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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12/08/13 22:33:54 |
Name |
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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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오락실의 그녀 下 |
(첫번째 그림은 이 추억을 떠올려준 Neo님의 유게 530번 "의지" 라는 게시물의 사진입니다)
(두번째 그림은 길티기어의 공식 일러스트입니다. 좌측부터 솔(솔녀의 캐릭터), 잼(제 캐릭터))
안녕하세요 팬입니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리플 달아주셔서 놀랐습니다 고맙습니다
집으로 오는 동안 하편에 쓸 내용을 머리 속으로 정리하다보니
가슴이 참으로 먹먹해지더군요
왜 그런지, 본문을 읽으시면 알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자주 삼천포로 빠질 수 있어 상편에 비해 길고 지루할 수 있습니다
편의상 경어는 생략하오니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 본문의 길티기어는 길티기어 젝스(Guilty Gear X) 입니다.
100% 감동 실화!!!
오락실의 그녀 下 by PGR ID 팬
초등학교, 졸업식날 반에서 가장 덩치가 크고 힘이 세던 여자애한테 고백 편지를 받았을때 여자에게도 공포를
느낄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다(정말 철이 없었다)
중학교, 남녀공학이던 우리 학교의 여자반에 물건 옮기러 들어갔을때 여자가 머무는 자리도 이렇게 지저분 할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다.
고등학교, 입시미술학원에 다닐 적 잘난 척하고 사사건건 가르치려 드는 여자애와 같은 반이 었을때 여자에게도
짜증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리고 그 날, 여자에게도 살의를 느낄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다.
" ..............?!?!?!?!?!?!?!?!?!?! "
믿을 수 없었다. 동네 최고수라고 자부하던 내가, 그것도 여자한테 무참하게 깨졌다. 정말 아무 것도 못하고
깨졌다. 내가 봐줬나? 싶어 재차 코인을 투입하고 이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의 공격은 전혀 먹히지 않은채 반격을 당했고 솔녀의 공격은 도무지 빈틈을 찾을 수 없었다. 마치
좁은 골목 뒤의 벌판에 마인 밭+터렛+시즈탱크 무더기 속에 달려드는 드래군 같은 심정이었다.
솔의 기술 중에 '밴디트 리볼버'와 '라이엇 스톰프' 라는게 있다.
밴디트 리볼버는 니 킥으로 뛰어오른 후 발을 위로 크게 회전시켜 아래로 내려찍는 기술이다. 발동이
빠르고 판정도 좋은데 발을 위로 회전시킬때도 판정이 있어 어설프게 점프를 시도하다간 걸려든다.
무엇보다 발로 내려찍은 후 경직이 거의 없어 딱히 반격할 수가 없고 특히나 끝에서 가드시켰을 경우
공격 우선권이 오히려 솔에게 있어 주도권을 계속 솔이 갖게 된다. 하수에겐 밴디트 리볼버만 남발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때문에 후속작에선 너프된 기술이다)
라이엇 스톰프는 뒤로 날라가서 벽을 차고 다시 앞으로 날으며 발차기를 하는 기술인데 벽에서 멀리 떨어
져서쓰면 그야말로 빈틈투성이지만 벽을 거의 등진 상태에서 쓰면 발동이 광속이고 짧은 공격과 하단을
피하는 데다가 판정이 중단이어서 구석으로 몰렸을때 반격기 or 탈출기로 아주 쓸만하다.
..문제는 솔녀는 이 기술을 무작정 남발하는게 아니라 자신이 유리한 상황에서만 이 기술을 쓴다. 밴디트
리볼버는 너무 붙어서 쓰면 내가 가드를 하고 잡기로 반격할 수 있지만 솔녀는 가드 당해도 잡기에 걸리지
않을 거리에서만 이 기술을 써서 내가 반격을 가할 수가 없었다. 타격 기술로 어설프게 반격을 시도하면
유리한 프레임에서 나오는 빠른 기본기나 재차 나오는 밴디트 리볼버에 걸리게 된다. 겨우겨우 구석에
몰면 라이오트 스텀프로 탈출하거나 반격하여 나의 흐름을 끊었다. 그리고 내가 공격을 좀 몰아치려고
하면 '볼카닉 바이퍼' (승룡권)으로 끊어 나를 좌절시켰다. 볼카닉 바이퍼를 가드하고 때리는 그림을
만드려고 해도, 워낙 타이밍이 절묘한데다가 가드당한다 싶으면 기 게이지 50%를 소모하여 기술을 캔슬할
수 있는 '로망캔슬'로 위기 상황을 모면하고 공격을 이어나간다. 볼카닉 바이퍼를 쓸 즈음이면 언제나
기 게이지가 충분히 쌓여있었으니 기 게이지 관리가 평소에 철저했다. 이렇듯 게임 운영 능력이 나를
압도하여 마인+탱크 밭에 달려드는 드라군 꼴과 다름 없던 나는 마땅히 파훼법을 찾지 못한채 가진 동전을
모두 쏟아부었다....
