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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8/10 13:44:12
Name 서늘한바다
Subject [유머] 팬픽<스타크래프트2>5
2005년 10월 World of Craft 대회가 미국 LA에서 열렸다. 한국에서조차 이미 스타크래프트의 열기가 시들해진터라 GM사와, MS, Homda등의 세계 유수한 기업들이 스폰서를 대는 이번 대회에 조금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워낙 상금의 규모가 엄청나 이미 스타크래프트가 거의 사장되다시피한 유럽각국에서도 예선전에 참가 신청을 하는 인원이 대단했다.
총상금 2000만 달러, 우승자에게 800만 달러, 준우승자에게 400만달러, 3위 입상자에게 200만달러, 4위 입상자에게 100만달러, 8강입상자에게 50만달러, 16강 입상자에게 각각 37만달러씩의 어마어마한 상금 규모는 스타크래프트에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침을 흘릴만 했다.
대회 방식은 각 대륙별로 4명씩의 선수들이 선발되어 경기를 16강 풀리그로 치루는 것으로 되었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불참으로 호주와 티켓을 경쟁하는 아시아에게 두장의 출전권이 가고 유럽과 아메리카에 한장씩의 티켓이 가게 되었다.
예상되었던 대로 아시아 출전권은 한국 선수들이 독식하였다. 오랫만에 고국에 모습을 드러낸 스타 게이머들인 임요환, 이윤열, 홍진호, 서지훈, 강도경, 조용호, 박경락, 나도현, 최연성, 박용욱들은 여전히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하듯이 모든 예선전 경기마다 예전보다 훨씬 많은 수의 관중이 몰려들었고 열광적으로 응원하였다. 불과 몇달전의 경기장의 한산함은 사라져 버렸다.
그중 임요환의 인기는 그의 전성기 시절을 능가하였고 거의 광적일 정도였다. 또한 그 열광적인 응원에 걸맞게 그의 플레이는 감탐에 감탄을 더하게 만드는 콘트롤과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물량적인 면에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아시아 예선전에서 완벽한 경기를 보여주며 더이상의 게이머가 나올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쟁으로 그의 팬들은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었다.
요환 뿐 아니라 그 밖에 다른 게이머들도 월등한 실력 향상을 보였고 순식간에 각국의 방송사를 통해 이들의 경기를 지켜본 세계인들은 스타크래프트에 순식간에 매료되기 시작하였다.
결과 아시아 예선이 끝나가고 예선전 결승에서 요환가 진호가 붙었을 때 요환의 순수팬은 한국에서만 칠십만명에 이를 정도였고 아메리카나 유럽에서의 그의 팬은 수백만에 이를 정도였다.
대륙 별 예선이 끝나고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의 명단이 발표되었다.
아시아에서는 일번 시드를 받은 임요환과 삼번 시드를 받은 홍진호, 이윤열, 박경락, 서지훈, 나도현이었고 유일하게 국내 참가자인 박정석이 예선을 통과했다. 유럽에서는 TA사 소속인 카셀, 투르니에, 모리슨, 붕에, 지오노였고 아메리카에서는 로빈슨, 오즈. 글리즈, 앨런, 맬빌이었다.
LA현장은 흡사 월드컵처럼 뜨겁게 달구어졌다. 각국의 방송사에서 온 취재진은 선수들애 대해서 좀더 알기 위해 각축을 벌였다.
정민과 재훈은 모 방송사의 특파원으로  LA에 보내 졌다. 둘다 일세대, 이세대 사이에 프로게이머로서 각종 관삼의 촛점이 되고 있는 게이머들과의 친분이 있던 것과 일정 기량에 실력들로 경기 분석에 뛰어난 것을 높이 산 것이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TA사 소속인 까닭에 정민과 재훈은 접촉이 쉽지 않음을 알았다. 같은 팀이었던 지훈과도 인터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TA사는 대리인을 통한 자체 제작 선수소개 화면 외에는 공개하지 않았다.
TA소속이 아닌 정석과의 인터뷰를 어렵게 하기로한 정민과 재훈은 정석이 머물고 있는 센터홀 호텔로 찾아갔다. 입가에 순한 미소를 띄우고 있는 정석은 반갑게 정민과 재훈을 맞아주었다.
"이런데서 보니 더 반갑네."
"정석아 잘 지내지?"
정석과 같은 종족으로 친한 재훈이 인사를 건냈다. 같이간 사진 기자와 촬영기사, PA등이 급하게 인터뷰를 서둘렸기 때문에 그들은 의례적인 인텨부에 들어갔다.
