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7/07/29 02:29:47
Name pailan
Subject 헐렁이 유령 누나팬의 감사인사.
첫번째 기억.

맵소개를 위한 시범경기.
상대는 한동욱.
마지막 한방 모아서 나가긴 했지만 전세를 뒤집기엔 역부족.
결국 테란 압승.

하지만 진짜 기억에 남았던건 지고나서 너무너무 분해하던 선수의 모습이었습니다.
시범경긴데, 왜 저렇게 속상해할까...

나중에 알았지만 그 선수가 The Rock, 고집있고 단단해 보이는 외모와 어울리는 닉을 가진 안기효 선수였습니다.

두번째 기억

팬까페 가입 후 처음 눈에 띈 건, 런닝셔츠와 반바지 차림의 추워보이는 아바타.
이런거에 관심없겠지 싶었지만 망설이다 옷을 하나 선물했습니다.

다음날 도착한 예상치 못한 메일.
너무나 감사하다고, 이런 거 처음이라고, 열심히 게임하겠다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너무 작은 선물이었는데, 너무 기뻐하는 기효 선수 덕분에 제가 더 행복했습니다.

세번째 기억

큰 맘 먹고 찾아간 엠겜 pc방 예선.
봉준구 선수가 운영하고 있던 그 pc방은 생각보다 작고,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습니다.
간신히 어딘가 앉아서 기다리면서 이게 무슨짓인가 싶어 피식 웃었습니다.
그래도 직접 한 번 화이팅 외쳐주고 싶고, 직접 선물 한 번 건네고 싶어 꾹 참고 기다렸는데...
웃는 얼굴로 나왔습니다. 이겼구나.

그날도 기효 선수는 작은 선물을 기뻐하며 받고, 팬들 응원받으면 막 힘이 나서 컨디션이 좋아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보여준 그의 작은 가방엔 그동안 팬에게 받은 작은 선물들이 부적처럼 들었습니다.
진짜 좋은 선수의 팬이 됐구나, 무척 기뻤습니다.

그리고...

그 유명했던 서지훈 선수와의 듀얼경기.(장기전 끝 무승부, 재경기 후 패배)
2004년 에버 스타리그에 처음 얼굴 비치면서 드디어 스타리거가 됐고, 꾸준히 이름을 알렸습니다.
재치있는 말로 조지명식에서 좌중을 웃기기도 했습니다.

기효 선수가 올라갈 수록 전 그 반대로 헐랭이 팬이 되어갔습니다.
오프모임 출석은 커녕 기효 선수가 나오는 경기마저 다 챙겨보지 못하는 팬.
팬까페 들어간게 언젠지 기억이 가물가물한 유령 팬.

그런데 그런 저를 기효선수가 가만히 두질 않는군요.

그 어려운 pc방 예선, 그걸 뜷고, 챌린지 리그 입성, 그리고 챌린지 우승, 4번시드.
데뷔후 처음 받는 시드, 그리고 화려한 세레모니.

기효선수 고마워요.
이렇게 멋진 경기 보여줘서.
기효선수 고마워요.
이렇게 멋진 선수가 되어줘서.

팬으로서 한 선수가 커가는 과정을 보면서 너무 많은 행복을 느끼게 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그리고 이젠 그 시드의 앞자리 숫자가 1이 되길 빌게요.
이제, 곧 가을이잖아요.


뱀다리. 시범경기의 패배에 왜 그렇게 속상해 했냐는 질문에 기효선수의 답은 이랬습니다.
           원래 맵소개가 목적인 시범경기라 정찰 꼼꼼히 해서 맵 여기저기 밝히고 적당히 밀고 당기며 경기하다가 끝내자고 했다더군요.
           그런데 한동욱 선수가 이기겠다는 의지로 너무 공격적으로 나와서 아무것도 못하고 졌다고.
           진 것 보다 그걸 경기로 생각하지 못하고 무력하게 진 자신한테 화가 났었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진 경기 보고 제 팬이 되셨어요?"
           "그냥 멋있더라구요!(웃음)"