혹시나 이런 경험들 있으신가 모르겠다. 상대방에게 동전을 모두 쏟아붓고 씁쓸한 마음으로 지폐를
교환하고 오다가 상대방과 눈을 마주쳤을 때.. 그 때 느끼는 그 굴욕감. 나는 솔녀에게 그것을 느꼈다.
지폐를 교환하고 오다 솔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다시 고개를 게임화면으로
돌렸고 나는 분하고 치욕적인 마음으로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다시 천원을 꼴아 박았다. 6-7판 중에 한판은
이길 수 있었지만, 한판을 이기 위해 지폐를 교환해야했다. 8판 정도만에 이길 때도 있었다.
난 화가 났다. 아니, 현실을 인정할 수가 없었다. 내가 월드컵도 버리며 해왔던 게임들이 부정당하고
있었다. 이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
'저 여자가 얍삽이를 쓰고 있다!'
패스트닼템이나 4벌쳐 드랍 같은 개사기 얍삽이로 이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분한 마음을 뛰어 넘어 증오가
일었다. 저 여자가 진심으로 싫었다. 얍삽이 따위나 쓰는 치사하고 더러운 플레이어라니. 속으로 계속
181818을 외쳤고 그러는 사이에 나는 가진 동전을 모두 써버렸다. 또.
마지막으로 지폐를 교환하고 왔다. 솔녀는 여전히 무심한듯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증오가 어린 내 눈에 비친 그녀는, 모자를 쓰고 레이스 달린 반팔 옷에 짙은 청바지를 입고 이스트 팩 가방을
다리 위에 얹어 놓고 있었으며(이스트 팩이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어깨까지 오는 잘 빗은 생머리를 하고 있었다.
..마침내 나는 도전해온 상대보다 먼저 자리를 일어나게 되었다. 정말 오랫만에 겪는 일이었다. 분한 마음을 품은 채 오락실을 나왔다.
그 뒤로 나는 홍대 오락실에 더 자주 가게 되었다. 사실 홍대 오락실은 길티기어 유저가 별로 없어 내가
주로 콤보 연습할때나 가는 곳이다. 헌데 그녀가 나타나질 않으니 난 하릴없이 CPU상대로 콤보연습이나
하고 있어야 했다. 그 날로 두어 달 동안 솔녀를 본 건 3번 정도였다. 물론 그때마다 나를 무참히
격파했다. 다만 처음엔 6-7판만에 이겼다면 나중엔 2-3판만에 이길 정도는 되었다. 얍삽이라며 방방뛰고
살의를 느낀 적도 있었으나 갈 수록 그녀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참 어떻게 그리 잘할까?
그날도 2천원을 쏟아붓고 오락실을 나왔을때, 여자에게도 경외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
' 다음에 만날땐 음료수 들고 인사라도 건네야겠다. ' 라고 무심코 생각했다.
하지만 그 뒤로 솔녀가 홍대 오락실에 나타나는 일은 없었고 그녀에 대한 살의나 증오같은 중2병 스런 마음은 차츰 사라졌다.
이 후 길티기어 카페라는 존재를 알게 되어 정모에 나가게 되었다 정모를 위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인천까지 갔다.
길티기어를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다는 것에 놀랐고, 차원이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에도 놀랐다.
그 사람들은 그랜드마스터였고, 나는 골드 수준이었다. 그 날 나는 한판도 못이겼다.
분할 법도 했지만 그런 마음은 솔녀에게서 이미 겪었다. 엄청난 벽 앞에서 분하다라기 보다는 도리어
기분 좋은 흥분과 재미를 느끼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입시미술학원 다닐때 석고소묘를 하다 아리아스에서
벽을 느끼고 혼자 화장실에가서 펑펑 울던 고딩 시절의 한때와는 사뭇 달랐다. 뭐 오락하다 만난 벽에서 펑펑
울기야 하겠냐만, 벽을 새로운 세계에 대한 경이와 도전에의 즐거움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건 고무적인 일이었다.
흡사 정우성을 만난 서태웅처럼. 덕분에 하루하루가 즐겁고 더더욱 실력 연마에 몰두할 수 있었다.
터놓고 말하면 더더욱 오락실 죽돌이가 되었다는 소리지만(그래도 PC판이 나와 콤보연습은 PC로 할 수 있어 돈은 절약되었다!!)...
학과 공부를 그렇게 했으면 좀 좋았을까 생각도 해보지만 빵꾸난 학점은 뭐 자기 책임아니겠어요? 그렇지만 오늘날에도 가끔 벽에
막혀 힘들때면 떠올려보는 소중한 경험 중 하나다. 그러니 여러분 게임하세요 게임하면 긍정적인 사람이 됨미다.
