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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3/08/27 17:37:57
Name brecht1005
Subject [바둑과 스타]기풍(棋風) vs Game Style (2) - 서봉수 9단
전의 글을 재미있게 읽어주신 분들게 먼저 감사드립니다(_ _); 별로 글재주가 없는데다가 간만에 글을 쓰려니까 글이 많이 꼬이네요. 전편에 조훈현 국수의 기풍에 대해서 얘기했으니, 이번에는 그의 영원한 라이벌인 서봉수 명인에 대해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제갈량에 대해서 논했으면 다음편은 사마의나 주유가 되어야겠죠.^^ 그리고 바둑을 모르시는 분들도 많고 다른 기사들의 기풍에 대해서 길게 논할 깜냥도 안 되니; 기풍 이외의 다른 얘기들도 좀 쓰면서 서봉수 9단의 기풍에 대한 생각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 야성의 승부사 - 서봉수 9단

- 한국산 된장바둑, 서봉수 9단
한국바둑의 대통을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이 대권이 넘어가는 시점이나 그 무게중심의 이동을 예감할 수 있는 척도로서 '국수' 타이틀이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점을 드는 경우가 많다. 50~60년대를 거치면서 조남철 9단과 김인 9단이 각각 '국수'를 9연패, 6연패하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으며, 70년대 초중반의 춘추전국시대, 조남철, 김인의 기존의 강자들과 윤기현, 하찬석, 정창현, 김희중, 조훈현, 서봉수 등의 새로운 기사들이 정상의 자리를 놓고 경합하던 이 시점에서는 윤기현 9단과 하찬석 9단이 각각 국수위를 2년 동안 소유했고, 76년 국수위가 조훈현 9단에게 넘어간 이후 그는 10년간 국수위를 놓지 않으면서 조훈현 1인 천하를 구가했으며, 서봉수 9단은 86년에 조훈현 9단으로부터 국수위를 빼앗아 2년간 국수의 자리에 올랐다가 조훈현 9단이 이를 다시 찾아왔던 바 있다.

