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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3/05/03 02:31:57
Name PlaceboEffect
Subject 어머니

얼마 전이었다.

내 주변 사람들과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될 때가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문득,
나의 인생에 비해서 어머니의 인생은 너무도 힘들고 초라하기만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런 쓰라린 감각이 다 녹아버리기 전에, 어머니와 이야기하면서 알게 된 어머니의 인생을 조금이라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어머니는 1952년 음력5월 이천에서 맏딸로 태어났다. 남북전쟁, 그 고통과 지옥이 남기고 간 한가운데에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어머니를 낳았다. 삶의 처절함 속에서 두 분은 어머니를 힘들게 키우셨고, 어머니가 갓난아기였을 때 잠시 한눈 판 사이 입었던 허벅지의 화상 자국은 그 두분이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두 분의 가슴을 계속 쓰라리게 만들었다고 한다.

아마도 당시의 가장 큰 고민은 오늘 하루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까. 라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남자형제도 있는데다가 맏딸이었던 어머니는 공부를 더 할 수가 없었다.

학교에서 집까지 교사가 찾아와 공부를 시켜야 한다고, 아무리 여자애라지만 실력이 충분하다고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께 간청했었지만 두 분의 고개는 푹 숙인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땐 참 부모님이 미웠다고 하셨다. 외할머니가 부엌에서 자식들 몰래 미안하다고 숨죽여 우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맏딸이었고, 딸린 식솔도 많았고 집도 당연히 넉넉하지 못했다. 그래서 초등학교만 간신히 졸업하고 집을 떠나 바로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닥치는 대로 일을 하고, 밤엔 공부를 했다. 혼자서 밤에 외로워서 울었던 적도 많았다고 하셨다. 가족들 누구도 어머니의 삶에 도움을 줄 만한 여력을 가진 사람이 없었고, 가족들 모두 그저 하루하루를 간신히 연명하는 그런 나날들이었다.

아버지와 맞선을 보고, 처음에는 6남매의 장손인 남자에게 시집가면 그곳에서의 삶이 어찌 될지 불 보듯 뻔하기에

외할머니는 극렬하게 반대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아버지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쓴 한 권의 책과 죽어도 포기 못하겠다는 아버지의 의지에 결국 두 분은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가난은 낙인처럼 두 분을 계속 따라왔고 형이 태어난 후 3년 뒤, 고된 일 때문에 어머니는 두 번째 자식을 유산하셨다.
그 순간은 지금도 가족들 사이에 터부시되고 있다. '그냥 그랬던 적이 있다. 더 깊이는 알아봐야 좋을 것 없잖아.'라는 상자에 가둬놓고
꼭꼭 닫아두신 것 같다.

거기서 다시 세 번의 겨울이 더 지나고 내가 태어났다. 난 참 못된 아이였다. 어머니와 죽어도 떨어지려 하지 않았으니까.

배위에 올려놓고 잘 정도로. 게다가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감기 등으로 병원을 제집 드나들 듯이 들락날락했다. 형이 어릴 때 아팠던 탓에 두 분의 예물은 이미 다 팔고 없었는데 왜 그렇게 자꾸만 아팠는지. 어머니의 치마는 다 해지다 못해 찢어지기 시작했고, 바느질도 불가능한 경우엔 거기에 테이프를 붙여가며 나를 업고 병원을 가셨다.

그래도 그땐 잘 몰랐다. 아프다고 칭얼댈 사람도, 그리고 그걸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도 부모님이라고만 생각했기에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두 분 모두 일을 하셔야 했기 때문에 밖에서 놀다가 저녁이 돼서 집에 돌아와도 집에 아무도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어느 날 무심코 '집에 오면 아무도 없어서 너무 쓸쓸해.'라는 말을 했는데 그 한마디가 어머니의 가슴에 얼마나 큰 아픔이었는지,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야 고백하셨다. 그때 너 엄마한테 너무했어. 라고 웃으시면서.


중학교 때는 어느 추운 겨울날 학교에 가다가 다시 돌아왔다. 개울을 건너다가 얼음에 미끄러져서 교복이 전부 다 젖어버렸기 때문이다.
울면서 집에 돌아가니 놀라서 어디 다친 곳 없느냐고, 집에 와서 새 교복으로 갈아입히시고는 나를 업고 그 얼음이 얼어있는 한겨울의 개울물을 건너가셨다.

어머니의 새빨개진 발과 파란색 낡은 슬리퍼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그런데 왜 그땐 몰랐을까.

