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아, 똥아.
어떨때는 설사똥. 어떨때는 물똥. 어떨때는 아이스크림똥. 어떤때는 소시지똥.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몸속에서 떠나보낸적이 똥이 수천녀석정도는 되는듯 하구나.
수많은 똥들이 기억나지만 그중에서도 나를 힘들게 했던 녀석들이 떠오르는구나... 애증일까?
몇일전주말... 기억나니?
밤12시가 넘어간 시각. 난 지하철을 놓치고 버스에 몸을 실었지. 지하철을 탈때보다 몇십분이 더 걸리기에 짜증나더구나.
정류장에서 내려서 걸어가는데 순간 불길한 예감이 스쳤었지만 30분정도의 거리는 괜찮을거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
그때까지는 이렇다할 위기도 없었고 난 이하이의 신곡 'ROSE'를 흥얼거리며 계속 걸어갔지.
그렇게 집까지 10분쯤 남았을즈음.. 서서히 너가 요동치는게 느껴지더구나. 며칠전 읽었던 '바지에 똥싼적 있나요?'란 글이 계속
머리에 떠올랐지만 신경쓰지 않기로 했어.
하지만, 서서히 불안감이 엄습했고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냅다 화장실을 찾았지. 하지만 상가의 화장실을 발견하고 달려가기를
반복했지만 절망스럽게도 잠겨있더구나.. 슬펐어.. 나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걸 알았거든.
방황하다가 겨우 열려있는 화장실을 발견하고 들어가서 바지와 팬티를 급하게 내렸지만... 안타깝게도 니가 조금 더 빨랐지...
어제 먹은 컵밥때문이었는지... 붉은 물똥이 주르륵 쏟아지면서 바지에는 한두방울 튄걸 보고 얼마나 가슴을 쓰려내렸는지 모른단다...
비록 팬티는 버릴수밖에 없었지만 회색바지에 니가 조금 더 영역표시를 했었더라면 집에 어떻게 가야 했을지...
아직도 돌이켜보면 정말 아찔하구나.
고등학교시절.. 아침마다 너는 나에게 두려움을 주었었지.
아슬아슬한 등교를 밥먹듯이 하던 나에겐 모닝똥이란 개념은 없을때였지던것 같아. 장운동이 활발해선가 거의 매일 똥을 싸던 나에게
너는 상당히 두려운 존재였어. 집에서 나와 학교까지 1시간반 가까이 걸리는 나에게 갑작스런 기습만큼 무서운건 없었지.
그나마 근처에 화장실이 있으면 다행이었지만 그렇지 않을때는 정말... 지옥이 따로 없더구나.
결정적 순간을 코앞에 두고 위기를 넘긴적이 셀수도 없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위험했던 그날은 안잊혀지는구나.
여느때처럼 너는 어김없이 찾아왔어. 어제 저녁에 고작 빵하나 먹고 잤는데.. 아침은 걸렀는데.. 어째서였는지 이해가 안가.
이런 기습은 익숙했기에 난 평정심을 찾기 위해 노력했어. 일단 화장실을 찾아야 했지만 찾기가 쉽지 않았지..
주변 상가에는 닫혀있는 화장실들뿐.. 계속해서 괄약근에 힘을주고 돌아다녔지만 끝끝내 일을 해결할 화장실은 발견하지 못했었지
괴로었어. 머리를 굴려봤지만 방법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고 뱃속에서는 남아있는 시간이 머지 않은것을 알려주었지
최후의 수단을 써야했어. 노상방똥...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을만한 곳을 찾았고 한 4층건물이 눈에 들어오더군.. 그 방법밖에는 없다 생각했어..
무척이나 죄송스럽지만 뒤처리가 쉽게 신문지를 깔아놓고 덩어리똥을 싼걸로 내가 할 도리는 어느정도 했다고 생각해..
중1때.. 난 무척이나 소심했지. 지금 생각하면 참 바보같지만 그때는 똥을 싼다는 그 자체가 참 부끄러웠던거 같아.
"선생님 화장실 다녀올게요"란 한마디면 다 해결되는걸 바보같이도 참... 덕분에 너와 겨뤘던 1시간의 싸움이 생각나는구나..
1교시 국어수업이던걸로 기억해. 지금 생각해봐도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일격이였어.
수업시작한지 5분정도 지났을무렵.. 신호가 오더군.. 새됬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버텼어. 그 50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전혀 모르겠어.
