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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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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1/13 16:43
자기 자신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일이야말로 우울증에 대한 극복의 가장 중요한 전초단계가 아닐까 합니다.
저도 한 때는 제가 extrovert 인줄말 알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introvert 성향이 더 크더군요. 이걸 몰라서 한동안 허우적 댔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걸 인정하고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운동 시간을 늘리니까 진짜 금새 좋아지더라구요
14/11/13 17:20
간단히 하자면 심리학과 출신이냐 의대 출신이냐의 차이이고, 그에 따라 방법론에서 차이가 발생합니다. 심리상담센터면 보통 상담심리전공자들이 심리상담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운영합니다. 신경정신과는 의사 중 그쪽 전문의들이 서비스하게 되구요. 심리상담사는 기본적으로 약물 처방 권한이 없고 심리상담 ㅡ 심리검사나 대면 상담 집단상담 사이코드라마 등의 기법을 활용해서 증상을 호전시키게 됩니다.
14/11/13 20:30
저도 이 차이가 궁금했습니다. 저의 경우 소속 직장에 상담센터가 있어서 의사 아닌 심리상담사에게 12회기 무료 상담 기회가 있었는데요 (추가 할 경우 유료로 전환), 신경정신과에서 하는 상담기법이나 상담목적과 어떤 것이 다를지 궁금하더라구요. 제 경우 상담 초반에 상담자와 래포가 잘 형성되지 않아서 '이거 제대로 하는 사람 맞아?'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방법론의 차이라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을 좀 더 해주실 수 있나요?
저는 이번에 상담을 통해 충분히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양자가 다르다면 나중에 다른 상황에 처하게 됐을 때 적절한 방법으로 도움을 받고 싶어서요.
14/11/13 21:10
음.... 전 가족 중에 심리상담사가 있고, 저도 심리학 전공하고 한 지라 좀 의견이 치우쳐져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상담 기법 등을 제대로 공부하셔서 접근하시는 신경정신과 의사분들도 많이 계십니다만, 대화기법이나 상담기법 등의 활용에 있어서 옆에서 보기 좀 아쉬울 때가 종종 있더군요. 예컨대 우울증을 치료하고자 할 때, 심리상담 쪽에서는 그 근본 원인을 찾고 사고의 악순환이 일어나는 지점이나 그와 관련된 트라우마 같은 것을 찾아내서 다시 그런 원인이 작동하지 않게 하는 데에 집중합니다. 정신과에서도 이러한 근본적인 원인을 파고 드는 분들이 계시지만 약물 투여를 통한 증상 호전에 목적을 두는 경우가 많아 보이더군요. 이건 철저히 제 사견이고 개인 경험적인 이야기입니다. 약물이 꼭 필요한 부분들이나, 상담심리로 해결이 안되는 지점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뭐 투렛 증후군 같은 경우엔 심리상담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닌 경우가 많더라구요. 호르몬 문제에서 비롯하는 우울증이나 조울증 같은 것도 마찬가지겠죠. 이런 곳에는 분명 약물 치료가 병행되어야 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족 관계의 문제나 개인 생활에서 비롯하는 심리적 증상들을 단순히 증상 호전을 위한 약물 치료로 해결하려 하는 건 저어됩니다. 반대로 심리상담이 만능인가 하면..... 이쪽은 요새 공부가 덜 된 인원들이 실무에 투입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예컨대 뭐 자신이 한번도 상담을 받아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내담자를 받는 뭐 그런 케이스가 비일비재 하더군요-_-; 특정 대학의 경우엔 이게 뜨는 과고 돈이 되는 과 같으니 학생을 너무 많이 받아서 도저히 퀄리티 유지가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일정 수준 확보의 문제에 있어서는 신경정신과가 우위에 있는 면이 있다고 봐야겠죠. 적어도 의대-인턴-레지 과정에서 최소한의 소양은 갖출 테니까요. 실력 없는 상담사 만나서 돈 날리고 시간 날리고 심리 상담에 대한 이미지만 안 좋아지는 경우를 자주 마주치게 되는데, 이게 참 깝깝한 노릇이긴 합니다.
14/11/13 21:21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현실적인 문제도 엿볼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네요.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투쟁 이후의 시대에 접어든 이상 생존 보다는 한차원 나아간 심리나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 질 수 밖에 없고 그에 따른 인력수요도 커질 텐데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인력이 상담사의 자리를 채우는건 일반인이 보아도 문제라고 느껴지네요.
말씀하신 내용은 심리상담이 상담을 그 자체의 목적으로 두고 있다면, 신경정신과는 의학적 관점에서 생리학적 치료를 좀 더 중심에 두고 상담을 치료의 기법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고 정리해도 되려나요.