세월이 흘러, '효자동 이발사'라는 영화에서 송강호가 자식을 업고 겨울 개울을 건너가는 그 장면을 보고 그때가 생각나서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른다.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걸까.

왜 몰랐을까. 왜 그때는 어머니의 발이 얼마나 시렸을까 생각하지 못했을까.


IMF가 닥친 시기, 그 강했던 아버지가 일자리를 잃어 백방으로 일자리를 구하시다가 어머니 앞에서 힘들다고 자식 몰래 우셨던 그 순간에도

어머니는 울지 못하셨다.

그저 이를 악물고 참고 버티면서 어떻게든 살아가야 했다. 다들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시기였으니까.

하지만 정작 형과 나는 실감하지 못했다. 아니, 우리가 실감하지 못하게 하려고 두 분이서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이렇게 자라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축이 부서진 마차를 위태위태하게 몰고 가는 기분이었을까. 하지만 세상은 두 분을 멈춰 쉬게 해줄 여유도 주지 않았고, 그렇게 우리 모르게 안간힘을 쓰시면서 계속 앞으로 앞만 보고 달리셨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내가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고 나서야, 어머니는 처음으로 내 앞에서 우셨다. 너무 고맙다고. 수고했다고.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공부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던 적이.

어려서 가난 때문에 공부를 못하셨던 가슴 깊은 한 때문일까. 늦은 나이까지 공부를 하는 내 탓에 환갑이 넘은 이 나이에도, 오늘도 청소하시면서 돈을 벌고 계신다. 혹시 돈 때문에 더 공부를 못하게 될까 봐. 본인이 느끼셨던 고통은 절대로 대물림하지 않으려는 스스로에 대한 결의일까. 아무리 그만두고 쉬라고 말씀드려도 죽어도 나 공부 끝나기 전에는 그만 안 두시겠다고 하신다.
이런 얘기 꺼낼 때마다 헛소리 그만하고 와서 어깨나 주무르라고.

 

 

어머니의 뭉친 어깨를 풀어드리면서 물어본다.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힘든데도 버텨내셨어요?"

"엄마가 되면 당연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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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BBbr
13/05/03 02:50
수정 아이콘
전쟁이 끝나고 7년 후에 거의 막내로 태어나셨고, 집안은 가난했다고 합니다. 외할아버지는 여자는 한글만 떼고 일하면 된다고 생각하셨고, 그래서 중고등학교 땐 이불 속에서 촛불로 불만 밝히고 공부하셨다고 합니다.
외삼촌들은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생업에 뛰어드셨고, 그럼에도 그 돈으로 어머니께 대학 교육까지 약속하면서, 너는 공부하라고 하셨답니다. 어머니는 그 돈으로 대학교까지 가셨고, 국문과에 들어가 교수님께도 인정받는 미래의 소설가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교사의 길을 선택하셨고, 무뚝뚝한 부산 남자가 아닌 다정한 아버지를 만나 결혼했죠. 그리고 저를 가지시면서 교사의 길도 포기하셨구요. 이후 아이들을 가르치는 꿈을 많이 꾸셨고, 뒤늦게나마 과외를 하면서 그 꿈을 꾸지 않게 됐다고 하십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자면서 그걸 후회하지 않으신다고 하셨지만, 여동생에게는 그런 선택을 늘 후회했다고 말씀하셨다고 하네요. 20대가 돼서야 그걸 알게 됐습니다.
지금도 제게 말씀하십니다. 저를 낳고 꿈을 포기한 걸 후회하지 않으신다구요.

뭐... 그렇다고 하십니다
PlaceboEffect
13/05/03 10:11
수정 아이콘
어느 시대 부모님들이 그렇지 않았겠냐만은,
특히나 전후 세대에 태어나신 부모님들은 참 가족을 위해 희생을 강요당하면서 살아오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식들에게 본인들의 꿈을 투영하시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저희 부모님도 제게 내색은 하지 않으시지만 하고 싶고, 원했던 것들이 얼마나 많았을까요.
그런데 제 어머니도 말씀하셨지만, 너희들을 포기하고 원하는 것을 했다면 더 후회를 했을거라고 대답하십니다.

