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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8/26 00:56:48
Name 나를찾아서
Subject [유머] ● 북경의 좋은 중국인 - 아통이야기 ●
중국에서 만난 좋은사람 - 아통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소위 제가 생각하는 좋은사람보다는
예의없고 삭막한 중국인들을 더욱 자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가끔은 정말 의리있고 친절한 중국친구도 있음을 알게될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은행에 다녀오는 길에 무턱대고 그 중국친구가 보고싶어서 자전거
돌렸습니다.
큰 공터에 자리잡고 있는 그의 작업장에서 꼭두새벽 5시반부터 저녁어스름이 다할 때까지

그 친구는 여기서 일합니다.  북경조양구 망경신성 근처 아침시장이 열리는 부근입니다.
자전거 이야기에서 여러분들께 소개하고픈 '아통'이라는 제 자전거 전문 주치의가
오늘 말씀드릴  그 친구입니다. ^^
<p>이 친구는 참 열심히 사는 사람입니다.
<p>제가 만난 중국인 중에서 제일 열심히 살며 웃음짓는
사람중에 한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p>첨에는 저도 의심을 했더랬습니다. (중국에 좀 있다보면 그놈이 그놈이지라며  의심의
고삐를 늦추지 않게 되더군요. -_-)
<p>저게 날 외국인이라고 바가지 씌우는건 아닌지, 돌려보고 세워보고 한참을 재고 그랬습니다.

<p>하지만, 여러번 자전거를 수리하기 위해 들린 그곳에서 그의 성실함을 봤습니다.
<p>자전거를 가지고 가면, 꼭 한번 직접 운전을 합니다. 그러면 백발백중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진단을 하죠.
<p>
<p>그 솜씨가 가히 경악할 정도로 기똥차서,
<p>제가 '자전거왕', '제 인민자전거 주치의'라는 별명도 붙여줬습니다.
<p>그러기를 몇 번, 손님들이 밀려있어 아통은 자전거를 수리하고
<p>전 곁에 쭈그리고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p>새벽 5시 반이면 어김없이 이곳으로와 저녁 어스름이 져
<p>깜깜해질 때까지 자전거를 수리한답니다.
<p>날씨가 춥건, 어둡건, 황사가 불건 어김없이 그 새벽에 나와 굳은 살 박힌 맨손으로
자전거 기름을 만집니다.
<p>어릴적 중국남방쪽에서 공장에 일하다 힘에 부쳐, 간간히 배운 자전거 수리기술을 밑천삼아
<p>97년 북경외곽지역인 이곳에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p>아통은 두 아기의 가장입니다. 첫째는 벌써 3살박이인데 가끔씩 가보면 수리맡긴
삼륜차를 혼자몰고
<p>저멀리가서 제가 몇 번을 잡아오기도 했죠. 개구쟁이입니다.
<p>또 다른 막둥이는 작년 11월 초순에 태어났습니다. 제 딸도 11월28일날 태어났기에,
가끔 그의 아내가
<p>배가 부른채 작업장에와 작은 일손이라도 거드는 모습이 안쓰러워 공구도 찾아주곤 했는데,
<p>지금은 건강한 아들을 낳아 집에서 아기를 키운다고 합니다.
<p>자식 이야기를 하는 아통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좋아보였습니다.
<p>
<p>그런 인간적인 매력때문에 전 가끔 자전거가 아무 이상이 없어도 그곳에 들려보곤 합니다.
<p>열심히 사는 그 친구를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어,
<p>사진을 찍는통에 제 디지털카메라가 얼마냐고 물어보는 그 말에
<p>왠지모를 미안함이 들어 대답을 못하고는 그냥 선물받았다고 둘러댔습니다.
<p>2원, 3원 이렇게 추운날씨에 손수 기름칠한손으로 번 아통의 돈의 값어치를 ,
<p>부모님께 대가없이 받은 돈으로 산 디카와 비교할 수 없다는걸 잘 알기 때문입니다,,
<p>되려 정직한 대답이 그의 성실한 모습에 미안함으로 남을까 두려워 어물정댔습니다.
<p>이 추운날 기름때섞인 환한 미소를 짓는 아통의 미소를 잊을 수 없습니다.

<p>늘 제가 부르는 별명, 자전거왕 이라는 별명에 히죽대면서
<p>자전거 문제라면 '沒問題' - 메이원티~  no problem을 정겹게 외치는 이 친구는
<p>분명 적어도 자기의 전문분야에 있어서 득도를 한 듯해 보입니다.
<p>자신의 전공에 있어서 자신있게 no problem을 외칠 수 있는
<p>그 친구의 자신감이 부러웠습니다.

<p>손님들도 그의 성실함과 화사한 웃음에 중독되 항상 웃음을 짓게 됩니다.
<p>저같은 어설픈 외국인이 아통과 쭈구리고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하는게 신기했는지,</p>
<p>자전거 수리하러 오신 중국노부부까지 대화에 참여해
<p>그 자리가 온통 '아통' 칭찬하기 자리가 되었습니다.</p>

<p>열심히 사는 모습은 늘 주위를 미소짓게 하는 모양입니다.</p>
<p>전에는 혼자서 했는데, 지금은 수련공(제자)도 뒀습니다.

