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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2/20 22:14:54
Name 티타늄
Subject [삭제예정] 저희 할머니께서 영어공부를 시작하시려고 하는데요. 조언부탁드립니다. (수정됨)
개인정보가 들어갈 것 같아서 삭제예정으로 올립니다.

저희 할머니께서는 일제시대때 태어나셔서 일제치하에서 초등학교를 다니시다가 해방되고 다시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1학년부터 쭉 수료하셔서 졸업을 하셨구요. 할머니 말씀에 의하면 초등학교때 전교 1등으로 졸업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학교를 다니기가 어려우셔서 초등학교 이후로 공부를 따로 하지는 못하셨구요.

그래서 늘 그걸 아쉬워 하시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제 내가 나이가 있는데 무슨 공부냐 이런이야기를 자주 하십니다. 그런데 따로 할 일이 없이 그저 집에서 트로트 프로만 보시니까 외롭고 적적하게 느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또 몸이 아프신데 집중할게 없다보니 오히려 더 힘들게 느끼시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할머니를 설득해서 영어공부를 해보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또 좋아하시면서도 막 남 알까봐 남사스럽다는 이야기도 자꾸 하시고, 손녀딸한테 무지를 드러내는거에 살짝 부끄러움도 있으신 것 같았습니다.

가끔씩 학업을 중지하신것에 아쉬운 말씀을 하시면 제가 가볍게 지금부터 배우면 되지라고 했는데, 정말로 배우시겠다는 대답이 돌아온 건 처음이라, 할머니께서 얼마나 용기를 내셨는지를 알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쉽게 놓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아이들 가르치는 일은 많이해서 가르치는 자체는 부담이 없는데, 노인을 가르치는 경험은 처음이라 시행착오가 많을 것 같아서 피지알에 조언을 요청드리고 싶습니다.


--
지금 할머니의 수준은 대문자를 모두 쓸 수 있고, A부터 Z까지 순서를 알고 A는 에이처럼 A부터 Z까지를 모두 읽으실줄 압니다. 오늘 소문자 쓰는법을 가르쳐드렸어요.
영어 공부를 해서 tv에 나오는 기초적인 영어 단어의 뜻을 이해하는게 목표입니다. car같은 단어도 모르시니까 잘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보였습니다.
파닉스에 대한 개념은 아예 없으십니다.
눈이 나쁘셔서 30포인트 이상의 단어만 보이십니다. 원래는 초등학교 교과서를 구해서 공부하려고 했는데, 초등 교과서 수준 글씨도 맨 위의 대단원 정도만 보이고 잘 안보이신다고 하십니다.
스마트폰, 컴퓨터는 아예 사용하지 못하십니다.
학생때 공부를 잘하셔서 그런지 암기력이 평균적인 중고등학생 수준이신 것 같습니다만, 여기저기 아픈곳이 많으셔서 오래 집중하시기가 어려운 듯 합니다.



1. 글씨가 크고, tv에 나올만한 단어 위주로 읽고 쓰는걸 공부할 수 있는 책이 있을까요?
2. 할머니께서 의욕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배우실 수 있으려면 어떤 순서로 공부하는게 좋을까요? (파닉스, 단어암기 등등..)
3. 하루에 어느정도 분량을 하는게 좋을까요? 처음 영어를 공부하면 영어 숙련자보다 단어 암기도 훨씬 힘들고 그럴텐데 이게 뭐가 적당한 도전과제인지 감이안옵니다.
4. 제가 가져야할 마음가짐이 있을까요? 혹은 하면 안되는 행동이 있을까요?