* anistar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8-01 21:38)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Grateful Days~
07/07/29 02:32
수정 아이콘
멋집니다!
이직신
07/07/29 03:11
수정 아이콘
진짜 멋진팬이시군요.
개인적으로도 이선수가 참 호감, 아니 그 이상을 넘어서서 종족을 프로토스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왠지 넘 재밌더라구요.
여튼 피플스 프로토스 안기효 선수가 이번 가을의 전설을 써주길...
카이레스
07/07/29 12:06
수정 아이콘
요새 안기효 선수 너무 좋습니다. 경기력도 좋고 세레모니도 멋있고...
레슬러중 가장 좋아한 선수가 The Rock이었는데 안기효 선수도 the Rock처럼 멋진 선수가 되길^^
[hope]살사모르
07/07/29 12:24
수정 아이콘
프로토스하고 정말 잘 어울리는 선수죠~
이제 가을이니 제대로 사고 한번 쳐 주세요~
07/07/29 14:56
수정 아이콘
하하. 그러고보니 다음 시즌의 결승전은 가을에 치뤄지는군요.
07/07/29 15:06
수정 아이콘
가을이군요~~^^
안기효 선수 이번에 시작할 스타리그 에서는 조지명식 뿐만아니라 시즌 종일 화제가 되는 선수 였으면 합니다~~^^
renewall
07/07/29 17:44
수정 아이콘
멋진 선수, 멋진 팬에 의한 멋진 글 잘 읽고 갑니다 ^^
기효선수도 더 높은 곳으로 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
휀 라디엔트
07/07/29 18:06
수정 아이콘
확실하다고 보는것은 The Rock이라는 닉네임에는 분명 WWE의 Icon인 그분의 의미도 담겨있다는 것입니다.
챌린지 리그 이제동 선수와의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후 장비를 정리하고 나와서 가방을 치켜드는 모습은...정말로 사이드 코너 2단로프를 밟고 올라서 관중들을 향해 벨트를 치켜들곤하는 그분의 향취가 물씬 풍겨나오더군요...
여튼 피플스 프로토스 안기효 선수가 이번 가을의 전설을 써주길...(2)
07/07/29 18:29
수정 아이콘
가끔 실망스럽긴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선수..
항상 기대하게 되는 선수..
이번 시즌에는 한번 날아봅시다!
리버 IQ업그레
07/07/29 19:49
수정 아이콘
예전에 제가 더락이 한창 주가를 올리던 시절에, 배틀넷 아이디로 TheRock을 만들라구 했었는데 그게 안기효 선수였군요~ ^^;

피플스 프로토스 말이 너무 웃기네요 크크크크~
07/07/29 22:25
수정 아이콘
피플스플토.... 와우!...아주 확 와닿는데요??^^
도시의미학
07/07/30 06:17
수정 아이콘
왠지 눈물 한방울 찔끔 나오게 하는 글이네요. 괜스레 제 모습을 보는거 같기도 하고. 좋은 선수와 좋은 팬. 이것보다 좋은게 있을까요?
종합백과
07/07/30 10:01
수정 아이콘
짧아도 멋진 글, 에게로 추천합니다.

ps. 개인적으로 보다 늘었으면 좋겠어요, 선수 응원글이
Love.of.Tears.
07/07/30 10:38
수정 아이콘
에게로 가는거죠~! :)
07/07/30 11:10
수정 아이콘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입니다 안기효선수 개인리그에서 자신의 이름 석자 확실하게 각인시켜줄 수 있도록 좋은 성적 냅시다~!!
Dennis Rodman
07/07/30 15:58
수정 아이콘
이정도 댓글에.........이 말이 빠질수 가 없죠.

If you smell~~~~~~ what the Rock is cookin

승리 세레모니를 이렇게 외쳐줬으면.............하는 바램이 있네요.

