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4/04/02 00:14:28
Name sylent
Subject OSL 관전일기 - 마지막 황제
OSL 관전일기 - 2003 온게임넷 3rd 듀얼토너먼트 E조 (2004년 4월 1일)


마지막 황제

두 번의 우승과 두 번의 준우승.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시절의 ‘황제’ 임요환 선수에게 그의 팬들이 원한 것은 ‘승리’였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계속 될 것만 같았던 ‘황제’의 승리는 왕관을 원하는 새로운, 그리고 강력한 도전자들에 의해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의 승리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을 때, 그의 팬들이 ‘황제’에게 원한 것은 ‘승리 이상의 무엇’이었고 임요환 선수는 매번 ‘승리 이상의 무엇’으로 보답했다. 적어도 어제까지는.

메가 스튜디오를 가득 채운 수많은 팬들의 함성에도 불구하고, 임요환 선수의 [질레트배 스타리그]행은 불발로 마무리 되었다. 박정석 선수의 벽은 여전히 높았고, 박성준 선수의 저글링은 의외로 강력했다. 곳곳에서 우려하던 ‘황제 용퇴론’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1경기 <노스텔지어> : 박정석 (P11) vs 박성준 (Z7)

‘공업’과 ‘발업’이 끝난 질럿이 박성준 선수의 앞마당에 도착 했을때, 그 병력의 규모는 박성준 선수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박성준 선수는 저글링을 던져주며 박정석 선수의 병력 보유 상황을 끊임없이 체크했지만, 박정석 선수는 적은 수의 유닛만을 공개하고 다수의 병력을 숨기는데 성공했다.

박정석 선수가 감행한 첫 러시는 ‘위협’이었다. 앞마당 확보를 위해 박성준 선수의 진출 타이밍을 늦출 필요가 있었고, 박정석 선수는 다수의 ‘공발업’ 질럿으로 박성준 선수의 앞마당을 파고들었다. 박성준 선수는 부리나케 성큰을 건설하며 모든 라바를 저글링으로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뮤탈리스크 타이밍을 한차례 늦추기 위한 박정석 선수의 전술이 제대로 먹힌 것이다. 뮤탈리스크가 늦어진 사이, 박정석 선수는 앞마당에 넥서스를 소환하고 본진과 멀티 모두에 다수의 캐논을 건설하였으며, 아콘을 무려 세 기나 확보할 수 있었다.

애초에 박정석 선수의 의도는 단순한 ‘위협’이었지만, 막상 도착한 박성준 선수의 진영은 너무나 허술했고, ‘어쩌면 이대로 끝낼 수도 있다’는 유혹을 견디기 힘들었음이 분명하다. 박정석 선수는 회군하던 병력에 다시 공격을 명령할 수밖에 없었다. 박정석 선수의 병력이 박성준 선수의 앞마당에서 머뭇거렸던 이유이다.

진출한 첫 병력의 일부를 살려 회군시킨 것은 그동안 박정석 선수가 보여주었던 공격적인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자신의 약점으로 지적되어왔던 ‘대 저그전’에 변화를 꾀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2경기 <노스텔지어> : 임요환(T7) vs 전상욱(T5)

소수의 병력으로 좋은 진영을 갖추고 방어한 후, 상대보다 조금 더 빠르게 멀티를 확보하고 다수의 벌처로 게릴라를 펼치며 후속 병력으로 센터를 차지하는 ‘최연성표 테테전’. 2경기는 전상욱 선수를 상대로 ‘최연성표 테테전’을 확실히 보여준 임요환 선수의 승리였다. 더불어 ‘대 테란전’에 약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깨기 위해 그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임요환 선수의 마인을 피해 샛길로 달려간 전상욱 선수의 센스도 칭찬해 마땅하지만, 첫 교전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병력 규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일점사 컨트롤을 정교하게 해주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3경기 <네오 기요틴> : 임요환(T7) vs 박정석(P11)

[2002 SKY배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악몽이 재현되었다. 임요환 선수는 <네오 기요틴>에서 펼쳐진 3경기에서 박정석 선수의 환상적인 셔틀 컨트롤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박정석 선수는 경기 내내 단 한 번의 스캐럽도 제대로 터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임요환 선수의 자원 채취를 끊임없이 방해하여 상대적인 자원 우위를 차지하였고, 끝내 대규모 물량으로 승부를 마무리 하였다.