사실 서봉수 9단은 한순간도 1인자의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으며, 이창호가 등장하기 이전의 15년 동안 국내에서 조훈현 9단의 유일한 라이벌이자 그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지목됐었지만, 실제 전적을 살펴보면 조훈현 9단에게 약 1:2의 비율로 밀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서봉수 9단에게는 이러한 객관적인 전력과 통계상에서 보이는 열세를 상쇄할만한 매력이 있었으며, 다른 관점으로 보면 조훈현 9단의 독주가 바둑팬들에게 식상하다는 생각을 가지게끔 한 면도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서봉수 9단은 조훈현 9단과는 거의 반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만큼 조훈현 9단과 비교했을 때 흥미로운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창호 9단이 등장하기 이전, 80년대까지 33기가 진행되었던 국수전에서 국수위를 쟁취했던 기사들, 조남철, 김인, 윤기현, 하찬석, 조훈현, 서봉수 가운데 일본 유학 생활을 경험하지 않은 기사는 서봉수 9단이 유일했다. 나머지 기사들이 젊은 나이에 도일하여 기타니, 세고에 등 일본의 유명한 스승들에게서 바둑을 전수받고, 일본의 젊은 기사들과의 수련을 통해 갈고닦은 실력으로 한국의 바둑계를 주름잡았던 데 반하여 서봉수 9단은 조훈현 9단이 입단했던 아홉 살의 나이때에는 바둑돌조차 손에 쥐어보지 않은 평범한 소년이었다. 어려서부터 유명한 바둑신동이었고, 많은 후원인들의 도움 속에서 일본 유학길에 올랐으며, 현대 바둑의 메카였던 일본에서까지 당대의 대기사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동년배의 일본기사들을 두려움에 떨게했던 조훈현 9단에 비해서 서봉수 9단은 어린 시절을 다른 또래의 아이들과 큰 차이없이 보냈던 것이다. 이처럼 지금의 기준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그 당시의 기준으로 보아도 늦은 나이에 바둑을 배운 서봉수 9단은 딱히 정해진 스승도 없이 동네의 기원에 나가서 아마 고수들과 바둑을 두고 혼자 책을 보면서 바둑을 공부해 17살 때인 1970년에 입단했으며(서봉수 9단이 한창 기원에서 바둑을 배울 때 기원의 중년 고수들이 정석책에서 아주 어려운 정석하나를 골라서 청년 서봉수로 하여금 그 수순을 맞추는지 못 맞추는지를 장난으로 시험해본 일이 있었는데, 머리를 싸쥐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면서도 어찌어찌 최선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고 서봉수의 천재성을 알아봤다는 일화도 있다.), 그 이듬해인 71년에 불과 2단의 서봉수는 한국바둑의 거목 조남철 8단(당시)에게 3:1 승으로 명인위를 탈취해 세인을 경악시켰다.(조남철 선생은 당시 타이틀을 넘겨주고 '서봉수의 단이 3단만 되었더라도..'라는 탄식을 하셨다고 한다.) 72년에 한국에 돌아왔고, 74년에서야 최고위전에서 우승해서 타이틀을 땄던 조훈현 9단보다 먼저 타이틀 홀더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 '장미와 잡초', 조훈현과 서봉수
조훈현과 서봉수. 역사에 남을 두 53년생 뱀띠 동갑내기 라이벌의 그간 전적은 앞서도 언급했듯이 조훈현이 약 두 배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니, 타이틀전에서의 승패, 타이틀 획득수는 이보다 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두 기사간 첫 번째 타이틀전의 승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서봉수 9단이었다. 74년에 벌어진 국기전 5번 승부에서 서봉수는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조훈현을 3:1로 꺾으면서 다시 한번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 당시 바둑계의 일반적인 예상은 조훈현이 어렵지 않게 서봉수에게 승리할 것이라는 의견이었는데, 이는 단지 '천재 일본유학파 조훈현', '변방의 한국바둑 서봉수'라는 선입견에 의한 것만은 아니었다. 조훈현이 군대문제로 귀국한 이후 한국기원 5단으로 인정되면서 조·서 두 기사는 한국기원 기사실에서 짜장면 내기나 적은 액수의 돈을 건 바둑을 심심치 않게 두었고, 이런 바둑에서 조훈현의 승률이 서봉수에 비해 월등히 좋아 항상 조훈현 9단이 돈을 땄다고 한다. 평소 연습대국에서의 승률과 일본에서 한창 이름을 날리던 조훈현의 기세를 높이 평가한 당시의 바둑전문가들이 조훈현의 손쉬운 승리를 예상한 것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서봉수가 거뜬히 이겨버린 것이었다. 조훈현과 서봉수의 첫 도전기 결과를 사람들은 이후에 이렇게 평가한다. 서봉수는 조훈현과의 연습시합에서 지고 또 졌지만 그 과정 속에서 조훈현 바둑의 강점을 흡수하고 특징과 약점을 파악했으며, 결국 중요한 시합에서는 도리어 조훈현을 이겨버린 것이라고. 74년 국기전에서의 패배 이후로 조훈현은 이 알 수 없는 투박하면서도 끈질긴 기질을 가진 천부의 승부사를 피하게 됐으며, 두 기사의 연습시합은 중단되었고, 이후 오랜 기간, 두 기사가 한창 천하를 놓고 쟁패할 동안 두 기사는 대국 이후에 복기를 하는 경우도 매우 드물었다. 또한, 두 기사간에 대국을 놓고 벌어지는 신경전도 꽤나 치열했다고 한다. 이미 승부가 기울대로 기울어 유리한 위치에 있는 기사가 아예 상대의 기세를 꺾기 위해 긴시간을 장고해서 대마를 잡으려고 한다든지.. 스타에 비유하자면 이미 승부가 기울어진 게임에서 베슬로 지우개를 하거나 퀸으로 커맨드를 먹는다든지, 아니면 할루시네이션으로 캐리어 개떼러쉬를 보여준다던가..; 이런 경우를 생각하면 되겠다.

