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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9/20 08:28:18
Name kairess
Subject [유머] [펌]하숙생(38)
출처 : 나우누리

내 성격은 이상하다.

평소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던 여자애가..

남자친구가 생겼다던지, 혹은 남자와 썸씽이 있게 되면..

나도 모르게 질투감-_-이 생기곤 한다..

한 예를 들어..

내가 재수할 때 우연히 알게된 여자애가 있었더랬다..

그 여자애는 그냥 외모는 평범하며 수많은 여자중에 마냥 한명의

여자로만 보아왔는데..어느날 그 여자애가 남자와 손을 잡고 다니는 것을 보며-_-;


"아씨 작업 들어갈걸...-_-;"


이라는 후회가 들었었다-_-;

근데 생각해 보면.... 이 현상이 나에게서만 생기는 것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재수생활 끝나고 집으로 무작정 내려갔을 때

(같이 재수하던 친구들에게 아무말도 안하고..그냥 조용히 내려왔다)

갑자기 사라진 나 하숙생을 자주 못볼 것 같자...

친구들 한두명씩...


[나 너 좋아했었는데....]


라며 편지 혹은 문자따위로 쉽게 고백을 하는 모습도 많이 보았다.

즉 그 여자애들도 나처럼...

관심 없던 사람이 순간 공백감이 느껴질 때는..

자기도 모르게 그 사람에 대한 관심이 표출 되는 것 같다...


주희양........-_-

평소에 않좋은 감정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나 엄연히 여자친구 있다...-_-;

주희양이 승권이랑 사귀던 말던 아무 상관 없다...


근데 왜 마음이 다급해 지는거지?-_-;

왜 승권이와 주희양이 잘되면 내가 못 참을꺼 같지??-_-;;


시험기간인데도 불구하고 나의 머릿속은 승권이와 주희양 생각만이 가득했다..


친구들의 눈치상; 공부하는 척이라도 할랬지만..

괜시리 산만해 진 나.....-_-;


"너두 주희선배 좋아하냐?"


라는 오해가 들리지 않기 위해서 속으로만 삭였지만..

성격상-_- 그 둘이 사귀게 되는걸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_-;

난 그래서 1달동안 연락을 끊어온 승권이에게 전화를 했다.


하숙생  "승권이 핸드폰 맞죠?-_-"

   승권  "네 하숙생씨. 저 승권이 핸드폰 주인 맞는데요?-_-;"

하숙생  "승권이냐? 하하..^^;"


나는 최대한 속 안보이기 위해서-_-;

말을 이리저리 돌려서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_-


하숙생  "이야~~~ 너 요즘 작업들어가는애 생겼다매?? 우화화 누구냐??"

  승권   "............"

하숙생  "여,여보세요??-_-;"

  승권   "흠..이상해..."

하숙생  "어?;; 뭐가??"

  승권   "한달만에 연락한 녀석이 나에대해서 어떻게 많은걸 알고 있지??"

하숙생  "<헉...>"

  승권   "너 주희 선배 아냐??너가 주희선배와 연관이 있으니깐

          나한데 전화한거 같은데.."

하숙생  "<이녀석도 김전일을 꽤 봤나 보군..어째껀 최대한 모른 척 하며..>

           주희선배?? 그 여자가 주..주희선배야? "

  승권   "그건 그렇다만... 용건만 간단히...-_-"

하숙생  "<역시 재수없군;;> 하하 다름이 아니오라..

         나임마 주희선배랑 친해~ 내가 도와줄까?"


나의 계획은 이랬다.

계..계획이라고 할 것까지 장황한 상황은 아니지만..

그냥..그녀석과 주희선배의 관계가

승권이가 단지 고백만 했는지..

요즘 꼬실려고 연락중인지...

아니면 사귀고 있는 중인지...-_-;

알아 둬야 할 필요가 있다-_-;


  승권  "오 그래? 주희선배 어떻게 아는데??"

하숙생 "응 엠티때 같은 조 였었거덩..."

  승권  "엠티면 춘천갔었던 엠티? 나 그때 주희선배랑 같은 조였는데?

         너두 같은 조였나? -_-a"

하숙생 "<헉-_-;;> 아닌가?-_-; 모르겠다. 하하 아닌가 부다..^^;;"


말을 꾸밀려면 앞뒤가 맞아야;하는데..

난 그리 계산적이 아니다..-_-;


하숙생  "어쨌건 내가 도와줄게 임마~ 고백했냐??"