14/11/13 16:50
저도 부부상담을 받았고,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제가 느낀바는, 지극히 평범한 우리같은 사람들이 '어떤 요인'으로 인해 '무언가 잘못된 감정'을 느끼게 되었을 때, 빠른 시일내에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본인 인생의 여정에 비추어볼때 필요한 것이 아닌가.. 라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정독해 보겠습니다.
14/11/13 16:56
'마치 '아, 배고파.' '아, 피지알 유게 보고싶어'라는 생각이 무심결에 불쑥 솟아나듯이 '아! 지금 당장 죽고 싶다!' 라든가 '앗! 우주에서 소멸해버리고 싶다. 내 존재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우왕!'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시도때도 없이 경쾌하게 솟았습니다.'
이거 공감가네요.. 저도 몇년전에 불쑥불쑥 이런 생각이 들어서 병원을 다녔던 경험이 있습니다.
14/11/13 17:17
저도 작년까진 집에서 혼자 술먹고나서 그런생각들을 자주하게 되어서 내심 '이걸 어떡하나'하고 걱정했습니다만..
지금은 갑자기 옆에 마눌님이 나타나셔서..
14/11/13 17:28
저도 올해 매우 힘들어서 우울증이 아닌가 의심했었습니다.
아마 병원에 갔다면 우울증이라고 진단받았을 것 같기도 해요. 극복하셨다니 다행입니다. 누군가 힘든 시기를 극복했다는 이야기가 별거 아닌데도 큰 힘이 되더라구요. 이 글을 읽고 많은 분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안좋은 감정들을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길 바랍니다. 살다보면 또 다시 힘든 순간이 많이 오겠죠? 힘내세요. 저도 힘내겠습니다.
14/11/13 17:39
저도 몇년째 왜 사는가.. 그러고 있네요.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시간을 축내고 있지.. 제 자신의 삶, 그리고 미래에 내가 행복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그나마 의욕을 가진 오늘 취업 발표도 탈락이라는..) 글을 보고 고칠려고 해도 쉽지가 않네요. 상담센터라는건 국가에서 운영하는 것인가요?
14/11/13 20:46
보건복지부에서 각 지역보건소에 '정신건강증진센터'라는 것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거주하시는 지역 보건소에 문의해보심이 어떨까요.
14/11/13 20:51
예. 제가 지금은 그런 충동을 느끼지 않지만 당시에만 해도 내 팔이 여기 붙어있는게 너무 이상하고 당장 누가 떼어갔으면 좋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누가 톱으로 잘라주겠다고 하면 제발 좀 잘라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의 충동이었습니다.
해소되지 않은 욕구, 내가 알아주지 않은 감정 등이 표출되지 못하다가 자기 파괴적인 힘을 갖는 충동으로 변형 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충동과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별개라서, 충동을 실행으로 옮기는 방아쇠가 당겨지기 전에 잘 다독이면 그 충동 자체가 나를 해치지는 않는다는 설명도 들었습니다. 저는 그런 충동이 드는게 무척 무서웠거든요.
14/11/13 18:25
경험에서 나온 소중한 글 잘 보았습니다
궁금한게 있는데 신체부정감이라고 하셨는데 이 부분이 외모적 컴플렉스 경우와 동일한 맥락으로 봐도 될런지요 ... 많은 사람들이 외모 컴플렉스를 안고 있어서 한번 문의를 드립니다 (물론 저도 포함이겠지요 ㅠㅠ)
14/11/13 20:56
음. 저의 경우는 컴플렉스와는 다른 '강렬한 충동'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더 맞습니다. 내가 코가 못생겼다고 생각하는거랑 '이 코를 지금 당장 잘라버리고 싶어'랑은 영 다르잖아요?
만약에 어떤 컴플렉스가 나의 정신적 편안함을 중대하게 해치고 있는 느낌이 드신다면 도움을 받아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14/11/13 21:39
신체부정감부분이 흥미롭네요. 저도 목이 잘린다든가 꼬챙이로 몸이 꿰뚫린다든가 칼에 찔린다든가 총에 맞는다든가 하는 신체부정감이 있습니다. 신기한건 그런 생각이 들때 내 몸에서 피가 난다는 생각은 안 들더군요. 사실 따지고 보면 피 칠갑에 엄청 고어한 상상인데 말이죠.
14/11/13 22:48
몇년간 우울증때문에 힘들었는데 정신과가서 약만 먹었을뿐
상담을 받은적이 없어요 어디서 하는지도 모르고 비용도 1회기에 5만원정도라 들어서요. 혹시 쪽지로라도 정보를 받을 수 있을까요
14/11/14 11:23
앗, 저는 소속된 직장에 상담센터가 있어서 무료로 제공되는 12회기 기본상담을 받았습니다. 도움이 못되어 죄송해요.
