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2013/01/14 18:35:07
Name 민머리요정
Subject [야구] 역대 최고의 제구력, 팀을 위해 불사르다. 이상군
안녕하세요. 민머리요정입니다.

한달 전쯤이었나요?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글스 레전드에 관한 포스팅을 했었는데,
3명의 레전드를 포스팅한 이후, 시험기간에 걸려서 포스팅을 못했고....
한번 안하기 시작하니, 무기한 정지가 되버린 이글스 레전드 포스팅입니다....
pgr에도 올려보고자, 다시 올리게 되었습니다.



투수의 기본이라고 말을 한다면,
누구나 제구력, 구속, 체력 - 이 3가지를 말하게 됩니다.
많은 투수들이 이 기본들 중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바로 제구력입니다.

구속이 아무리 빠르더라도, 제구력이 갖춰지지 못했다면,
투수로서 제 역할을 할 수가 없습니다.

송진우, 정민철, 구대성.... 이 기라성같은 전설들 역시,
전성기 시절 강속구를 잃고도, 롱런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바로 제구력이었다고 말합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제구력을 가졌던 사나이. 신생팀의 투수로 입단했던 이 선수.
감히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그 누구도 보여주지 못했던,
최고의 제구력으로 야구판에 혜성처럼 등판했습니다.
- 이상군.

과거 화려했던 현역시절과 달리,
코치 전향 이후, 맡는 팀마다 팀방어율이 최악으로 치닫게 되는 현상.
팬들은 비아냥거리듯 그에게 상군매직이라는 별명을 붙여줍니다.

이런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지난 몇년간 아쉬운 마음을 꼭꼭 숨겼어야만 했습니다.

오늘날에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의 이야기,
이 글을 통해서, 이상군이라는 전설을 재조명해보고자 합니다.

------------------------------------------

이상군 선수는, 청주중학교 - 북일고를 거쳐, 한양대학교를 나온 대졸투수입니다.

이미 고교시절, 대학시절에서도 뛰어난 제구력으로,
모두에게 인정을 받았고, 각종 투수부문 상을 휩쓸었습니다.

그리고 프로무대에 등단을 하게된 이상군.
신생팀인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을 하게되었습니다.

첫 시즌부터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데뷔시즌이었던 86년,
7번의 무사사구 완투는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는 불멸의 기록.

그리고, 82년 하기룡에 이어,
2번째로 3경기 연속 완봉승을 기록하게 되었는데, (3년 전에, 송승준이 5번째로 작성)
이 3경기에서 이상군은 단 1개의 사사구도 내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30경기에 선발로 등판하여, 19번의 완투.

데뷔동기였던 선동열과 나란히 19번의 완투를 기록하며,
감히 충격적인 데뷔시즌을 보낸 이상군이었는데요.

1986 : 35경기 30선발(19완투) 243⅓이닝 12승17패 1세이브 2.63

2.63이라는 방어율을 기록하고, 19번의 완투를 하고도, 12승에 그치는 처절한 승률을 기록하게 됩니다.
당연한 결과였겠죠.

약한 신생팀의 소속으로 시원한 타격지원을 못받는 상태에서,240이닝 이상 던지고 방어율이 2.63.
하지만 86년은 이듬해를 위한 예고편에 불과했습니다.



장명부의 시즌 36완투는 영원히 깨지지않을 불멸의 기록입니다.

장명부는 100경기로 치뤄지는 시즌에,
44경기에 선발로 나와서, 36번의 완투.
거기에 시즌 427이닝을 소화하면서, 전체 이닝의 44%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30승을 기록했고, 불멸의 시즌을 만들어놓은 채, 야구판을 떠나게 됐죠.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은 87년 이상군의 24완투.
장명부의 기록보다 33% 정도 떨어지지만, 완투율은 그렇지 않습니다.

27경기 선발로 나와, 24경기 완투. 완투율을 따지게 되면,
88.9%로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완투율을 기록하게 됩니다.

이상군이 완투에 실패한 경기는 단 3경기. (4.1이닝, 7.1이닝, 4이닝)
선발 등판당 평균 이닝은 무려 8.64이닝에 달했고,
이상군은 완투한 24경기에서 17승6패 1.94를 기록했습니다.

승패에 1경기가 비는 이유는, 롯데 노상수와의 완투대결에서 연장 11회 0-0 무승부 때문입니다.

시즌 2번째 경기에서 완투에 실패한 이상군은
시즌 3번째 경기인 4월16일 롯데전부터, 7월2일 해태전까지 13경기 연속 완투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2경기 연속 완투에 실패한 후, 다시 10경기 연속 완투에 성공하고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87년 이상군은 3번의 완봉승을 기록했는데, 비자책 1실점 완투승이 3번.
11이닝 무실점 무승부 경기까지 포함하면, 사실상의 완봉승은 7번이 됩니다.