정민 : 우선 아시아 출전권을 딴것을 축하드립니다. 이번 예선전은 예년의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한층 더해진 가운데 치뤄졌는데 경기를 한 장본인으로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정석 : 예, 우선은 스타가 예전에 비해 팬들의 사랑이 많이 시들해진 거 같아서 게이머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까웠는데 이번 예선전에서의 팬 여러분들의 관심이 매우 폭발적이어서 감사하고 게미어로서의 보람을 느꼈습니다.
재훈 : 한동안 한국 게이머들의 해외 러쉬가 있었는데 그 해외파 선수들의 실력이 순수 극내 선수들과 비교해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어 부담이 많이 되었을 것으로 압니다. 힘들었던 점과 가장 상대하기 힘들었던 선수가 있었다면 대답해 주실수 있는지요.
정석 : 모든 선수가 정말 상대하기 어렸웠는데 특히 해외파 선수들만한 실력의 선수들이 국내에 그리 많이 있지 않아 연습하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그중 가장 힘들었던 선수를 꼽으라면  역시 임요환 선수, 이윤열 선수, 홍징호 선수가 상대하기 힘들었습니다.
정민 : 그래도 국내 출신의 선수들은 대략의 실력을 알고 있었고 예선전을 통해 어느 정도 상대의 전력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그 밖에 다른 대륙의 출전자들 역시 우리나라 선수 못지 않는 기량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떻게 하실 것인지요?
정석 : 우선은 연습을 많이 할수 밖에 없을 거 같고요, 대회를 진행하면 다른 선수들의 리플레이를 구해서 많은 연구를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재훈 : 해외에서 열리는 경기라 더 어려울 거 같은데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지요?
정석 : 우선 언어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고 좀 외롭다는 게 힘드네요.
정민 : 이번 16강에서 처음 맞는 선수가 유럽에서 예선전 우승을 한 카셀 선수인데 프로토스 전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정석 선수가 저그전에 좀 약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석 ; 카셀 선수가 저그 유저로 프로토스를 잘 잡는 것은 유럽예선 리플레이를 통해서 확인했습니다.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최대한 압박하는 플레이로 저그를 가난하게 해서 중, 장기전을 도모하는 전략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
한시간여의 인터뷰를 마치고 정민과 재훈은 정석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때? 긴장되지?"
"응... 늘 그렇지 "
정석은 씩 웃어 보였다.
"다른 선수들하고 만나기는 하냐? 그래도 같은 한국 선수들인데...."
"못해 겨유 예선전 치룰 때 경기하면서 요환이형하고 윤열이히고 좀 이야기를 해 봤는데 많이 변한거 같더라. 차갑다고 해야 하나? 꼭 다른 사람들 같았어. 아니 그런것보다 얘기를 잘 못하는 거 같았어. 아마도 회사에서 막나봐."
"무슨 이야기야?"
"음...무슨 매니전가 하는 사람이 계속 따라다니는데 나도 신경쓰여서 얘기하지 못하겠고... 어쨌든 한경기, 한경기 우선은 열심히 해야겠지."
정민과 재훈은 정석과의 시간을 게임연습에 대한 지적을 하며 보냈다. 정석의 콘트롤과 물량은 어마어마했다. 이년전 불의의 사고로 한동안 게임을 할 수 없다가 재기를 위해 피나는 노력으로 결국 이 자리에 까지 서게 된 것을 잘 아는 정민과 재훈은 정석의 끈기에 감탄하지 않을수 없었다.
"아, 참 여기에 진수도 왔더라."
정석은 문득 생각난 듯이 입을 열었다. 진남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진수는 한동안 방황하다 공부를 하기 위해 게이머 생활을 접고 유학을 갔었다.
"공부는 잘 된대?"
"진수가 그러는데 지금 공부 아니라 사업하고 있대."
"사업??"
"응, 잘은 모르지만 컴퓨터 소프트 웨어나 네트워크에 관한 건가봐. 표정은 여전히 밝아보이더라."
"한번 만나봐야 겠네."
"경기 보려 온다고 자리 좀 구해달라고 던데."
"오랫만에 진수도 만날수 있겠구나."
정민과 재훈은 모처럼 예전에 동료들을 만난 기쁨에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삼일후 첫경기인 임요환vs모리슨의 경기가 열렸다. 유럽출신인 모리슨은 저그 유저로 매우 뛰어난 유닛 조함으로 테란에게 강한 선수였다.