경기 초반, ‘마린 + 벌처’ 조합으로 박정석 선수의 드래군을 밀어낸 임요환 선수는 물량전을 의식 한 듯 빠른 멀티를 준비하지만, 이는 리버를 준비한 박정석 선수에게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았다. 뒤늦게라도, 소수의 레이스를 확보해 셔틀을 견제했더라면 조금은 승리에 다가갈 수 있지 않았을까?


4경기 <네오 기요틴> : 박성준(Z11) vs 전상욱(T5)

전상욱 선수의 ‘벙커러시’는 매우 훌륭한 선택이었다. 박성준 선수의 해처리 앞에 오버로드가 떠 있지 않았다면. 전상욱 선수의 ‘2탱크 드랍’ 역시 매우 훌륭한 선택이었다. 박성준 선수의 오버로드가 스타포트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박성준 선수는 전상욱 선수의 모든 계획을 예측했거나, 확인했다. 전상욱 선수가 패한 단 하나의 이유이다. 적어도 선배 저그 플레이어들이 보여준 ‘허무한 패배’는 당하지 않겠다는 박성준 선수의 강력한 의지이기도 하다.

물론 상대 병력의 움직임을 유연하게 차단하는 날카로움 역시 ‘변태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5경기 <남자이야기> : 박성준(Z2) vs 임요환(T11)

5경기에서 박성준 선수가 몸소 보여준 교훈은 세 가지 이다. 첫째, 테란을 상대로 본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 둘째, ‘레어’에서 테란의 병력을 줄여줘야 한다는 것. 셋째, 그러기 위해서는 러커에 다수의 저글링을 더해야 한다는 것.

조용호 선수가 6기의 러커를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동욱 선수의 ‘마린 +메딕’ 두 부대를 쫓아내지 못한 이유가 분명해 진다. 바이오닉 부대를 러커만으로 잡아내기에 테란 플레이어들의 손놀림은 너무 예리하다. 러커가 전진하고, 버로우 하고, 촉수를 뻗을 때 까지 마린과 상대할 누군가가 필요하고, 그 역할은 저글링이 해줘야 한다.

‘폭풍’ 홍진호 선수와 ‘뉴웨이브’ 변은종 선수의 교집합을 보는듯한 박성준 선수의 플레이는 저그가 테란을 잡는 교과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정교했고, 깔끔했다.

여전히 소수의 병력으로 상대를 유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임요환 선수는 너무 큰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이다. 모든 프로게이머들은 하루가 지날수록 성장해왔으며, 그 성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이다. 마린 한 기를 살리기 위해 컨트롤 하는 노력을 생산으로 돌리지 않는다면 천하의 임요환이라 할지라도 언제까지나 ‘저그전의 황제’로 군림할 수는 없다.

‘황제’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질레트배 스타리그]는 시작된다. 희망은 절망의 몸 깊은 곳,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기본부터 시작하는 고통의 한 가운데서 잉태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황제’가 다시 한 번 힘차게 맥박 치기를 기원하는 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어쨌든, 한번 황제는 영원한 황제니까.


확정된 차기 스타리거

강민(시드), 전태규(시드), 나도현(시드), 서지훈(시드), 박용욱, 김정민, 김성제, 최수범, 이병민, 이윤열, 한동욱, 박태민, 최연성, 변은종, 박정석, 박성준.