지역보건소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도 상담을 한다고 알고있는데, 거주지 보건소에 문의를 해보시면 어떠실까요. 모쪼록 약물치료든 상담치료든 마음이 가벼워지시길 저도 함께 기원하겠습니다.
14/11/13 23:15
와... 책 같은 걸로 말고 글쓰신 분이 말씀하시는 증상을 실제로 겪었다는 내용은 온오프를 안가리고 처음 보네요... 저런 심리증상이 실존하는 거였군요 덜덜
14/11/14 00:00
힘든 경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4번에서 소개해주신 방법들은 지금 당장 부정적 감정을 경험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네요. 저도 스스로에게 그 질문들을 던져보고 그 방법들을 적용해 봐야겠습니다.
14/11/14 09:30
감사히 읽었습니다. 우왕 빨리 사라지고싶어! 하는 감정은 우울증이나 여타 자살충동에 대한 제 편견을 한방에 날려주는 일화로군요..덜덜..
저는 제가봤을때 자기애가 너무 강한것 같은데요, 그래서그런가 사후세게에 대해서 가끔씩 공황장애급으로 공포감에 빠질때가 있습니다. 빨리 그 생각?기분?에서 벗어나려고 머리를 손바닥으로 찰싹 때린다던가 입술을 깨문다던가 외부자극을 통해서 벗어나곤 하는데요 그 생각이 무서운것은 이래도 답이없고 저렇다고 해도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제 정신이 죽어서 소멸하면 너무 무서울거같은데, 소멸하지않고 영원하다?그건 그거나름대로무서운 일일꺼라고 생각하거든요 으으 지금 이 댓글을 쓰는 와중에도 살짝.. 세상에 온갖 재밌는것이 많고 게임 운동 좋아하고 유머러스한 편이라 아무도 이런걸 모르지만, 이 생각을 골똘히 생각하다보면 정말 끔찍하기 이를데없습니다. 이런경우에도 상담치료를 받으면 조금 나아질까요? 흑흑
15/01/07 17:23
제가 얼마전에 혼자 자취하면서 일할때 그런걸로 엄청 고통받아서 병원을 찾았었습니다.
진짜 시도때도없이 찾아와요. 저도 자기애가 강한 성격이라 어려서부터 죽음이란 개념을 인지한 다음부터는 아주 가끔씩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잠시 소름끼쳐하고 이내 잊고 말았는데, 의지할 사람 없이 혼자서 일터-집-일터-집 왔다갔다 하다보니 밤에는 진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군요. 물론 사람인지라 언젠가 끝을 피할순 없겠습니다만, 전 나이도 아직 이십대 중반밖에 안됐는데도 이러는게 너무 싫더라구요. 그리고 그게 되게 불현듯 찾아옵니다. 가령 친구들이랑 재밌게 술마시고 있는데 한창 기분 좋을때쯤 그런 생각이 들면 진짜 아무것도 못할 정도로 너무 괴로웠습니다. 그것때문에 같이 술마시는 사람에게 사정설명 없이 그냥 집으로 돌아가버린적도 있구요. 그래서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고 약을 먹으면서 생활했습니다. 약의 도움을 받으니 이후 기분이 한결 나아졌고 그런 생각이 드는 빈도도 많이 줄었습니다만 약물에 의존하지 말아야겠다는 제 의지도 있고, 또 그걸 먹으니 성기능이 죽어가는게 몸으로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한 보름 가량 약을 먹고 말았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난 요즘도 안그러는건 아닙니다만 그래도 그 강도가 많이 작아졌고 빈도도 많이 줄었습니다. 그게 얼마나 괴로운지는 겪어본 저도 이해가 갑니다. 어서 병원을 찾아가세요.
15/01/08 23:27
죽음의 공포죠. 익숙해 질수는 없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정신적으로 회피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본다던지 불켜고 뭔가 마신다던지 하는거요.
15/01/21 06:51
호기심에 향정신성 약물치료제를 먹어본 적이 있는데 수면제를 먹은 것과 별 차이가 없고, 일반적인 경우엔 이런 것으로 심리적 문제의 뿌리인 자아관을 향상할 수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상담이 좋긴하지만 보통의 경우 비용이 만만치 않고 제대로 된 상담사를 찾는 것도 힘들죠. 돈에 눈이 먼 상담사라던지 신비주의를 풍기는 권위적 상담사도 본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금과 좋은 상담사라는 두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조건을 만나기 힘들다면, 그리고 가장 자율적, 적은 비용, 심층적으로 심리-자아 해결하는 방법은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15/01/25 14:50
이런 충격적인 사례도 있군요.
http://m.newsis.com/inc/inc_article_view.php?ar_id=NISX20150125_0013435690&cID=10200 다른 질병과 달리 의사 의존도가 극히 높다는 점이 경각심을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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