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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10/05 00:38:54
Name 12년째도피중
Subject [질문] 그러면 3국동맹 결성기로부터는 독일과 일본의 특별한 관계는 없었을까요?
제가 알기로 일본이 자국 근대화의 모델로 가장 이상적으로 꼽은 것이 당시 통일을 막 이룬 독일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은근히 지방 영주들의 힘이 강한 군사중심적 문화. 1870년 즈음의 독일의 위상은 이후 일본의 침략전쟁 노선에도 영향을 미친 걸로 말이죠.

그렇다면 1882년 연간에 3국동맹 결성 당시에 독-러 관계가 굉장히 안좋았잖습니까. 또한 1895년 삼국간섭(그 중 하나가 독일이기는 하지만) 전후로
그 결과로 독일과 일본간에 어떤 군사적 외교관계가 성립했을 가능성은 없는 건가요.

아래 내용으로 언젠가 따져볼 생각인데 만에 하나 가능성은 차단하고 싶어서 마지막으로 여쭤봅니다.
물론 스스로도 찾아보겠습니다만 당장 애들이 아주 확실한 답을 원해서요. ;;; 신뢰의 문제라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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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타르
22/10/05 01:59
수정 아이콘
1차대전 전까지 독-러 관계는 굉장히 안좋다기보다는 중립에 가까웠습니다.
오히려 영-러 관계가 매우 안좋았지요. 러시아제국을 계속 견제해온 영국은,
삼국간섭으로 러시아가 아시아에서 영향력이 지나치게 확대되니까
일본에 적극적으로 접근하여 영일동맹-러일전쟁으로 이어졌다 할 수 있겠네요.

그럼, 이야기하신 삼국간섭 전후로 독일이 일본과 어떤 군사적 외교관계 성립을 시도했을 가능성은 없는가? 에 대해 이야기하면...

황화론(황인종이 세력을 키우면 훗날 유럽이 크게 당할 수 있다) 이라고...
이런 논리를 처음 주장한 사람이 바로 당시 독일황제였던 빌헬름 2세였습니다.
그는 유럽각국이 황인종 국가(특히 일본)을 경계해야 한다고 황화론을 주장할 정도였으니,
독일과 일본간 군사 외교관계가 성립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고 보이네요.
12년째도피중
22/10/05 02:5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황화론이라는 것이 있었군요. 배워갑니다.

그렇다면 이제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학교 선생님이 대체 어느 정도의 역사적 지식을 가지고 저렇게 가르치는지 확신이 없었거든요. 하도 세게 나오니 "내가 모르는 뭐가 따로 있나?"싶었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네요. 감사합니다.
일반상대성이론
22/10/05 10:05
수정 아이콘
제 기준에선 환빠보다 더 이상하네요…
12년째도피중
22/10/05 10:17
수정 아이콘
짚이는 게 맞다면 아마 '일본' 때문일 겁니다.
22/10/05 14:34
수정 아이콘
일독관계는 추축국이 성립하고서도 비밀협상 하나로 이어진 손발이 안 맞는 우발적인 오월동주에 가까웠고, 1차대전기에는 서로 국가간 외교가 크지도 않았습니다. 막연한 호감이나 군사원조, 이와쿠라 사절단 등의 관치 견문 등의 요소가 말씀하신 것처럼 존재하긴 했지만, 국가 대 국가 외교로는 오히려 경쟁관계에 가까웠습니다.

빌헬름 2세는 기존에 '유럽의 중재자'를 자임하던 비스마르크를 실각시키고는 티르피츠와 함께 '세계정치(Weltpolitik /World Politic)'라며 영국과 건함경쟁을 걸고는 (이때 석탄 위주 대형 군함에서 석유 보일러를 사용한 '드레드노트' 설계로 기술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잠시 '전세계 첨단 해군력 리셋'에 가까운 현상이 일어나는데 결국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를 국제긴장으로 몰아넣습니다), 적극적으로 식민지 쟁탈전에 늦게라도 참여할 것임을 천명했는데, 당연히 여기에 뒤집어진 것은 서로 왕가도 결혼으로 꼬여있고 같은 게르만이려니 하면서 에드워드 7세까지는 친독적이었지만, 바로 다음 왕 조지 5세는 '독일에게 강경하게 나가야하는 것 아니냐?'라고 국내 정치의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한 영국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일동맹으로 영국의 '극동 부하'를 담당하고 차관도 빌리고, 해군 기술도 얻고, 미개국이 아니라 문명의 파트너로서 위신도 챙기고 아주 잘 살고 있던게 일본이었습니다. 괜히 대한제국이 성립했다니까 다른 열강들은 관심도 안 보이는데 빌헬름 2세가 '조선의 카이저와 앞으로도 협력했으면 좋겠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3798953 라고 유일하게 립서비스를 보내준게 아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삼국간섭'이 등장하는 것이고요. 영국의 부하주제에 너무 나선다는 판단이었죠.

