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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07/12/22 22:24:36 |
Name |
kama |
Subject |
LecafOz n Die_Jaedong, 이제동 |
"커리지 매치에 7번 떨어졌지만 눈빛이 살아있는게 맘에 들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ESForce에 실린 조정웅 감독의 인터뷰에 이런 내용이 들어있던 것을 기억한다.
커리지 매치는 프로게이머가 되기위한 마지막 관문이자 프로게이머의 첫 번째 관문. 사실 커리지 매치
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더라도 프로게이머로서 성공하기는 어렵다. 말 그대로 단지 첫 번째
관문에 불과하니까. 결국 이 선수는 9번째 커리지 매치에서도 낙방을 하고 10번째 도전에서야 결국
프로게이머 자격을 얻는데 성공한다. 당연히 이 선수는 연습생 시절에 주목을 받지 못했다.
"레전드 킬러."
2006 SKY 프로리그 전기리그. 파이터포럼은 이 선수에게 현재 프로레슬링 단체 WWE RAW의 챔피언인
랜디 오튼의 별칭을 붙여주었다. 박정석, 이윤열, 박태민과 같은 유명한 선수를 잡았다고 붙였던 별명이
지만 사실 많은 사람이 납득하진 못했다. 단지 그뿐이었으니까. 전기리그 총 전적 6승 5패. 신인치곤
좋은 전적이었지만 주목받을 만큼의 활약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4승 0패의 전적을 세운 한빛의 노준동
선수, 3승 1패의 김재춘 선수와 비교했고 신인상을 탄 점을 납득하지 않았다.
"저저전의 최강자, 아카디아의 최강자.'
신인왕이었지만 큰 기대없이 맞이한 2006 SKY 프로리그 후기리그. 하지만 여기서 일대의 전환기가 찾아온다.
행운의 땅은 아카디아. 저그의 초강세로 맵논쟁이 크게 벌어지던 이 맵은 기회의 땅이었다. 이 맵에서 박찬수
선수에게 1패를 당했을 뿐, 8승 1패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며 결국 총 10승 1패란 전적으로 다승왕과 MVP를
석권, 프로리그 처음으로 신인왕, 다승왕, MVP를 모두 차지한 선수가 되었다. 그리고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수퍼
테란 이재호 선수를 아카디아에서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평가는 여전히 냉담했다. 프로리그에서의 맹활약으로 개인리그 활약도 기대했지만 MSL에선 박지호-
마재윤 선수에게 2패를 당하며 곧바로 탈락, 스타리그 역시 듀얼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아카디아에서 얻은 승리는
대부분 저저전. 위상과 평가가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프로리그용, 특정 맵용, 저그전만 잘하는 선수라는 말들이
그를 쫓아다녔다.
"저그 중 최다승, 팀 내 최다승."
그런 상황에서 맞이한 2007년의 시작은 좋지 못했다. 개인리그는 여전히 멀어보였고 구설수에 오르며 나섰던
슈퍼파이트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홈이나 마찬가지인 프로리그에서의 활약이 미진했던 것이 크게
다가왔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재능이라곤 근성과 노력뿐. 감독님 옆자리라는 우스개 섞인 특훈을 통해서 서서히
초반의 부진을 만회해나가고 결국 팀동료 오영종-박지수와 함께 팀을 처음으로 결승무대에 진출시키는 쾌거를 이룩
한다. 총 전적 15승 7패. 맵의 영향으로 저그들이 부진했던 전기리그에서 저그 중 최다승, 팀 내 최다승을 기록하였고,
플옵에서도 다시 한 번 이재호 선수를 잡으면서 드높아진 기세를 높였다. 결승에서 경기에 나오지도 못하고 팀의 4:0
완패를 봐야만 했던 것이 유일한 아쉬움일뿐, 계속되었던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들이 바뀌고 손꼽히는 저그 프로게
이머로 거론되기 시작했으며 환상적인 뮤탈컨트롤으로 저그전 뿐 아니라 대 테란전에서도 최강의 저그임을 증명했다
는 점에서도 뜻깊은 리그였다 하겠다.