중간중간 수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꽈배기. 괄약근봉쇄. 싸면난끝이다. 유체이탈심법등으로 끝끝내 겨우 버티는데 성공했어.
정말 필사적이었어. 중1때.. 바지에 싸면 난 끝이라 생각했거든... 정규수업시간을 5분오버 했음에도 난 끝까지 참아내는데 성공했지.
옆에서 말을 걸어도 못들을 정도로 온 신경을 너와의 싸움에 집중했고 난 너를 결국 이겨내고 말았지.
더 어릴때였나.. 초등학생때.. 내가 아직 너란 존재를 잘 모르고 나 스스로 성장이 덜 되었을무렵 너에게 패배했을때가 떠오르는구나.
초등학교를 마치고 학원가는길.. 친구들과 학교가 끝나면 30분정도 걸리는 거리를 걸어가고는 했지.
근데 갑자기 뱃속에서 너의 존재가 느껴지는거야.. 아기가 꿈틀대는것처럼.
그때는 그게 어떤 건지도 몰랐어.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거든. 똥을 싸고싶은데 화장실이 없다는거말야.
노상방똥을 하거나 쌀만한데를 찾아서 싸면은 되는건데 그런 인식자체도 없을때였던것 같아. 그렇게 얼굴에서 식은땀이 날무렵
구세주처럼 학원차량이 오는게 보이더구나. 살았다 싶었어. 근데 그 학원차는 학원으로 가는게 아닌 애들을 태우러 가는거더구나..
기쁨도 잠시.. 다시 사색이 되어갈 무렵, 다행스럽게 학원에 도착을 하고 내려야했지만... 난 차마 그럴 수 없었지..
문옆에 앉아있던 내게 선생님이 내리라고 하셨지만 난 내가 내리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어..
하지만 선생님은 고맙게도 말하지 않아도 그 이유를 아시더구나..
난 똥은 항상 사람의 몸속에서 내쫓기만하지. 똥때문에 사람이 죽을수도 있다라는 생각이나 말은 전혀 들어보지를 못했었어
하지만 넌 나를 죽일뻔도 했었지.. 만약 그때 죽었더라면 해외토픽감이었을거야..
그때는 내가 몇살이었는지도 모르겠구나.. 그저 천진난만하고 뛰어놀기 좋아할 때였지.
작은마을에서 태어나 또래형들하고 노는걸 좋아했던걸보면 10살쯤..? 더 어렸을때였나..?
그날도 어김없이 날이 좋았었어. 그리고 어느날처럼 형들과 놀다가 그때는 마침 술래잡기를 했지.
술래가 정해지고 안잡히기 위해 숨을곳을 찾다가 수세식화장실이 보이는거야.. 변기가 아닌 밑에는 똥이 바글
거리는 그곳. 우리집마당에도 있었고 해서 구조도 알고 딱 사각에 몸을 붙히고 있으면 똥냄새도 나고 왠만해선
찾기가 쉽지 않은곳이거든. 정말 기발하다고 생각하고 형이랑 같이 그곳에 숨었지. 근데 이게 또 사방이 막혀서 대낮임에도 문을 닫으면
칠흙같이 어두워!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보였지만 그러면 술래는 더 찾기 힘들거라 생각하고 더 기뻤었어.
그렇게 숨어있다가 밖에서 발소리가 들리더라고. 누군가가 잡혔던거지. 그리고 술래가 근처까지 와있네?
같이 있던 형이 피해야겠다며 밖으로 뛰어나갔어. 그리고 나도 같이 화장실에서 나가려고 딱 발을 내디뎠는데, 어라...??
지금 기억나는건 마치 물속에 뛰어들은듯한 기분과 함께 기억이 끊겼다는거,, 그리고 이후에 다시 정신이 들때는
마을사람들이 날 물로 씻기고 있는게 보였지.. 그냥 이게 뭔가 싶었어. 뭔일이지? 마치 잠자다가 일어난 기분이었거든..
내가 떨어지고 나서 시간이 얼마나 지난건지는 모르겠지만 후에 듣게된 얘기로는 마침 옆에 아저씨한분이 볼일을 보고
계셨기에 내가 떨어질때 난 소리를 듣고 날 꺼내줬기에 내가 살 수 있었다고 하시더군...
돌이켜보면 이때부터가 아닐까 싶어.. 남다른 생존력이 있는게말야....
* 信主님에 의해서 자유게시판으로 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3-05-08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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