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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22 13:57
[우주의 기원을 풀기 위한 방정식은 아직 완성되지도 않았다더군요.]
->일반상대론과 양자역학을 조화롭게 합치지 못했다는 것과 상통하는 말씀이신가요?
15/03/22 14:32
의미, 목적의 기원을 탐구할 수 있다는 데에서 진화론은 가치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단, 진화론을 받아들였을 때 의미, 목적을 다르게 재정의하여 그걸 가지고 살아갈 수도 있다고 보여지네요..
15/03/22 15:06
예 데닛의 이 책의 최종 목표가 '의미와 목적' 은 신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존재하며, 다만 그 기원이 기존에 생각하던 것과 조금 다를 뿐이다 라는 것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은 이유도 그 결론이 나오는 과정이 궁금해서였고요. 3 편에서 뵙지요 :)
15/03/22 16:04
종교글은 추게에 가지 못 한다는 확인은 불가능하지만 심증은 가는 법칙이 있다능. 종교글이 갈 수 없다면 무신론 글도 못 가야 공평하지요. 그래도 감사하다능.
15/03/22 14:59
다윈의 이론을 이해하는데는 2분이면 족했는데 그 함의를 이해하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더군요.
인간생존을 위해 얻어진 호기심이란 비싼 질문에 대한 값싸고 편리한 대답이 신이 아닐까요?
15/03/22 15:14
너무너무, 아니 매우매우 정말정말 잘 읽었습니다. !!!!한가지 질문이 있는데 저 C.Elegans의 뇌를 그대로 재현한 것과 그냥 코딩한 A.I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대충은 알 것 같은데 자세히 이해가 가지는 않습니다. 재미있게 있었습니다만 저 부분에서 답변을 아시는 분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5/03/22 16:35
제가 이해하기로는...
1. A.I.는 제작자가 '인공지능이란 이래야지/이럴 것이다' 라는 나름의 그림과 방향성을 가지고 제작하기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결과물로서 만들어진 A.I.가 어떤 식의 지능이나 의도, 방향성을 가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별로 놀라울 것은 없습니다. 제작자가 의도한 거니까요. (아마 제작자의 의도와 다른 그림이 나온다면 그거야말로 연구대상이겠죠.) 2. 위에 나온 사례는 다릅니다. 해당 벌레는 신체의 '모든' 신경세포가 전부 모델링된 첫 생명체라고 합니다. (전부 해서 300개 정도였던 듯) 연구진은 이 벌레를 프로그래밍하면서 무슨 의도나 방향성을 반영하지 않고, 철저하게 벌레의 각각의 신경세포와 그 연결관계만을 프로그래밍했다고 합니다. 3. 예를 들어. 시각센서가 진로방행에서 어떤 물체를 포착하면 그걸 '장애물'로 인식해서 '피하라고' 코딩하는 게 일반적인 A.I.라면, 이 벌레를 프로그래밍하면서는 그냥 벌레의 시각세포와 연결된 다음 세포로 신호가 전달되도록만 설정해놨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그 프로그래밍된 벌레가 진로방향에서 어떤 '물체'를 만나면 그걸 '장애물'로 '판단'해서 '진로를 수정'하는 것처럼 움직였다는 말이죠. 마치 '지능'이나 '의도'를 가진 것처럼요. 이 포스팅을 보면 좀 더 제대로 된 설명이 있습니다. http://m.blog.naver.com/wjdrkdxhlekd/220275325703
15/03/22 16:44
제작자의 의도 범위를 넘어서는 '적응형 알고리즘' 의 연구 결과가 이 책에서 상당히 주목하는 분야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인간의 직관 따위는 이런 거대한 주제의 답을 찾는 데 있어서 별로 도움이 안됨' 이라는 것이 데닛의 주장 중 하나인데, 쿠마님이나 저나 그런 분야에 대해서 전문가가 아니니만큼 그냥 그런 이야기가 있다는 선에서 멈추도록 하겠다능.
15/03/22 15:16
orbef님
네이버나 yes24에서 '다윈의 위험한 생각'을 쳤는데 관련 서적이 나오질 않네요 'Darwin's Dangerous Idea'라고 치니까 나오는데 이 서적은 국내에 번역본이 없나요?
