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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3/03 00:27:27
Name dopeLgangER
Subject [기타] IPL6 취소를 통해 살펴본 북미 e-Sports 씬의 현 주소 (본문 수정)
안녕하세요.

pgr에 직접 글을 쓰는것은 처음인거같네요.

이미 밑에 다른 글에서 언급되었듯이 lol과 스타2에서 모두 메이져 대회로 인정받고 있던 ipl이 사라졌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충격을 받으신 분들도 많고 해외 e-sports 씬의 내실이 부실하다던가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야기가 나온김에 ipl이 어떤 대회인지, 어떠한 이유로 대회 자체가 취소되고 존속마저 위태롭게 된건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현재 북미 e-sports 씬의 상황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일단 저는 북미에 살고있지도 않고 이쪽 관계자도 아닙니다. 대회 오프에 자주 나가는것도 아니고 그냥 평소 선수들의 twitch 개인방송이나 해외대회 스트림, 관련 뉴스 보도들을 많이 보는 일개 팬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정보 출처가 직접 경험이라기보다는 해외 포럼이나 언론 매체 보도, 혹은 추측에 의존할수밖에 없어 부정확하거나 틀린 정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IPL의 시작, 혹은 news corporation의 야심

일단 IPL을 주최하고 있는 IGN(Imagine Game Network)는 북미의 게임 관련 매체입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thisisgame과 같은 게임 웹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IGN의 모기업은 놀랍게도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news corporation입니다. news corporation이라는 회사 자체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20세기 폭스 영화사, 월스트리트 저널, ESPN과 같은 유명한 회사들을 계열사로 가지고 있으며 언론, 출판,  TV, 영화 방송 등의 전분야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입니다.

news corporation은 예전부터 e-sports의 가능성에 주목해왔었습니다. 그래서 2007년도에 Championship Gaming Series(CGS)라는 게임대회를 만듭니다. 하지만 당시 해외 e-sports씬은 걸음마 단계였고 때맞춰 터진 금융위기 때문에 이미 기존에 존재하던 CPL, WC3L과 같은 리그들마저 존속이 위태로웠었죠. 결국 CGS 는 1년만에 사라지게 됩니다. 아직은 때가 이니였던 거죠.

하지만 2010년에 스타 2가 출시되고 MLG, 드림핵, IEG같은 해외대회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부터 news corporation은 이제 때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자사의 게임 매체인 IGN을 통해 IPL 을 다시 출범시킵니다. 그 이후로는 다들 아시는대로 모기업의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상금규모, 영향력을 키워왔고 곰tv와의 제휴를 통해 급속도로 세를 불리면서 MLG와 함께 북미 최고의 대회로 인정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듯 잘나가던 IPL이 왜 갑자기 폐쇄된걸까요?? 표면적인 이유로는 모기업의 게임 분야 매체들의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gamespy도 없앴죠) 도매급으로 같이 팔려버린거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다소 방만했던 대회 운영이 문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2. 게임에 대한 인식문제, 그리고 희생양

북미 e-sports 씬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는 먼저 북미 씬의 주요 팬층이 어떠한 사람들도 구성되어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한국의 e-sports 팬들은 기본적으로 일반인(?) 들입니다. 이들은 중고등학교시절부터 스타1 혹은 lol을 플레이하면서 시간을 보냈으며 iTV, 온게임넷, mbc 게임과 같은 공중파, 혹은 케이블 방송을 통해 쉽게 e-sports를 접해왔죠. lol 이건 스타1이건 게임 자체가 워낙에 흔한 취미이다보니 친구들과 같이 pc방에서 팀플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는게 이상하다거나 사회성이 부족해보인다거나 칙칙해보이지는 않죠. 나이먹은 사람들이야 여전히 편견을 가지고 있지만 젋은 세대들 사이에서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북미 e-sports의 팬들은 흔히들 nerd, geek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공부(특히 수학) 잘하는 오덕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미드 보시는 분들이라면 잘 아는 '빅뱅이론'의 주인공들이 대표적인 nerd 이죠. 미국에서 이 nerd 라는 계층은 일반적으로 부정적으로 그려집니다. 미국 사회 자체가 보수적이고 마초적인 분위기가 강하다보니 공부잘하는 범생이보다는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남자가 더 인기가 많죠. 거기다가 한국처럼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인기있는 취미가 아니다보니 같은 나이또래들 사이에서도 wow나 스타2같은 게임을 하면 이상하게 보입니다. 미국 학원물을 보면 미식축구 쿼터백 킹카, 킹카와 사귀고 있는 치어리더 퀸카, 그리고 그 퀸카를 연모하는 사회성 떨어지는 nerd는 정말 흔해빠진 클리셰죠.