- syl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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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초밥왕
04/04/02 00:58
수정 아이콘
헉....이번에도 차기 스타리거에 c조 이윤열선수, 이병민 선수가 안보이네요..;ㅁ; 수 세보다가 '헉...' 이라는 소리가...
c조 너무 미워하시는거 아니여요~~~? ^^;
04/04/02 01:02
수정 아이콘
Ms.초밥왕 님 // 예리하시군요~ --+
Crazy~Soul
04/04/02 01:44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의 패배요인에 대해서, 제가 보는 시각은 상당히 다릅니다.
임요환 선수 결코 마린메딕의 양이 적지 않았습니다. 다만 입구에 견제하고 있던 소수 럴커를 마린 메딕만으로 처리하려다가, 뒤에 다수 대기하고 있던 저글링에 순식간에 잃어버리게 되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밀려버리게 된 것이죠.
임요환 선수에 대한 마지막 부분 지적 -'마린 한 기를 살리기 위해 컨트롤 하는 노력을 생산으로 돌리지 않는다면 천하의 임요환이라 할지라도 언제까지나 ‘저그전의 황제’로 군림할 수는 없다.' 이 말에 수긍이 가질 않는군요. 대 테란전은 몰라도 대 저그전에서 임요환 선수의 생산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04/04/02 02:15
수정 아이콘
대 저그전에서나 대 플토전에서나 임요환선수의 생산력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다만, 대 저그전에서는 컨트롤로 진출한 병력을 좀 더 오래 살릴 여지가 있으나, 플토전은 일단 진출한 병력 싸움에서의 컨트롤은 테란보다는 플토가 중요하기 마련입니다...당연히 임요환선수로써는 대 플토전에서는 자신의 컨트롤 여부가 전투의 승부를 판가름 짓지 못한다는 것이지요..(테란과 플토의 전투에서의 승패는 병력의 규모와 진형이 중요하고 탱크와 벌쳐의 비율이 중요하며, 컨트롤은 그 다음 요소지요)
삼대 테란으로 불리우는 임요환, 이윤열, 서지훈 선수는 상당한 스타일 차이를 보이는데, 임요환선수는 진출한 병력을 극도의 컨트롤로 최대한 오래 살리면서, 최대한 피해를 주는 운용을 합니다..
sylent 님이 지적했듯이 마린 한기를 살리는 것에도 극도의 컨트롤을 집중하지요..