가히 충격과 공포의 24번의 완투.
이상군이 이렇게 완투를 많이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제구력에 있습니다.

적은 공으로 빠르게 카운트를 잡아나가기 때문에,
모든 이닝을 던지는데에, 공을 적게 던지는 것이죠.

과거 실화로, 비시즌 기간에 심판들을 교육시킬 때에,
이상군을 마운드에 세워놓고, 스트라잌존 구석에 던져보라고 했다는 일화는 이제 전설이 되었습니다.

순식간에 카운트를 2 스트라잌으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에,
감독들은 빠르게 타격을 할 것을 주문했고, 이것이 결국 적은공으로 완투를 했던 이상군의 비결이었다고 합니다.

이상군 이후, 20년도 더 지난 지금,
한시즌 전체를 통틀어서 나오는 완투, 완봉경기는, 스포츠신문 1면을 장식할 만큼 드물게 나옵니다.

2011년 전체, 완투경기는 22경기, 2012년은 33경기에 불과했습니다.

프로야구 역사에, 2년 연속 240이닝을 돌파한 선수는 2명,
83-85년의 장명부와 86-87년의 이상군이 유이합니다.



팀의 기반을 마련해야했던 창단 2년.
그 과정에서 엄청난 기록으로 팀을 이끌었던 2년.

2년이라는 시간동안 모든 것을 불태운 이상군 선수는,
결국 이후 150이닝 이상을 단 한번도 투구하지 못하게 됩니다.

팀이 최전성기를 누렸던 91년에는 부상으로 시즌을 접어야했고,
선발로써의 역할보다는, 롱릴리프나 땜빵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야했습니다.

첫 2시즌 이후에, 이상군은 규정이닝을 단 3번 밖에 채우지 못합니다.

급기야, 96년 각종 부상에 시달리던 이상군은,
23.2이닝을 투구하는데 그쳤고, 코치연수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상군은 은퇴에서 복귀하여 마운드에 다시 섰습니다.
99년, 마운드에 다시 섰을 때, 그의 나이 38세.
이미 몸은 망가질대로 망가졌고, 제구력은 무뎌졌으며,
구속은 말할 것도 없이 줄었고, 더 이상 타자들은 변화구에 속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꾸준히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그가 은퇴에서 돌아와 마운드에 섰다는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합니다.
에이스로써 마운드에 서는 것이 아닌,
원포인트로 구원등판을 함과 동시에,
다음 투수가 몸을 풀 수 있는 시간을 벌게하는 역할도 하면서,
이미 승부가 기울어진 경기에 등판을 하는 등.
어떠한 상황에서도 등판을 마다하지 않고 마운드에 섰습니다.

그리고 그해, 한화이글스는 창단 첫 우승을 일궈내게 됩니다.

비록 중간계투요원으로 경기에 출장했지만,
코치석에서 코치의 신분으로 우승의 기쁨을 누린 것이 아닌,
그라운드 위에서, 함께했던 후배들과 우승의 기쁨을 누린 것입니다.

그렇게 은퇴에서 다시 복귀하여,
다시 3년간 6승을 추가하면서, 100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을 하고,
2001년 5월 31일 은퇴경기를 갖게 되면서, 역사 속으로 잠들게 됩니다.

그 누구도 보여주지 못했던 제구력.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제구력으로 마운드를 평정했던 사나이.

그의 희생으로부터, 팀은 정상궤도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었고,
빠르게 우승권에 다가갈 수 있었다고 평가됩니다.

그리고 망가질대로 망가진 몸으로, 은퇴를 결심했던 그 순간과,
미국에서 다시 돌아와, 현역으로 복귀를 하고, 동료들과 함께 우승을 일궈낸 그 순간.
그리고 마침내 100승을 달성하고, 끝내 마운드를 떠나게 된 이상군.

아직까지도, 경기 중 제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그의 이름을 방송에서 들으며....
날카로웠던 그의 제구력과 함께, 더욱 날카로웠던 그의 위대한 도전정신.
그것만으로도, 이미 그는 우리들의 전설입니다.

현재의 비아냥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그가 팀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던, 그 한몸 불살라서, 팀을 일으켰던 그 희생정신만큼.

상군매직이라는 비아냥이, 그 언젠가 다시, 독수리처럼 비상할 그 날을 기다려보겠습니다.

* 信主님에 의해서 자유게시판으로 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3-02-0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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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한곰탱이
13/01/14 19:33
수정 아이콘
감동이네요. 흐흐

카더라에 의하면 심판들이 시즌 초 스트라잌 판정 감 잡을 때 도움을 줬다는 썰도 있고.. 볼 반개짜리 컨트롤이 가능했다는 썰도 있었죠.