15/03/22 15:18
그리고 요즘 저는 물리학이랑 철학이랑 뇌과학이랑 진화론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물리학은 그렇다 치고 진화론과 철학에 입문할 수 있는 course가 궁금합니다. 책 추천 가능하시다면 부탁 드립니다. 전공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교양 수준이라도 꽤 정확하게 알고 싶습니다.
15/03/22 15:45
진화론은 도킨스죠. 이 분이 무신론으로 유명해서 평가절하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기적인 유전자는 진화론의 고전입니다. 다른 책도 전부 품질 보증이죠! 데닛의 저 책은 이상하게도 번역판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다만 대니얼 데닛 밑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서울대 장대익 교수인데 이 분이 활발히 활동하는 것으로 압니다. 장대익 교수 평이 좋던데, 이 분 책을 조금 사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15/03/22 15:51
도킨스, 장대익 교수.. 잘 알겠습니다.
데닛의 책도 염두에 두겠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왜 이런 중요한 책이 번역본이 나오지 않았는지 의문이네요.
15/03/22 20:13
스티븐 핀커가 짱이죠.
촘스키를 이어받았지먄 촘스키보다 진화론에 친화적이라고 할까요? 무엇보다 예시가 풍부해서 팍팍 와닿고 지루한줄 모르겠어요.
15/03/23 09:16
촘스키가 진화론에 대한 생각을 피력했다기보다 핀커가 언어에 대한 촘스키의 생각을 이어받았고, 핀커는 인지과학을 하는 사람이라 그의 이론이 진화론에 맞닿아 있다는 뜻입니다. 스티븐 핀커는 인지과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입니다. 독보적이기도하고 무엇보다 글을 재밌게 씁니다. 핀커가 한 단 하나의 실수는 '음악은 청각적 치즈케익이다'라고 말한 겁니다. 이 말은 음악은 진화의 원치않는 부산물이고 다른 것이 진화하다 얻어걸린 특성이라는 뜻입니다. 말하자면 새의 깃털은 처음에는 체온을 보호하기 위해 진화했지만 나중에는 새의 비행을 돕기위한 장치가 된 것처럼요. 이것은 나중에 다른 학자들에 의해 반박됩니다. 제가 아래 추천해드린 [뇌의 왈츠]에 그것에 관련된 글이 책 전중반 부분에서 다뤄집니다. 핀커는 자기 이야기를 빙빙 돌려하는 사람이 아니라 읽다보면 시원시원 하실거예요. 인지과학에 관심있으시면 꼭 읽으세요.
15/03/24 22:13
제가 알기로는 국내에 진화론 관련 학문이 없었던 시절 장대익 교수님이 진화론 관련 도서를 읽고 유학을 갔다 오시면서 국내진화론 1세대를 열었던 것으로 압니다. 진화론에 대해 잘 모르신다면 장대익 교수님의 '다윈의 식탁'을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고등학교 1학년 과학 수준이면 수많은 논쟁의 연속이었던 진화론의 역사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끔 재미있게 글을 쓰셨습니다.
15/03/22 15:46
날 잡아서 각 잡고 봐야 해서...3부 나오면 몰아볼려고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기증 나니까 빨리 올려주세요 크크크크.
15/03/22 16:08
3 편 쓰고 나면 한 동안 일할 거라능. 종교인들이 전도의 최고 메커니즘으로 꼽는 게 '해당 종교인으로서 누가 봐도 훌륭한 삶을 산다' 가 있는데, 저도 '무신론자이지만 사람 참 좋고 같이 놀고 싶네' 의 대상이 되어야 겠다능.
15/03/22 16:14
글을 너무 잘 쓰시면 뻘댓글이 없어져서, 결국 전체 댓글수가 줄어듭니다?
추천이 한개 밖에 안되서 아쉽네요. 인간은 진화의 산물이지만, 인간 개체는 survive, reproduce라는 유전자의 지상 명령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지요. 당장 PGR만 해도 최소한 reproduce는 접으신 분이 많은 거 같다능..ㅠ 물론 인간만 가능한 것은 아니고, 정도의 차이는 크겠으나 두뇌가 발달한 다른 생물종도 "쬐끔..아주 쬐~끔"은 가능할 거고요. 진화론이 옳다고 해서 세계가 약육강식, 적자생존, 도덕이 부재하는 타락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 걱정하는 분이 혹시 계시다면, 그런 걱정은 접어두셔도 됩니다.