   승권  "아니 고백은 안했는데.. 전화연락은 자주 한다~"

하숙생  "그래???? 잘 받어???? 그 여자가 전화를 잘 받아 주던???"


괜시리 내가 더 흥분 되었다...-_-;


   승권  "응 잘 받는 편인데?? "

하숙생  "그..그래?? 주희선배 졸라 접근하기 힘들지 않냐??"

   승권  "응 그건 그래-_-; 많은 여자를 꼬셔봤지만.. 가장 힘든거 같어;;"


그래. 많은 여자를 꼬셔본 승권이...-_-

승권이는 여자친구를 사귈땐 항상 목적의식이 있었다.


"나는 말야. 3일이면 충분해. 첫날 손잡고 둘째날 키스 하고...

  셋째날...*-_-*하면 끝이지 뭐"


한창 승권이랑 다닐 때 주 대화거리가 승권이 잘난척 듣기였었다..

그리고 그땐 내가 왜 그랬던지...-_-


하숙생  "그래그래? ^0^ 그렇게 쉽게 되냐??"
  태영   "마조 마조~ 넌 만난지 첫날에두 그거*-_-*해봤어??"


........라며 마냥 궁금해 하고 호기심 갖던 그때...

...지금생각하면 나두 참으로 재수없었었다-_-;;

아무리 내가 주희 선배를 싫어한다고 해도.. 너 만큼은 주희 선배한데

접근 절대 못시킨다-_- 두고 봐라...라는 다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별로 얻은 건 없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아무것도 없었다.

승권이에게 주희양의 본모습-_-을 모두 말해버릴까 했지만

차마 주희양 뒷 마까는건 너무 양심에 찔렸다.


그래서......... 승권이 뒷다마를 까야는데-_-;


도저히 뒷다마 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는다..-_-;;


상대가 은경이 였다면...

<은경이와 한창 수다떨다가...>

하숙생  "참 은경아 너 요즘 승권이랑 연락하냥?"

  은경  "웅 오빠 전화 자주 하는데 왜??"

하숙생  "야~ 그 씹세 졸라 재수없어. 걔 어떤앤줄 알어?
         어쩌구 저쩌구야!! 너두 조심해~"

은경   "헉..승권이 그남자 정말 씹세-_-네..."


.......를 시작으로 승권이가 당연히 은경이에게 차임은 물론이거니와

승권이를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을 순 있지만...

주희선배 같은 경우...


하숙생  "저기 승권이 안좋은 애에요...-0-"


라고 물었다가는........


주희  "너가 무슨상관인데??"


라며 오히려 쿠사리 먹을 것이 분명하다..

그만큼 주희선배는 자존심이 강하다-_-;

아무리 자존심 강해도.. 승권이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면...

자존심 강한 주희선배도 승권이를 남자로 볼 수 있을 텐데...-_-

하는 위기의식....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의 어리버리 우유부단한 성격을 탓하며

시험기간인지도 모르는 그런 생활이 2~3일 지났다.

전공시험을 보고 태영이와 함께 밥을 먹으러 가는데...

"야 하숙생~~" 하고 날 부르는 인간이 있었으니.. 바로 승권이다.


승권  "야~ 숙생아 잠깐 대화좀 하자"

하숙생 "그..그래... 무슨일인데? <무슨일이긴 주희선배 이야기지..>"

승권  "야 주희선배가 너 잘 알더라? 어떻게 잘 아냐??"

하숙생 "응? 그래?? 그냥 뭐 잘 알어..-_- 내가 전에 전화로 말했지 않나?"

승권  "아 그러냐? 흠..."

하숙생 "근데.. 너 요즘 주희선배랑 대화 많이 하는 거 같다?"

승권  "어 사겨-_-"


헉......뭐??

사귄다고??? 정말 사귄다고?????

나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_-; 진짜로 사귀는거야??

그놈은 진짜로 잔인하게-_-사악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난 그놈의 웃음 속에서 하나의 뉘앙스를 느꼈다.


"너가 주희선배랑 친하면 얼마나 친하냐 나는 주희선배랑 사귄다"


라고 그녀의 눈 웃음속에서 느껴진 뉘앙스.

언제부터 사귀었냐고 나는 물었다.

2일 되었다고 한다-_-; 작업진전도 졸라 빠르다.

물론 승권이 능력이라면 그러는게 정상이겠지만... 주희선배가 이렇게

쉽게 넘어올줄은 누가 상상했겠느냐..-_-;;


이럴수가.

이럴수가

천하의 주희선배가 한갓 바람둥이에게 쉽게 넘어가다니..

