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1/10 14:59:27
Name 비싼치킨
Subject [일반] 50일동안의 육아일기 (수정됨)
안녕하세요. 육아 56일째를 맞이한 비싼치킨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이제 좀 살만하다는 거죠.
전쟁과도 같았던 지난 50일... 병실 입원 5일+산후조리원 2주는 빼야 하니까 30일 정도 되겠네요.
혹독했던 30일을 보내고나니 이제 컴퓨터 앞에 앉을 시간도 생기고 참,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지난 50일을 돌이켜보고자 합니다.


-응급실-

아이를 키우다보면 필수 코스처럼 들러야 하는 곳이 응급실이라고 하죠.
저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정확히 아들이 28일째 되던 날 그 조그만 손에 체리씨만한 물집이 잡혀 띵띵 불어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친정육아중이었던지라 엄마차를 타고 울면서 아이를 낳았던 산부인과(소아과, 외과 다 있음)로 갔는데 상태가 너무 안 좋으니 2차 종합병원으로 가라고 합니다.
또 울면서 집근처 종합병원으로 갔는데 응급실에서는 일단 소아과 진료부터 보라고 하더라구요.
아니 손 상태가 이런데...?
일단 접수를 하려고 원무과로 가니까 접수번호가 몇십번을 기다려야 할만큼 밀려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게 없었던 저는 아기 손가락을 디밀면서 도저히 못 기다리겠다고 먼저 접수해달라고 직원에게 말하니까 놀라서 바로 접수해주더라구요.
소아과로 들어가니 선생님이 이건 외과로 가셔야 합니다 한마디..
또 울면서 외과로 갔는데 거기서는 이건 정형외과로 가라고 또 그럽니다.
반쯤 정신이 나가있는데 여기저기 튕기니까 진짜 막 욕나오고 그러더라구요.
또 정형외과로 갔는데 추운 계절이라 그런지 할아버지 할머니 대기가 또 밀려있습니다.
근데 아기와 제 상태를 보고는 빨리 먼저 들어가라고 해주시더라구요. 너무 고마웠습니다 ㅜㅜ

정형외과 선생님께서는 혹시 화상이냐고 물어보셨고 전 아니라고 했죠.
계속 손싸개를 해둔 상태였고 진물이 묻어있길래 열어보니 이 상태였다고...
아기가 너무 어려서 마취고 수술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대학병원으로 가랍니다.
양산 부산대학 병원에 소아 응급센터가 있으니 거기로 가라고...
저는 이게 그렇게 심각한 병인가 싶어서 이제 뭐 절망에 빠지기 직전인데 저희 엄마가 선생님에게 질문을 하십니다.

"이게 그렇게 급하게 가야 하는 겁니까?"
"빨리 가야 하는 건 아닌데 여기서는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어요"

"아야. 그럼 집에 가서 애기 밥부터 먹이고 가자잉"
"??????? 밥??????"

할머니들이 손주 밥걱정하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줄은.
하지만 대학병원에서 대기했던 시간을 생각해보면 엄마의 판단이 맞았어요.
얼른 집에 가서 밥 먹이고 혹시 모르니 젖병이랑 보온통까지 챙겨서 양산으로 향했습니다.
결론은 포도상구균이 뭐 상재균인데 뭐 감염?? 뭐 어쩌구... 정신없는 와중에 들어서 자세히 기억도 안납니다.
여튼 몸 전체로 퍼질수도 있고 심해지면 뼈까지 감염되는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니 집에 가서도 소독 잘해주고 연고 잘 발라주라고 하고...
드레싱해주시고 끝나더라구요.
결론적으로 그냥 처음에 갔던 병원에서 드레싱만 했음 끝인거였는데 참 식겁했었어요.
지금은 딱지 다 떨어지고 잘 아물어서 멀쩡합니다.

