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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9/22 19:32:47
Name MinSun
Subject [유머] ▶하숙생2부- 악연은 계속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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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방바닥을 굴러다니다가 우연이 내 눈에 달력이 들어왔다.

방학이 시작 된지 거의 한 달이 넘어가는

8.월. 10.일.

날은 점점더 더워지고, 심심함은 날로 더해간다.

시골에서 메뚜기 잡고 강아지와 마당에서 뛰어 놀던 게 지겨워,

도시문화를 맘껏 향유하고자 서울로 상경했더니, 이게 뭔가.

차라리 집 거실에서 대(大)자로 뻗어, 선풍기 바람에 꼬추-_-a를 펄럭이고,

시끄럽지 않은 매미소리를 조용히 경청하며 낮잠을 자는 게 훨 낳겠다는 생각이

물씬 들었다.


대학생이 되서 아르바이트도 안하고 공부도 안하고 이게 왠 시간낭비느냐?

라고 물으실 법도 하다.

특히나 지금 전방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군인들은

1주일 내내 유격에 이를 갈고 있을 터인데...

하지만 1달도 안남은 개강시간이 아르바이트를 할 수도 안 하기도 좀 뭐한

어정쩡한 시간대다..

(결국 귀찮아서 안한다는 거잖아-_-;;)


여러가지 생각들로 내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인생무상을 느끼고 있을 쯔음..

그.녀.에게 전화가 온건 오후 3시쯤이였다.


하숙생 "여보세요?"

여자 "야~ 너 어디니?"

하숙생 "아 경순이?"

여자 "경순이? 경순이가 누구냐?.."

하숙생 "아..-_-; 미안. 경자구나 ^^;"

여자 "경자는 또 누구냐..;-_-"

하숙생 "그러면 뉘신겨!!! -_-;;"

주희선배 "나 주희다~~!"


엇 주희선배가 왠일일까? 그녀는 심심해서 나에게 전화를 한다는건

거의 있을수가 없었다. 항상 목적의식이 있어야 나에게 전화를 걸곤

했는데... 그러던 그녀가 1달만에 나에게 전화를 했다는게

왠지 모를 기대감을 갖게 하더라..


하숙생 "네-_- 안녕하세요. 왠일이세요?"

주희선배 "결론만 이야기 할께. 너 서울왔다매?"

하숙생 "<아 씨 괜히 긴장되네> 네... 맞사오만...-_-"

주희선배 "너 지금 용산으로 와"

하숙생 "네? 용산으루요??-_-;"


용산.

용산은 서울의 용산구-_-에 있는 땅으로써 과거 조선시대 한강에서 용이 승천하여

용산이라는 지명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훗날. 이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용이

승천하는 것을 보기위하여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하였고 용을 보기 위한

기술개발에 힘쓰다 보니 현재 용산은 국내 최고의 전자상가들의 모여있는 곳이

되었다는 기나긴 역사를

지니고 있는, 그런 곳이다............



.....설마 믿었는가?? -_-;;


하숙생 "서, 선배 지금 오라구요?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주희 "다름이 아니고, 내가 컴퓨터를 구입했는데 이거 하숙집까지 옮겨다 줘라"

하숙생 "저..저기..지금이 가장 더울 2시라는.....-_-"

주희 "싫어? 흠... 너 몇 학번이더라?"

하숙생 "네 지금 당장 가겠습니다. -0-"


물론 주희 선배가 위에 말한 '너 몇 학번 이더라?' 라고 한 말은 조크다-_-

그러나 나에게 있어 주희 선배라는 존재는 전혀 농담을 안할 것 같은 이미지가

머릿속에 박혀 있기 때문에, 주희 선배가 농담으로 한 소리라 할지라도

농담으로 들리지가 않았다-_-;

뭐 할 일도 없고, 남는 건 시간이요, 더 남는 건 힘이다 라는 속담-_-a 에 의거하여

기차에 몸도 싣고 마음도 싣고-_- 용산으로 향하였다.