<p>아직 그친구의 실력이 서툴러 항상 아통이 한번더가서 손을 봐야하지만,
<p>그래도 그 바쁜 일손을 좀 던듯 했습니다. </p>
<p>열심히 산다는 것... 이것 자체가 진정한 멋이라는걸 보고왔습니다.</p>
<p>겉멋들어 성실하지 못한 내삶보다, 그의 기름때잔득묻힌 잠바와 손톱의 성실의 때가
<p>멋져보인 오늘이었습니다.
그래서, 내 삶에 나태와 교만과 게으름으로 가득찰 때면 터벅터벅 전 그 친구의
멍~한 미소를 보러 갑니다.</p>
<p>그렇게 쭈구리고 앉아있다보면, 맨손으로 기름을 만지면서도, 환히웃고</p>
<p>그 바쁜 손님들의 채근질에도, 웃어가며 정성껏 고쳐주는 그 태도를 보며,
<p>제 성실치 못한 인생을 반성합니다.</p>
<p>전에 농담삼아 나눴던 대화가 생각납니다.</p>
<p>"아통~ 나 나중에 정말 할거 없으면 너 밑에서 자전거 배워도 돼?"</p>
<p>"沒問題' - 메이원티, 옹이는 언제든지 환영해~ ^^"</p>
<p>지금 생각해보니 지난날 아통에게 큰 말실수를 했습니다.
<p>그가 전문적으로 하고있는 자랑스런 직업이 내가 할일이 없을때 심심풀이로 배울수 있다는식으로
<p>농담을 한 내 수다스런 입이 또 실수를 한듯싶어, 담에 보면 사과를 해야겠습니다.
<p>난 따뜻한 곳에서, 하루 세끼먹어가며, 좋은집에서 사는데도,</p>
<p>늘 불만을 가지고, 세상에서 제일 근심이 많은 듯 살고 있으니...</p>
<p>아통을 볼 때마다 반성하게 됩니다. </p>
<p>오늘 아통을 만났습니다. <p>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우리곁에 참 많습니다.
<p><p><br><p> </p>
<p>단순하게 생각하고, 명쾌하게 살고 싶습니다. <p>
<p>열씨미~ 열~~~~~씨미 사는, 그래서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p>그런 옹이가 되고싶습니다.</p>
<p> </p><2003.3.5 베이징옹 올림>
<p>에필로그..
<p><br><p>남들은 더럽다한다.
<p>하지만, 정말 더러운건 손톱에 낀 때가 아니라
<p>삶을 열심히 살지 못하는 시간의 낭비일것이리라.
<p>아통은 깨끗하다. 멋지다. 그의 미소는 넘버원이다.
<p>왜냐하면,
<p>그는 세상을 열심히 살아야하는 이유를 미소로, 그저
삶 자체로 가르치기 때문이다.
입과 손과 눈만 살아있는 나보다 아흔여덟배 나은 나의 선생님이다.
행동은 말보다 힘이세다.


그도 힘듭니다. 하지만....
그는 웃는 법을 알고 있는듯 합니다.
힘들어도, 우아하게 웃는 법을 배워나가야 할 시점이 온것같습니다.
우린 어른이기에...


출처: 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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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ingWise
04/08/26 01:18
수정 아이콘
이 다음이야기가 있는데, 디씨에서 정성을 모아 카메라 가방 따위의 선물을 보내 줬다죠. 그 부분이 어딘가 있었는데, 잊었네요.
지애~♥
04/08/26 02:03
수정 아이콘
가슴이 찡~
오크의심장
04/08/26 02:09
수정 아이콘
저도 찡~
04/08/26 02:42
수정 아이콘
디씨 최고 힛갤중에 하나죠. 볼때마다 가슴 찡~ 합니다.
킬링데빌
04/08/26 04:47
수정 아이콘
좋은글 일고 ^^;;dc 를 열시미 뒤저밨습니다
얼래 dc 하고 거리가 먼데 일부러 찾아나섯저
그결과
http://www.dcinside.com/graphic-info/dc_2003_picture.htm
<--보세요 2편까지 있네요
3편은 쿨겔에 있긴한데... 사진이 안나오네요 ..
혹시 아시는분 올려주세요
양정민
04/08/26 07:40
수정 아이콘
아...정말 가슴 찡하네요.
외국에서 저런 좋은 친구를 사귀셨다니...부럽네요.^^
Love Hannah
04/08/26 11:24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글입니다. 맘이 따뜻해지는...
모난구슬
04/08/26 17:00
수정 아이콘
저도 예전에 이 글 봤는데 웃는모습 참 밝군요. 언젠가 본 사람처럼 친근해요.
04/08/27 11:55
수정 아이콘
멋있는 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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