넘어가다니...

이상하게 주희선배에게 배신감 마저 느껴졌다-_-;


"에이 신발~~ 사귀던 말던 무슨상관이야~~!!"


라고 혼자 소리를 지른 뒤, 자연스럽게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여자친구는 왜이렇게 목소리에 힘이 없냐고 묻는다.

나는 시험망쳐서 그렇다고 말해줄 수 밖에 없었지.

그녀는 힘내라고 나에게 격려를 애정어린 말투로 말했고..

오늘 술 사준다면서 밤에 나오라고 했다.


..........................................................


그날 하숙집에 돌아갔다.

시험기간이라서 그런지 미자누나가 오랜만에 얼굴을 내 보였다.


미자  "이야 하숙생아~ 진짜 오랜만이다-_- 어떻게 한지붕 살면서

       이리 못 볼수도 있는거지?... 다 너가 신문사에 무관심해서 그런거

       아냐??-_-++"


그러고 보니-_- 신문사에 안간지도 꽤 되었다.

미자누나;; 이미 내가 신문사 오는거 포기한거 같다-_-;

그리고 내가 하숙집에 온지 20분만에 주희선배가 들어왔다.

주희선배 표정에는 왠지 모를 행복감-_-이 곁들어져 있었다.

아닐꺼다. 주희선배 평소와 표정이 같다. 내가 그렇게 느껴지는 걸꺼다.

오랜만에 미자누나와 주희선배와 함께 한 식탁에 앉아서 식사를 했다.

그녀 둘은 자연스러운 대화를 했지만..

나만 혼자 묵묵히 밥을 먹고 있었을 뿐이였다-_-;

아씨 괜히 우울해진다-_-;

나 왜이러지?? 나 부족할꺼 없잖아? 여자친구도 있는데~!

나 왜이래?? 나 왜이래-_-;;


호..혹시 나 주희선배 좋아하는거 아냐??

아악. 아닐꺼야..아닐꺼야.....-_-;


주희선배와 나는...내일도 있을 시험에 대비하여..

식사를 하고 다시 도서관을 향하였다.

도서관에서 공부 조금만 하구 술마셔야지...그날따라 여자친구가 보고 싶었다-_-;


근데 나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하숙생  "선배. 승권이랑 사귄다면서요?? ^0^"


정말 큰 다짐을 하고 주희와 승권이 사이를 확실히 해야 했다.

그래야 내가 그냥 포기하고 조용히 내 할일 해야 하지 않은가???

...그나저나..진짜 오랜만에 내가 말 걸어보았다-_-;

그,그러고 보니 진짜 오랜만에 말거는거네-_-;


주희   "누가 그래??"


역시 꼬치 꼬치 캐 묻고야 마는 주희선배-_-

훗. 좋겠다. 남자친구 생겨서... 그래 내가 소문내고 다닐꺼야

너네 둘이 얼마나 잘 사귀나 보자구! 내가 소문 다 낼꺼니깐-_-

나는 그냥 친구들한데 우연히 들었다고 말했고.. 주희선배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말.....그말.......







주희   "아 짜증나 왠 변태같은 시키가 끼어들어서...-_-;;"



-_-?????????  뭔소리야?? 변태라니?? 나한데 한 소리야??


하숙생  "네?? 벼..변태라뇨??"

주희   "너 승권이랑 같은 동기지? 걔한데 똑바로 전해라"

하숙생  "-_-???????;;;;;;;;;"





주희   "다/시/는/ 짜/증/나/게/ 전/화/질/ 하지 말/라/고/"



.............-_-


할말이 없었다.......-_-;


주희선배가 말하길. 승권이 졸라 주희선배한데 전화질 하구...

만나자고 했다고 한다. 주희선배는 짜증이 났었다고 한다-_-;

그러다가 어제 다시는 전화질 하지 말라고 한마디 했더니...

승권이가 말하길.


"그래도 전 포기 못해요..-_-;;;"


라고 울었다고 한다-_-; 남자시키가 어떻게 그럴수 있냐고..

다시 한번 남자한데 실망을 토로 하는 주희선배-_-;;

나쁜녀석......

나쁜녀석...........

그렇게 구라를 쳐서라도 주희선배랑 사귀고 싶었냐??-_-;

그렇게 구라를 쳐서라도 날 경계 해야만 했냐???

그렇게 구라를 쳐서라도 추한모습을 가리고 싶어했냐??-_-;


이런 변태같은 승권이 녀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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