답변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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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20 23:04
수정 아이콘
참 보기 좋은 글입니다. 제가 뭐 아는게 있겠습니까만 작은 조언을 드리자면, 노화라는건 실제 두뇌의 능력을 크게 저하시키기 때문에 언어에서 핵심인 암기력이 매우 부족하시지 않을까 싶네요. 하루하루 뇌가 성장해가는 어린아이들과 완전히 다른 측면으로 접근하시는게 어떨까 싶고요.
할머님의 마음도 정말 필요에 의하신게 아니라면 '영어를 배워서 단어를 이해하고 싶다' 보다는 '티타늄님과 무언갈 같이 하고싶다' 쪽이지 않을까요.
그런 면에서 목표를 많이 느슨하게 잡고 가보시는게 어떤가 싶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본 1세대 이민세대 또는 그들의 부모님들의 영어는, 그야말로 의성어와 영어의 기초 일부 단어, 바디랭기지가 섞인 완벽하지 않은 언어였지만 의미전달 충분히 하시면서 잘 생활하시더라구요. 따라서 공부를 단어나 문법같은 글로써 접근하시기 보다는 더 원초적인, '언어'를 배웠을 때 어떤 즐거움이 생기는지가 할머님께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티타늄
21/02/22 16:32
수정 아이콘
답변 감사드립니다.
저희 할머니께서는 저랑 뭔가를 하는것도 좋아하시기는 하지만 이건에서는 정말 학습을 하고싶다는 쪽에 더 맘이 크신 것 같았습니다.
언어를 배울때 즐거움을 느끼시도록 집중해보라는 조언은 깊이 새기겠습니다. 저한테도 필요한 말이네요.
모나크모나크
21/02/20 23:08
수정 아이콘
영단어 읽기에 익숙해지시는 걸 우선 몇 주 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간단한 영단어를 모르시니 외래어 중심으로 영어 스펠링을 읽을 수 있게만 되어도 재미가 붙을 것 같아요. (스피커 프린터 컴퓨터 핸드 크림 티슈 스마트폰 등등)
잘 되시길 응원합니다. 손녀와 함께하는 영어공부라니 할머니가 복이 많으시네요.
티타늄
21/02/22 16:39
수정 아이콘
주신 외래어 아이디어는 잘 살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1/02/20 23:30
수정 아이콘
어린 아기들 보는 영어카드부터 시작하는건 어떨까요? 카드 큼지막한거에 그림이랑 단어,발음 이렇게 적혀있는 그런 애기들용 카드 있잖아요.
그런거면 이해도 쉽고 눈나쁘신 어르신분들 보기에도 편할거같고 가장 기초적인 단어 외우기도 좋아보일거 같은데...
티타늄
21/02/22 16:33
수정 아이콘
영어카드는 덕분에 구매했습니다. 요즘은 버튼만 눌러도 쉽게 발음도 나오는 영어카드도 많더라구요. 근데 발음이 쓰여진 크기가 너무 작다는게 좀 아쉬웠습니다. 더 써칭을 해보려구요. 감사드립니다.
세인트루이스
21/02/21 07:38
수정 아이콘
"tv에 나오는 기초적인 영어 단어의 뜻을 이해하는게 목표"가 할머니가 원하시는 것이라면, 다른 뭐 파닉스고 자시고 돌아갈 것 없이 티비에 나오는 영어단어 리스트를 뽑고, 그 단어들을 익히시는게 제일 낫다고 봅니다.

"최근 노인분들이 보시는 티비 프로그램에 나오는 영어단어집"이 시중에 있을 것 같지는 않고, 할머니께서 보시는 티비 프로그램을 같이 보시며 단어 리스트를 같이 작성하시고 하나씩 배우면 어떨까요?
티타늄
21/02/22 16:33
수정 아이콘
영어 카드 구매하면서 동시에 단어리스트 뽑아서 카드 제작도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손수 만든다는 생각은 아예 안해봤는데 생각해보니 별로 어렵지도 않을것 같더라구요. 좋은 아이디어 감사드립니다.
세인트루이스
21/02/22 16:35
수정 아이콘
돌아가신 할머니랑 조금 더 시간을 보내지 않은 것이 너무도 후회가 됩니다. 할머님과 좋은 추억 많이 쌓으시길 화이팅!!
티타늄
21/02/22 16:40
수정 아이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이미 좀 늦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나간 시간은 어쩔 수 없으니까 이제라도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간을 좀 더 늘리려구요.
김성수
21/02/21 12:1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세인트루이스님 말씀에 한 표 드리고 저라면 거기에 더해 단어 리스트를 발음 2번, 스펠링 읽기를 천천히 1번, 발음 1번, 뜻 읽기 1번 정도로 직접 녹음해서 드릴 것 같아요. 습득력이 어느 정도 되실지에 따라 (당연히 저보다 훨씬 좋을 수도 있고 제 입장에서는 잘 알 수가 없으니) 성취감을 고려해서 분량을 적절하게 나누고 말이죠.

아, 근데 발음은 원어민에 가까운 발음보다는 보통의 한국인이 사용하는 발음으로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TV 보면서 정리하시면서 비슷하게 발음하면 되겠지요.
티타늄
21/02/22 16:33
수정 아이콘
아이들 가르칠때는 원어민 발음으로 해주는게 워낙 중요하다보니 생각을 못했는데, 말씀을 듣고나니 저희 할머니와 같은 상황이면 오히려 콩글리쉬 발음이 더 좋을 것 같더라구요. 감사합니다.
죽력고
21/02/21 16:32
수정 아이콘
영어 초보자들이 익히기엔 grammar in use 시리즈만큼 좋은 책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혹시 손녀분께서 할머니와 같이 나중에 공부를 가르쳐드릴 생각이 있다면, 어느정도 영어단어를 익힌 다음엔 직접 이 책으로 한번 가르쳐보시기 바랍니다.(글씨가 작아서 할머님께서 독학은 못하실겁니다)
티타늄
21/02/22 16:33
수정 아이콘
앞으로 할머니가 계속 공부를 해나가시게 된다면, 구매해서 써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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