하지만, 이윤열, 서지훈 선수는 대 저그전에 임하는 생각이 조금은 다릅니다..이들은 컨트롤과 본진 병력생산을 거의 비슷한 비율로 신경을 쓰지요..이들의 대 저그전 경기를 살펴보면, 첫번째 병력 진출 후에 임요환 선수보다 진출한 병력이 타이밍상으로 훨씬 빨리 소진 됐음에도 불구하고 본진을 보면, 이미 진출한 병력 만큼 혹은 그 이상의 병력이 모여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임요환 선수는 마린, 메딕이 더 오래 살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진에 모아 둔 병력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프로게이머도 인간인 이상, 병력 컨트롤과 생산은 둘다 동시에 할 수 없습니다...마린 한기 살리는 컨트롤을 포기하고 생산을 했다면 당연히 마린 한기라도 더 나왔겠지요?
덧붙여 이야기 하자면, 누구 스타일이 더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진출한 병력을 최대한 컨트롤해 주어, 피해를 줄 수 있고, 승리를 할 수 있다면, 그게 정답이겠지요..
하지만 오늘 경기같이 진출하려던 병력이 생각지 못하게 빨리 잡혀버리면 상대적으로 본진에 모아둔 병력이 적을 수 밖에 없는 임요환선수로써는 이길 수 없는 경기가 되기 쉽상이겠지요..
Godvoice
04/04/02 02:21
수정 아이콘
왠지 1경기에서 박성준 선수는 박정석 선수가 리버를 쓸 것이라고 예상한 것 같습니다. 질럿 둘 드라군 하나... 지금까지의 플레이를 보면 리버일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죠. 그래서 스파이어를 간 것 같은데... (아니면 낭패)
5경기에서는 화면에 잡히진 않았지만 임선수가 앞마당을 가져간 이후 언덕 위로 올라온 병력이 한순간에 싸그리 전멸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재방송 때 미니맵을 봤는데, 미니맵만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더군요. 저글링과 럴커가 이동한 것은 알겠는데 럴커는 분명 언덕길에 버로우가 되어 있고 마린메딕의 시신도 언덕길에... 럴커가 그 빈틈으로 어떻게 파고들었는지 궁금하네요;
04/04/02 02:47
수정 아이콘
남자이야기 대 박성준선수 전에서의 임선수의 플레이는 해설처럼 컨트롤에 의존한 생산력의 압박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소수 컨트롤 싸움에서 이득(자원적인 이득은 아니라고 봅니다. 심리적인 이득이겠죠.)을 가져간 상태에서 드랍쉽과 컨츠롤에 집중한 나머지 후속 유닛들이 제때
나와주지 않았다고 봅니다,. 전선수와의 테테전은 꿈속같았고 박선수와의 프테전은 과거라면 마지막 경기는 현실이라고 봅니다. 스타리그의 히어로와 히로인 임진록은 더이상 없는 걸까요?... 듀얼보고 친구들 모아모아 음주후에 남겨봅니다..
04/04/02 03:11
수정 아이콘
Godvoice님// 저도 그 부분이 잘 이해가 안가네요..
제 기억으론 럴커가 6기 정도와 저글링 다수였는데...
임요환선수 병력도 그렇게 까지 적은 병력은 아니었음에도...
순식간에 잡힌걸 보면...스탑럴커 였던걸까요...그런것 같진 않던데..
럴커 잡으려고 언덕위로 올라갔다가 쌈싸먹기 당한걸까요...
하여간 그 병력만 그리 쉽게 잡히지 않았다면, 결과가 달랐을텐데 말이죠
질럿의 사랑니
04/04/02 04:56
수정 아이콘
제가 보기엔 마린 한마리 살리려고 컨트롤하는 동안 생산에 좀 더 치중했다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드네요..
04/04/02 05:10
수정 아이콘
위에 몇몇분들 국회의원 같습니다. 모르는거 없고 님들 생각다 맞다는거 알아요.(근데 너무 적당히 아시니까...) 이제 그만 소모적인 논리적고찰을 않했으면하는 소망이 있네요. 쿵쿵쿵!
04/04/02 06:31
수정 아이콘
yelban님, 난감합니다. 국회의원 같다니요. 너무 심한 욕 아닙니까? -_-;
04/04/02 08:53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의 어제경기에 대해
컨트롤 할때 생산에 좀더 치중했더라면.. 의 말은
솔직히 수긍이 가질 않는군요
어제의 패인 원인은 그 문제의 순식간에 병력을 잃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마당도 잘 돌아가고있었고
그 뒤에 병력도 더 있었는데 임요환선수가 어느정도만의 병력을
이끌고 언덕위로 올라갔다가 순식간에 당한거같은데요
거기서 그 유닛들이 올라가지 않았었더라면 또다른 결과를 낳았을거
같네요. 어제의 임요환선수의 컨트롤 굉장히 매력적이었구요
그리고 유닛도 끊기지않고
뽑아주신거 같던데요. 물량을 보니.
04/04/02 09:03
수정 아이콘
이제 임요환선수 OSL 이건 MSL이건 몇달간 못보겟네 ;;
04/04/02 09:09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 패배의 요인은 순간적인 집중부족으로 러커에게 마린다수를 잃은게 패인이고요 컨트롤한다고 생산력이 떨어지는건 아닙니다. 요환선수가 나다에 비해 생산력이 떨어져보이는건 멀티를 좀 늦게 먹기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carpe diem
04/04/02 09:38
수정 아이콘
어쨋건 어제의 Micro Control은 좀 "심했습니다." 그 마린한기 살릴려고 컨트롤하는 약 5초간(이런 순간이 가끔씩 있었죠)은 생산에 신경쓸수가 없었을 겁니다.
김대일
04/04/02 09:53
수정 아이콘
제 개인적으로 임요환 선수의 패배요인은 소모적인 병력손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그와 테란의 힘싸움에서 저그가 밀리는 경우는 테란의 한방병력과 저그의 대규모 병력의 충돌 후 테란의 잔여병력을 저그가 생산하는 병력으로 막지 못할 때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제의 경우를 보면 임요환 선수의 소수병력들이 소규모전투에서 계속 승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저그의 새로 생산된 병력을 압도하지 못해서 결국 한번의 전투에서 패배 후 밀려버린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테란과 저그의 전투양상이 반대로 되어버렸습니다. 테란의 무서운 점은 뚫을 수 없는 방어와 한방병력이라고 생각합니다.
04/04/02 10:30
수정 아이콘
글쎄요. 소모적인 병력손실로 인한 패배라... 물론 임요환 선수가 첫 마메러쉬때 병력을 잃고, 러커의 전진을 늦추느라 마메 병력을 소모하긴 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임요환 선수는 박성준 선수 병력 상대로 병력이 그렇게 적지 않았습니다. 앞마당에서 마메와 탱크가 함께 있었다면 충분히 방어는 할 수 있는 병력이었습니다. 어제 임요환 선수의 패배는 절대적인 병력의 부족보다는 마메병력이 언덕위로 올라갔다가 순식간에 잡히면서 순간적인 병력의 열세로 밀린거라고 생각됩니다. 덧붙여 한가지 더 실수라면 박성준 선수의 다수의 저글링을 파악하지 못해서 파벳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어제 임요환 선수 부담감이 상당했는지 약간 긴장한 모습이 보이더군요. 특히 5경기.. 잘하다 한순간에 밀렸지만 왠지 임요환 선수 답지 않은 컨트롤이나 운영이 보이더군요. 느낌상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04/04/02 11:56
수정 아이콘
태클을 각오하고 몇 자 더 적습니다.