첫 대결 이후, 향후 15년 동안 두 기사는 한국바둑계를 그들의 발 아래 분할하게 된다. 조훈현이 80, 82, 86년의 세 차례에 걸쳐 전관왕이라는 전대미문의 업적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조훈현이 전관왕을 달성하는 그 현장에는 항상 서봉수가 있었고, 그 전관왕이 깨지는 순간 조훈현의 맞은편에 앉아있는 이 역시 언제나 서봉수였으며, 그는 수없이 조훈현의 펀치를 맞고 쓰러졌을지언정 한번도 녹다운되어 수건을 링위로 던진 일이 없었다. 줄잡아 400판이 넘게 공식대국을 치른 이 두 기사의 관계를 세간에서는 이렇게 얘기한다. '서봉수는 조훈현과의 대결을 통해 바둑이 늘었고, 조훈현은 서봉수에게서 승부를 배웠다.' 또한, 서봉수는 서슴지 않고 이렇게 얘기한다. '조훈현은 나의 스승이었다.' 각자의 반생을 걸쳐서 지금까지 끊임없이 싸우고 또 싸웠지만, 서로를 진정한 승부사이자 장인으로 인정하는, 그리고 인정할 수밖에 없도록 했던 조훈현과 서봉수. 역사에서 비슷한 예를 찾아보기 힘들만큼의 진정한 라이벌이 아닐까?

- 서봉수의 기풍 - 잡초와 같은 근성, 실전지상주의, 그리고 기발한 전략.
서봉수 9단은 또래의 다른 정상급 기사들에 비해서 체계적으로 바둑을 배우지 않았으며, 실전을 통해서 더욱 강한 기력을 연마했던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 유학했던 대부분의 기사들이 돌의 미학, 즉 모양을 중시하고 정석적인 바둑을 구사하는데에 익숙했던 것에 반하여 서봉수 9단은 돌의 모양이나 정석에 구애받지 않는 실전적인 수를 최우선으로 생각했으며, 중반의 국지접근전에서 조훈현 9단에 못지않은 탁월한 힘을 발휘했으며, 승부처를 잡아내는 동물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 조훈현 9단처럼 발빠르거나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바둑은 승부근성으로 단련되어 있었으며, 상대의 발목을 잡아채면 끈질기게 상대를 놓아주지 않고 전투를 펼치면서 이득을 취하는 강단을 지니고 있었다. 92년 벌어졌던 응창기배 세계바둑선수권 대회에서 서봉수는 일본의 '돌의 미학' 오다케 9단을 3:2로 꺾고 정상에 올랐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승부가 한국의 실전형 바둑이 일본의 정석과 모양바둑을 꺾은 결과라고 생각했던 바가 있다. 이러한 서봉수 9단을 사람들은 '반상의 야전사령관', '야성의 승부사'라는 닉네임으로 부르곤 했다.