저 날 진짜 애한테 바라는 거 하나도 없게 됐어요.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이 생각만 듭니다.
피검사하는데 진짜 전 못보겠더라구요.
발 뒷꿈치에서 채혈을 하는데 어린애라서 피가 잘 안 나와요.
굉장히 오랫동안 바늘을 꽂아서 피를 뽑아내는데 애는 계속 울고 전 어쩔 줄 모르고 따라 울고...
그 작은 발에 링겔 꽂아놓은 거 보고 또 울고...
심정적으로는 애 낳을때보다 더 힘들었어요.
무슨 대기자 명단이 TV화면에 뜨는데 홍길동(8개월) 마이듬(2살) 이런 식이거든요
거기에 저희 애는 아들(28일) 이렇게 떠있는 게 진짜 맴찢....
진짜 다시는 아프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우리 아들 ㅠㅠ


-통잠-

이 아이는 효자입니다.
조리원에서 퇴실하고 집에 오자마자 밤에는 5시간을 잤으니까요.
옆에서 자다가 번뜩 깼는데 5시간을 넘겼을 때 어머!! 하고 급히 밥 먹였던 날의 기억이 생생하네요.
우리 아들 장하다고 현수막이라도 걸었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지금은 6시간까지도 밤에는 끝내주게 잘 잡니다.
9시에 마지막 밥 먹고 새벽에 한 번 깨서 밥 먹고 아침 7-9시 사이에 깨서 하루를 시작해요.
덕분에 막 잠이 모자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낮에 잘 때 제 품에서 떨어지면 웁니다.
등센서가 엄청 예민해요.
그래서 배 위에 엎어서 재우고, 허벅지를 베개삼아 재우고, 팔베개 해주고 꼭 안아서 재우고...
여튼 여러가지 방법으로 제가 안아서 재워야만 하는데 며칠 전부터 수면교육을 시작했습니다.
다른 건 바라지 않고 그냥 누워서 자다가 깼을 때 다시 혼자 잠드는 것만 해주면 해서요.
안아서 재우는 건 어려운 게 아니라 제가 해줄 수 있거든요.
그런데 눕혀놓으면 5분만에 깨서 울어버리니까 제 생활을 못하겠더라구요. 밥도 못 먹고...
퍼버법이라고 5분 울린 후에 들어가서 토닥여주고 10분 울린후에 들어가서 토닥여주고 이걸 반복하는 수면교육을 했는데..
첫날에는 22분 울고 혼자 자더니 다음날에는 좀 더 길게 울더라구요.
그리고 지금은 10번에 7번은 좀 보채다가 다시 혼자 잠들어요.

첫날에 멘탈 깨지는 것만 극복하시면 할만합니다.
5분 울린 후에 들어갔을 때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10분이나 운 후에 들어가보니까 애 얼굴은 시뻘개져있고.
이제 눈물샘이 발달한 시기라 눈물이 그렁그렁한 상태로 엄마 얼굴만 보고 반가워서 울음을 뚝 그치는데.
이마에 뽀뽀해주면서 "잘자 사랑해 혼자 잘 수 있지?"이 말 한마디 해주고 나와서 펑펑 울었어요.
나 편하려고 이렇게 애 울리는 거 같아서 너무 미안하고 막 그렇거든요.
그런데 서로 편한 육아를 하려면 울음에 좀 초연해져야 해요.
애 우는 거에 마음아파서 막 안아주고 다 들어주고 하면 엄마가 너무 쉽게 지쳐버리니까요.
며칠 울리고 남은 몇 년 행복하게 애 키우는 게 훨씬 낫습니다 진짜...
수면교육 망설이시는 분들은 포기해도 되니까 시도라도 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완벽한 건 아니고 절반만 성공한 수면교육이지만요.