얘기가 좀 샜다.... 여하튼 정모 현장에서 벽을 느낀 나는 문득 솔녀가 생각났다. 그제서야 혹시 솔녀가
왔나 싶어 정모 참석자 중에 찾아 보았지만 그녀는 없었다. 그정도 실력이면 게임을 많이 했을텐데
카페 회원이 아닌가? 그 날 정모는 참 즐거웠지만, 어딘가 모를 허전함을 느꼈다.
그 후 나는 카페 정모에 꼬박꼬박 나갔다. 그러면서 친구들도 새로 사귀게 되었고 실력도 나날이 늘어갔다.
홍대에는 여전히 솔녀를 만날 수 없었지만 어차피 첫 정모 이후엔 홍대 오락실엔 잘 가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가을 어느날, 고덕동 정모에서 솔녀를 만날 수 있었다. 모자를 쓰지 않아 처음엔 못알아보았다.
닭갈비 집에서 밥먹을때 옆 테이블에 있던 솔녀의 옆모습을 보고 어! 하고 알아보았다. 그녀는 흰색 티위에
갈색 가디건과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머리는 내 기억보다 조금은 더 긴듯 했다.
닭갈비가 나오자 폭풍 흡입하고 간단한 담소를 나눈 뒤 다들 우르르 오락실로 고고싱했다. 왁자지껄 잘도 떠들면서
밥먹을땐 왜 그렇게들 조용했던건지.
그런데 어두침침한 오락실에서만 보다 햇빛 아래에서 솔녀를 보니, 인상이 좀 달라보이긴 했다.
그녀는 눈이 약간 작았고 옅은 화장아래 여드름이 희미하게 보였다. 입은 커서 웃는 모습이 시원하였다.
나는 자연스레 그녀에게 다가가서 인사를 건냈다.
" 안녕하세요 혹시 저 기억하세요? "
" 네? "
" 저기 왜, 홍대에서 솔 하셨을때 잼으로 덤볐던 그... "
" 아아~ 네!! "
지금 이렇게 쓰다보니 놀랐다. 내가 통성명 한번 안해본 여자사람에게 저리 거리낌없이 말을 걸다니!
그녀도 살짝 놀라면서, 아주 밝은 표정으로 나에게 반가움을 표시했다. 예상 밖의 응대에 살짝 부끄러웠지만
나 역시 반가웠기에 적극적으로 얘기를 걸었다. 물론 게임 얘기로.
" 정말 잘하시던데 어떻게 연습하셨어요? "
" 아, 카페에서 정보얻어서 그냥 연습 좀 해봤어요. "
" 집에서 연습하셨나요? "
" 아뇨 원래는 이대 오락실 다니는데 홍대 올일 있을때마다 한번씩 들러서 해요. "
" 혹시 한양 문고 아세요? 근처에 있는데. "
" 아 네 거기 가려고 홍대 가는 거에요~"
" 저도 거기서 만화책 자주 사는데. 좋아하시는 만화가...? "
" 아.. #!@#라고... "
" 처음 듣는데... 새로 나온 만화인가요? "
" 아뇨 그게 그.. 여성향이라... "
..대충 이런 대화가 흘렀던 것으로 기억한다. 저 여성향 만화의 제목은 죽어도 기억이 안나지만(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손사래를 치며 어색한 웃음으로 얼버무리려는 그 모습,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처참히 깨부수던 것과는
영 다른 모습에 나는 그녀에게 신선함을 느꼈다. 어쨌건 우리는 그 뒤로도 계속 대화를 이어갔고 오락실에
도착했다. 카페 사람들끼리 서로 팀을 나눠 배틀을 하기도 하고 프리배틀을 하기도 했다. 서로의 사소한
플레이에도 탄성과 탄식을 주고 받고 때로는 환호도 내지르며 어이없는 플레이엔 다같이 웃는 등 오락실
분위기도 무척 좋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고 오락실엔 나와 솔녀를 비롯해 몇명 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솔녀에게 배틀을 제안했고 그녀는 흔쾌히 수락했다. 오랫만에 솔녀와 대전을 하게 된 나는
기대를 갖고 게임에 임했지만, 뭐랄까, 게임의 그녀는 내가 기억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칼같던 거리재기는 어설펐고 절묘한 타이밍의 기술 사용은 눈에 빤히 보였으며 때로는 무모하게 보였다.
지옥같던 밴디트 리볼버는 김택용이 마인 제거하듯 손쉽게 대처할 수 있었고(대처법은 대여섯가지는 되지만 글이
길어지는 고로 본문엔 생략합니당 혹시 궁금하신분이 계시면 리플로 적어드릴게요) 짜증나던 밴디트 리볼버와
볼카닉 바이퍼(승룡권)은 이영호 눈치마냥 타이밍이 딱딱보여서 어렵지 않게 카운터를 먹일 수 있었다.
