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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0/06 02:26:25
Name 아비터가야죠
File #1 jojo.jpg (301.9 KB), Download : 39
Subject [유머] '사탕발림(赦蕩拔琳)'이라는 사자성어의 유래


원소와 조조가 하북의 패권을 걸고 다툰 관도대전의 전초전에서

원소 수하의 문관 진림은 조조를 맹렬히 비난하는 격문을 씁니다.


이 격문에서 진림은 조조만이 아니라 그 선대들까지 철저하게 깎아내리고

조롱했는데, 그 문장이 매우 뛰어나 이를 받아본 조조가 무척 놀랐다고 합니다.



관도에서 원소가 패하자 진림 역시 포로가 되어 조조

앞으로 끌려왔는데, 조조가 짐짓 힐문하여 말하기를



"나만 욕하면 될 것이지 선대까지 조롱할

것은 또 무엇이냐? 그 글이 심히 방자하도다."



라고 하자 진림은 체념 비슷한 어조로 답하여 말하기를



"화살은 시위에 먹여지면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그 글재주를 아깝게 여긴 조조는



"화살은 그저 나아갈 뿐이라면 그 글의 방자함도 화살 탓이

아니라 나아갈 방향을 결정한 활 탓일 터, 그러하니 그대는

이제 나의 화살이 되도록 하라."



라고 하며 격문 건을 용서한 뒤 자기 신하로 등용하였습니다.

응당 죽을 줄 알았는데 목숨을 살리고 등용이 된 터라 진림도

열심히 일했다고 합니다.



이는 흔히 조조의 넓은 배포와 인재에 대한 피아를 가리지 않는 존중을

보여주는 일화로 종종 언급됩니다만, 적어도 삼국지 이야기가 민간에

돌던 시기부터의 전근대 시기에는 조조가 무조건 악의 화신으로 묘사되다

보니 보아줄 만한 행위들도 그 뜻이 곡해되거나 나쁘게 해석되곤 하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이 일화도 마찬가지여서, 일부 사람들은 이 일을 평하여 말할 때



'본디 조조는 서주에서 백성을 학살하였으며 원소와 싸울 때도 살 길을 찾아 투항한 병사들을 산채로 묻어버리는 등, 제 기분에 따라 아무렇지도 않게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잔인한 인물이었다.



이러한 자가 자신만이 아니라 선대까지 욕한 자를 풀어주고 말로 달랜 것은 그 배포가 넓어서가 아니라 오로지 화북을 온전히 평정하지 못했으매 선비를 잔인하게 대하면 그 땅의 선비들이 일제히 일어나 대항하여 사세를 위태롭게 할 것이 두려웠던 때문이니 공도를 따른 것이 아니라 사욕을 따른 것이었을 따름이다.



진림 한 명을 좋은 말로 꼬드겨 방자함을 용서하고 등용하매 화북의 수많은 선비들이 이를 뒤따라 절개를 굽히고 꼬드겨지게 되었으니, 역시 간웅다운 꾀가 아니겠는가'



라고 말하며 조조의 행동을 폄하하였습니다.



그런데 조조가 순전한 악인으로 평가되던 민간에서는

이러한 해석이 오히려 인기를 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후세 사람들은 자기 이익을 위해 상대를 듣기 좋은 말로

꼬드기는 것을 가리킬 때 원소에게 승리한 조조가 '내 화살이 되도록

하라'는 말로 자신과 자신의 조상을 욕한 진림의 방자함을 용서하고

오히려 등용한 일을 그저 자기 이익을 위해 꼬드긴 것이라고 해석했던

저 평에 종종 빗대었다 합니다.



이 말이 바로







사탕발림(赦蕩拔琳)



-방자함을 용서하고 (진)림을 뽑아 쓰다-



입니다.



용례

A: 누님 오늘따라 한층 젊어보이시네요.

B: 그런 사탕발림(赦蕩拔琳)으로 꼬드겨도 밥은 안 사준다.







