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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규정을 준수해 주십시오. (2015.12.25.)
Date 2017/02/14 22:15:23
Name 아름답고큽니다
Subject [질문] 회사 생활에 적응을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음, 이제 정식 직장생활도 아니고 고작 인턴생활 한달 남짓한 어린이입니다.

거리가 좀 되서 6시에 일어나서 씻고 출발하고, 저녁먹고 들어오면 8시쯤이긴 한데...

이거 자체는 괜찮아요. 어차피 주말도 있고 금요일 밤도 있고 하니까요.

일도 재밌어요. 군대 행정병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일 + 통/번역인데 둘다 즐길만 하거든요. 통역 때는 긴장할 때가 많지만.



그런데 문제는, 제가 눈치가 하나도 없는데 또 엄청나게 눈치를 보는 성격이라는 겁니다.

눈치를 보지 않고 행동해서 소위 '윗사람'의 성질을 긁을 때가 많아서 꾸지람을 많이 듣는데,

그런 거에 둔감하면 아무 상관이 없는데 그래서 받는 공격을 너무 오래 곱씹고 기억에 남겨요.

그래서 고작 1~2주일에 한번 꼴로 털릴 때가 있는데, 그걸 참기가 너무 힘드네요.

2주차에는 옆 부서 사람이 지나가다가 불러서 "야, 넌 신입 인턴 주제에 고참 사원처럼 굴지 말아라"라는 충고?를 듣고

오늘은 직속상사가 A에게 이것을 받아오라고 해서 받아왔더니, 다른걸 추가해오라는 요청을 두어번 받아서 계속 왔다갔다 하던 중에

A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B가 "야, 니가 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냥 웃었는데 바로 뒤이어

"뭘 쪼개? 실실 쪼개지 말고 니가 하라고"라고 소리를 높이더라고요. 그 뒤에 A가 말려서 별 일이 없긴 했는데,

당시에도 좀 짜증이 많이 났는데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보니 더욱 화가 나더라구요.



군대를 안 가 본 것도 아니지만, 당시에야 군대만 지나면 나에겐 탄탄대로다, 같은 맹신이 있잖아요?

거기서도 정말 많이 힘들었어도, "너 여기서 이러면 사회나가서 어쩔거냐"는 얘기를 들어도

당연히 밖에서는 이렇게 상처받을 일 없을 거라 생각해서 무시했는데, 막상 닥쳐보니 그 말이 맞았네요.

저는 적어도 한국에서는 사회 생활이 불가능한 생물인가 봅니다.

정규직도 아닌 단기 인턴에, 이제 고작 한 달을 채워가는데 이 꼬라지면 대체 어떻게 살겠어요?

앞으로 반 년 간 이 악물고 참는다고 해도 앞으로 수십 년을 이렇게 살아야 할텐데.



그리고 일을 그만 둘 수도 없어요. 어머니는, 그동안 몇 년을 키워주시고

기껏 단기 인턴 찌끄레기같은 자리 하나 얻었다고 정장에 코트까지 풀 세트로 사주면서 주위에 자랑하시면서 좋아하셨는데

이제와서 그만두겠다고, 못하겠다고 말할 수도 없어요.

그저 이야기만 하는 것도 의미가 없는게, 어차피 이런 일 말해봐야 그런 일도 못 참아서 어떻게 하냐는 소리를 들으니까요.



이제 회사 가는게 두렵고 싫어요. 또 저렇게 제가 느끼기에 부당하다고 느껴지면 뭐라도 하나 집어던지고 때려칠 것 같은데,

또 막상 그 때가 오면 어머니가 슬퍼할까봐 두려워서 억지로 참고, 스스로 비참함만 더 느낄 것 같아요.