-강박-

친구들을 보면 다들 육아할 때 강박적으로 집착하게 되는 것들이 하나씩은 꼭 있더라구요.
발진때문에 기저귀를 파란줄 보일때마다 가는 애,
아토피때문에 습도와 보습에 집착하는 애,
모유수유에 집착해서 밥 먹일때마다 신생아 체중계에 무게 달아보는 애...
저같은 경우는 토하는 게 너무 싫어요. 현재진행형입니다.
혼합수유를 하는데 모유 토하면 진짜 막 기분이 바로 다운됩니다.
1달 빨리 나온 아이라서 2.8키로로 나왔는데 빨리 몸무게를 늘리고 싶은 욕망이 반영된건지 애가 토를 하면 그렇게 속상해요.
저걸 다 소화시켜서 살로 가고 뼈로 가야 애가 쑥쑥 클텐데 싶거든요.
토 안하게 하려고 밥 먹이고 나서 꼭 20분씩 안아서 트림시켜주고 그 후에도 10분 이상 안아서 세워놓거든요.
트림도 잘하고 똥도 잘 싸는데 왜 자꾸 토하는지 원인을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ㅜㅜ
그래도 커갈수록 좀 덜하기는 해요.
예전엔 8회 수유 중 5번을 토했으면 요즘은 6-7회 수유 중 3번 정도만 토하니까요.
크면서 나아지겠지만 여전히 스트레스긴 하네요.


-친정육아-

주말부부인 관계로 평일은 거의 친정에 있고 주말만 집에와서 남편이랑 애를 봅니다.
장점은 내가 편하다는 것이고 단점은 애가 힘들다는 것이지요.
친정엔 조카도 있거든요. 흐흐흐흐흐흐.
동생이 너무 이쁜지 가만히 두지를 않습니다.
"꼬모 얘는 왜 이빨이 없어?" 하고 입술을 들춰보고.
"꼬모 콧구멍이 정말 작다" 하면서 콧구멍을 찌르고.
"꼬모 XX이는 발가락이 몇개야?" 하면서 하나하나 손으로 만져가면서 세어보고.
예뻐하기와 괴롭히기 그 중간쯤에 있는 것 같아요.
애는 좀 힘들어하는 게 눈에 보입니다.. 흐흐.

조카가 남긴 명언이 있습니다.
"XX아! 똥쌌으면 고모한테 엄마 똥쌌어요 기저귀 갈아주세요~ 하고 말을 해야 돼! 울기만 하면 알아들을 수가 없어!"
맞는 말 한다!! 우리 조카!! 이 쉬운 걸 모르냐 아들아!!

애 키우면서 힘든 것 중 하나가 애한테 하루종일 매달려있으면 살림을 할 수 없다는 건데 친정육아는 이 부분을 보완해줍니다.
그냥 애만 보고 있으면 엄마가 밥 차려줘 설겆이해줘 젖병도 씻어줘 목욕도 시켜줘 손톱도 깎아줘...
일단 밥을 제시간에 삼시세끼 먹는 게 제일 크죠.
그래서 주말에 남편이 오면 엄마가 하는 것처럼 모든 집안 살림을 지가 합니다.
전 망부석처럼 자리에 앉아 아기를 볼 뿐...
이번주엔 남편이 월요일까지 쉬다 가서 그냥 우리집에서 애보는 중인데 그래도 50일 넘어가니까 밥은 먹게 되네요.
설겆이는 못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반찬 싸들고 저녁에 오신다고 했으니 그 때 몰아서 해야죠 뭐...


-그때가 좋았지-

하루하루 지날수록 임신했을 때가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서 딩굴거리면서 티비보고 먹고 싶은 거 먹고 하루에 막 열두시간도 자고 천국이었지요.
근데 임신 말기때는 임당때문에 식단에 제한도 있었고 태동이 너무 심해서 아 임신 초기가 좋았지.. 했었거든요.
나중에 애 키우다 보면 엄마만 찾던 애기 시절이 그리워진다고 하던데 키우면 키울수록 그 때가 좋았지- 라는 말을 달고 살 듯 합니다.
그래도 임신 전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너무 이쁘거든요.
하루에 볼 뽀뽀를 백만번 해줘도 모자랄 만큼요.
엄마 얼굴 빤히 보다 삼백안이 되서 눈이 스르륵 감기고 새근새근 잠든 거 보면 진짜 천사가 따로 없습니다.(잘 때만 천사라는 뜻 맞습니다.)
지금은 얼른 쑥쑥 자라서 말도 하고 엄마랑 좀 놀아주고 했으면 좋겠는데 애 키워놓은 사람들은 또 지금 많이 안아주라고 하더라구요.
그냥 매일매일 이뻐해주면 되겠지요 뭐