그 때로 돌아가서 다시 선택을 한다해도, 아마 똑같은 선택을 하셨을거에요.
(하지만 결혼은 다시 태어나면 절대로 안할거라고 하시더라구요. 크크 고생하기 싫다면서.)
지금뭐하고있니
13/05/03 02:54
수정 아이콘
저희 아버지께선 3살 때 아버지(제겐 할아버지)를 잃으셔서 부정을 못 받고 자라셨습니다. 이후 제게 자신의 모든 것을 쏟으셨죠, 항상..아들이 성장하면서도 아버지가 자신에게 해주는 게 대단하다고 느낄만큼...어머니도 항상 말씀하시길, "넌, 니 아들한테 니 아빠의 반의 반 만큼도 못 할 거다."라고..

어느 날 제가 아버지랑 같이 자리에 누워 슬며시 손을 잡으면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아빠, 난 아들 낳아도 아빠만큼은 절대 못 할 거 같아."
그랬더니 아버지께서 말씀하시더군요.
"무슨..너도 아빠가 되면 다~ 한다."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아버지, 어머니란 존재는 그런 건가 봅니다.

ps. 저는 그래도 아버지의 반의 반 만큼도 못 할 거 같아요. 아빠, 엄마 사랑해요~
PlaceboEffect
13/05/03 10:13
수정 아이콘
무뚝뚝한 아버지에게 가끔씩 여쭙는 말이 있습니다.

"이젠 저희한테 힘들다고 기대고 말씀하실 때도 되지 않으셨어요?"

"됐어 이놈아. 견딜만 하니까 하는거야."

아버지가 되면 아무리 힘들어도 자식 앞에서는 약한모습 보이기 싫은가 봅니다.
13/05/03 03:06
수정 아이콘
하.. 안그래도 요새 어머니보기 부끄러운 아들인데... 이 글을보니 더욱더 어머니께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못난놈 하고싶은 공부한다고 뒷바라지 해주시는 어머니 정말 존경하고 사랑합니다!!꼭 효도 하겠습니다!!
PlaceboEffect
13/05/03 10:14
수정 아이콘
예. 저는 학교다니면서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만 봐도 어머니가 생각나서...

진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종이사진
13/05/03 17:57
수정 아이콘
...저도 그래요, 어머니 또래의 아주머니 들이 일하시는 거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안철수대통령
13/05/03 03:10
수정 아이콘
어머니와 떨어져서 지낸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생각하면 할수록 더 아련해집니다...
마침 어제 어머니가 2년만에 잠시 한국에 들어가셔서 공항에 대려다 드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왠지 그래야할것 같아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어머니께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항상 가슴,머리속에만 있던말을 하고나니 후련하더라구요~
PlaceboEffect
13/05/03 10:16
수정 아이콘
저희 집에 딸은 없어서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아들 둘만 있는 집이다보니 애정표현에 정말 서투른 못난 아들들입니다.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은 왜이렇게 혀끝에 맴돌아서 입밖으로 떨어져 나가질 않을까요.

가끔씩 간신히 말 비슷하게 사랑한다고 하면 그렇게 좋아하시던데... 자꾸 시도를 해봐야겠습니다.^^
옆집백수총각
13/05/03 03:17
수정 아이콘
공부해야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PlaceboEffect
13/05/03 10:16
수정 아이콘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3/05/03 04:14
수정 아이콘
제 아버지도 새벽 4시반에 깨서 출근하신 뒤 8시 반에 퇴근해서 10시에 주무시는 생활을 20년을 하셨습니다. 참... 우리 부모님 세대는 정말로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다같이 효도합시다.
PlaceboEffect
13/05/03 10:18
수정 아이콘
예. 정말 대단하신 분들 같습니다.

아무리 아프고 날씨가 안좋고 힘들어도 가족들을 위해서 매일같이 일나가시는 부모님을 보면,
가끔씩 덜컥 겁이 날때가 있습니다.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부모가 되기전에는 부모마음을 알 수 없다고 했던가요.
저렇게 헌신하시는 부모님을 보면, 누구의 아들에서 누군가의 아버지가 되는 순간 어른이 되나 봅니다.
그리움 그 뒤
13/05/03 10:30
수정 아이콘
이 시대 젊은이들도 다들 힘들고 막막하고 어려움이 많겠지만 그래도 우리 부모님 세대와는 베이스가 다른거 같아요
그 시대에는 나라 자체가 워낙 가난해서.
그래도 그때는 그때, 지금은 지금..
우선은 스스로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죠.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감사함을 잊지 않으면 됩니다.
그리움 그 뒤
13/05/03 10:34
수정 아이콘
글구 울 어머니 저 고등학교 다닐때 같이 학교 다니셨습니다. 모범을 보여야 한다면서
학교에서 돌아오면 항상 공부하고 계시더라는...결국 졸업장도 따시더군요 크크
PlaceboEffect
13/05/03 17:09
수정 아이콘
어머니가 정말 대단하시군요 크크
어머니 압박때문에 공부를 안할 수도 없고...