투덜거리며 말이다-_-;


한국인구의 1/4가 거주하는 서울에서 '김' 씨 찾는 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면

속담에도 나와 있을까? 그러나 용산에서 '현' 씨 찾는 다는 것은 별로 힘들지

않나 보다. 속담에도 없는 거 보니. 하지만 오늘 부로 내가 속담 하나 만들겠다.


[용산에서 주희 찾는건 껌이다-_-]


라고..


나는 별다른 연락의 나눔도 없이 그냥 용산으로 출발하여 도착을 했는데

문자 보내기도 귀찮고, 핸드폰 치기도 귀찮아서 잠깐 용산 전자 상가를 둘러보았는데

어-_-;

저거 주희 선배 아냐?-_-;


주희 선배 "어 왔네? 잘 찾아 왔다"

하숙생 "네 선배 안녕하세요-_-;"


내가 기억하는 건 주희선배는 당시에 유행을 하고 있었던 파마머리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였다.

차분하게 목까지 내려오던 생 머리를 하고 있었던 주희 선배, 검은 생머리가

유난히도 어울렸었던 주희 선배였는데, 이번에 바꾼 볶은 머리가 어찌나

어색하던지...

분명한 건, 무지 이뻐졌다는 건데...

잠깐이였다. 주희선배와 오랜만에 나눈 인사는. 곧장 앞 대가리 서론은 사라지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주희선배 "자 이거야"


주희선배가 가르키는 손끝에는 컴퓨터 본채가 들어있는 박스로 보이는

어마어마한 거대한 상자가 놓여져 있었다. 설마...-_-;


주희선배 "고생 좀 해라.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그곳까지는 엄청난 고난의 여정이 필요했었다.


"힘들지?"


지하철에서 그녀에게 어울리지도 않던 그 단어가 유일하게 나의 사기를

북돋아 줬을 뿐.

힘든 건 진짜 부정할 수 없었다.

길음역에서 버스를 타고 내려 하숙집까지 걸어오는 거리.

죽음. 그래 이것이 죽음이라는 것이구나.

명색이 남자라고 힘든 내색 보이지 말라는 건, 남녀 차별이였다.

그러는 도중 내가 주희 선배에게 그나마 의외를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은

땀이 줄줄 흐르는 내 이마를 보기가 너무 안스러웠는지, 아니면 이마에서

흐라는 땀방울에 약간 역겨움을 느꼈는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손수건으로

내 이마를 닦아 주었는데...

이상했다. 주희선배에게서 왠지 모를 인간미가 느껴졌다-_-;

(겨우 인간미 느껴졌다고 감탄하던 나도 참 웃기군;;)


주희선배는 보기와는 다르게 컴퓨터에 능숙하더라.

저번에 컴퓨터가 부팅이 안될때 포멧-_-을 해준 장본인이 바로 주희선배였고

여자의 홀로몸으로 여러 용돌이(용산삐끼들;)이 난무하는 그런 곳에서

당당하게 가격파악을 철저히 하여 단돈 45만원에 팬티엄 3 급 컴퓨터를

구입하게 되었다는 것도 참으로 신기한 일이였다.

그리고 내가 또 주희선배에게 느낀 점은

바로 사람을 잘 이용해 먹는 다는 것인데...


나 지금 힘들어 죽겠다. 컴터 졸라 무겁다....-_-;;;;


................................

땀으로-_-샤워를 한 것도 오랜만이다.

걸어오면서 택시를 타지 못한 내 주머니 사정에 내 인생을 되돌아 봤고.

따가운 햇살에 땀을 좀 말려보고 싶다는 어이없는 생각도 했지.


그래도 왠지 억울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 내 몸에 있는 정력이라는 정력은

다 빠져 나갔는데 나에게는 단지 저녁-_-이라는 한끼만이 물질적으로

다가온 다는 것은 너무나 억울했다.