"천하제일스타리그."
서울시와 협회에서 주관한 Seoul E-Sport Festival 2007. 반쯤 장난삼아 이야기되던 모든 프로게이머가 펼치는 256강
토너먼트 대회가 펼쳐졌다. 말 그대로 모든 프로게이머 중 단기 토너먼트 최강이 누구냐, 하는 관심을 받았던 대회. 16강
에서 박태민, 8강에서 송병구, 4강에서 주현준 선수를 꺾었던 그는 결승에서도 허영무 선수에게 2:1의 승리하며 처음으로
개인전 우승이란 타이틀을 획득하게 한다. 프로리그에서만 활약한다는 계속되어온 흠집을 벗어낼 계기를 만든 것이다.
더욱이 스타 챌린지 1위결정전에서 안기효 선수에게 패배하지만 듀얼을 뚫고 결국 처음으로 스타리그에 입성하면서 그의
기세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로얄로더."
드디어 시작된 2007 EVER스타리그. 지난 시즌 우승자 김준영, 본좌 마재윤과 함께 소수정예 저그라인을 구축한 그는 가장
포스있는 대 테란전의 솜씨를 김성기 선수에게 과시하면서 기분좋게 1승으로 출발한다. 이윤열 선수의 기습적인 전술에 큰
위기에 빠지기도 하지만 공격적 저글링 활용으로 2승. 결국 2승 1패의 전적으로 첫 스타리그에 8강에 오르게 된다. 이미 로얄
로더 경쟁자였던 선수들은 모두 탈락한 상황. 8강에서 악연이라 할 수 있는 이재호 선수에게 2승 1패로 승리, 4강에서는 신희
승 선수에게 3:0의 완승을 거두면서 결승에 진출, 로얄로더의 마지막 관문에 올라서는데 성공한다.(대 테란전 7승 1패의 전적)
그리고 결승전. 페르소나라는 맵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보여줬던 프로토스전의 약점 때문에 잘해야 반반 정도로 기대를 받았
지만 기세가 오를 때로 오른 송병구 선수를 상대로 3:1의 승리를 거두면서 7번째 로얄로더란 영광의 자리에 오른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10번째 커리지 매치에서야 간신히 턱걸이 통과를 했던 선수. 이렇게 특출나지 못했던 이 선수가 가진 하나의 재능은 근성일
것이다. 물론 프로게이머 중에 연습을 게을리 하는 선수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합숙과 병행하여 하는 일이라곤 연습뿐인 선수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이 선수의 연습량은 특출난 면이 있다. 주변에서 쓰러질까봐 무섭다는 소리를 듣는 선수. 결승을 앞두고
손목이 아파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연습했다는 선수. 그런 노력이 그를 여기까지 끌고았던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끝이 아니다. 로얄로더는 결국 첫 우승을 이뤘을 뿐이라는 소리도 된다. 많이 희석되긴 했지만 우승자 징크스란 웃어 넘기지
못한 징크스는 여전히 남아있다. 토스를 상대로 우승했지만 아직 토스전이 지목을 받는다. 무적이라 생각되었던 테란전도 서서히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팀은 아직 프로리그 우승컵을 안지 못했고 정규시즌 1위 역시 CJ의 무서운 추격을 받고 있다. 넘어야할
산은 많다는 점을 잊지마라라. 그리고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점을 기뻐해라.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음을 즐거워하고 얻을 수 있는
영광이 많음에 환호하라. 가슴에 달린 우승자 엠블렘이 정상의 깃발이 아닌 출발지의 신호임을 인식해라.
이제동 선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얻을 다른 우승들과 르카프의 프로리그 우승도 미리 축하하고 싶습니다.
* 메딕아빠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12-2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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