내 실력이 는 것인지, 그녀의 실력이 줄어든 것인지. 내 공격은 족족 먹혔고 솔녀의 공격은 손쉽게도 막혔다.
4연승을 했다. 예전 기억과의 괴리감을 넘어 실망감까지 들었다. 동경하던 학교 선배의 진짜 모습을
본 것 마냥 아쉬움에 속으로 한숨을 쉬게 되었다.
그리고 맨 처음 솔녀를 만났을때 처럼, 나는 매너남이 되기로 했다.
홍대에서 나와 솔녀는 말없이 '대전'을 했다. 솔녀는 무척 냉정했고, 나는 분노에 사로잡혔었다.
고덕동에서 나와 솔녀는 친한 친구마냥 서로 환호와 친근한 야유를 주고 받으며 '게임'을 했다.
오락실에서 모임 자체의 분위기가 무척 좋았던 덕분이었을 것이다.
대전 자체는 큰 재미가 없었다. 일부러 맞춰주고 때로는 져주는게 재미있을리가 없다.
하지만 '즐거웠다'. 솔녀와의 '게임'은, 정말 '즐거웠다'. 서로 승패를 주고 받다가 나중엔 캐릭터도
바꿔가며 어이없는 플레이를 하면서 서로가 정줄 놓고 즐겁게 놀았다.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났을때는 서로 붙어서 미친놈/년 처럼 깔깔대며 서로의 어이없음을 손가락질 했다. 진짜 별거 아닌 걸로
그랬다. 공중 콤보를 약펀치 연타만 해서 콤보수만 잔뜩 올린다거나 하는 걸로 낄낄 댔으니...
그때, 나는 여자와도 이렇게 즐겁게 놀 수 있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참 늦은 깨달음이지. 이 와중에 솔녀와 나는 전화번호도 자연스레 교환하게 되었다.
가끔 만나서 게임하자고. 전화번호를 먼저 물어본건 나였다.
시간은 어느덧 10시를 넘겼다. 슬슬 들어가지 않으면 갈아타는 열차가 끊길 수가 있었다. 몇 명 안남은
카페 사람들끼리 아쉬워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나와 가는 방향이 같은 솔녀가 나더러 안들어가시냐고 했다. 나는 지금 붙들고 있는 게임만 끝나고 갈거라했다.
그러자 솔녀는 기다리겠다고 했다.
..길티기어의 최고급 테크닉 중에 '폴트레이트 디펜스 캔슬', 통칭 '폴캔'이란게 있다.
뮤탈 뭉치기같은 일종의 버그성 테크닉인데, 다리 후리기(레버아래+S+HS)를 입력하고 2프레임내에 폴트레이트 디펜스(레버 뒤+P+K)를
입력하면 다리 후리기가 캔슬된다. 길티기어는 '개틀링'이라고 기본기에서 다른 기본기로 캔슬해서 연결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다리후리기로 개틀링이 되는 기본기->다리후리기->캔슬 폴트레이트 디펜스가 성립한다. 이러면
이론적으로 기본기를 무한정으로 캔슬하여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 가히 사기성 테크닉이다.
(때문에 후속작에선 이것이 패치되어 사용불가) 다만 입력이 2프레임 이내에 행해져야 하고 이후에 다른 공격
행동이 빠르게 이어져야하는데다가 첫 기본기가 히트했을때와 가드되었을때의 폴캔 타이밍이 달랐기 때문에
상당한 숙련이 요구되어 그랜드 마스터급의 국내 유저 중에서도 이를 잘 활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상급 일본 플레이어들은 폴캔을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그 경이로운 난이도에 나는 애초에 포기한 테크닉이었다.
뜬금 없이 이 이야기가 왜 나오냐고? 그때 나는 마지막 게임에서 아무생각없이 시도하다가 이걸 성공해버렸던
것이다!!! 난 충격에 빠졌다. 정말 어려운 테크닉이었기 때문이다. 환희에 휩싸인 나는 연거푸 시도했지만 잘 안됐다.
재차 시도했다. 될 것 같다가 안되다가도 정말 가끔은 되기도 했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정말, 정말 어려운 테크닉이다.
나는 재차 동전을 투입했다.
솔녀가 놀라는 투로 물었다
"집에 안가세요?"
나는 그런 걸 왜 물어보냐는 투로 답했다
"아 먼저 가세요 저 폴캔 연습 좀 해볼라구요. 좀만 하면 될 거 같은데."
그러자 솔녀가 살짝 탄식을 내뱉으며 어이없다는 듯? 혹은 아쉽다는 듯 말했다.
"..저기, 괜찮으시다면 신촌에서 잠깐 맥주라도 하실래요? 오늘 토요일이라.."
" 저 술 안먹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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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完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信主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8-2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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