(뭐 사줬는지 아는가? 달랑 피자다-_- 내가 피자 하나에 매수당할

놈으로 보이는가??)


그래서 나의 이 현실을 고려하여 주희선배에게 하나 부탁한 것이 있으니..


하숙생 "선배, 컴터 종종 이용해도 되죠?


(당시에 나의 컴퓨터는 시골집에 고스란히 어머니의 노래방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왠지 꺼르낌한 표정을 짓고 있는 주희선배..


주희 "그, 그래라...-_-"


주희선배는 이젠 악의 우렁텅이에 빠져 버렸다.

효진선배, 은경에 이어 이젠 슬슬 주희선배의 사생활까지 농락할 수 있는

'주희선배방 출입허가' 를 얻어 낸 것이였다-_-+


으흐흐흐흐흐..


컴퓨터 설치에 대해서 간단하게 과정을 마치고 주희선배의 방을

한번 쭈우욱 훑어 보니, 여러가지 옷가지들은 방학 전 그대로 남아 있었는데

왜 그런가 했더니...


"나 유럽여행 다녀왔다"


라고 한다. 유럽여행..... 허허..;;;


...............................................

주희선배는 그렇게 컴퓨터를 설치하였고

집에좀 다녀온다면서 약 4일간을 하숙집을 비워 두었다.

나는 주희선배가 '그,그래라' 라고 한 말에 그다지 책임을 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했건만 그게 아니였다.

하숙방 문을 고스란히 개봉-_-한채 집으로 향한 것이다.


그나마 할일 없어서 지겨워 했던 나의 인생에 약간의 꽃이 피기 시작했다.

우선 컴터에 인터넷을 설치 하였고 (물론 나의 방에 있던 인터넷선을 연결함)

내 방에 있던 스타씨디를 가져와 컴터에 깔아 버렸다-_-+

우후후후. 게임방이 따로 없는 주희방.


그때........... 나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했다.

남자라면 이런 호기심 한번쯤 가져봄 직도 한데..-_-

바로 여자 방에서 야한 동영상 감상하기이다-_-

참으로 변태스러운가? 나도 인정한다-_- 내가 왜 그때 그랬는지 이해가 안간다.


태영이는 꽤나 야한 동영상을 몇개 소지하고 있었는데

한낮에 아무도 없는 틈을 노려 메신저를 통해 동영상을 몇개 다운 받은

것이다-_-; 엄청난 쾌감을 느끼고 자지러지는 두 사람의 형태를 보는건..

단지 호기심이 자극되서 일뿐-_- 아무런 의도도 없었음을 밝힌다.


그래 단 두편만을 보자.

그리고 완벽한 범죄를 이루는 거야.

마치 밀실에서 사람을 죽이고, 그 밀실에는 죽은사람만 존재했던 것처럼

보이게 완전 범죄를 꿈꾸는거야.

나는 순간 김전일-_-이 되어 (꽤나 유치한 발상;)

힘껏(?)동영상을 감상해 주신후.

그 동영상을 지워 버리고 휴지통에 버려 버렸다.-_-v

(근데 생각해 보니 다 할줄 아는거군..-_-;;)


여자방에서 야동을 감상한 느낌은.

좀 색달랐다 라는 것;;빼고는 괜시리 허탈감과 후회감만이 맴돌았다.

(헉 단지 야동만 감상한게 아닌거 같은데-_-;;)




그러나 주희양이 돌아온날...........




나의 완전범죄는 들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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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9/23 04:43
수정 아이콘
군데 이거 실화맞나요? 하숙생 2부부터 왠지쫌...스토리가 너무 자세하고 그래서 -_-;
신 똥™
02/09/23 12:02
수정 아이콘
완전범죄??
할라면 휴지통 비우고, 최근문서목록까지 지웠어야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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