한국과 비교하면 북미의 e-sports 팬들의 비율은 적습니다. 한국에서야 프로 게이밍이 일반인들도 케이블 tv돌리다보면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취미지만 미국에서는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서 볼 사람만 보는 그런 매니악한 취미니까요. 대신 북미 팬들은 자기가 즐기는 취미에 대해 돈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공부 잘하던 범생들이 많다보니 취직도 잘하고 돈도 잘벌고 자신들이 번 돈을 취미생활에 투자하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비싼 티켓, 교통비, 숙박비를 감수하고 각종 대회에 참석하고 유료 스트림, vod를 꺼리낌없이 결제하죠. 기본적으로 게임, 음악 등의 문화 컨텐츠를 소비하는데 쓰는 돈을 아까워하는 한국팬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거기다가 미국 자체가 큰 나라고 인구수도 한국의 10배 가 넘어가니 적은 비율의 nerd들이라고 해도 엄청난 시장이 되는거죠.

그런데 문제는 북미 게임, e-sports 주요 소비층이 이러한 하위집단이다보니 아무리 시장이 커진다고 해도 주류 사회에서의 게임, 그리고 e-sports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으로 남아있을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편견은 여전히 있지만 미국은 더 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편견으로 인해  총기난사, 청소년범죄와 같은 각종 사건이 터질때마다 게임은 희생양이 됩니다.

특히  작년 말 샌디 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이 터지면서 총기 문제가 다시 크게 이슈가 되었죠. 사회적으로 총기 규제에 대한 여론이 커지자 미국 총기협회(NRA)는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게임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합니다.

(관련기사: 미국 총기협회, 폭력적인 게임이나 영화가 총기난사를 유발한다고 주장)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news&wr_id=1552637

그리고 총기협회의 로비가 먹힌것인지 미국 정부는 결국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회담을 가졌고 무려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의회에 게임과 폭력성과 상관관계가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마련해달라고 요쳥했습니다. 물론 이 연구 결과 게임과 상관이 있다고 나올지 없다고 나올지는 모르는거지만 이런 연구를 진행한다는거 자체만으로도 여론이 나빠질수밖에 없죠. 이로인해 최근들어 이스포츠 관련 스폰서 기업의 수와 금액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장재영의 프라임리그 맵 조작 사건이나 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 사건이후 기업들의 스폰이 줄어든거랑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런상황에서 news corporation같은 거대 미디어기업이 게임대회를 직접 운영한다는게 좋게보이지는 않았겠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news corporation이 IGN을 매각한 것도 이러한 상황과 연관된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기사: 미국 백악관 총기대책 태스크포스, 게임 관계자들과 회담 가져)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news&wr_id=1560165

(관련기사: 오바마 대통령, 비디오 게임과 총기 폭력의 연관성 연구 위해 1,000만 달러 지원 요청)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news&wr_id=1562783



3. 경영 실책, 혹은 IPL이 라스베이거스로 간 이유

  다른 한편으로는 IGN의 다소 방만한 운영 역시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일단 모기업의 자금력을 믿고 럭셔리하게 대회를 개최해왔지만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죠. 제가보기에 가장 큰 문제는 대회 개최장소입니다. ipl4부터 이번에 개최될 ipl6, 그리고 기타 ipl의 이름을 건 오프라인 이벤트의 대부분이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라스베이거스는 기본적으로 휴양도시고 카지노로 유명한 곳이죠. 이런 호텔에서 행사를 개최하려면 돈이 엄청나게 많이듭니다. 그리고 호텔 컨퍼런스홀이 이스포츠 대회에 적합한 장소인지는 회의적입니다. 국제 학술대회, 정상회담 이런걸 개최하기에야 좋지만 게임 대회에 호텔이 과연 어울릴까요? 너무 좁지는 않나요?
그리고 라스베이거스에 관광객은 많지만 상주인구는 적습니다. 즉 IPL 라스베이거스 대회를 보러 오는 사람은 라스베이거스나 인접 도시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 멀리서 보러 오는 사람들이죠. 라스베이거스는 사막 한가운데에 있어서 갈려면 교통비도 많이들고 숙박비도 비쌉니다. 이스포츠 팬들이 와서 대회를 관람하기에 별로 좋은 환경은 아니죠.