-어린 남편-

남편이 연하입니다. 좀 많이.
아직 20대인데 요새들어서 약간 짠하고 그래요.
또래 친구들은 돈 벌어서 자기한테 쓰기 바쁜데 얘는 가족한테 몰빵하니까요.
몰래 꽁쳐놓은 돈 몇십만원으로 신라젠 주식 서너주 사서 막 올랐다? 피자값 벌었다? 하는 거 보면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빨리 철들어서 철없는 늙은 부인 만나가지고 고생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막 그래요.
금요일에 집에 와서 내 꺼!! 하면서 쏠랑 애 안아주는 거 보면 저 생퀴가...? 싶다가도 고맙고.
특히 50일 전에는 애 키우는 거 너무 힘들어서 진짜 엄청 짜증냈거든요.
통화하면서 너는 주말에만 와서 잠깐 힘들다 가고 나는 매일매일 이게 뭐냐고 울고 불고...
그런 시간동안 다 받아주고 한번도 화내지 않아줘서 고맙습니다.
이제 좀 편해줬으니 저도 더 잘해줘야겠다고 마음먹어봅니다. 일단 마음은 먹어봅니다.

아 근데 밤에 얘 코고는 소리에 애 깨는 건 좀 짜증나요.
그렇다고 각방쓸수도 없고...
하지만 똥냄새 나서 기저귀 갈아야겠다! 하고 애한테 달려들면 씩 웃으면서 "나야" 라고 하는 건 귀엽습니다.


-자책-

아기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보호자가 옆에서 밥도 먹여주고 소화도 시켜주고 잠도 재워줘야 해요
심지어 체온도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온도까지 맞춰줘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애한테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자책을 하게 되지요
토를 하면 내가 너무 먹였나?
똥을 안싸면 분유 비율이 잘못됐나? 모유 질이 안 좋나? 수유양이 작았나?
애가 울기만 해도 왜 우는지 못 알아채는 내가 원망스럽고
아프기라도 하면 엄마가 미안해 소리을 몇백번은 하게 됩니다
이게 반복되니까 진짜 우울증 올 것 같더라구요
애는 너무너무 이쁜데 이 예쁜 애가 나 때문에 잘못되는 게 너무 무서워요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아가면 포기를 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육아에서 제일 하면 안되는 게 자책입니다
어디 물어볼데도 없고 물어봐서 답을 얻는다고 한들 내 아이한테도 똑같이 적용되는 건 아니거든요
이게 맞는건지 내가 잘 키우고 있는건지 판단을 할 수 없어요
네이버에 50일 신생아 몸무게, 통잠, 수유량을 미친듯이 검색해보면서 다른 아이들과 비교를 하게 되는데
다른 애들은 쑥쑥크고 통잠도 잘자고 밥도 잘 먹는데 우리 애는 왜... 하고 또 자책을 하게 되고....
그냥 애 안 아프고 잘 놀고 잘 자고 잘 먹고 잘 싸면 됩니다
지금 남들보다 일이키로 덜 나가도 나중엔 다 맞춰지고 언젠가는 잠도 길게 잘꺼고..
결국 시간이 다 해결해주는 문제더라구요
애 키우는 것도 힘든데 괜한 자책하면서 마음까지 아프지는 맙시다

거의 서너시간동안 왔다갔다 하며 쓴 글을 마무리해야겠네요.
애가 울고 있으니까요.
으윽
마무리는 이따 수정하겠습니다 ㅠㅠ

앵- 하길래 잠깬줄 알고 가보니까 그냥 낚시였네요
엄마가 노는 꼴을 못보는 우리 아들...

