요.
15/05/28 23:57
이상하게 전 이 경기를 처음 봤을 때-그리고 오래된 테이프를 돌려 다시 봤을 때도 레너드가 고전한다는 느낌을 전혀 못받았습니다. 반대로 그토록 강하다던 헌즈는 너무 비쩍 말라서 언제 쓰러져도 이상해 보이지 않았지요. 저는 선수들을 볼 때 체격의 밸런스를 유심히 보는데 당연히 지나친 감량을 한 선수들의 후반 라운드는 비극이 많았지요. 옛날 루페 핀토르에게 12라운드에 일격을 맞아 유명을 달리한 조니 오웬의 체격(체급이 아니라)이 이 당시의 헌즈와 매우 유사했습니다. 1년 먼저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그래서인지 지나치게 감량한 선수를 보면 불길한 예감이 떠오르더군요. SugarRay님의 글을 읽으니 이해가 갑니다. 한국에서 저런 체격의 선수는 허준이 유일했는데 밴텀급 신인왕이 될 때 결승전 경기를 봤는데, 저거 저래서 걸어다니긴 하겠나? 사람 맞나? 싶었는데 투닥투탁 하더니 그냥 1라운드 KO로 끝내더군요. 무당거미 캐릭터는 정말 실사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얘기가 이상한데로 흐르네..?
15/05/28 17:30
슈거레이 로빈슨과 함께 월터급 역대3인을 꼽으라면 들어가는 선수들이죠.머니웨더에게 없는게 저둘이 가지고 있는 지독한 승부사기질....?
그냥 대충 싸우고 돈만 챙기면 장땡이죠 두란도 나왔으니까 말인데 저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결과는 두란의 2라운드 실신KO패 였습니다. 헤글러에게도 15회를 너끈히 버틴 두란이 마치 초등학생vs대학생 수준으로 농락을 당하다니..........
15/05/28 17:33
순서상으로 두란이 헌즈와 붙은 게 먼저고, 두란이 헤글러와 붙은 게 다음이니 두란-헌즈 전을 보면서 헤글러 전을 떠올릴 수는 없다능...
원 펀치 넉아웃은 정말 별로 나오지 않는데, 혹시 관심있으시다면, 최근의 칼 프로치-조지 그로브스 2차전 추천합니다.
15/05/28 17:38
잘못알고 계십니다 두란이 헤글러와 먼저 싸웠고 그다음이 헌즈전입니다. 두란이 완전히 한물갔다는 세간의 평이 있었는데 헤글러와의 경기를
의외로 선전함으로서 오히려 헌즈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죠
15/05/28 17:41
듀란은 F4의 동료들에게는 너무 처절하게 당하는 바람에, F4 최약체같은 이미지가 굳어진 것이 안타깝습니다. 사실 다른 F4보다 나이도 많고, F4 시대가 개막될 당시의 전적도 훨씬 많았고.........F4로 묶기엔 좀 묘한 구석이 있는 선수긴 하죠.
어차피 No Mas 매치에서 굳이 포기선언 안했더라도 레너드에게 졌겠지만, 끝까지 싸웠다면 (그리고 그 망할 과식 좀 끊었다면) 후일의 커리어가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하긴 합니다.
15/05/28 17:48
두란의 태생이 라이트급인지라....사실 3인방과 그정도 경기를 한것도 두란이니까 가능했다고 봅니다.
어릴때 복싱매니아분들과 얘기를 하다가 역사상 가장 강한 선수 한명을 꼽는다고 치면 라이트급 시절의 로베르토 두란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15/05/28 18:05
하지만 파퀴아오가 등장하기 전까지 현대 파운드 포 파운드의 최정점에 있던 건 로베르토 두란이죠. 라이트급에서 출발해서 웰터급에서 레너드를 꺾고, 미들급에서 헤글러와 비등하게 붙었고, 아이란 바클리를 잡았고, 슈퍼미들급에서 레너드와 다시 한 번 붙었으니...