  반면에 경쟁대회인 MLG는  각 주의 인구많은 대도시의 컨벤션 홀(한국으로 따지면 일산 킨텍스나 부산 벡스코 같은)을 돌면서 투어 형식으로 대회를 엽니다. 라스베이거스에 비해 교통편도 좋고 여러 주를 돌면서 하기때문에 자기가 사는 주, 혹은 바로 옆에 있는 주에서 대회가 열리면 직접 보러가기 좋죠. 대회의 접근성이 높으니 ipl보다 관객들도 더 많이 옵니다. 그리고 대회 장소가 라스베이거스 호텔보다 크면서 임대료도 저렴하죠. 장소가 크니 ipl에 배해 훨씬 많은 의자를 넣을 수 있고 더 많은 티켓을 팔 수 있습니다. 지난번 ipl5가 열린 코스모폴리탄 호텔의 관객석 수는 총 5000석이였습니다. 대회 영상으로 볼때는 엄청 작아보였는데 거기에 의자 5,000개를집어넣은것도 정말 대단하네요. 반면에 mlg는 대형 컨벤션홀에서 대회를 열었기 때문에 의자수의 제한이 없었고 대회를 한번 열때마다 만장 이상 티켓을 팔았죠.

그리고 장소가 넓으니 게임대회 이외에도 여러가지 다양한 행사들을 열 수 있습니다. MLG 대회장에는 게임대회 말고도 게임, 그래픽 카드, 게이밍 기어 등의 홍보부스가 많고 여기서 다양한 이벤트들을 엽니다. 순수 대회라기보다는 게임 축제에 가깝죠. 업체들이 대회장에서 이러한 이벤트를 열기위해서는 mlg를 스폰하고 mlg에 돈을 줘야합니다. 이것도 바로 대회 주최측의 수익으로 연결되죠. 반면에  IPL은 라스베이거스 호텔이 좁아서 이런걸 할 장소가 부족한건지 MLG에 비해 영업력이 떨어지는건지 이러한 기타 이벤트 및 가외수익 측면에서 많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죠. 아무래도 돈이 많다보니 절박함이 없었나봅니다.

도대체 왜 IPL은 라스베이거스 호텔을 계속 고집해왔던 것일까요? 제가 관련자는 아니라 운영진들의 생각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위에 언급한 게임의 사회적 인식과 관련이 잇을 것 같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럭셔리하게 대회를 열면서 게임이 단순히 nerd들의 취미생활이 아닌 당당한 주류 문화임을 과시하고자 했던거죠. 근데 라스베이거스에서 대회 몇번 연다고 게임에 대한 인식이 바로 바뀔 수 있었을까요? 솔직히 좀 회의적으로 보입니다. IPL이 라스베이거스 호텔을 고집하지 않고 수익사업, 영업 측면에 좀 더 신경을 썻다면  이번 IPL 6 취소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news corporation이 ign을 매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다른 기업에 매각되어도 대회를 계속 진행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죠.


