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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3/20 21:01:00
Name 나이스데이
Subject [질문] 오춘기에 찾아오는 정체성 혼란에 대해 여쭙습니다.
부적합에 대하여

부적합이란 무언가부로터 맞지 아니함을 뜻한다. 나는 내가 살아온 인생에 대해 부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온 것은 과연 나 자신의 의지였을까? 아니면 환경이 만들어 놓은 장난에 휘둘려 온 것일까? 가난이 내게 남겨준 것이라곤 내가 누군지조차 알지도 못하면서 무작정 앞으로만 가려하는 습관이었다.
중학생 때부터 어렴풋이 알았지만,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부터 현대사회와는 동 떨어진 삶을 살아야만 했다. 학비와 급식비를 낼 수 없는 나에게 노동은 강제될 수밖에 없었다. 매일 새벽을 누구보다 빨리 시작해 학교의 모든 문을 열었고, 야자가 끝나고 학생도 선생님도 없는 교실과 교무실을 닫으며 홀로 눈을 감아야 했다.
열일곱, 열여덟 돌만 굴러가도 웃을 청소년기에 나는 급식소에서 기꺼이 그들의 웃음거리가 되어야만했다. 한 손에는 행주, 다른 한 손에는 바구니가 들려 있었기에 아무 말을 하지 않더라도 모두가 나의 가난을 눈치 챌 수 있었다.
학원은커녕, 문제집도 살 수 없었던 나는 선생님들께 부탁하여 교사용 문제집을 받아 공부해야만 했다. 고3이 되어도, 수능이 끝나도 나는 가난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대학생이 되고나면 달라질 거라 믿었다. 허나 너무 높은 곳으로 와버렸나? 상당히 좋은 대학에 적응 한다는 것은 나를 너무나 몰아붙여야만 했던 것 같다, 학비로부터 고통 받지 않기 위해 그들이 행복을 논할 때 나는 성적을 논해야 했으며, 생활비로부터 고통 받지 않기 위해 또 다시 노동에 뛰어들어야만 했다.
이제는 대학원까지 진학하며 나 자신을 더 몰아붙이지 못해 안달 난 인간말종으로 느껴진다. 천당과 지옥을 번갈아가기는커녕 매일이 지옥에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는 것 같다, 너무나도 화려하고 자상한 이곳이 나에게는 부담이 되는 걸까?
이제는 더 이상 환경이 나로 하여금 가속하지 않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시작부터가 잘못 됐기에 내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걸까? 나는 어디에서 내 자신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을 할 수 있을까? 그러면 뭔가 달라질까?
가장 확실한 것은 지금의 내가 주변이 너무나 무겁게 느껴지고 그들에 비해 나는 너무나 작고 무능력한 존재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이 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내가 없었더라면 하는 생각들, 나로 인해 피해를 본 모든 것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나를 지우고 싶다는 생각이 상당히 자주 든다.



갑갑한 심정에 누구한테 보여준다기보다 그냥저냥 막 써내려간 저의 이야기입니다.
혹시 이런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피지알에는 다양한 분들이 계시기에, 그리고 저보다 인생을 더 겪어보신 선생님들도 계시기에
힘든 상황에서 이겨낼 수 있는 작은 도움을 조언해주셨으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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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야 먹자
17/03/20 21:49
수정 아이콘
중2병 향기 나는 작문 말고 실제 처한 상황과 선택지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나열하면 건설적인 답변이 달릴거라고 생각함...
안토니오 산체스
17/03/20 22:59
수정 아이콘
돈이 없는 걸 탓하시는데 그걸 누구에게 도움을 받겠습니까?.......
없으면 없는대로의 삶을 즐기는 수 밖에 없습니다. 부적합이고 뭐고 돈 없으면 원래 다 인생이 그지같은 겁니다
어떤날
17/03/20 23:07
수정 아이콘
저 정도로 가난한데 왜 대학원에 가신 거죠? 그만큼 학문에 대한 열의가 있다면 본문에 대한 부분은 감수할 만하니까 간 거 아닌가 싶고, 감수를 못 하겠으면 취업을 했어야죠. 지금 상황에서 별로 도움되는 답변은 아니겠습니다만.

그리고 대학원 아래쪽 글들은 뭘 말하려는 건지, 뭐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도저히 알기가 힘드네요. 위의 느낌을 봐서는 경제적인 문제 같긴 한데... 인터넷에서 글을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수능 응시생들이 아닙니다. 글은 읽는 사람 기준에서 잘 읽히고 쉽게 읽혀야 그만큼 원하는 반응도 많이 나올 거라 생각됩니다.
17/03/20 23:17
수정 아이콘
대학이나 대학원 진학한다고 달라지는게 아니라
본인이 욕심을 버려야 자기자신을 몰아붙이는데서 달라지는데 쉽지 않죠
제 친구중에 고등학교 졸업하고 컨테이너 집 하나사고 행복해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님은 이런 소소한 행복대신 어떻게든 남들 위로 올라가고싶은거죠
가난이 문제가 아니고 남들 위로 올라서고 싶은데 그게 끝이 없는게 문제입니다.
17/03/21 08:41
수정 아이콘
오춘기란 말은 첨 듣는데... 나이들어 중2병 걸린 걸 오춘기라고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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