이처럼 서봉수 9단은 대국내의 기술적, 정신적인 요소에서도 충분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너무나 강력한 상대였던 조훈현 9단과의 15년 전쟁 속에서 전략적인 변화로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80년 조훈현 9단의 1차 전관왕 달성 이후 벌어진 81년 왕위전 도전기 7번 승부에서 들고나왔던 '흉내바둑'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81년의 15기 왕위전 7번기는 '백번필승'과 서봉수 9단의 흉내바둑으로 유명한데, 백번필승은 말그대로 백을 쥐고 둔 기사가 이겼다는 말이 되겠다. 왕위전 7번기에서 서봉수 9단이 들고나온 흉내바둑은 최강의 포석과 절정의 초반 감각을 자랑하는 조훈현 9단과의 초반 대결을 부담스러워했던 서봉수 9단이 생각해낸 실로 절묘한 전략이었다. 즉, 초반 포석 부분을 상대와 똑같이 운영함으로써 초반에 일어날 수 있는 변수를 없앰으로써 형세의 우열이 나타나는 시점을 최대한 늦추고 국면을 최대한 좁혀서 자신이 해볼만하다고 생각하는 중반의 접근전에서 승부를 내려는 작전이었던 것이다. 서봉수 9단의 이 작전은 100% 효과를 발휘해서 두 기사가 서로 백을 들고 둔 판을 모두 잡아낸 결과, 백을 네 번 쥐고 뒀던 서봉수 9단이 결국 4:3으로 승리하여 조훈현 9단의 전관왕을 깨뜨렸던 바 있다. 이와 같이 대국 내의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열세를 기발한 전략의 수립으로 극복했던 모습에서 서봉수 9단의 전략가적 기질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 서봉수 9단 : 조정현, 김동수
개인적으로 이러한 서봉수 9단의 바둑과 가장 근접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게이머는 조정현 선수다. 조정현 선수는 99년 PKO부터 출전했던 오랜 경력을 가진 게이머였지만 처음부터 팀에 소속되어 게임을 연습하지는 못했던 탓에 한동안 기본기의 부분에서 다른 게이머들에 비교할 때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줬었다. 조정현 선수는 이러한 자신의 약점을 전략적인 요소로 커버하는 경기를 많이 펼친 바 있으며, 대저그전에서의 투스타 레이쓰나 섬맵에서의 발키리, 대토스전 대나무조이기와 섬맵에서의 트리플커맨드 등 정석을 무시하는 실전적이며 독특한 자기류로서 기본기적 요소의 열세를 극복하고자 했다. 그리고 기본기가 많이 보완된 현재에는 대부대 운용을 통한 전면전이나 힘싸움, 자원 축적을 통한 물량전보다는 여러 군데에서 쉬지 않고 벌어지는 소규모 병력의 국지전을 유도하여 이득을 취함으로써 결국 알게모르게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나가는 모습 역시 서봉수 9단의 그것과 많이 닮아있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은 전략적인 경기를 자주 보여주고 있지 않은 조정현 선수가 경기에서 이러한 전략적인 모습과 기본기를 바탕으로한 국지전의 요소가 동시에 보여줬다면 조금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또한, 중요한 경기에서 기상천외의 전략으로 수차례 승리를 이끌어내던 김동수 선수의 모습을 볼 때 과거 서봉수 9단의 흉내바둑을 연상하는 이는 비단 본인만이 아닐 것이다.

한국바둑은 89년 조훈현 9단의 응창기배 우승이후 바둑 세계최강이라는 지위를 놓은 적이 없으며, 얼마전까지 세계대회 23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바 있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한국바둑의 수준 상승에 조훈현 9단의 귀국과 활동을 가장 큰 원동력으로 꼽는다. 하지만 서봉수 9단이 없었던들 지금의 조훈현 9단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하는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한때 조·서·유·이를 지칭하던 한국바둑의 4천왕 자리에 어느덧 서봉수 9단의 이름 대신에 이세돌 9단의 이름이 올라와 있으며, 서봉수 9단의 이름을 도전기 무대의 명단에서 찾아보기는 힘든 일이 되었지만, 많은 이들이 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는 동안 조·서 두 라이벌이 남긴 수많은 기보와 연구들은 현재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한국적 실전형 바둑의 모태가 되었다고 평가하는 것을 보더라도 한국 바둑에서 서봉수 9단이 가지는 비중은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김동수 해설위원;의 컴백을 손꼽아 기다리듯이 본인도 다시 한번 세계무대의 도전기의 반상에서 전장을 지휘하는 야전사령관의 모습을 보기를 기대해본다.