*******여기까지가 어제 썻던 글인데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네요. 이 글을 읽고 GOMTV의 채정원 본부장님이 IPL의 라스베이거스 행사 진행과 관련해서 직접 리플을 남겨주셨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라스베가스 숙박비는 비싸지 않습니다. 다른 도시의 퀄리티 낮은 호텔과 가격 차이는 거의 나지 않아요. 라스 베가스가 호텔 숙박비로 장사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큰 오산입니다. 오히려 호화 호텔을 싼 숙박비로 사람들을 찾아오게 만들고, 그 안에서 부대 시설로 높은 수익을 얻는 장소입니다(카지노,각종 쇼등등).  아울러, 임대료는 글쓴이님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단순히 물건 사듯 대관료 내고 대관하는 것 말고도 많은 계약방식이 있습니다. 호텔측에서도 IPL만큼 많은 사람들을 동시에 한 호텔에 숙박하게 만드는 이벤트가 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대관료는 오히려 다른 컨벤션 센터보다도 싸게 빌릴 수 있어요. 장소도 전혀 좁지 않습니다. IPL은 호텔 한 층을 모두 빌려서 사용했기에 일반 시청자분들이 보시는 장소 말고도 스폰서를 위한 장소 및 각종 머천다이징 상품을 파는 장소, 오픈 브라켓 장소 등 컨벤션 센터보다 장소가 넓고 활용도가 높습니다. IPL의 현재 상황은 라스베가스와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채 본부장님의 말대로라면 IPL 호텔 대관료가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저렴하고 합리적인 수준이였으며 TV화면으로 보인 경기장 이외에 다른 공간에서 MLG와 마찬가지로 머천다이징 판매, 각종 이벤트 등의 수익사업활발히 전개해왓던 거네요. IPL에 직접 가보지도 않고 간접정보만 가지고 글을 쓰다보니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적게된거같아 죄송합니다. 적어도 이번 IPL 취소와 라스베이거스는 큰 상관이 없는것 같습니다. 라스베이거스 관련 부분을 아예 삭제할까 생각했었는데 이미 라스베이거스 관련 내용으로 댓글을 다신 분도 있어서 지우지는 않고 대신 채 본부장 님의 리플을 추가하였습니다.



4. IGN의 매각 및 향후 운영방안, 그리고 북미 e-sports의 미래

현재 IPL을 주최하고있는 IGN은 J2 라는 회사에 매각된 상황이고 J2측에서는 예전과 같은 대규모의 대회를 주최하기보다는 IGN의 본업인 게임 매체 역할에 더 치중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한국으로 비유하자면 프로리그를 직접 주최하는 케스파보다는 중계권을 사서 방영하는 온게임넷과 같은 그런 역할로 선회하려는 것 같습니다. 아마 직접 대회를 열지는 않겠지만 중계를 한다거나 관련 보도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어떻게든 e-sports와 연을 유지할 것 같습니다.

여튼 이번 ipl 사태로 인해 북미 e-sports의 인기는 허상이다, 미래가 암울하다 뭐 리플이 많이 달렸는데 아직까지는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IPL의 몰락은 e-sports 자체의 인기 감소보다는 사회적 인식 변화로 인한 스폰싱 감소, 모기업의 구조조정 문제와 같은 외부 요인에 기인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스타 2의 경우 인기가 많이 떨어지긴 했습니다. 발매 직후부터 2011년까지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그렸지만 2012들어 밸런스문제 및 몇몇 삽질로 인해 인기가 많이 줄었죠. 하지만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고정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타2 팬으로써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lol이 스타 2를 능가하는 인기를 얻고있고 dota2, call of duty와 같은 다른 게임들도 e-sports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어 특정 게임의 흥행이 저조하다고 해서 e-sports 전체가 한순간에 훅 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든 ipl이 없어진 후 북미 종합 메이져대회는 mlg만 남았습니다. ipl이 없어진다고 해서 ipl이 얻던 입장료, 스트리밍 수익이 바로 mlg로 갈 것 같지는 않지만 북미에서 mlg의 위상과 시장 지배력이 강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프로게임팀등에게 행사하는 영향력이 더 강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작년에 mlg가 삽질을 많이하면서 mlg도 한물 갓다느니 ipl이 mlg를 앞질럿느니 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관객 수, 바크래프트 등의 각종 부대수입, 스트림 시청수 등을 보면 ipl이 mlg를 앞서나간적은 없었습니다. mlg는 언제나 북미 최고의 게이밍 리그였죠. 현 MLG의 CEO인 선댄스 지오반니의 수완을 보면 mlg는 끝까지 살아남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IPL6가 취소되자마자 트위터를 통해 IPL6 티켓을 미리 구매한 사람에게 MLG 티켓을 할인판매한다고 한 사람입니다. 이러니저러니 욕먹긴 해도 어떤식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인 것같습니다. 아마 mlg는 스타2, lol이 망해도 어떻게든 끈질기게 살아남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IPL을 대신할 다른 메이져 대회가 생겨날까요? 솔직히 좀 회의적으로 보입니다. 여러 종목들을 아우르는 대규모 대회가 비용대비 효율 측면에서 늘 효과적이진 않죠. 대회의 규모를 지속적으로 크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투자와 홍보를 많이해야 합니다. 특히 후발주자의 경우에는 더 많은 투자, 노력, 그리고 인내심이 요구됩니다. news corporation급의 대기업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어떤 미디어 기업이 거액의 돈을 투자하려 할까요? 그런 측면에서 스타나 lol이 출시되기 한참 전부터 대회를 열면서 기반을 닦고 스타 2와 lol이 인기를 얻는 타이밍을 잘 맞춰서 치고나간 mlg가 운이 좋았다고 보니다.
앞으로는 여러 종목을 아우르는 큰 대회보다는 단일 종목 위주의 대회들이 주류가 될 것 같습니다. 크게는 riot games이 직접 주최하는 LCS 2013 처럼 게임 제작사에서 직접 개최하는 대회, 작게는 각 주의 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하는 랜파티와 같은 그런 소규모 대회들이 주류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 信主님에 의해서 게임게시판으로 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3-03-21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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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
13/03/03 00:53
수정 아이콘
' IPL6 티켓을 미리 구매한 사람에게 MLG 티켓을 할인판매'