F4라는게 그 당시 활동하던 웰터~미들라인 선수라면 베니테즈도 적절한 것 같지만, 그 당시 가장 센세이셔널한 네명을 고르면 역시 두란인지라... 저는 두란이 제일 좋더라구요.
15/05/28 18:17
저도 기량면에서 보면 듀란이 F4중 가장 높은 곳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시운이 꼬였다고 해야하나 인연이 꼬였다고 해야하나......아무튼 이긴 시합보다 진 시합이 더 유명해지는 불운에 휩싸였다고 할까요.
15/05/28 17:46
재미있는점 한가지를 얘기하자면 당시 웰터급 최강의 핵펀치 헌즈의 아마츄어 전적 155승중에 KO,RSC승리가 단12번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신장의 잇점을 살려 철저히 점수위주로 경기하다가 프로와서 스타일을 바꾼거겠죠.
15/05/28 18:20
그랬던 헌즈가 프로 데뷔후의 전적은 포먼만큼은 아니어도 타이슨에겐 부럽지 않을 정도의 KO 대행진이었죠.
헌즈가 작정하고 포인트 쌓기 복싱을 일관했다면 어떤 전적을 쌓았을지 궁금하긴 합니다. 뭐 그랬다면 지금 저희가 아는 모터시티 코브라가 아니겠지만요 ㅠㅠ
15/05/28 17:57
와 흡입력이 장난 아니네요. 복알못이라 둘의 결전 내용을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려 갔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리구요.
15/05/28 23:37
팩맨이나 메이웨더도 웰터급이긴 한데
이들은 다체급 석권해가면서 체급을 올려서 정착한게 웰터급인거고 F4에 비해선 훨씬 작죠. 특히나 헤글러는 처음부터 미들급이니... 그러니 기량이 동등하다고 가정하면 F4상대로 팩맨이나 웨더는 불리할 수 밖에 없죠 아 듀란은 제외하고요.
15/05/28 23:41
가능성이 없지만 벌어진다면 드림매치가 될만한 경기로
클리츠코 vs 클리츠코 밀어봅니다 비탈리는 은퇴긴한데 복귀하려고만 하면 못할건 아니고 형제끼리 마지막이니까 거하게 한판 한다는 생각으로 붙어보면 좋겠네요 보통 비탈리평가가 더 높긴 했는데 이제는 블라디미르가 기술적으론 형을 넘었다고 보는 사람이 많으니 웨더나 팩맨 혹은 골로프킨이나 안드레워드 등등 체급내 최강자라는 사람들 여럿이지만 대항마가 가장 없는 챔프는 클리츠코라고 봅니다. 클리츠코한테는 얘랑 붙이면 혹시 모르겠다 이런사람도 없잖아요.
15/05/29 01:20
어머니가 말린다고 하는 말을 들었는데 사실 부모 입장에서 자식 둘이 스포츠라고 해도 주먹 날리는 것을 보기는 힘들겠죠.
15/05/29 00:02
저 시절 레너드의 광팬이었는데, 헤글러와의 경기 후에 헤글러로 갈아탔지만 바로 은퇴 흑흑. 한번 아웃복싱 심하게 했다고 갈아 탔는데 지금 비디오를 보니 메이웨더와 비교하면 레너드는 열혈 인파이터군요. 제가 잘못했네요.
15/09/07 23:59
캬~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어릴적 이 시합을 본 제 기억으로는 레너드의 완승인줄 알았는데 그건 14라운드 하이라이트의 기억이군요
그리고 전 그 당시 레너드와 헤글러가 정상결전인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구요 헤글러가 헌즈에게 승리한 기억때문에 그런것 같네요
15/09/08 00:25
시기별로는 이렇군요
레너드 vs 헌즈 1차전 1981년 9월 16일 헤글러 vs 헌즈 1985년 4월 15일 레너드 vs 헤글러 1987년 4월 6일 레너드 vs 헌즈 2차전 1989년 6월 12일
15/09/08 09:30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한가지 궁금한게, 알리 셔플이란게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건가요? 제가 봤을 땐 그냥 발만 빠르게 움직이는거 같아서요. 현란한 발동작으로 다음 동작을 예상 못하게 하는건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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