물론 빌헬름 2세는 러시아에게 유화적이었던 비스마르크를 내치고 러시아와도 경쟁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1880년대에 이미 비스마르크의 '삼제동맹' 그러니까 독일-러시아-오스트리아/헝가리는 이미 러시아를 배제시킨, 삼국동맹 (1882)으로 국가대전략에서 대체된 이후였습니다. 내심 러시아는 독일이 동맹 연장을 하자면 받아줄 생각이었는데 독일이 끝내 기한 종료를 선언하자, 결국 프랑스와 손을 잡고, 독일은 이걸 또 '역시 뒤통수 각을 보고 있었구나'라고 해석하는 사태가 이어집니다. 1905년 러일전쟁이 러시아의 패배로 끝나자, 빌헬름 2세와 독일정부는 '이거 정말 한번 붙어도 해볼만 하겠는데?'라는 쪽으로 기울기 시작하고요.

막상 전쟁이 터지자 일본은 당연히 영국편을 들어서 참전하고, 독일의 조차지였던 칭다오와 북 마리아나 제도를 점령하고는 승전국이 되어버립니다. 나중에 집권한 독일 나치가 공산주의만큼이나 기존의 근왕주의를 한심하게 보는 국민정서를 통해 집권한 세력이어서 망정이지, 만일 카이저가 건재했으면 하나도 우호적일 이유가 없었을 세력이었을겁니다.
12년째도피중
22/10/05 16:20
수정 아이콘
정성스러운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결국 프로이센 시절의 독일은 일본과의 관계가 안좋으면 안좋았지 좋을 이유가 하나도 없겠군요. 이번 기회에 여러가지 배워갑니다. ^^ 독일에서 대한제국 수립당시에 축하인사를 보낸 것도 이번에야 알았어요.

아. 그리고 해당 선생님이 계약직이고 지역 순회선생님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렇다면 인정하지 않는 처지도 이해가 가더군요. 물론 수긍했다는 말은 아닙니다.

상대에게 이런 여지를 차단할 수 있는 전반적이고 세세한 시야를 다시 찾고 싶은데 역시 독서 밖에 없겠지요? Farce님 혹시 어느 정도 깊이있는 양질의 세계사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을 하나 추천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요 몇 년 새 책이라고는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 같은 류 밖에 없고 여가에는 오로지 게임만 하다보니 지식의 밑바닥이 자꾸 드러나고 있어서요. 허허허. 추천해주시면 꼭 읽어보겠습니다.
22/10/05 17:15
수정 아이콘
일단 저는 역사덕후이며 (즉, 여유시간이나면 남들은 산책이나 스포츠 경기를 볼때 이런걸 뒤진다는 뜻입니다 크크크, 주기적인 유지보수는 덕질의 기본이죠) 특히 '모더니티', '근대성 담론'을 좋아합니다. 에릭 홉스봄이 말했던 '긴 19세기'라는 개념에 매료되어서 이 시대는 저에게는 매우 특별한 시기입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4998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를 통으로 묶어서 흐름을 보면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이 보인다'라니 참 멋진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혁명의 시대'와 '제국의 시대'를 한번 읽어보시지요~ 라고 하기에는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mallGb=KOR&ejkGb=KOR&barcode=9788935651788 이게 참 오래된 책이라서 번역이나 책 자체의 역사관도 많이 낡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덕분에 도서관에는 많을 겁니다). 그리고 각각 600쪽이 넘어서 (심지어 4부작입니다), 정말 요즘 반박도 많이 받는 홉스봄 역사관의 덕후가 되고 싶으신게 아니라면 좀 그렇습니다. 다만 저는 네, 그 낡은 홉스봄 좌파 역사관 덕후입니다 흐흐흐. http://www.yes24.com/Product/Goods/325281 역사론이라고 요약본에 가까운 책이 있긴한데, 강의를 옮긴 것이라 '역사학도 여러분은 이렇게 생각해야한다~'라는 말의 비중이 큰것을 빼면 한번 읽어볼만 합니다.