이 부분 보고 놀랐네요. 대단한 회사군요.
13/03/03 00:56
수정 아이콘
MLG가 신경을 많이 써주네요.

근데 정말 라스베이가스가 이름만들으면 좋아보이지만.. 역시 좀 ..무리였다고봅니다.
이헌민
13/03/03 01:00
수정 아이콘
여러가지 몰랐던 내용들이 많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13/03/03 01:02
수정 아이콘
장문의 성의있는글 감사히 잘봤습니다.

한국의 상황과는 다르게 해외의 e-sports씬은 폭발적인 성장직후 어느순간부터 성장을 멈췄다란 느낌을 강하게 받았는게 님이 말씀하신 어느 특정계급 이상의 한계를 돌파하지 못하는 현실이 크게 작용하는것 같네요. 하루종일 게임을 하며 이런사람들이 스타가 되고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다란거 지금 생각해보면 한국의 상황은 기적같은 상황이지요. lol이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가와 별개로 프로가 밥을 먹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건 다른문제니까요

2013년 현재 e-sports의 가능성과 한계사이에서 모두가 다시한번 고민을 해야하는 시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루맨
13/03/03 01:08
수정 아이콘
평소 궁금했던 내용이 많아서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추천 드립니다. :)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3/03/03 01:23
수정 아이콘
이스포츠 대회 장소로 라스베가스가 뜬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 최대의 대전격투게임 대회인 EVO 챔피언쉽 시리즈가 이미 2006년 부터 매년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되고 있기 때문이죠. 대신 이 대회는 상금이 그리 큰편은 아니고 각종 스폰서를 많이 끼고 게임 제작사들의 신작 홍보도 이루어지며 관객들끼리 토토 비슷한 내기도 하는등 늘 사람이 북적대고 축제 같은 분위기로 매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 합니다. 어찌보면 MLG와 운영이 비슷한데 격투게임이란 종목 특성 상 관객 참여도가 좀 더 적극적이죠. IPL은 장소보단 역시 운영에 문제가 있었던 거 같습니다.
Yi_JiHwan
13/03/03 01:24
수정 아이콘
근데 아직 취소 확정이라는 보도가 아무것도 없는데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는게 신기하네요;;;
마빠이
13/03/03 01:26
수정 아이콘
그런면에서 라이엇이 고민을 많이 한 느낌이 들더군요
라이엇사장이 직접 인터뷰에서 북미와 유럽은 프로게이머들이 생존하기에
힘든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자기들이 대회를 직접열고 한국이나 아시아쪽은
자생력을 가져서 직접적인 개입은 없다고 말이죠.