임요환 선수의 패인은 두 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다수의 저글링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이어뱃 비율을 맞춰주지 않았다는 점이고, 두번째는 언덕을 올라가다 일부 병력을 한 번에 잃은 것입니다(스탑러커 였는지 아닌지는 확인이 불가능 합니다만).

어제 경기의 패턴은, 라이벌인 홍진호 선수에게 패배할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임요환 선수가 "테란의 병력이 모이면 모일수록 강해진다"는 사실을 몰랐을까요? 혹은 "저글링이 많을때는 파이어뱃을 다수 확보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을까요?

임요환 선수는, 마치 장진남 선수나 성학승 선수를 상대할 때 처럼 '쇼맨쉽'을 보여주며 멋있게 승리하고 싶은 유혹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패배한것입니다. 마린 4기로 러커를 잡아내고, 저글링의 공격을 피해 마린 1기를 살리는 컨트롤은 방청객과 시청자 모두를 흥분하게 만들었습니다만, 이윤열 선수나 서지훈 선수 혹은 최연성 선수였다면 그 시간에 배럭을 늘리고 더 많은 마린을 생산했을 겁니다.

"마린 2부대 + 메딕 6기 + 탱크 3기 + 베슬 1기"라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러시 타임조차 없었던 이유를 달리 설명할 수 있습니까?
김경훈
04/04/02 13:19
수정 아이콘
sylent님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저도 보면서 컨트롤에 너무 신경쓰는거 아닌가..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저그전에는 자신있는 임요환 선수의 방심도 좀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04/04/02 13:49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sylent님의 글 방식은 왠지 '영문이 원문인 글을 번역한듯한 글' 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_-;;
vividvoyage
04/04/02 13:51
수정 아이콘
엄청난 태클이 들어올 걸 감수하고 저도 몇 자 적자면,
사실 임요환 선수가 한게임배 듀얼 통과한 것도 의아해 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미 마이큐브 때부터 임요환 선수의 '선수'로서의 생명력은 다 해 가는 듯한 느낌이었으니까요. 요 몇 개의 대회 동안 제가 본 임요환 선수는 발전이 없었습니다. 항상 같은 패턴의 움직임과 행동들 만을 보여줬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타 선수들에게는 상대하기 쉬워지는 것이죠.
그리고 다른 분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저는 임요환 선수가 물량을 잘 뽑는다는 생각은 아직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그 기준은 이윤열, 서지훈, 최연성 같은 선수들에 대한 상대적인 것입니다) 먼저 나간 병력들이 할 일을 못해준다면 그 후의 결과는 거의 뻔한 거죠.
04/04/02 13:58
수정 아이콘
막군님 // 으음, 그런가요? 당황하고 있습니다;;;
영혼의 귀천
04/04/02 14:50
수정 아이콘
비비드보야쥐(??)님// 일단 영문치기 무지하게 귀찮아 해서 이렇게 불르는거 죄송합니다 (__) 이윤열, 최연성 선수들과 비교해서 물량이 안나온다는 건 그다지 욕이 아니라고 생각이 됩니다....(사실 그 선수들 만큼 나오는게 대단한거죠)
04/04/02 15:19
수정 아이콘
vividvoyage님// 그러나 비슷한 기간에 열린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좋은 성적은 설명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만... 저도 임요환 선수의 스타일이 고정되어 있다는 - 예전의 kimera님의 소고에서였나요.. 자신도 가난하면서 상대역시 가난하게 만들면 중소유닛의 컨트롤에서는 자신있으므로 이길 수 있는 경기로 만들어 간다는 요지의 말씀이었던 것 같은데.. 그러나 이런 방식의 요즈음의 선수들에게는 통하지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ps) 영혼의 귀처님// 그냥 마우스로 드래그 해서 붙이면 손쉽게 vividvoyage님// 이라고 칠 수 있습니다.....^^;;
