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가 우승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상대를 이기구요. 정말 의미있느 승부입니다. 하지만, 그 승리가 가져다 주는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고 싶어졌네요.
김병현 선수의 실수, 그리고 그동안 빅게임의 불운이라고 일컬어지던 랜디 존슨 선수의 회복 등등..
승리 하지 않았다면 감싸주지도, 증명되지도 못했을 많은 일들이 승리를 통해 얻어집니다.
인규님이 이번 GGTV Starwars episode 2 4강에서 또 동수님을 맞아 헌터 플토 랜덤저그전에서 패하고 말았네요. 인규님은 많은 대회를 나가서 상위권의 성적을 거두지만, 우승한 건 크레지오 종족별 대전 하나뿐인것 같습니다. (또 있더라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_-;;)
게임큐 3차리그에서 정말 인규님의 우승을 바랬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모든 것이 증명되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동준님은 사실 오랜 슬럼프 입니다. 무협작가 진산님이 꼽는 최고의 게이머이자, 제가 꼽는 최고의 랜덤유저이지만 오랜 슬럼프이지요. 하지만, 과거의 우승경력들은 그가 절대 평범이하의 게이머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줍니다. 그를 지탱시켜주고 있다고 믿습니다.
요환님이 한빛소프트배 스타리그에서 우승하였을때, 엄재경 해설위원님께서 하신 멘트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임요환 선수를 '테란의 황제'라고 부르자, '환상의 테란'이라고 불러달라는 요청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부를 수가 없었습니다. 임요환 선수가 우승을 하지 않았었기 때문입니다. 임요환 선수, 이제 당신은 정말로 '환상의 테란'입니다." 1.07이었기에 나올수 있었던 말이기도 하지만, 정말 공감이 가는 한마디였습니ㅏㄷ.
기욤선수의 승률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itv나 게임큐 등 여타 대회에서의 그의 성적은 사실 몹시 저조합니다. 또한, 그의 전략(예를 들면 저그 본진에 다크드롭가기)들은 상당히 도박적이고 운에 의지한다는 평을 많이 듣기도 합니다. 연습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구요.(요즘은 아닙니다만) 하지만, 그가 거둔 하나로통신배 투니버스 스타리그의 우승, 2000왕중왕전 우승. 그 두개의 타이틀 만으로도 그는 절대 부인할 수 없는 최고 수준의 게이머입니다. 그럴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인규님을 좋아합니다. 또 그만큼이나 떠오르는 많은 실력있는 분들, 오래 활동하신 분들을 좋아합니다. 나다님도, 웅렬님도, 요즘 회자되는 천상테란이나 윤정민님, 김시훈님의 경기도 꼭꼭 보고, 정민님의 온게임넷 악연에 울고, 손짱님의 준우승에 안타까워 합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큰 타이틀이 없는 도경님을 너무도 안타까와 합니다.
대회가 더 많아져서 이 모든 분들이 다 타이틀을 가지게 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건 무가치한 일일 테니까요. 너무나 안타까울 정도로 타이틀이란 것은 따기 어려워야 합니다. 그래야 2연패를 한 요환님에게 우리는 황제라는 말을 할 수가 있고, 왕중왕전을 역전승으로 이겨버려던 기욤을 괴물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몇 번의 경기가 지나가면, 실력은 증명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받는 찬사와 인정은 오직 우승이라는 승리라는 것으로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승전, 그리고 그 승리가 가져다 줄 많은 의미들을 이번에는 또 어떤 선수가 만끽하게 될까요. 땀을 흘리는 모든 선수들에게 화이팅을 보냅니다.
P.S. 준구님의 말.. 다 아시죠? 커프 2차리그 결승전에서 전지윤선수에게 남긴..."3:0으로 지면 사람들은 과정은 기억해 주지 않는다. 3:0이라는 스코어 만을 기억할 뿐이다."
P.S. G PEOPLE에서 요환님 "진짜 한빛 우승하고 나니까 속에 꽉 막혀있던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쑥 내려가더라구요. 이래저래 이야기들도 다 사라지구요."
P.S. 옛날 온겜넷 게시판 "기욤이 왕종왕전을 이겨버린 이상, 기욤의 실력이나 연습에 대해서 뭐라고 할수는 없다."
P.S. 바둑기사, "이세돌 기사에게 연습과 자성을 촉구하는 많은 기자들. 과연 그가 이창호 9단을 이겼더라도 그런 말을 할수 있었을까."(아슬아슬한 개가바둑으로 이9단이 타이틀을 지켜낸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