15/03/22 17:11
저 Elegans뭐시기 벌레시뮬과 레고 포팅은 정말 엘레강스 하네요.
생물의 기원에 대해서도 작지만 꾸준한 진전을 보이는 것에 계속 고무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도 nucleic acids, amino acids, and lipids가 동시에 출현할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과학 뉴스가 떠서 생명의 기원에 대한 설명에 한발짝 더 다가갔다고 합니다. 아무쪼록 생알못으로서 그쪽 연구하시는 분들에게 화이팅을 보냅니다. 아울러 위의 본문에 있는 우주의 총에너지가 0라는 것, 공간이 있을때 에너지와 물질의 양이 "무"이기 힘들다는 사실도 정말 흥미롭습니다.
15/03/22 18:14
개인적으로 괴델을 비판했다는 부분은 들여다 보고싶네요. 호기심이 생깁니다.
괴델의 수학적 결과들을 곱씹어보면, 과연 인간의 지능이 알고리듬으로 구성될수 있을까란 질문에 대해 꽤나 회의적인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긴 합니다. 사실 본문에서 말하는 진화알고리듬이라는 개념자체가 결과물의 불확정성을 내포하고 있어서 , 진화의 결과물로 알고리듬으로 구현 불가능한게 나올런지도 모르고 어쩌면 그게 마음인지도 모르겠네요.
15/03/23 02:39
데닛도 괴델의 정리 자체에 대해서는 '여기 토달면 간첩' 이라고 못 박고 시작합니다. 다만, '컴퓨터가 문제를 푼 후에 그 과정을 기억하지 못하도록 프로그램을 짜면 컴퓨터도 음 내 직관으로 푼 것 같아 라고 대답할 것이다' 라고 운을 뗀 후 '당신이 직관으로 풀었다고 생각할 뿐, 실제로는 알고리즘으로 풀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라고 주장합니다. 여기에 괴델의 정리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들을 한참 이야기하는데, 제 지식이 짧아서 따라가기가 힘들더군요.
15/03/22 18:53
3번은 정말 흥미롭습니다. 뇌세포 하나 정도만 시도한 건 본적이 있었는데, 저렇게 모든 뇌세포가 컴퓨터로 구현이 가능하다면 의식이 재현되지 않을 이유도 없겠네요. 그런데 저런 방식으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해서 우리가 마음을 정말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마음을 정말로 이해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모르긴 하지만 (아직은) 설계도를 보고 구성품 하나하나를 똑같이 재현한 것 뿐이니까요.
별개로 저도 위 퀀텀님처럼 4번이 궁금하네요. 단편적이긴 하지만 제가 아는 촘스키는 '마음만큼은 진화로 생겨날 수 없다고' 주장한다기보다는 언어가 진화론적 필요가 아닌 진화의 부산물로 나타났다는 입장이고, 그의 보편문법 또한 인간의 언어능력이 DNA에 주어져있을 거라는 입장이거든요. 그래서 왜 저런 카테고리에 들어있는지, 즉 데닛이 촘스키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였고 어떤 맥락에서 비환원주의와 함께 비판했는지 궁금하네요. 요즘 정신이 없어서 Consciousness explained도 중간에 덮어놨었는데.. 잘읽고 갑니다.
15/03/23 02:43
그 이야기를 한참 하는데, 언어의 성립 과정에 자연선택이 왜 필요했을 지에 대한 이야기가 반, 언어가 부산물로 뚝 떨어졌다고 주장하는 기저에 '인간의 환원불가능함'에 대한 욕구가 있다는 이야기가 반입니다. 근데 제가 촘스키에 대한 이해가 거의 전무한지라 읽기가 너무 어렵더군요.