갑자기 생각나네요. 저희 어머니도 일하시다가 모르는 영어가 보이시면
적어두었다가 저한테 꼭 물어보시더라구요. 궁금해 죽겠다고 하시면서. 크크
절름발이이리
13/05/03 10:55
수정 아이콘
훈훈한 이야기면서도 가슴이 아픕니다. "엄마가 되면 당연한거야"는 말은 자신의 희생에 대한 겸손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타인의 희생에 대한 불관용이 될 수도 있는 기제라서..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부모라는 존재에 대한 사회의 기대와 요구가 너무나 가혹했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더욱 부모님들에게 감사합니다만... 장기적으로는 좀 더 널럴해져야 한다고 봅니다. 자식을 위한 삶이 아닌, 그 분들의 행복을 저는 기대합니다. 억지로 분리할수는 없겠지만요.
PlaceboEffect
13/05/03 16:58
수정 아이콘
말씀에 공감합니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자식들이 부모에게 가지는 기대치와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이 너무 높은 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들은 그걸 당연시 여기며 본인들의 삶을 가족에 대한 희생으로 물들여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부모님들이 그렇게 해서 사회의 기대치가 높아진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부모님들께서 본인들의 인생 중에 가족에게 쏟아붓는 것의 반의 반만큼이라도 정성을 기울였으면 좋겠다는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사악군
13/05/03 13:00
수정 아이콘
눈물이 핑 도네요.. 이제는 저도 부모가 되었건만, 저희 부모님이 제 동생을 낳았을 때 보다도 나이를 더 먹었건만, 아직도 저는 어른이 되지 못한 기분입니다. 제 기억속의, 지금의 제 나이 무렵때의 부모님은 분명 어른이셨는데 말이죠..
PlaceboEffect
13/05/03 17:06
수정 아이콘
아마 사악군님의 자식들도 저희가 느끼듯이 그렇게 느끼게 될 날이 언젠가는 올 것 같습니다.

아직도 저희 어머니는 시장에서 장보고 돌아오실때, 외할머니 닮은 할머니만 봐도
심장이 덜컹덜컹 하신다고 합니다.

아무리 자식을 낳고 길러도 부모님 생각하면 작아지는건 똑같은거 같아요.
리니시아
13/05/03 15:10
수정 아이콘
밤새 청소하시고 낮에는 아이봐주는 일 하시고...
그렇게 몇년을 가족때문에 일하신 어머니..
소원이라고 하면 돈 벌어서 부모님 두분 다 편히 일 안하시고 쉬게끔 해드리고 싶은게 정말 소원입니다..
PlaceboEffect
13/05/03 17:06
수정 아이콘
예. 정말 저도 이게 소원입니다. 더이상 두분을 저 때문에 힘들게 해드리고 싶지가 않아요...
종이사진
13/05/03 17:56
수정 아이콘
결혼을 하고 가장이 되어 가끔 힘들 때마다, 제가 어머니께 얼마나 못된 짓을 많이 했는지 가슴 서늘하게 깨닫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께 울면서 연락을 드려요, 그때는 몰랐다고, 정말 죄송하다고...

어설프게 '할머니'라고 하는 딸아이를 보면서 기뻐하시는 어머니를 볼 때면,
그나마 마음의 짐이 조금은 가벼워지곤 합니다.
PlaceboEffect
13/05/03 18:13
수정 아이콘
저도 나중에 많이 전화 드릴것 같습니다. 저희 형이 사춘기때 부모님 속을 많이 썩였었는데 형은 아직도
그걸 가슴깊이 한으로 간직하고 있더라구요. 그 때 정말 미쳤었나보다... 이러면서...
물론 지금은 둘도 없는 효자입니다.
호느님
13/05/04 03:44
수정 아이콘
저는 아직 글쓴분보다 몇살은 어린 것 같지만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가네요..
다른건 몰라도 부모님한테 적어도 이틀에 전화 한통 씩은 하고, 남부끄럽지 않은 효자가 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하하
PlaceboEffect
13/05/05 23:39
수정 아이콘
이틀에 한번 전화라니 대단하십니다.
전 일주일에 한번 전화드리는것도 자주 까먹어서 아버지께 자주 혼납니다.
자식키워봐야 아무 소용없다면서..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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