약 5만명을 수용할수 있는 LA Big Hole에서 열린 이 경기에는 임요환이라는 이제는 세계적인 스타가 되버린 선수를 보러온 수많은 팬들과 모리슨의 멋진 플레이를 보기 위해 몰려온 팬들로 꽉 찼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었던 이 경기에서 임요환은 손쉽게 2승을 연달아 거두었다. 그 경기에서 보여준 임요환의 콘트롤은 가히 압도적이라 할 만큼 정교하고 예술적이었다. 경기를 취재하러온 많은 기자들은 숨막히는 그의경기 운영을 artist라는 말로 표현했고 팬들은 찬사를 바쳤다.
정민과 재훈도 연일 벌어지는 경기들을 취재하며 매우 바쁜 날을 보냈다.
A조 경기는 예상대로 임요환이 3승으로 쉽게 8강에 올라갔다. 그리고 모리슨이 2승1패로 8강에 합류했고 B조에서는 카셀이 3승으로 박정석이 한경기 한경기 힘겹게 치루며 2승1패로 8강에 진출하였다. C조에서는 무난히 홍진호와 서지훈이 2승1패씩으로 8강에 합류하였고 D조에서는 다른 선수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던 미국의 오즈가 3승으로 8강에 진출하였고 그 뒤를 이윤열이 8강에 진출하였다.
정민은 LA의 밤하늘이 익숙치 못하였다. 한창 아름다운 가을일 서울의 서늘하고도 달콤한 밤공기와는 달리 북적대는 듯한 더위와 부가 부패한듯한 빈곤의 냄새로 가득한 LA는 도무지 정민하고는 맞지 않았다. 어제 걸려온 혜연의 전화에 그녀를 기다리는 정민의 마음은 한층 무거웠다.
...정민씨,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난...
혜연의 혼란스러운 목소리는 정민의 상상을 차츰 불길한 곳으로 돌려가고 있었다.
밤 11시가 다 되어서야 혜연은 정민의 숙소에 찾아왔다. 그녀를 보지 못한 한달여동안 훨씬 수척해진듯 했다.
"무슨일 있어?"
정민은 혜연의 가냘픈 어깨를 감싸안으며 물었다. 혜연은 정민이 한번도 보지 못한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고 정민은 혜연의 그런 모습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나 혜연이지? 그런거지?"
"그래. 넌 혜연이야. 누가 뭐래도 내 마음속에서는 영원히 혜연으로 남을 거야."
혜연은 정민의 품에서 발버등 치며 울었다. 정민은 어미새가 아기새를 품듯 그녀를 안아 주었다.
"괜찮을 거야. 네가 그랬잖아. 그리웠던 거라고....네가 그리워한게 바로 너인거야. 그러니 울지마."
혜연의 눈물은 점차 잦아들었다.
"이제 마음좀 가라앉니?"
정민은 혜연에게 물을 가져다 주며 물었다.
"어떻게 해야할지...나혼자서는 못하겠어... 아니... 난 못하겠어..."
혜연은 멍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갑자기 혜연은 방안을 둘려보았다. 열려진 창문과 방문을 닫고 황급히 불을 끊채 정민을 쇼파에 앉히고 숨죽여 입을 열었다.
"잘 들어야해...더이상 나도...이것밖에는 할 수 없어...."
혜연은 오열하듯이 입을 열였다.
"TA사가 어딘지 알아? 뭐하는 곳인지 말이야?"
정민은 의아한 표정으로 혜연을 바라보았다.
"바로 미국 국방부야... 잘 들어둬. 내 양모는 TA사 이사야. 이주전쯤에 집에 연락없이 갔었어. 너도 만나고 엄마도 깜짝 놀래줄려고. 엄마는 안계시더군.. 지루해서 엄마 서재에 들어갔어. 엄마서재에는 나도 한번도 들어간 적이 없었어. 들어갈수 없게 했으니까.. 그렇지만 그 날따라 문이 열려있었어. "
혜연은 한동안 침묵했다. 흔들리는 그녀의 눈동자를 정민은 말 없이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 지금 무슨 얘기를 하는 거지? 그녀가 하는 말이 뭔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서재에 들어가서 책을 둘러보다 컴퓨터를 켰어. 웹서핑을 하고 메일을 보내려다 네 생각이 나서 네 이름을 무심결에 검색에 쳤는데........."
혜연의 눈동자는 굳어버린듯 차가워졌다. 아니 그보다 더한 아픔을 그녀의 마음속에서 도려내느라 진을 다 쓰는 듯한 모습이었다.
"놀랐게도 네 자료가 저장되어 있는 파일을 발견했어. SC2프로젝트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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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쿄우™
04/08/10 14:11
수정 아이콘
매우 심호한 글이네요.. T.A사의 기계적인 선수들의 육성이라니..
04/08/10 23:49
수정 아이콘
호호~ 너무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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