사실 상군매직 상군매직 하지만.... 돌이켜보면 어떤 매직으로도 안되는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OurFreedom
13/01/14 19:34
수정 아이콘
구속을 줄이고 변화구 장착하였는데 제구마저 안되게 한다는 그 상군매지크!! 였만 다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시길!!
wish buRn
13/01/14 20:25
수정 아이콘
은퇴후 욕먹고 있지만 빙그레이글스가 리그막내의 설움을 빨리 씻어내는데 크나크게 공헌한 레전드죠.
온화하고 정말 인덕있다고 하시던데.. 제발 멋진 모습을 보여주세요
13/01/14 20:38
수정 아이콘
이글스의 전설전인 선수들은 언제봐도 흐뭇하네요..이글스 팬으로써 그런선수들을 보는 재미가 참 컸는데 근 몇년간은 현진, 태균선수를 제외하고는 참담했죠~
김혁민, 안영명, 유창식, 오선진, 최진행, 김태완, 하주석등등의 선수들이 그 뒤를 이어주었으면 좋겠네요.
여담으로 현대라는 이름으로 했던 마지막 수원구장 경기가 한화와의 경기였는데..운동장밖 구석에서 저와 같이 담배를 태우며 한숨을 쉬시던 이상군님의 모습이 다시금 떠올라 웃게 되었네요..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민머리요정
13/01/14 21:36
수정 아이콘
실제로, 심판학교에서 초보심판들 훈련시킬때, 이상군 선수가 던졌다고 하네요?
뭐 그정도라고 얘기하면 말 다한거 아닐까요....흐흐
민머리요정
13/01/14 21:38
수정 아이콘
정말 지극히 개인적으로는, 김혁민, 오선진, 김태완, 하주석 이 4명의 선수한테는 기대가 큽니다.
작년에도 경기 보면서 차차, 김혁민이 에이스로 올라설 것이라는 나름의 확신을 받았다라고나 할까요....

김태완 선수는 왠지.... 2010년 홈런 - 볼넷 시절이 떠올라서..... 기대가 크네요... 흐흐
올 시즌 텔미에게 거는 기대가 큽니다. 텔미야 형이 지켜보고 있다.
민머리요정
13/01/14 21:40
수정 아이콘
1년 만에 탈꼴찌에 성공한 팀이니, 한희민, 이상군 선수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수있는 대목이지요.
물론, 그런건 있습니다. 7개 구단 체제였기 때문에, 1,2선발이 강하면 어느정도 성적은 낼 수 있었다라고나 할까요?

이상군, 한희민 같은 완투형 원투펀치가 있었다라는 건,
초창기 빙그레에게 정말 크게 작용했을 꺼에요.
민머리요정
13/01/14 21:42
수정 아이콘
올시즌에는 한화이글스 3군 투수코치로 배정받으셨더라구요.
작년에는 감독이었는데, 감독으로 전대영 3군감독이 선정되고, 투수코치로 선임된 모양입니다.
잘할꺼라고 큰 기대는 안하지만, 그래도 예의상 기대한다고 말씀을 드려야 하지 않나..... (쿨럭)
홍승식
13/01/14 23:1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야구에서 레전드가 되려면 신인때부터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의미에서 현재 한화 선수 중에 레전드가 될 수 있는 선수는 없다고 보네요.
김혁민, 오선진 등은 준수한 선수는 가능해도 레전드는좀 어렵지 않나 마~ 그렇게 봅니다.
김태완도 1984년생으로 1982년생인 김태균과 나이차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두 사람간의 간극은 어마어마하죠.
어리디어린 유창식,하주석에게 기대를 걸어보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그 싹이 많이 보이진 않네요.
13/01/14 23:24
수정 아이콘
롯데팬으로서, 가장 좋아하는 타팀 선수 빅 3 입니다. 김용수, 이강철, 이상군.
근데 완투 하면 윤학길만 생각했는데 이상군이 있었군요. '고독한 황태자'는 이상군에게도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온니테란
13/01/15 00:12
수정 아이콘
인천에서 태어났고 태평양돌핀스 어린이 회원도 했었는데..
왜 빙그레이글스를 좋아했는지는 모르겠네요 크크
(태평양이 못해서 그런건가 -_-)
송진우,한용덕,정민철,이정훈,강석천,장종훈등
그리고 이상군선수는 불펜에서 등장하는모습을 봤었네요.

현재는 sk와이번스 팬이지만 한화이글스도 2번째로 좋아하네요~
지바고
13/01/15 00:45
수정 아이콘
야구도 잘놈잘이라는 제 생각과 일치하시네요.
레전드 정도가 되려면 어릴때부터 두각을 보여야한다는...

그런데, 투수로서는 헨지니가 기준치를 엄청 높여놨기 때문에 -_- (신인이...트리플 크라운에 신인왕 MVP 싹쓸이)
신인투수가 왠만해선 깊은 인상을 주기가 어려워졌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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