정말 흔한 말이지만 애 키우는 거 진짜 힘든데 미소 한 방에 그 힘든 게 다 날아가요
품에 안겨서 자는 거 보고 있으면 나만 믿고 나만 보는 쪼그만 생명체가 있다는 게 참 기분이 묘합니다
이제 누구누구 엄마로 살아야하는 인생이 실감난다고 할까요
참 대충 살아온 인생이었는데 뭔가 강제로 열심히 살게 해주고 있습니다 흐흐
이제 슬슬 잠이 깰 시간인데 또 치열하게 키워야겠어요
어서 빨리 롯데 유니폼을 입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아 그건 너무 먼 훗날이네요
모유수유 끝나고 회에 청하 먹을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전 분유타러 갑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SG원넓이
18/01/10 15:10
수정 아이콘
조리원에서 나오자마자 5시간 잠이라니 정말 축복이시네요.
저희 애는 오늘 100일 되었습니다. 70일 정도부턴 밤에 8시에 자서 다음날 7시에 일어나더군요.
와이프가 요즘은 많이 자서 행복해합니다.
최근엔 슬슬 낯을 가려서 걱정입니다. 제가 주말부부라 아빠를 점점 어색해 하고 있어요..흑흑..
비싼치킨
18/01/10 17:21
수정 아이콘
헉 저도 주말부부인데 걱정이네요....
18/01/10 15:19
수정 아이콘
울기만 하면 알아들을 수가 없어!!!!!!!!!!!!!!!!!!!!!!
내사랑로빈
18/01/10 15:20
수정 아이콘
저도 철없는 연하 남편과 애 키우는데 신생아때 2시간마나 모유수유하며 좀비 같던 나와는 달리 애가 죽을듯 울어대도 세상 모르고 코골며 자는 남편을 보면 정말 발로 차버리고 싶었죠..^^ 새벽에 애가 깨지 않고 너무 잘 자면 혹시...하면서 코에 살며시 손을 갖다대고 숨을 쉬고 있는지 확인한적도 많네요.,..지금은 33개월로 접어들어 정말 편해졌지만..따박따박 말 대꾸 하는 딸랑구를 보면 또 한대 쥐어 박고 싶은...그래도 날이 갈수록 정말 정말 사랑스럽네요~화이팅하세요!!
송파사랑
18/01/10 15:31
수정 아이콘
이렇게 사랑해주시니 자녀분도 건강하게 잘 자라실게 분명합니다. 힘드시겠지만 하루하루 잘 견뎌내시길 응원합니다.
사업드래군
18/01/10 15:32
수정 아이콘
조리원이 정말 천국입니다. 2주 동안 조리원에서 알아서 애기 먹이고 씻기고, 와이프 먹을 거 다 차려주고 요가수업도 해주고 저는 그냥 아침에 출근했다가 저녁에 와서 와이프랑 유리창 너머로 "와, 우리애기 귀엽다"하고 수유만 좀 도와주다가 남는 시간에는 둘이 영화도 보고, 가끔 산책하면서 쇼핑도 하고 그랬습니다.

조리원 끝나고, 2주간은 산후도우미를 썼는데 조리원에 있을 때보다는 좀 힘들긴 해도 아주머니가 알아서 수유 도와주시고 밥도 해주시고, 집안일도 해주시니까 그냥 좀 도와주는 척만 하면 됐지요. 문제는 산후도우미 아주머니가 퇴근한 토요일 오후부터였습니다. 첫아기라 둘 다 기저귀 가는 법 정도만 알고 있는데 2시간마다 수유하고, 분유 데우고 좀 자는가 싶으면 울어서 보면 기저귀가 젖어 있어서 갈아주고 좀 자려나 싶으면 또 울어대는데 왜 우는지는 모르겠고, 안아서 달래고 있으면 다시 수유해야 하고 또 눕히면 기저귀가 젖어있고... 무한반복입니다. 새벽 6시까지 둘이 이 짓을 반복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일단 한 명은 1~2시간이라도 자고, 수유할 때만 빼고 돌아가면서 보기로 하는데 점심까지 둘 다 아무것도 못 먹고 탈진 직전까지 갔습니다.
일요일 저녁에 산후도우미 아주머니가 오셨는데, 지옥에서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더군요.