얼마 전부터 게임도 재미없고, 여자친구를 만나도 그리 행복하지 않고, 식욕도 없어서 살도 빠졌네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뭘 하고 살아야 할까요. 정말 고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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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14 22:26
수정 아이콘
계약직 인턴이고, 정규직 전환이 불확실하고 인센티브가 적다면 - 빨리 그만두는게 이롭습니다.
보통 일 쓸데없이 잡다하면 그 잡다한만큼의 성과가 돌아오는것이 아니라, 오히려 손해입니다.
앞서 말한 두가지(전환인턴 혹은 인센티브,월급이 인턴치고 큼)면 참고 기간만큼 다니세요.
주위에 자랑할만 한 정도면 좋은 곳이겠지요? (이름값이 있는), 통 번역이 되신다면 외국어가 가능하다는 곳이고, 좋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스트레스를 받는 곳에 남아있는게 도저히 어렵다면 조기 탈출이 무조건 답입니다.
그저 그만둘수도 없는게 아니라 그만두는 것도 용기입니다.
여자친구도 있으니 30대가 넘는 데 솔로인 저보다 행복한 사람이구요. 아직 '기회는 많고' '할 건 찾을 시간이 있는' 나이일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너무 자신을 상처주지 마시기 바랍니다. :)
아름답고큽니다
17/02/14 22:30
수정 아이콘
답변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 인턴이야 금방 끝난다고 생각하고 버틴다고 해도, 차후에 직장생활을 수 년에서 수십 년까지 할텐데 그 생활을 어떻게 버틸지를 모르겠어요 ㅠㅠ... 직장인 분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17/02/14 22:36
수정 아이콘
좋은 직장을 찾으세요. 필요한게 스펙인지, 그것을 찾는 정보력인지, 사람이 중요한지 급여가 중요한지 주변의 눈이 중요한지, 기회비용은 어떠한지 - 다들 어느정도를 감내하고 다니는 거지, 다 최악인데 그걸 버티는 게 아닙니다. (아 물론 더 중요한 가족이 담보가 되서 돈때문에 버티는 경우도 부지기수이긴 합니다만...) 아직은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갈수록, 그런 길은 조금 더 좁아지고 힘들어지는것 같아요. 인생선배님들도 많은 피지알에서 저는 조무래기겠지만, 저도 아둥바둥 직장 다니면서 새로운 탈출구도 찾고 있습니다. 다들 그렇게 살아가는 거죠. 뭐. 통번역 하실 정도면 잘 되실겁니다!
아름답고큽니다
17/02/14 22:39
수정 아이콘
상세한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일단 조금만 더 다녀봐야겠네요.
배고픈유학생
17/02/14 22:41
수정 아이콘
체격적으로 왜소하시나요? 남자도 동물이라 아무래도 그런건 좀 있는거 같습니다.
아름답고큽니다
17/02/14 22:43
수정 아이콘
아뇨, 체격은 큰 편인데 자세가 좀 구부정하고 건들건들합니다. 꼭 그래서만은 아닐테지만 항상 윗사람들은 절 싫어하는 것 같아요...
김피곤씨
17/02/14 22:56
수정 아이콘
B는 확실히 인턴은 아닌거 같고, 추측컨데 A와 B는 같은 팀의 정규직 사원급 이상인 걸로 보이는데요.
본인 팀에 상사가 일 하고 있으면 돕는 척이라도 하는게 나중에 아름답고큽니다 님의 평가에 좋지 않을까 싶어요.
전전긍긍하시라는 말은 아니지만 주위에 좀 더 신경을 쓰시고 직장 상사분들은 제가 하겠습니다. 라는 자세를 원하시는거 같네요.
+ 초반에 조금 안 좋더라도 바뀌려고 하는게 보이면 상사 분들은 더 좋아하십니다.
너무 기죽지 마시고 좀 더 밝게 긍정적으로 행동해 보세요. 파이팅입니다!
아름답고큽니다
17/02/14 23:02
수정 아이콘
네, 그 관계도는 맞습니다. 그게 제가 세 번째 갔을 때 그 얘기를 들었는데, 사실 두 번째에 이미 A가 제가 하겠다고, 엑셀 파일 보내달라고 했을 때 한사코 거절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B의 꾸지람이 완전히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그 일 때문에 전전반측 중입니다... 그리고 언사는 또 왜 그렇게 거칠게 하는지.