15/03/23 10:24
스티븐 핀커의 [언어본능]에 이것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는 사고가 언어와 동일한 것이라는 개념은 관습적 부조리에 불과하고 언어가 사고 이전의 것이라는 촘스키의 언어관을 이어받습니다. 그런데 촘스키는 언어습득의 후천성을 반박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윈의 자연선택론에 회의적었다고 하죠. 은님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진화의 부산물로 여겼지요. 우스운게 핀커는 음악을 진화의 부산물로 여겼는데, 이것은 또 다른 학자들에 의해 반박되었지요. 저도 촘스키는 읽어보질 않아서 촘스키의 주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헌데 핀커의 주장에 따르면 언어가 본능의 산물(자연선택)이라는 근거는 복잡한 언어의 보편 존재성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1960년대 미국의 교육심리학자들은 미국 흑인 아동들이 문화적으로 소외받기 때문에 그들의 언어가 '비논리적 표현행동 양식'이라고 하였지만, 연구결과 그들의 언어에는 아주 고도로 발달된 그들 만의 문법이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고 하네요.. 복잡한 언어를 보편적으로 만드는 결정적인 사례는 '매세대마다 아이들이 실질적으로 언어를 재발명'하는 것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은 한국, 일본, 중국, 필리핀 등 다양한 언어 사용자들이 몰려와서 서로의 의사소통을 위해 '비문법적인'언어를 만드는데, 이 언어를 피진어라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피진어를 듣고 자란 다음 세대 아이들이 나름대로 완벽한 문법체계를 가진 별개의 언어를 창조해 낸다고 합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부모들의 언어 교육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요. 이렇듯 일상의 사례들을 통해 딱딱한 언어학 이론을 재밌에 풀어내는데 핀커 책중 가장 재미있고 유익한 것 같아요. 핀커는 만일 언어본능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뇌의 어느 자리에서 구체화되어야'한다고 가정하며 인간에게 보편문법의 유전자가 있음을 주장합니다. 매우 재밌는 책이에요. 아마 데닛이나 촘스키를 읽고 언어가 후천적 습득에 의한 것인가, 본능인가, 진화라면 선택인가 그저 부산물일 뿐인가에 호기심을 가진다면 재밌게 읽어볼 수 있을 듯 합니다.
15/03/22 19:20
진화로 마음이 생겨날 수 있느냐 없느냐... 재미있고도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마음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린 것이겠지만, 사실 마음이라는 것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더듬는 기억]에서 비롯된 것 아니겠습니까? 이 문제가 해답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뇌의 구조가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이 제 잠정적인 결론인데요. 말하자면 커즈와일은 그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뇌는 회로는 병렬이며, 100조개의 중간 뉴런 연결이 있고, 이것은 지금까지 나온 어느 컴퓨터보다 많은 숫자이며, 끊임없이 회로를 바꾸며 조직을 정리한다]고 말합니다. 병렬의 뇌회로는 민주적이지만 그 때문에 모순에 빠진다고도 했지요. 인간의 내적 갈등은 그러므로 하나의 답이 아니라 더 훌륭한 해결책으로 이어지기도 하구요. 모순에 빠지기도 하고 내적 갈등을 겪기도 하는 [병렬의 뇌회로] 이게 마음이 아니면 무엇일까요? 뇌가 한방향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이 아니라 계층을 따라 올라오는 만큼 정보는 아래로 내려가고 이것은 엄청난 수의 병렬연결이 동시에 실행되면서 대답을 내뱉는다고 하는데, 이것을 우리가 마음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뒤이어 마이클 가자니가의 저서 [왜 인간인가]에는 뇌과학자인 호킨스의 주장이 실려있습니다. [뇌는 문제에 대한 답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 속에서 답을 찾아낸다.]라고 말하지요. 이것은 마음이라는 것이 매우 복잡한 병렬의 뇌기억 조직을 더듬는 것이라는 이야기와 상통하지요. 제가 뇌과학을 좋아하다보니 Orbef님도 다 아시는 이야기를 주절거렸는데, 뇌과학이 발전한다고 해서 인간의 마음을 철학적으로 규명해보고자 하는 시도가 헛된 것은 아닐것입니다. 무엇보다 과학으로 다 밝혀내건 아니건, 인간은 인간이니까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다음편 기다리죠. ps.근데 거북이 그림이 귀여워서 글보다가 픽 웃었네요. 거북이가 우울해보여요. 거북이 그림은 모니터위에 검은 점이 모인 것 뿐인데 저를 웃기기도 하고 거북이가 우울해보이기도 하니 제 뇌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나보네요.