그러던 애가 이제는 11개월이 됐네요. 한 5~6개월째부터는 밤에 거의 안 깨고 아침까지 잘 잡니다. 다만 기어다니고 살짝 일어설 줄도 알면서 온 집안의 물건을 다 헤집고, 침대를 기어올랐다가 "끼야오~" 하면서 겁도 없이 머리부터 떨어지려는 바람에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붙들고 있어야 합니다. 흑흑.
비싼치킨
18/01/10 17:23
수정 아이콘
저도 첫날 애 울면 무조건 기저귀 갈아줘서 한 20장 썼어요 흐흐
Slip Away
18/01/10 15:33
수정 아이콘
그런 연하 남편 여기있습니다. 크크크크 댓글 보니 무서워서 댓글 쓰겠네요. 허허허허.
울 아들래미는 이제 5살이 되어 유치원 들어가네요. 뒤를 보니 참 다사다난했고. 그래도 크게 아프지 않고 잘 자라줘서 고맙네요.

근데 이놈시키야. 제발 잠 좀 자자. 졸리면서 왜 안잔다고 끝까지 버티다 늦게 자서 아침엔 늘 전쟁을 하게 만드냐 ㅠㅠ
도토루
18/01/10 15:35
수정 아이콘
통잠의 100일의 반전이 기다릴지도 모릅니다. 긴장 늦추지 마세요!!
비싼치킨
18/01/10 17:22
수정 아이콘
불길한 말 하지 마욧!
건강이제일
18/01/10 16:04
수정 아이콘
너무너무 예쁜 내새끼지요. 눈마주치고 방긋방긋 웃을 땐 정말 녹아내립니다. 우리 아들도 참 잘자주는데ㅠ 너무 늦게자요ㅠ 야행성인 엄마를 닮아서 그런걸까요ㅠ 고작 140일 된 아기가 열두시에나 잠들어서 다음날 열시, 열한시에 일어납니다. 8시에 목욕시켜서 분유먹이고 나면 아홉시에서 열시 사이에 잠들긴 하는데 한시간만에 깨서 신나게 놀아요. 폭풍 옹알이에 발 쾅쾅. 다들 일찍 잔대서 걱정이 많은데 당기려고 애써도 당겨지질 않네요ㅠ
톰 요크
18/01/10 16:09
수정 아이콘
저는 100일쯤부터 남편인 제가 육아휴직하고 1년간 독박육아 했었는데 참 힘들어요~
가만히 돌이켜보면 자기 시간이 전혀 없다보니 힘든게 큰거같아요
숨쉴 틈을 찾는게 중요한듯합니다. 자신에게도 좋지만 아기에게도 좋은것 같아요.
힘 내세요~
사악군
18/01/10 16:11
수정 아이콘
진짜 축복이십니다.. 화이팅!
유아린
18/01/10 16:21
수정 아이콘
청하에 쏘주!!
제 사전에 결혼과 육아는 없는이야기지만 건강하고 이쁘게 컸으면 좋겠네요 흐흐
영혼의 귀천
18/01/10 16:32
수정 아이콘
몸과 정신이 너덜너덜해지고 힘들고 미칠것 같은데 애만 보면 그게 다 참아져요. 참 신기해요.
겨울삼각형
18/01/10 16:54
수정 아이콘
내일이 아들 두돌입니다.

아직 말은 못하지만 말귀를 알앙석으니 좀 편하지만..

그이외는 똑같습니다..
알테어
18/01/10 17:19
수정 아이콘
25개월 아들. 귀여워 죽습니다

그런데 요새 너무 뽀로로 아니면 핸드폰 동영상을 탐닉하려 드는게 걱정이네요.

요샌 요 쪼그만 녀석이 제 가방이나 주머니도 뒤집니다. 핸드폰 찾으려고;;

말도 못하는 녀석이 지가 핸드폰 스크롤 넘기고 갤러리 눌러서 동영상까지 실행시킬땐 정말 저도 깜짝 놀랬습니다 크크크

정말 이제는 왠만하면 안보여주려 하는데, 걱정이네요
18/01/10 18:52
수정 아이콘
저는 1월1일에 딸이 태어나서 지금 엄마랑 같이 조리원에 있습니다. 독감 유행이라 엄마밖에 면회가 안되서 일주일동안 만져보지도 못하다가 조리원 넘어와서 처음 안아봤네요. 자고 있을 때 옆에 같이 누워서 한시간을 쳐다봐도 아직 잘 실감이 안나는거 같아요. 크크 조리원 나와서 전투육아 시작되면 실감 나겠죠?
18/01/10 19:02
수정 아이콘
올해 34살 다둥이 아빠입니다.

