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01/11/11 00:36:40 |
Name |
나는날고싶다 |
Link #1 |
http://www.ongamenet.com/myongamenet/league/starcraft/skyBestWorst.asp?flag=view&bname=starleagueskybest&idx=7&p=1 |
Subject |
[퍼옴]김대기의 Best Player 박정석 - 밀어낼 수 없는 탄탄함 |
물량프로토스. 하지만 고작 이런 말로 그의 특징을 살려내기란 턱없이 부족해보인다. 단지 눈에 보이는 것은 유닛이 많은 것 뿐이겠지만, 그 안에는 그 물량을 받쳐주는 무엇인가의 탄탄함이 있어보인다.
사일런트볼텍스에서의 임요환과의 접전. 승부의 예상은 최근 급부상하는 프로토스인 박정석에게 기울어져 있는 상태. 이것은 맵의 특징상, 중앙의 넓은 빙판지역이 프로토스를 상대로 하는 테란의 강력한 조이기 공격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커다란 공터에서 터렛이 없는 테란의 전진은 마치 사이언스베슬이 없는 바이오닉테란의 느낌이라고 할까.. 그렇기 때문일지 몰라도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박정석을 이겨내기란 어렵다고 판단되었기에 더더욱 임요환의 예측불허한 플레이를 한층 기대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임요환에게 특별한 것은 없었다. 대각선이라는 먼 러쉬거리에서의 2팩토리 아카데미체제. scv+마린+메딕+벌쳐+탱크의 한방러쉬를 노린듯하였으나, 초반에 의미없이 마린 2기를 낭비한 후 러쉬를 포기한듯 방어적인 체제로 나갔고, 박정석은 빠른 멀티와 동시에 템플러+로보틱스 테크트리를 아무런 방해없이 쉽게 올릴 수 있었다. 만약 임요환이 기습적인 한방러쉬를 했더라면 빠른 확장과 테크트리업에 자원을 쏟아부은 박정석에게 어떠한 타격을 주었을지가 궁금하지만, 먼 러쉬거리와 더불어 프로토스의 체제를 정확하게 파악해내지 못한 상태에서의 모험은 임요환에게는 어울리지 않았기에 그러한 상황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약간의 소강상태와 서로간의 맞드랍, 4벌쳐드랍과 하이템플러 드랍에 서로간의 상당한 일꾼 손실을 입었고, 임요환의 연속적인 2드랍쉽공격은, 박정석의 대처미스로 인해 예상보다 상당히 큰 피해를 주게 되었다. 또한 임요환은 모험스럽게도 11시 앞마당 지역에 아무런 방어없이 멀티를 시도했고, 소수의 일꾼만으로 자원을 채취하는 임요환식 가난배째멀티는 의외의 성공을 거두며 게임의 흐름은 다시 임요환에게 기울기 시작했다.
그 흐름의 절정이었던 임요환의 한방러쉬는 프로토스의 집앞까지 진격하는데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았으며, 게임을 보는 입장에서는 마치 박정석 이렇게 허무하게 밀리는가.. 싶을 정도로 강한 느낌의 공격이었다. 하지만 맵은 사일런트볼텍스. 대공공격이 전무했던 임요환의 부대는 결국엔 박정석의 셔틀드랍을 이용한 방어에 막히게 되고, 다시 한번 박정석에겐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 하지만 현재 스코어는 테란 멀티2, 프로토스1 이라는 박정석에게는 결코 좋지 못한 상황.
박정석의 탄탄함은 바로 이 부분에서 극명하게 보여진다고 할 수 있다. 쏟아져나오는 임요환의 엄청난 물량에 대해 상성을 맞춘 절묘한 조합의 물량만을 생산해낸 점이 특히 눈여겨 볼만하다. 질럿을 의식한 대량의 벌쳐에 대해 드라군 중심의 부대를 구성하고, 병력에서는 열세이지만 상대의 대공유닛이 부족한 점을 잘 간파해내어 속도업된 셔틀 수기를 생산해내 완벽하게 활용해낸 점, 그리고 병력부족인 상황에서 무리하지않고 천천히 안정적으로 확장해나가면서도 상대의 멀티를 무리하게 공격하지 않으며 확실한 타이밍에만 공격해내 피해를 주는 완벽한 모습. 물량프로토스라는 호칭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물량보다는 정확한 정세파악과 대처법으로 자신에게 점점 유리한 고지로 끌고 가는 그 모습은 절대적이진 않아도 쉽게 부숴지지 않을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박정석의 중반 이후의 운영에 비해 임요환이 약간 성급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다. 특히 유리한 상황 속에서 셔틀이 떠다님에도 대공유닛의 부재 속의 전진한 것은 게임을 내 주게 된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러한 약점이 노출된 것에는 임요환의 체제와 병력조합을 읽어내어 정확히 대처한 박정석이 있기 때문이지만 말이다.
이렇게 역전승은 아닐지라도 마치 그러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게 승부가 지어졌다. 결과는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경기내용은 예상밖의, 아니 기대이상의 멋진 경기였고 그것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최고라고 불리울만한 두 선수가 존재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11월9일 스카이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본선 16강 A조 4경기
제 1경기 박정석(Protoss) VS 임요환(Terran)
경기맵 : 사일런트볼텍스
2001/11/10 김대기 올림.
_-_宇宙流 靑空 aozora@now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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