요즘 최신 학설로 아주 멋지게 19세기-20세기의 역사를 담아낸 것은 '몽유병자들'이 도서관에도 많고 좋습니다만 http://www.yes24.com/Product/Goods/69049767 도서관에 많은 이유가 애초에 천 쪽짜리 양장본이라서 가정용으로 팔리지 않아서라는 말도 있더라고요. 솔직히 다음 판본부터는 한 3권으로 쪼갰으면 보급에는 좀더 좋을텐데, 태생이 학술서적이라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1차대전 덕질'을 한다면, 저 책 자체가 '결국 개전했다'고 끝나지만 그 뒤의 솜 전투가 어쩌고 파스상달이 어쩌고와 별도로 필수 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1차대전에 대해서 아시는 분이시라면 그렇게 헷갈리지는 않을텐데 너무 물리적으로 양이 많아요... 시간이 많으신 덕후라면 몰라도 전업이 있으시다면 이런 책도 있다만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를 읽으셨다면 이런 책들이 아주 맘에 드실겁니다. '쟁기, 책, 칼'이 시작점으로는 좋습니다만 번역이 워낙 끔찍하니 학파는 다르고 입장도 좀 다르지만 http://www.yes24.com/Product/Goods/4243807 '대포, 범선, 제국'과 '시계와 문명'을 추천합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269364 기술사에 키우친 측면이 있지만 서양통사를 250쪽 밑으로 자른다는게 너무 매력적이에요. 딱 하루에 읽고 내일 출근하기 좋습니다 크크크. 국산으로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7941166 '세계는 어떻게 번영하고 풍요로워졌는가'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걸보면 홉스봄의 온기가 느껴집니다. 혁명, 전쟁, 모두 결국 마르크스적으로 기술발달에 덤으로 따라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코폴라의 대포~와 시계~는 기술사에 집중했고 유발 하라리의 책처럼 '이야 유럽인들이 어쩌다보니 이런것도 만드니 대단하지 않나요?'라고 감탄하려고 하지만, 홉스봄의 원래 저서들이나 '세계는~'은 다시 어설프게 '지중해/대서양 무역을 하다가, 톱니를 깎고, 포를 깎고 배에 올려서, 이런 정치적인 변화를 만들었다. 이대로 괜찮은가?'라고 좌파적 포지션을 강조합니다. 그걸 감안하고 읽으신다면 재밌고 유익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그리고 저도 여가에는 저도 게임합니다 패독겜들 재밌습니다 크크크 세계사 유지보수도 알아서 시켜주고요. 다만 게임으로만 역사를 배울려고 하면 아라비아에서 미국와 일본이 거대로봇을 가지고 싸우게되니 의존할수만은 없겠죠! 독서 응원합니다.
12년째도피중
22/10/05 22:20
수정 아이콘
10여년 전쯤에는 책을 꽤 읽었던 것 같습니다만 이제는 ….. ㅜ.ㅜ
역사쪽에 아주 문외한은 아니고 경계인으로서 과거 몇몇 역사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다만 전쟁사는 의도적으로 좀 피해다녀서 당시에도 약했지요…. 물론 지금은 그냥 바보1입니다. 여러 댓글들 보고 있으니 살짝 자존심도 상하고 그러더군요. 크크크. 이번 기회에 유지보수의 필요성을 매우 통감하는 바구요. E북으로라도 사서 머리에 기름칠 좀 해보겠습니다.
스스로 역사를 보는 세계관은 좀 자본주의 만능신을 믿어 의심치않는 우파적 포지션이라고 생각하고 사피엔스 일독 이후 어째 더 강화된 느낌입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이쯤에서 좌파적 시각을 볼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추천 감사드립니다. 홉스봄꺼 하나에 아래 있는 책들 중 하나 골라보겠습니다. 사물의 문명사는 늘 흥미로운 역사읽기를 가능하게 해주지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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