LCS가 아시아 선수들이 없는 북미나 유럽만의 리그지만 결국 한국영화 스크린쿼터제? 개념처럼 지역 선수들을 보호하고 경쟁력을 유지시키면 장기적으로 북미나 유럽팬들이 흥미를 잃지않고 자국팀 선수들을 응원하는 이런 선순환이 될거라 봅니다.

결과적으로 lcs,는 장기리그지만 매경기 10만이상 시청자를 확보하고 선수들이 안정적인 급여를 받는것에 만족하는걸 보면 라이엇이 북미 e스포츠 시장에
냉면과열무
13/03/03 02:12
수정 아이콘
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새로운 걸 많이 배워가네요.
소문의벽
13/03/03 02:12
수정 아이콘
겜게에 이렇게 매니악한 글이 올라오는게 얼마만인가요. 앞으로 훌륭한 글 더욱 많이 부탁드립니다.
13/03/03 02:26
수정 아이콘
결과적으로

북미 롤챔피언쉽
유럽 롤챔피언쉽
한국은 롤챔스
중국+대만은 가레나리그

시즌3에 와서 완전한 각 나라별로 메인 리그가 하나씩 생긴 셈이죠..
(가레나나 롤챔스는 시즌2에도 있었지만.. 시즌2 중반부부터 안정화되서.. 시즌3에 와서 완전히 정착했고.. 롤챔피언쉽은 시즌3에서 시작이니)

결과적으로는 아쉬운 점도 있지만.. 라이엇의 선택이 나쁜 방향은 아닌거 같습니다..

각 나라별로 가장 권위있는.. 장기 리그가 있고.. 그 리그에서의 상위 팀이 롤드컵에 나가서 1년 결산을 한다.. 는 큰틀이..
13/03/03 03:32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약간 생각이 다른 점은 라이엇 게임즈의 모델이 정말 올바른지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입니다. 물론 LCS(혹은 다른 지역 대회)-> 월드 챔피언쉽으로 이어지는 구상은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바입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LCS는 성공적이고요. 다만 이 이상으로 지역별 배분에 신경 쓸 이유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저는 딱 LCS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굳이 MLG 같은 대회까지 제한을 두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더군요. 만약 시즌2 같은 방식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LCS란 대체재가 있다고 보고요.

다만 개발사 주도의 e스포츠 대회가 필요하다는 점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블리자드의 WCS나 밸브의 도타2 인터내셔널, 워게이밍의 WTL까지 개발사가 주도하는 대회만큼 권위 있는 대회가 없는데다가 개발사가 직접 주도하는 대회야말로 가장 큰 관심을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카세
13/03/03 04:10
수정 아이콘
정성들여 쓰신게 보입니다. 추천드리고갈게요 잘봤습니다.
XellOsisM
13/03/03 05:29
수정 아이콘
확실히 시즌2처럼 오픈 토너먼트가 아닌 점은 아쉽지만, 자국 팬들이나 선수들 입장에서는 이게 더 좋아 보일수 있습니다.
예전처럼 세계 강팀 초정하는 규모가 줄긴했지만, LCS 경기를 MLG경기장에서 생중계 하는 메리트도 있고
MLG 자체가 이젠 다음 시즌 LCS 참가팀이 되기 위한 하위 토너먼트가 되었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됩니다. (쉽게 보면 NLB가 되었죠)
확실하지 않지만 시즌 풀리그 끝나고 순위결정전 할때 쯤이면 분명히 MLG와 연계해서 오프라인 토너먼트를 열거라고 보기에
대회 자체의 프리미엄은 떨어지지만, 관중 동원이나 관심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라이엇이 상당히 신경쓰고 있다는걸 보여주는게 LCS와 시드권 관련한 하위 대회, 롤 자체 5대5랭크 게임의 연계입니다.
LCS : 8팀 10주 풀리그, 계절별 승강전 존재, 상위 2팀 차기 (계절) 시즌 자동진출, 나머지 4팀 (3~6위) 플레이오프로 승자 2팀도 자동진출 -> 상위 4팀간 순위결정전, 하위 2팀+플레이오프 패배한 2팀은 승강전 진출
차기 시즌 진출권은 16팀 중에 8팀을 뽑는데 이중 전 시즌 상위 4팀은 자동으로 잔류하고, 나머지 4자리를 전 시즌 하위 4팀과 [MLG나 IPL] 같은 토너먼트 상위 입상 4팀과 [5대5 팀 랭크] 상위 4팀 = 12 팀이 경쟁합니다.