P.S : 물론, 지금까지 진지하게 읽으셨으면 지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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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09/10/06 02:39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조조 이야기는 거짓말이다 이말씀이시죠? -_-
TheVigor
09/10/06 02:40
수정 아이콘
와 완전 진지하게 읽고 있었는데.. 정말로 그럴듯한 이야기군요
INFINITI
09/10/06 02:40
수정 아이콘
진림의 일과 그를 용서한 것만은 역사적인 사실이죠.
그를 용서하고 등용하여 이번에는 반대로 관도대전의 승리를 찬양하게 하는 글을 쓰도록 시켰습니다.
다만 그에 관련된 사자성어부터가 유머..
이런.. 댓글을 다는 순간, 진건가? -_-;
09/10/06 02:41
수정 아이콘
와 완전 진지하게 읽고 있었는데..(2)
09/10/06 02:42
수정 아이콘
글도 글이지만 조조인가요? 일러스트가 더 눈에 확 들어오네요. 참 멋지군요.
09/10/06 02:42
수정 아이콘
조조가 진림을 용서하고 부하로 삼은건 사실입니다. 건안7자 중 한사람이죠..
09/10/06 02:46
수정 아이콘
사탕발림 달콤한 말 보다, 짜릿하게 느껴지는 텔레파시 가튼니가 조아~
09/10/06 02:46
수정 아이콘
그 옛날.. 비번의 유래에 대해서 읽은적이 있어서.. 면역이 생겼네요 -0-
09/10/06 02:50
수정 아이콘
나만 질수 없죠. 퍼트릴테닷!
MoreThanAir
09/10/06 04:18
수정 아이콘
당연히 사탕발림은 한글이라 생각했지만

끼워맞춘 재능에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군요...
信主SUNNY
09/10/06 06:01
수정 아이콘
진지하게 읽었던 이유는, 마지막에 어떤 한자어로 풀이할까가 궁금해서지요.
09/10/06 08:50
수정 아이콘
속기야 힘들겠지만 정말 감탄나오는 연결이네요.
김경송
09/10/06 09:34
수정 아이콘
져...졌습니다 _(_._)_
Daydreamer
09/10/06 10:00
수정 아이콘
진지하게 읽었던 이유는, 마지막에 어떤 한자어로 풀이할까가 궁금해서지요. (2)
LastStage
09/10/06 10:53
수정 아이콘
비슷한 예로는
조온마 난색기, 시X노 무색기 같은 풀이도 있죠...

*이거 혹시 삭제해야 될 수위의 댓글인가요?...
09/10/06 11:29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개그 좋아해요
시리즈 더 나왔으면 좋겠네요 크크
Zeegolraid
09/10/06 11:29
수정 아이콘
저는 지금 이게 진짜인줄 알고...

삼국지 다시 뒤져봤단 말입니다....-_-;;
jagddoga
09/10/06 11:57
수정 아이콘
전 구소련군의 소총인 모신나강(Mosin–Nagant)이
矛身羅鋼인줄 알았죠...
권보아
09/10/06 12:29
수정 아이콘
근데 진짜 그럴듯한데요
하나린
09/10/06 14:43
수정 아이콘
이런거 좋아요 하하 진짜 왠만하지 않고서는 지어내기 힘들텐데...^^
Callisto
09/10/06 16:12
수정 아이콘
와 완전 진지하게 읽고 있었는데..(3)
09/10/06 17:54
수정 아이콘
갑자기 바캉스의 박광수도 생각나네요...
LastStage
09/10/06 19:56
수정 아이콘
세린님// 박규씨의 미군과의 조우 일화도 있죠...
스타나라
09/10/06 20:24
수정 아이콘
비번, 조온마난색기 등등...많이 있죠^^

PGR에서 가장 최근에(라고 해봐야 꽤 오래전이긴 합니다만) 본 것이 비번이었습니다.

쉬는날의 의미가 원래는 꿀벌이 자신의 온몸을 불태워 희생하고 영원히 쉰다...는 의미인데...낙시다...뭐 이런내용;;
냥냥이
09/10/07 19:14
수정 아이콘
어디선가 들어본 듯해서 보니 윈드젤로스님(바람의 젤로스님?? http://windxellos.egloos.com/ )글이더군요..
나머지 다른 사자성어 풀이를 보시고자 한다면 창천 : 삼국지 개그 http://www.thisisgame.com/board/list.php?category=11727&subcategory= 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센스가 하늘을 찌르시는 분이죵...
09/10/07 20:00
수정 아이콘
냥냥이님// 덕택에 링크 따라가서 즐겨찾기 해 두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글 쓰신분 본인 글인줄 알았는데... 퍼 오실 때는 출저를 적어주시면 더 도움이 되겠네요.
09/10/09 00:27
수정 아이콘
저도 유게인 것을 까먹고 진지하게 읽었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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