15/03/22 20:40
뇌과학적으로 잘 아시는 것 같은데
뇌과학 분야에서 추천할 가치가 있는 교양 서적 좀 추천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간절히 원합니다.. 흐흐
15/03/22 21:01
뇌과학하고 진화심리학 책을 가까이 한지는 10년 정도 되었는데,
전공자도 아니고 무엇보다 영리한 사람이 아니라서 제가 읽은 것들이 성에 차실지 모르겠습니다. 가장 읽기 쉬운 책은 올리버 색스의 저서들입니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나 [뮤지코 필리아]같은 책은 정말 재밌어요. 인도계 뇌과학자인 라마찬드란이 쓴[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실험실]이란 책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두껍지만 예시도 풍부하고 예시를 통해 어려운 이야기도 쉽게 잘 풀어냅니다. 그리고 대니얼 래비틴의 [뇌의 왈츠]도 재밌게 읽었는데 이 책은 뇌와 음악의 관계를 이야기해주지요. 책에 소개된 음악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싸이트도 따로 운영하고 있고 래비틴의 다른 저서도 번역된 것으로 압니다. 좋은 책들이 새로 많이 나오는데 제가 읽은 것들은 우리나라에 뇌과학이 막 소개되기 시작할 무렵에 번역된 책들입니다. 요새는 더 읽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찾아읽질 않아서 더 좋은 책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70년대에 나왔다고 해서 좋은 책이 아닌 것은 아니지요. 흥미위주로 시작하시려면 올리버 색스부터 소설읽듯 가볍게 읽으시구요. 좀 전문적인 내용도 다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면 마이클 가자니가의 [왜 인간인가]부터 시작하시면 좋겠습니다. 마이클 가자니가 읽고 나면 뇌과학의 핵심적인 논의들과 전반적인 연구성과에 따른 의의들은 대충 챙기실수 있을겁니다. 저는 음악과 뇌의 관계를 다룬 책을 좋아해서 [뮤지코필리아]랑 [뇌의 왈츠]를 제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도움이 되셨는지... 도서관 가서 무조건 뒤지는게 제일 좋아요. 저는 그냥 그렇게 합니다. 돈도 안들고 눈치안보고 맘껏 보고...제일 좋더라고요.
15/03/22 21:09
검은책님 정말 감사하고요
검은책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은 다 읽겠습니다. 앞으로 자게에서 다시 뵐 기회가 있으면 인사 드리겠습니다 ㅠㅠ 정말 감사합니다... 아... 이 세상엔 배울 가치가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 ㅠㅠ
15/03/22 21:11
뇌의 왈츠에 1만시간의 법칙..이 처음 나오는데 정작 그걸로 유명한 책들은 다른 자기계발서라는 게 이상하죠 크크.
영어만 가능하다면 미치오 카쿠의 the future of the mind도 입문서로 좋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최신인데다 저자도 믿을만하고.
15/03/24 22:57
거시기 이 중에서 중학생도 읽을 수 있는 책도 있을까요? 제 아이가 이쪽에 관심이 많은데, 아무리 쉬운 책이라고 해봤자 15세 이상은 되어야 독서가 가능한 것 같더군요.... 제가 이 쪽에 관심가진 것이 성인이 된 이후라서 진정한 아이용 입문서는 알 수가 없네요... ㅠ.ㅠ;;;
15/03/25 00:10
이중에서 하나를 고르라면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실험실'인데 사실 이것도 어린 중학생이 읽기에는 내용이 만만치 않은터라...아마존에 검색해보니 http://www.amazon.com/Tell-Tale-Brain-Neuroscientists-Quest-Makes/dp/0393340627/ref=sr_1_1?ie=UTF8&qid=1427209641&sr=8-1&keywords=ramachandran 이 책이네요.