* canopp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8-3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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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2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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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을 하나도 둘 줄 모르면서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음편 꼭 부탁 드립니다.^^;;
사고뭉치
03/08/27 17:52
수정 아이콘
바둑이나 프로기사분들에 대해서는 잘모르지만, 이런 좋은 글을 읽을고나면 신문의 바둑코너를 유심히 보게되죠! 앞으로도 좋은 비교 해주실꺼죠? ^^*
피바다저그
03/08/27 17:57
수정 아이콘
글을 읽다보니 중간, 중간에 왜이리 홍진호선수가 생각나는지 모르겠군요..
David Cone
03/08/2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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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조훈현과 서봉수... 두 기사의 20년 라이벌기를 보자면... 홍진호 선수가 생각나더군요. 임요환 - 홍진호... 절친한 사이이자 숙명의 라이벌... 두 사람이 결승에서 만난 횟수만해도 다섯번은 족히 될겁니다 -_-
ataraxia
03/08/27 18:05
수정 아이콘
점점 더 기대되는~~+_+
03/08/27 18:08
수정 아이콘
역시 강력한 극강 고수가 탄생하려면 라이벌이 반드시 필요한 모양입니다.^^ 글 넘넘 잘 읽었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하겠어요~_~
몽키.D.루피
03/08/27 18:10
수정 아이콘
바둑을 배우고는 싶지만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마치 처음 스타를 할 때 일꾼 네마리 앞에 두고 삽질했던 거와 마찬가지로 바둑알 하나 앞에 놓고 보면 어느센가 알까기나 오목으로 변해 있더군요..^^;;; 바둑을 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미네랄은행
03/08/2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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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 바둑은 잘은 모르지만...서봉수9단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변성철 선수가 생각나는군요...-_-;;
03/08/2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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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호 선수는 서봉수 9단이라고 보다는 유창혁 9단에 좀더 가깝지 않을까요. 쉴새없이 몰아치는 홍진호 선수와 세계 최강의 공격수라고 불리는 유창혁 9단과 많은 공통점이 느껴지더군요. 이창호 9단은 아마 이윤열 선수가 되지 않을까요?
03/08/2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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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도 알면 잼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03/08/27 18:46
수정 아이콘
바둑 고수는 아니지만..바둑을 배우는 과정은 스타하고 비슷합니다. ^^
초보 시절에는 열심히 실전을 해보고 초보 티를 좀 벗을 때가 되면 프로기사들의 기보를 보는 겁니다. 리플 연구와 비슷하죠? 스타는 관련 서적이 거의 없지만 바둑은 교본과 기보집이 꽤 있습니다.
실전과 병행해서 책을 꼭 봐야 합니다. 실전을 주로한 사람은 보통 힘이 세고 책을 읽고 공부한 사람은 세련됩니다.
드론찌개
03/08/2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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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호 선수는 유창혁 9단에서 등장하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ataraxia
03/08/27 19:02
수정 아이콘
뜬금없는 질문 같지만 바둑초보자를 위한 좋은 곳 아신다면 알려주십시요~^^;;
수시아
03/08/2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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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호 선수가 임요환 선수의 라이벌이나 결승전 파트너 중에 한 명이었다는 점 +
사우론식 저그가(해외에서 전파된;;) 저그 유형을 지배할 당시 헝그리 저그라는 점(현재도 잘 소화하죠. 해외유저는 잘 몰라서 확신하진 못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탄생한게 아닌가 싶은데;;)이 옐로우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유창혁 9단의 공격형 바둑을 소개할 때 같이 보여주려고 남겨두신 듯 싶습니다.
그 때 홍진호, 변성철, 김동준, 임정호 선수가 등장할거라는 추측을 해 봅니다.^^; (이창호 9단은 실리위주의 서지훈, 조용호 선수와 비유가 되려나.)

