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평정하고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에게는 전족을 하지 않아 발이 커서 처음엔 마대족이라고 부르다 황후가 되어 대족황후란 별명이 붙은 마황후가 있었습니다.
어릴 때 부모를 여의는 바람에 곽자흥의 양녀로 들어갔다가 주원장과 결혼하게 된 마황후는 매우 영리해서 스스로 글을 배워 남편의 개인비서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윽고 주원장은 명나라의 황제가 되었지만 화를 잘내고 성질이 급하고 남의 꼬임에 잘 넘어갔습니다. 그러다보니 억울하게 모함을 당하는 사람들이 생기곤 했는데 그때마다 마황후는 냉정하게 처리하도록 도왔습니다. 건국 초기에 사람을 잃고 민심을 잃을 고비를 황후의 지혜덕분에 넘기곤 한 셈이지요.
억울한 사람이 생기게 하지 않도록 마황후는 주원장이 화가나서 신하를 벌하려 하면 자신이 먼저 그 사람을 궁정사에게 보내어 죄를 다스리라고 화를 냈습니다. 궁정사는 궁중의 죄인을 관리하는 기구입니다. 주원장이 이를 의아해하자 말했습니다.
“제왕이라면 자기의 희로애락으로 다른 사람을 상주거나 벌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당신께서 화를 내실 때엔 편차가 생기기 쉬우므로 타당하게 처벌할 수 없지만 궁정사에게 보내면 정황에 비추어 공평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주원장은 어리석은 일을 피할 수 있었고, 죄인은 합당한 처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지혜로운 마황후였지만 그만 중병에 걸리고 맙니다. 궁궐 안팎의 근심이 가득했지만 이상하게 마황후는 약을 먹지 않았습니다. 누구보다 안타까운 주원장이 초조해하며 그 원인을 묻자 마황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제가 약을 먹어도 살아나지 못한다면 폐하께서는 그 의사를 죽을죄로 다스릴 것입니다.”
주원장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마황후는 의사가 억울한 죽음을 당할까 그것이 두려웠습니다. 자신은 치료받지 못하고, 남편은 성질을 이기지 못해 과한 벌을 줄 것이고, 의사는 불가항력에 가까운 치료를 해야 했다는 이유로 죽음을 당할 것이라고 여긴 것입니다.
결국 모든 치료를 거부한 황후의 병세는 급격히 나빠졌고, 5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의상에 대해 말이 나왔습니다. 상중의 가장이나 마찬가지인데 화사한 봄색이 물씬 나는 하늘색 정장을 입은 것 때문에요.
그러나 아마 사람들은 의상 때문에 그렇게 화를 낸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법륜스님의 희망편지엔 이런 글귀가 있었습니다.
“아픔은 훨씬 더 큰 사랑의 표현입니다.
베푸는 행위는
아픔을 함께 느끼는 사랑에 비하면
좁은 사랑의 표현에 불과합니다.
아픔을 기반으로 한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입니다. “
아마 이것이겠지요. 대통령이 정말로 아파하고 있을까, 사람들은 그런 의문을 품었습니다.
왜냐하면 의상문제가 불거지자 대통령은 이런 조치를 취할거란 댓글이 달린 것이 바로 그런 의구심을 보여주는 한 단면인 것입니다
"부적절한 의상 선정 코디 엄중 문책할 것"
물론, 대통령이 그런 천박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왜 국민들이 화가 나는 것일까요?
역사는 마황후를 통해 그 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 라벤더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4-06-02 18:32)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