중학생이라면 뉴튼 하이라이트 시리즈가 어떨까 싶긴해요. 일본에서 만들어진 책인데 한국에 번역되어 나오거든요. 아마존에 있네요. http://www.amazon.com/Newton-Highlight-structure-brain-Korean/dp/8955377509/ref=sr_1_2?ie=UTF8&qid=1427209330&sr=8-2&keywords=newton+highlight 제가 이 시리즈 다 좋아해서...만약 제가 아들이 있다면 무조건 이거 전집으로 다 사주고 과학공부 시킬거 같아요. Orbef님도 아시는 책 같은데... 혹시나 해서 한 번 권해봅니다.
15/03/25 00:34
우왕 감사합니다!!!!! 아이가 한국말은 곧잘 하는데 읽는 건 외국어 대하듯 어려워하는 지라 두 번째 전집은 사용이 어려울 듯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일본 과학책의 해적판 번역본들 보면서 과학자가 되기로 결심했었는데, 많이 아쉽네요. 첫 번째 책을 '같이' 보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15/03/23 02:45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훌륭한 추가 정보가 될 듯 합니다. 뇌과학 관련해서 제가 그다지 많이 알지 않습니다. 검은책님의 내공이 제 다섯 배는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 거북이도 나름대로 버전이 많다는. 행복한 거북이도 있다는.
15/03/22 21:26
일단 첫번째 영상에 나오는 벌레는 예쁜꼬마선충이라는 벌레입니다. 이름 참 예쁘죠. 영어로는 Orbef님이 본문에서 쓰셨듯 C.Elegans 라고 합니다. 엘레강스 그거 맞습니다...
이 벌레의 특징은 몸 전체의 세포가 약 1000여개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또한 뉴런의 갯수가 자웅동체를 기준으로 302개이며, 이 뉴런의 모든 정보가 인간에게 알려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좀 더 이야기하자면 인간의 뇌에는 CPU의 역할을 하는 부분이나 메모리를 담당하는 부분이 명확하게 구분지어져 있지 않습니다. 오로지 수많은 뉴런들이 서로 거미줄처럼 이어져만 있는 것이고 대략적으로 어떤 특정한 생각을 할 때 특정한 부위에 있는 뉴런이 활성화된다 정도만 알 뿐이죠. 컴퓨터로 이야기 하자면 CPU,메모리고 뭐고 없고 없고 그냥 전선만 잔뜩 이리저리 연결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이 선충은 이러한 연결정보를 인류가 다 가지고 있다는 거죠.) 즉 신경세포의 연결정보를 인류가 다 가지고 있는 유일한 생명체입니다. 첫번째 영상은 이 신경세포의 연결 정보를 컴퓨터 안에 그대로 재현한 겁니다. 뭐 다른 걸 한 것도 아니고 뉴런의 연결 정보만 그대로 컴퓨터에 프로그래밍 한 겁니다. 그러니 실제의 벌레처럼 컴퓨터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죠. 무슨 다른 알고리즘이나 명령이 주어진 게 아닙니다. 그냥 뉴런 연결 정보만 넣었더니 컴퓨터 안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겁니다. 그럼 이 선충은 컴퓨터 안에 살아 있는 생명체라고 봐도 무방한 것이죠. 두 번째 영상은 이 생명체(?)인지 뉴런 덩어진지 뭔지 하여튼 알 수 없는 예쁜꼬마선충의 뉴런 정보를 로봇에 넣고, 센서까지 넣은 겁니다. 그리고 로봇의 움직임을 보는 것이지요. 역시나 무슨 다른 명령 알고리즘이 들어간 게 아닙니다. 그냥 말 그대로 뉴런의 연결 정보만 넣은 것입니다. 그러니 저 로봇이 센서에 따라 알아서 장애물을 만났을 때 피해가는 것이지요. 오로지 뉴런 연결정보(세포끼리 어떤 경로, 어떤 강도로 연결되어 있는지)만 넣었는데 컴퓨터 안에서나, 컴퓨터 밖에서나 소위 '의식(이 표현이 정확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표현으로 마음? 영혼?지능?) 을 가지고 행동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만약에 인간의 뉴런 연결 정보를 모두 정확하게 가지고 있다면 컴퓨터 안에서 인간의 의식을 생성하는 것도, 인간을 로봇 안에 넣어 인간과 똑같이 생각하고 움직이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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