국내처럼 단순히 팀을 짜서 오프라인 예선 참가 신청이 끝이 아니라
팀이 있고 각종 대회에 참가할 여건이 되면 대회에 참가하고, 팀은 있지만 여건이 어렵다면 5대5랭크에서 잘하면 되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보다 합리적인 구조가 아닐까 싶어요.


쓸데없이 댓글이 길어졌는데.. 간단히 요약하자면
강팀들의 경기를 시청하길 원하는 국내팬들 입장에서는 IPL 취소, 서킷포인트 없는 대회는 메리트가 없어 보이지만
자국&지역 팬들에게는 절대 그렇지 않다. 라는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광개토태왕
13/03/03 10:16
수정 아이콘
미국에 국한된 이야기이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인들이 GSL 시청을 위해 과감히 VOD 결제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북미의 e-sports 팬들의 비율은 적습니다. 한국에서야 프로 게이밍이 일반인들도 케이블 tv돌리다보면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취미지만 미국에서는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서 볼 사람만 보는 그런 매니악한 취미니까요. 대신 북미 팬들은 자기가 즐기는 취미에 대해 돈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공부 잘하던 범생들이 많다보니 취직도 잘하고 돈도 잘벌고 자신들이 번 돈을 취미생활에 투자하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비싼 티켓, 교통비, 숙박비를 감수하고 각종 대회에 참석하고 유료 스트림, vod를 꺼리낌없이 결제하죠. 기본적으로 게임, 음악 등의 문화 컨텐츠를 소비하는데 쓰는 돈을 아까워하는 한국팬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거기다가 미국 자체가 큰 나라고 인구수도 한국의 10배 가 넘어가니 적은 비율의 nerd들이라고 해도 엄청난 시장이 되는거죠."

이 부분을 보고 확실히 이해했습니다. ^^
하루빨리
13/03/03 12:37
수정 아이콘
본문과는 하등 상관 없는 이야기를 해보자면,

우리나라도 게임 좋아하는 사람들은 게임에 돈 투자하는걸 아깝게 생각하지 않고, 책 좋아하는 사람이면 인터넷 서점에 한달 십만원 넘게 선입금하고 이북으로 신간이 나오면 바로바로 사는 행위등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죠. 이건 모든 취미생활을 가진 사람들의 특징입니다. 딱히 미국, 일본만 그런게 아니라요. 문제는 경제죠. (It's the economy, stupid) 저만해도 솔직히 돈 쓸일 없이 교통비, 식비 꼬박꼬박 나오던 사회복무시절에는 월급의 대부분을 책 사고 게임사는데 썼었습니다. 근데 사회복무 끝나고 대학생이 되니깐 (장학금을 받더라도) 그게 불가능해지더라고요. 대학생활 끝나고 사회생활하게 되면 더 심해질 거라 생각하니 암울합니다...

그래서 현재 공짜로 이스포츠 볼 수 있는 한국의 환경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네요.
dopeLgangER
13/03/03 13:39
수정 아이콘
본문 내용 중 라스베이거스 대회 진행 관련하여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었네요. 이에관해 채정원 GOMTV본부장님이 직접 피드백을 주셨고 이 내용을 본문에 추가하였습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의 글을 써서 의도치않게 IPL을 비하하게 된 점 사과드립니다.
13/03/0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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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분석이네요 이스포츠가 분명 성장가능성이 크고 확실한 사업이긴 한데, 지금 상황으로선 주춤거리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네요.
13/03/03 20:58
수정 아이콘
e-sports팬이자 바둑팬으로서 언젠가 e-sports가 스포츠로서 인정받을거라 굳게 믿고있었는데 요즘 자꾸 회의적인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영원한초보
13/03/03 23:39
수정 아이콘
우와 이런거 어떻게 잘 알고 계신지 놀랍군요.
제가 접하기 힘든 정보를 알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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