또 그 쪽으로 상사에게 잘 보이는 눈치가 없고, 군대에서도 비슷한 일로 여러번 욕 들었는데도 고칠 수가 없는 걸 보면 그냥 천성인 것 같아요...
17/02/14 22:59
수정 아이콘
답글보다보니...
신입이 건들건들하면 정말 보기 싫습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사람인지라 첫인상이 많이 중요하긴 합니다...만
보인 하기에 따라서 충분히 변하기도 합니다. 대신 첫인상이 구리면 그만큼 더 노력 해야겠죠...
일단은 버텨보시되, 정말 아니다 싶으면 망설이지 말고 빨리 나와야합니다.
확실치 않다면 일단 버티세요
옮기실땐 꼭 더 좋은곳으로 가세요. 열받아서 나오고, 더 나쁜곳으로 일단 급하니가고 하다가 인생 망하는 사람 종종 있습니다....
아름답고큽니다
17/02/14 23:03
수정 아이콘
언어야 주의하면 어떻게든 고칠 수 있는데 평생 몸에 배인 몸가짐은 어쩔 도리가 없더라구요 ㅠㅠ 답변 감사합니다.
17/02/14 23:07
수정 아이콘
저도 표정 + 행동(저는 잘 모르겠지만 건들?흔들?거린다 하더군요) + 눈에 띄는 큰 키 때문에 첫인상많이 찍혀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모르겠지만
계속 까이다보면 고쳐집니다... ^^;;;
아름답고큽니다
17/02/14 23:08
수정 아이콘
답변 감사합니다.
서낙도
17/02/15 08:20
수정 아이콘
일단 본인이 문제를 알고 계시니 모르는 것보다는 유리한 입장이네요.
말투/자세 등을 교정해 주는 곳 있지 않나요? 그런 곳 찾아서 조금 투자를 해보시는 건 어떨까 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실 꺼면 어떻게 해서든 버텨보고 노력하시면 조금씩 나아질 거에요.
직장이란 곳이 첫인상이나 말투, 사소한 행동으로 준거 없이 미운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그것 또한 의외로 쉽게 풀어지기도 합니다.

통/변역 가능하다고 하셨는데, 지금 또는 향후 프리랜서 쪽으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만,
프리랜서라고 그런 방면에서 완전 면책은 아니지만 약간 자유롭겠죠..
17/02/15 09:35
수정 아이콘
석가모니가 그래서 행복해지려면 남아래 들어가지도 말고 남위에 서지도 말라고했죠
월급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스트레스는 어쩔수 없습니다
전 같은 상황에 깔끔하게 월급 포기하고 혼자일하는 인생을 선택
아름답고큽니다
17/02/15 21:12
수정 아이콘
답변 감사합니다.
cHocoBbanG
17/02/15 10:33
수정 아이콘
원래 초년생때는 힘듭니다.
튀지않고 무난히 가야겠다는 맘가짐이 도움됩니다.
적응하려고 노력해보세요.
그래도 안되면 다른곳으로 이직하시구요.

덧붙여서 좀 소심하신 경향이 있는거같은데 안그래도 되요.
회사생활하다보면 이런일도있고 저런일도있고 그러고도 멀쩡히다니고 그래요.
이게 도움되는 조언일진 모르겠지만 회사에 너무 감정이입하지마세요.
아름답고큽니다
17/02/15 21:13
수정 아이콘
대범해지려고 노력해보겠습니다.
JrD_July
17/02/15 13:58
수정 아이콘
제 지인 이야기인데 스트레스 받다가 원형탈모와서 그만뒀습니다
그만두고 치료받으니 귀신같이 머리가 다시 자라더라구요
스트레스는 위험합니다
건강에 유의하세요
아름답고큽니다
17/02/15 21:13
수정 아이콘
웃픈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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