p.s : ataraxia님 넷바둑은 어떠세요? 서봉수 9단처럼 실전부터 시작을;;
IntiFadA
03/08/27 19:48
수정 아이콘
서봉수를 보면서 홍진호 선수를 떠올리는 건 오랫동안 최강의 자리를 지킨 상대(임요환)의 유일한 라이벌로 각광 받으면서도 승률에서는 사실상 많이 밀린....점이 근거가 된 것이 아닌가 싶네요.
스타일상으로는 그다지 비슷한 부분은 없는 듯합니다.
03/08/27 20:08
수정 아이콘
저도 글을 읽는 순간 조정현 선수가 떠올랐는데^^;
김희성
03/08/27 20:25
수정 아이콘
ataraxia님 www.tygem.com 을 추천합니다. 저또한 바둑이나 스타는 중급실력이지만 프로기사나 프로게이머들의 행보(아니면 뒷예기)에 관심이 많은지라 피지알은 물론이거니와 바둑사이트 게시판에 자주 들락거립니다. 타이젬 게시판에 가시면 좋은글 정말 많을거예요. 바둑이 역사와 전통이 워낙 깊은 거라서 인지 몰라도 글쓰시는 분들의 내공이 팍팍 느껴지더군요.
개인적으로 조훈현9단을 좋아하는데 그분 홈페이지 가시면 그분의 성장과정을 적어놓은 글이 연재되어 있을텐데....볼만합니다. 특히 조훈현님 에세이 보시면 글발도 9단급 이더군요.
03/08/27 20:28
수정 아이콘
음......저도 조정현 선수를 생각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03/08/27 20:32
수정 아이콘
바둑은 잘 모릅니다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예전에 <맞수>라고 바둑기사들을 주인공으로 한 TV 미니시리즈가 있었는데, 기억하시나요? ^^;
그때 서봉수 9단이 등장할 때는 언제나 '잡초 같은 생명력' 이라는 말이 따라 나왔었고, 바람 모질게 불어도 휘날릴 뿐 뽑히지 않는, 풀 무성한 초원의 이미지가 바탕으로 깔렸던 게 기억나네요. ^^ 어린 마음에도 조훈현 9단보다 그런 서봉수 9단이 더 멋있어 보였죠.
As Jonathan
03/08/27 20:51
수정 아이콘
저는 스타를 배우면서, "참 바둑과 닮았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물론 바둑을 잘 두지는 못하지만, 바둑이라는 것은 스타와 너무나도 전략적으로 닮아 있는 모습에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쉽게 접할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바둑을 배우는 방법은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차분히 처음부터 기본을 닦아야 합니다.. 바둑에서 쓰는 용어들을 다 외우시면서, 어떻게 두면 내 돌이 살아갈수 있고, 남의 돌을 잡을 수 있는지,, 혹은 내 집을 최소한의 돌로 막을 수 있고, 남의 집을 최소한의 돌로 위협할 수 있는지 차근차근 배워나가야 하죠^^
스타로 얘기하자면, 각 종족의 유닛과 건물의 이름을 다 외우고, 어떤건물을 지으면 어떤 유닛을 뽑을 수 있는지,, 그리고 방어와 공격의 타이밍을 알아내는 것이죠^^
바둑을 잘 두는 비결은 고수들의 기보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바둑 한번 배워보세요?^^
스타를 좋아하시는 피지알 여러분이라면, 바둑을 "둘러싸면 잡아 먹는거"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연구해보신다면 정말 대단한 스포츠라는 것을 알게 되실 겁니다^^
"왜 바둑이 몇백년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지.." ^^

www.tygem.com (타이젬 바둑) 이라는 사이트가 바둑을 배우시는데 참 좋은 곳입니다..^^; 아, 위에도 적혀 있군요..
많은 고수분들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고, 좋은 글과 좋은 기보(스타의 리플레이)들이 있습니다.. 물론, 초보를 위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곳도 있죠^^; 추천합니다..!
최임진
03/08/27 20:54
수정 아이콘
서봉수 9단, 반드시 재기하실거라 믿습니다.
그러면 바둑지에 커다란 타이틀이 붙겠지요.
'또, 또, 또, 또 돌아온 장고!'하면서.^^

그나저나 글 참 재밌게 잘쓰십니다.
바둑잡지에 칼럼으로 투고해도 되겠네요.^^
03/08/27 22:46
수정 아이콘
서봉수 사범님 예전에는 돌아온 장고라는 표현을 많이 썼지요
국기를 잃고 한동안 잠잠하다가 국가대항전 9연승 응씨배 우승했을때
돌아온 장고라는 표현이 나왔는데....
언젠가 LG정유배를 획득하신 다음에......

