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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언제나 손해보는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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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는 차가운 눈사람입니다.
어느 작은소녀가 날 만들어주었죠.
비록 난 못생겼지만 절 만들어준 소녀는 아주 예뻤습니다.
분홍색 장갑과 새하얀 목도리가 잘 어울리는 그런 예쁜 소녀였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소녀는 단 한번도 웃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항상 웃는 표정으로 날 만들어준 소녀가 웃지 않는 이유를 알수 없었습니다.
커다란 집과 비싼 옷들까지 모든걸 다 가진것만 같은 소녀였거든요.
━ 2
그러던 어느날 소녀는 제 옆으로 와주었습니다.
한번도 웃는 모습을 보인적 없는 소녀였지만 그날따라 왠지 더 슬퍼보이는 표정이었습니다.
한참을 내 옆에서 아무말 없이 있던 소녀는 맑게 빛나는 검은색 보석을 꺼내보았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슬픈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 이젠 이거 하나만 남아버렸어..
더 이상
가난하지 않지만 난 웃을수 없어..
이젠 누구도 날 사랑하지 않거든 .. "
난 소녀의 말이 이해 되지 않았습니다.
소녀의 곁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이런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소녀는 조용히 말을 이었습니다.
" 사람들이 사랑하는건 내가 아니야..
그들이 사랑하는건 내가 가진 돈일 뿐이지..
그리고 이제 나에게 남은건 이 보석하나 뿐이지만 이것만큼은 팔고 싶지 않아.
그러니 네가 나 대신 이걸 지켜줄래 ? "
소녀는 한참을 그 검은 보석을 바라보다, 제 가슴속에 깊숙히 묻었습니다.
그리곤 내 옆에 앉아서 다시 속삭였습니다.
" 지금까지 날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은 딱 한명뿐이었어..
그와 함께 작은 언덕에 올라서 따뜻한 바람을 맞고 그 사람한테 기대서 잠들곤 했었는데..
여기는 작은 언덕도 따스한 바람도 .., 그리고 그 사람도 없어서 난 웃을수 없어.
행복은 언제나 시간이 지난뒤에야 알수 있는 과거형인가봐 .. "
소녀를 위해 무언가 하고 싶었지만,
난 소녀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묵묵히 바라보는것밖에 할수 없었습니다.
━ 3
그날 밤 가슴 속 어딘가 너무나 아프다가 점점 따뜻해졌습니다
소녀가 나에게 준 검은 보석이 뜨거운 심장으로 변한 것이었습니다.
나는 내 몸이 조금씩 녹아내리는걸 느꼇지만 나에게도 심장이 생겼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뻣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소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너무나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조금씩 녹아내리는 몸을 이끌고 천천히 소녀의 집으로 걸어갔습니다.
너무나 느린걸음이었기에 소녀의 집앞에 왔을땐 이미 난 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커다란 대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처음으로 불러보는 소녀의 이름은 너무도 작았기에, 난 그 자리에 주저앉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랑이라는게 이렇게 아픈것 인 줄 몰랐습니다.
울고 싶었지만 그녀가 날 항상 웃도록 만들었기에 너무나도 가슴이 아파와도난 웃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내 마음을 전하고 싶었기에 ..
그녀가 달아준 나뭇가지 팔로 그동안 담아온 모든것들을 새하얀 눈 위에 한참을 써내려갔습니다.
벌써 하늘이 밝아오네요.
지금 난 투명한 물이 되어 사라지고 있지만 그래도 난 행복합니다..
━ +
다음날 ..
눈사람을 만나기 위해 소녀는 밖으로 나왔지만 눈사람은 간데없고,
삐뚤삐뚤한 붉은 글씨만 남겨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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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이젠 웃을수 있죠?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내가 여기에 있었으니까요.
행복은 과거형일지 모르지만, 사랑은 언제나 미래형이거든요.
그러니 이젠 당신의 사랑을 찾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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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눈에는 투명한 눈물이 맺혀있었지만,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남겨졌습니다...
━ 에필로그
왠일인지 구름 한점 없는 어느 날 소년은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작은 언덕위에 올랐습니다.
소년은 언덕에 올라 소녀가 가르쳐준 아름다운 멜로디를 흥얼거렸습니다.
그러다 문득 소녀가 보고 싶어져 소녀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보았습니다.
" 사랑해 .. "
그 누구도 들을수 없을꺼라 생각된 그 조그만한 목소리에 누군가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 나도 사랑해 ... "
소년은 비록 그 목소리의 주인을 볼순 없었지만, 그 어느때보다 활짝 웃을수 있었습니다.
하루에도 수천번 수만번씩 생각한 그녀라는걸 느낄수 있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