만일 한다면, 미리 인터뷰에서 밝히시길..........
그럼 제가 건장한(?)친구몇명 데리고 가서, 같이 외쳐줄겁니다~~~~

"If you smell~~~~~~ what the Rock is cookin"

덧) 'People`s Elbow' The Rock도 사랑해주세요...
오소리감투
07/07/30 16:26
수정 아이콘
안기효의 응원글 너무 반갑습니다...
이런 누나팬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기분 좋아지는 글이네요...
누군가에게 이렇게 설렐 수 있다는 건 너무나 훈훈한 추억이 될수 있죠...^^;;
07/07/31 00:13
수정 아이콘
안기효 선수 참 좋아요. 한번씩 실망스러운 모습 보여줄때도 있지만 그래도 이 선수도 변형태 선수 같은 독기가 있는거 같습니다.
예전 so1때 임요환 선수에게 알포인트 공동묘지를 갔다왔다가 얼마후에 임요환 선수와 WCG예선 경기에서는 복수했지요.

저번 듀얼때는 요상한 경기력으로 광속 탈락했는데, 이번엔 기대하겠습니다!
honnysun
07/08/07 14:34
수정 아이콘
까페가입하고 언제 가봤는지 기억도 안나는데 후...
그래도 항상 게임은 다보고 응원하고 있다는 거...
이번에 우승하는 겁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2083 협회VS연맹, 그들의 투쟁(4) - 협회 팬덤, 폭주하다. [20] Colossus5514 13/01/08 5514
2082 협회VS연맹, 그들의 투쟁(3) - 협회, 각성하다 [12] Colossus4860 13/01/06 4860
2080 협회(스1선수) VS 연맹(스2선수), 그들의 투쟁(1) [54] Colossus5797 12/12/28 5797
2081 협회 VS 연맹, 그들의 투쟁(2) - 도발과 대결, 그리고 이변 [13] Colossus5225 12/12/31 5225
2592 현상학과 심리학 - 자기계발서는 왜 쓸모없는가? [99] 마스터충달23586 15/01/11 23586
563 현근대사 최고의 정치 사기극 [59] Cand37096 10/07/02 37096
1968 현거래 사기의 이해 - 사기 안 당하는 법 [4] Mr.prostate5301 12/09/26 5301
2887 헤비급과의 스파링 [43] 삭제됨15884 17/09/10 15884
1033 헐렁이 유령 누나팬의 감사인사. [19] pailan8883 07/07/29 8883
1683 헌법재판관들은 어떤 단계를 거쳐 위헌여부를 판단하는가 - 간통죄를 예로 들어. [10] 슬라이더4778 11/12/28 4778
1694 허위사실공표죄의 법리 파헤쳐보기 [20] 슬라이더4604 12/01/09 4604
1439 허영무의 우승을 바라보며 [3] 王天君8358 11/09/19 8358
960 허영무. 부지런함의 미학. [19] 김성수11760 07/04/03 11760
1412 허영무 반드시 우승해라. 웃으며 그 죄를 논하리라. [32] 비내리는숲9529 11/09/13 9529
2866 허리 디스크 관련 개인적인 견해 [109] 메레레20280 17/08/24 20280
393 향후 kespa 랭킹은 어떻게 될 것인가? [12] Dizzy11956 05/10/20 11956
3088 햄을 뜯어먹다가 과거를 씹어버렸네. [26] 헥스밤13744 19/06/28 13744
2882 핵무기 재배치의 필연적 귀결에 대한 무모한 설명 [119] Danial12369 17/09/04 12369
2965 해외출장수당 [90] 글곰22704 18/06/20 22704
2429 해양 플랜트 산업 이야기 [12] 머스크11018 13/09/08 11018
1249 해설진들의 十人十色 [25] 김연우11797 08/05/28 11797
623 해보겠습니다…만약 제가 패배할지라도‥ [9] ☆FlyingMarine☆6104 06/02/16 6104
1768 해방 후의 상황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 [43] 눈시BBver.26229 12/03/18 622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