'강시 출현' 이라는 기계의 농담반 진담반..... -_-....

서봉수 사범님의 바둑은 너무나도 실전적이어서 언제 어떻게
힘을 내실 지 몰라서 앞으로도 가끔씩 도전무대에서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알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기사라고 해도
무방할 듯 싶고요...

아 bretch1005님 다음에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지매 유창혁 사범님의
글을 써 주시리라 믿고 다음회를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 시리즈 어느정도 정리되면 -_-;;;;
추게로 가야하지 않을까요???? ^^;;;;
스톰 샤~워
03/08/27 22:58
수정 아이콘
서봉수 9단.
조훈현 국수님이 화려한 아마츄어 전력을 기반으로 프로에서 챔피언에 오른 복서 앤 파이터의 느낌이라면 서봉수 구단은 뒷골목에서 성장해서 소년원을 거친뒤 새로운 삶을 위해 링에 선 인파이터 같은 느낌을 줍니다.
풍운아이자 독설가로도 유명하죠.
예의와 규범으로 얽매어 있는 바둑계에서 거침없는 표현으로 파격을 보여주었죠.
중국출신 일본 기사 임해봉 9단이 '바둑의 신과 목숨을 걸고 둔다면 석점이면 둘만하지 않을까'라고 한데 대해 '바둑의 신이라 하더라도 현재 세계 초일류들과 목숨을 건 내기를 한다면 치수는 아마 두 점일 것이다. 두 점을 놓는다면 물론 인간이 이긴다고 장담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신도 목숨을 건 내기라면 인간에게 석 점을 접어주겠다고는 하지 못할 것'이라고 일갈한 적도 있죠. 불필요한 겸손 없이 당당한 표현도 표현이지만 신과의 목숨을 건 내기라는 것에서 신도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은 정말 신선하지 않습니까?
저 역시 조훈현 국수님의 일편단심 팬이지만 서명인에 대한 또다른 사랑을 버릴 수 없는 이유입니다.
brecht1005
03/08/27 23:14
수정 아이콘
글을 쓰고 나서 기분이 좋은 때는 다른 이들이 읽고 나서 '재미있었다'라는 한 마디 말씀을 해주실 때 같네요. 변변치 않은 글을 재미있게 읽어주시니 거듭 감사드립니다(_ _);

사실 제 글들이 특별하거나 새로울 것까지는 없는 내용들이죠. 이미 기단을 주름잡았었던 기사들에 대한 논평이나 일대기와 같은 좋은 글들을 굳이 책을 사서 보지 않더라도 인터넷의 게시판에서도 얼마든지 접할 수 있으니까요.^^ 저도 예전부터 그런 글들을 보면서 많이 감탄하고 배웠으며, 제가 쓴 글은 어떻게 생각하면 이전에 좋은 글들을 써주신 많은 분들의 생각에 빚지고 있는 바가 많습니다. 프로기사나 바둑전문기자가 아닌이상 프로들의 오묘한 바둑을 이해하고 기풍을 분석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죠.(무단 도용이나 표절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_-; 어줍지 않은 실력에 글쓰느라 시간도 오래 걸렸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톰 샤~워
03/08/27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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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은 보통사람들과 다른 특이한 면들을 보이는데 조국수나 서명인 모두 특이한 사람들이라 바둑해설 같은데선 환영을 받지 못하더군요.
가끔 나와서 해설 하는 걸 보면 정말 웃기는데 조국수님은 황희 정승 류입니다.
"여기서는 어떻게 둬야 합니까?" 라고 물으면 "뭐 변으로 가도 되고, 상대방한테 걸쳐도 좋구요, 아니면 좌하귀에 굳혀도 되고, 두는 사람 맘이죠.-_-"
"저 수는 어떤가요?" "저렇게 둬도 됩니다".
"여기서는 이렇게 가는게 낫지 않습니까?" "뭐 그래도 되죠"
항상 이런 식이죠.