주변을 보니 유난히 잘 토하는 친구들이 있더라구요. 크면서 천천히 괜찮아 질겁니다.

입원하면 진짜 헬지옥인데 실손 꼭 들어놓으시고 1인실만 아니시면 무리 없으실겁니다.

독감예방접종 까먹지 마시고 구강관리 잘해주시구요

다둥이 집입니다. 아들 아들 딸이지요.
아내가 이제 서른이라 밖에 나가면 다 쳐다봅니다.
아직 어린거 같은데 애기들을 셋이나 데리고 다니냐는 눈빛이에요.

어릴때도 이쁜데 크면 더 이쁩니다.
둘째 처음 놓기 전에는 첫째가 이리 이쁜데 둘째는 안예쁘면 어떡하지 했는데 그런거 없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제몫의 사랑스러움을 타고 납니다.

특히 요즘들어 두돌되어가는 막내 딸래미 눈웃음이 예사롭잖습니다.

아들래미 잘 키우시고 부디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진주삼촌
18/01/10 19:12
수정 아이콘
롯데 유니폼을 입히신다니 거 애한테 진짜 못할짓 아닙니까!!!

저도 결혼 2년차인데 2년 후쯤이나 아기를 가질 계획입니다.
사실 지금도 우리는 둘이있는게 좋아서 아기생각이 그렇게 간절하지가 않네요...
근데 꼭 경험해보고 싶어요. 날 닮은 아기의 몸짓을 본다는거.
김포숑
18/01/10 19:31
수정 아이콘
7개월된 딸 아빠입니다.
요즘 이빨이 나려고 하는건지, 성장통인지 다섯시간씩 통잠자던 아이가 신생아때보다 더 자주 깨네요
해결방법은 엄마의 인내뿐이라며 잠도 못자는 와이프를 보면서 왜 애를 낳아서 이고생일까 싶다가도 환하게 웃는 아가 모습보면 제자신이 정화되는걸 느끼네요.
18/01/10 22:11
수정 아이콘
위로와 희망을 드리자면... 곧 100일의 기적이 옵니다. 조금만 더 버티세요! 물론 100일의 기절도 같이 옵니다만.
분홍돌고래
18/01/10 22:59
수정 아이콘
지난 주에 첫 딸 아이가 100일을 맞이했어요. 천국이라는 조리원을 나와 본격적으로 육아에 돌입하면서 전혀 상상치 못했던 힘겨운 시간들에 멘붕멘붕... 하아.. 50일은 언제 오나 울면서 달력만 봤는데 100일이 오긴 왔네요.
저희 애도 낮에는 꼭 품에 안겨 자려고 해서 밥 먹고 설거지하는것도 어렵고 생리현상 해결도 타이밍 맞지 않으면 어렵네요. ㅠㅠ
그래도 이제 엄마를 알아보는지 제가 움직일 때마다 눈이 따라오고 어쩌다 싱긋 웃으면 귀엽고 넘 예뻐요.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육아는 정말정말정말 힘듭니다.....
18/01/11 10:49
수정 아이콘
며칠있으면 애가 두돌인데, 정말 아득히 옛날일을 듣는 것 같네요.
아 맞아 저렇지. 그렇지. 아 그럴 때가 있지. 하면서 재밌게 읽었어요.
개인적으로 애 키우는건 100일 까지가 제일 힘들고, 그 다음에 좀 나아지다가 기어다니기 시작할 때 살짝 멘붕오다가,
익숙해지면 이제 걸어다니면서 사고치는거 보고 멘붕오다가, 또 익숙해지면 말 안들어서 멘붕옵니다.
그래도 내 아이만큼 이쁘고 사랑스러운게 없죠.