04/04/02 16:47
수정 아이콘
임요환의 컨트롤도 필요없는 물량뿐인 스타크래프트가 된듯...
본킬러
04/04/02 17:16
수정 아이콘
vividvoyage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임요환 선수는 컨트롤과 전략에 편식한 경향이 높으며 이에 따라 물량크래프트 시대를 맞아 적응이 매우 어려워진것입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임요환선수가 플토전에서 물량을 많이 뽑는 모습도 보여주기는 했지만요. 크게 플토전 기량이 향상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초반 투팩에 승부를 거는 모습이나 멀티 후 많은 물량으로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임테란의 전진은 정말 어색하고 황제다운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임테란도 최근 부활하고 있는 김정민 선수를 보고 많이 고민했으면 합니다. 왜 그가 살아나고 있는가? 물량크래프트이 시대에 다시 각광받고 있는 김정민의 단단한 플레이.
영혼의 귀천
04/04/02 19:04
수정 아이콘
만득님// 저희 집에선 아이디 자체는 복사가 안되는 군요... 다른 사람의 글에 있는 건 되는데.. 왜 그런지...
vividvoyage
04/04/02 21:30
수정 아이콘
ko-star님 // 컨트롤을 뛰어 넘는 물량 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 임요환 선수의 전략에 대한 감탄이나 이윤열 선수의 물량에 대한 감탄이나 비슷한 느낌이 드는 건 저 뿐일까요?
SkyintheSea
04/04/02 23:02
수정 아이콘
어저께 아퍼서 집에서 쉬면서 관전을 하였습니다~
sylent님의 말씀은 틀린점이 거의 없습니다. 요환선수의 패배요인을
일목요연(맞나?)하게 찝어주신거 같네요~
그러나! 임요환선수의 저그전은 논할여지가 없는 초고수라고 봅니다
근데 왜 요환선수가 잘했다니 못했다니 이런말밖에 없고
박성준선수의 칭찬은 없는거죠~^^; 박성준선수~ 저그라는 종족의
적어도 온게임넷에서는 마지막 희망아닌가요~
V6.Head.Vellv
04/04/03 08:24
수정 아이콘
누구에 물량에는 스타가 망한다더만 누구에 물량은 감탄이군...
04/04/03 12:51
수정 아이콘
김대일님의 의견에 올인합니다. -_-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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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6 The Games 창간기념 인텔 베스트 커플전 5주차 경기결과 [26] Crazy Viper5079 04/04/03 5079
2159 OSL 관전일기 - 마지막 황제 [30] sylent7376 04/04/02 7376
2148 2004년 4월 KeSPA 공식랭킹 [28] 카나타5037 04/03/31 5037
2147 OSL 관전일기 - 저그, 해도 해도 너무한다 [24] sylent7979 04/03/31 7979
2140 OSL 관전일기 - "조진락"은 없다 [27] sylent5874 04/03/29 5874
2134 ITV 7차 랭킹 예선전 결과 [32] GSRG6956 04/03/28 6956
2130 2차 프리미어리그 상황 정리 [20] 전유5897 04/03/27 5897
2128 The Games 창간기념 인텔 베스트 커플전 4주차 경기결과 [5] Crazy Viper4489 04/03/27 4489
2126 NHN 한게임 온게임넷 스타리그 정리 [8] TheInferno [FAS]3150 04/03/27 3150
2121 OSL 관전일기 - "질풍테란" 이병민 [22] sylent5106 04/03/27 5106
2114 하나포스 CEN GAME배 2004 MBC게임 스타리그 10주차 경기결과 [23] Altair~★5417 04/03/25 5417
2102 메가스튜디오 개관기념 복수혈전 경기결과 [42] Altair~★8294 04/03/22 8294
2094 인텔 베스트 커플전 경기결과 -홍진호 김영미 vs 이윤열 이은경- [9] 드리밍4775 04/03/20 4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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