서명인님은 모르쇠 류입니다.
"여기서는 어떻게 둬야 하나요?" "잘 모르겠습니다. 변으로 가야 할것도 같고, 걸쳐야 될 것도 같고, 아니 지키는게 낫나?"
"저 수는 어떻습니까?" "잘 모르겠네요. 이후를 더 봐야겠는데요"
"여기서는 이렇게 두는게 낫지 않나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될 것 같기도 한데 상대방이 잡자고 하면 어떻게 될지..." 이런 식이죠 ^^
해설이란게 사실 정답을 가르쳐 주는게 아니라 시청자들을 위해 안내를 해 주기 위해 몰라도 아는 척하고 얘기를 해야 하는데 두분은 저런 식이어서 몇번 해설에 나오더니 그 다음부턴 영원히 해설에 보이지 않더군요 ^^
김희성
03/08/27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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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톰 샤~워님 날카롭네요.ㅋㅋ 듣고보니 정말 그대로입니다.
brecht1005
03/08/27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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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 하는 사람 따로 있고 강의 잘 하는 사람이 따로 있듯이 바둑이나 스타 역시 마찬가지겠죠.^^ 그래도 두 분이 해설하시는 모습만 봐도 즐거웠는데 말입니다.^^
SpaceCowboy
03/08/28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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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취미라는게 친구들이 함께 즐길수 있는쪽으로 흘러가죠.

일반적으로 그러하듯이 저또한 오락실-당구장-만화방-피시방을 전전했죠.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 한창 빠져있을때 친구 한녀석이 보고 있던 만화가 고스트바둑왕이었습니다.

바둑에는 문외한인 제가 봐도 너무나 재미있었던 만화였습니다.

모든 친구들이 돌려보며 마지막 완결까지 다 독파한후 우리가 잡은건 마우스가 아닌 바둑알이었습니다.

아직까지 바둑의 정석도 잘 모르지만 브릿님 글 너무나 재미있게 잘 읽었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매트님이 원하시는 유창혁 사범 이야기도 꼭 부탁할게요.

이거 부탁만 하는건 아닌지...-_-
물빛노을
03/08/2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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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봤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때까지 바둑기사가 꿈이었고, 아마추어 3급까지 두다가 집이 이사하면서 그 꿈을 접었죠. 저의 영웅은 이창호 9단입니다만...'맞수'란 드라마도 기억나구요^^ 기대됩니다 계속~
물빛노을
03/08/2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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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톰샤~워님 말씀 그대로입니다. 정말 관찰력이 좋으시군요^^
03/08/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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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인을 이야기할 때는 진로배에서 세계 일류들에게 거둔 9연승을 빼놓을 수가 없죠 전대미문의 역사적인 기록이었죠
그리고 많은 분들이 임요환 선수를 조국수님과 비교하시지만 실제 스타일로만 보면 임요환 선수가 서명인님과 가장 비슷하다고 볼 수 있죠 둘 다 정석을 벗어난 실전적인 기풍과 대처를 가장 큰 특징으로 하는 선수들이죠
스톰샤~워님// 유창혁 9단의 해설 들어보셨나요 자장가 저리가라 수준이죠 ㅡㅡ 해설은 양재호 9단이 최고죠
Hewddink
03/08/2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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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드리구요, (_ _)
다음 편 기대하겠습니다. ^ ^
Roman_Plto
03/09/01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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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여기 계신 분들은 팔방미인이신거 같아요.
바둑도 잘두고 아는것도 많으시구 글도 잘 쓰구.. ^^
바독을 잘 모르는 저도 역시 재밌게 봤습니다.
강동현
03/09/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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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며칠전에 끝난 아시아TV바둑 최강전 해설 조사범님이 하시더라구요...
여전한 말투로(스톰샤워님의예처럼..)
저도 조사범님 팬입니다 ㅎㅎ 어린시절에 바둑기사가 한창팬이었을때
조훈현,유창혁,다께미야 명인님들의 팬이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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