어제 혼자 가만히 뻘생각이 들었는데,
천사가 와서 너 아이를 없애고 모든 사람의 기억속에서 내가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지운다. 그럼 100억줄께 오케?
아이를 죽이는게 아니라 원래 없었던 것처럼 그냥 세상에서 지우는 거. 너 할래? 했을 때..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안하겠더라고요.
코인이 어떻고, 대박이 나서 인생이 역전됐고 이런글 보다보니 그런 생각이 든건데, 저는 이미 100억 이상 대박이 나있는거죠. (뻘댓글 죄송합니다 ;;)

암튼 열심히 키우시길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18/01/11 12:32
수정 아이콘
저도 딱 50일 지난 딸 키우고 있는데, 지금까지 토 한번 안하고 병원한번 안간걸 감사히 여기고 있습니다. 잠투정이 심해서 문제긴 한데, 말씀하신 수면 교육 한번
도전해봐야겠네요. 화이팅 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212 [일반] LG 24인치 게이밍 모니터 24GN60K 역대가(16.5) 떴습니다 [26] SAS Tony Parker 5898 24/04/01 5898 0
101211 [일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9] 초절정미소년7417 24/04/01 7417 6
101210 [일반] [서평]《만안의 기억》- 안양, 만안이라는 한 도시의 이야기 [14] 계층방정3706 24/03/31 3706 2
101209 [일반] 최근 2년동안 했던 게임들, 소소하게 평가를 해봅니다 [66] 공놀이가뭐라고7242 24/03/31 7242 2
101208 [일반] 20년을 기다린 건담 시드 프리덤 후기 [미세먼지 스포] [38] Skyfall5213 24/03/31 5213 1
101207 [일반] [고질라X콩] 간단 후기 [25] 꾸꾸영4720 24/03/31 4720 2
101206 [일반] [팝송] 제이슨 데룰로 새 앨범 "Nu King" [4] 김치찌개3355 24/03/31 3355 0
101205 [일반] 우유+분유의 역사. 아니, 국사? [14] 아케르나르4256 24/03/30 4256 12
101204 [일반] 1분기 애니메이션 후기 - 아쉽지만 분발했다 [20] Kaestro4424 24/03/30 4424 2
101203 [일반]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6) [3] 계층방정4336 24/03/30 4336 7
101202 [일반] [스포] 미생 시즌2 - 작가가 작품을 때려 치우고 싶을 때 생기는 일 [25] bifrost8553 24/03/30 8553 8
101201 [일반] 정글 속 x와 단둘이.avi [17] 만렙법사4652 24/03/30 4652 17
101200 [일반] 삼체 살인사건의 전말 [13] SNOW_FFFF11826 24/03/29 11826 3
101199 [일반] 갤럭시 S23 울트라 One UI 6.1 업데이트 후기 [33] 지구돌기8122 24/03/29 8122 3
101198 [일반] 전세계 주식시장 고점신호가 이제 뜬거같습니다(feat.매그니피션트7) [65] 보리야밥먹자14894 24/03/29 14894 1
101197 [일반] 8만전자 복귀 [42] Croove8724 24/03/29 8724 0
101196 [일반] 웹소설 추천 : 천재흑마법사 (완결. 오늘!) [34] 맛있는사이다5770 24/03/28 5770 0
101195 [일반] 도둑질한 아이 사진 게시한 무인점포 점주 벌금형 [144] VictoryFood9552 24/03/28 9552 10
101194 [일반] 시리즈 웹툰 "겜바바" 소개 [49] 겨울삼각형6607 24/03/28 6607 3
101193 [일반]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 마침표와 물음표 사이.(노스포) [4] aDayInTheLife4411 24/03/28 4411 3
101192 [일반] 고질라 x 콩 후기(노스포) [23] OcularImplants5949 24/03/28 5949 3
101191 [일반] 미디어물의 PC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81] 프뤼륑뤼륑9788 24/03/27 9788 4
101190 [일반] 버스 매니아도 고개를 저을 대륙횡단 버스노선 [60] Dresden12108 24/03/27 12108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