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4일, 히어로즈와의 결전에서 승리하여, 타이거즈의 12년만의 페넌트레이스 1위가 확정된 감격의 순간이 있었다.
그리고 그 감동이 아직 그라운드에서 가시지 않았을 무렵이었다.
조범현 감독이 손짓으로 조용히 이대진 선수를 불렀다.
"자네, 나랑 이야기좀 하지."
이대진 선수는 의아해하면서 다가갔다.
"네. 감독님, 무슨 일이십니까?"
"오늘 우리는 정규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지. 오랜 숙원을 풀었지만 기쁨도 잠시, 다음 준비를 해야 하는 감독으로써 느끼는 부담감이 크네."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후에 있을 코리안 시즌에서의 투수 엔트리 문제 말이네. 대진이 자네와 준형이 중에 한 명을 데려갈 생각이네."
"아, 그 문제 말씀이시군요. 편하게 말씀 하셔도 됩니다. 실상은 패전 처리를 부탁하는 것 아닙니까?"
"사실은 그 문제로 자네를 부른 것이네. 직접 말하기 미안했었는데, 자네가 이렇게 직접 말해주니 한결 말하기가 편하겠어. 내 생각 으로는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자네가 준형이보다는 아무래도 나을 듯 싶었지만, 자네를 패전처리로 마운드에 올렸을 때 여러 문제가 발 생할 여지가 있어 고민하던 중이었네. 자네 생각은 어떤가?"
"문제 발생의 여지라면 어떤..?"
"자네가 자존심 상해 할 수 있다는 점과, 후배들이 강하게 반발할 수 있다는 점이 그것이지."
이 말을 듣자, 이대진 선수의 머릿속에는 파란만장했던 야구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97' 해태 타이거즈의 우승을 견인했던 에이스 투수 시절, 그 후 부상에 몸서리치며 재활하던 기억.
결국 배트를 잡고 타자로 활약하던 시절, 이후 투수로 복귀하기 위해 노력했던 인고의 세월들.
그리고 100승을 달성하기까지의 숱한 비난과 모욕들이 있었다.
'그래. 길다면 긴 선수 생활이었어. 더 이상 후회는 없다.'
이대진 선수는 결심을 했고, 그것을 조범현 감독에게 확인시키고 싶었다.
"괜한 걱정이십니다. 저는 하나의 공이라도 더 던질 수 있다는 현실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저를 써 주신다면, 어떤 상황이던 간 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저를 무조건 써 달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감독님께서 여러 정황을 고려하여, 좀 더 팀 을 위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선수를 선택하여 주십시오. 저는 감독님의 결정에 불만 없이 전적으로 따르겠습니다."
이대진 선수의 말을 듣고는, 조범현 감독의 얼굴에 근심이 사라지는 듯 보였다.
"자네의 생각은 잘 알았네. 천천히 생각해 봄세. 이렇게 자네와 얘기를 나누니 마음이 한결 편해 지는군.
이런 기회를 갖기를 잘 했어. 아 참, 그러고 보니, 자네의 의견을 묻고 싶은 일이 한 가지가 더 있는데,
대답해 주겠는가?"
"네, 말씀하십시오."
"내년 시즌, 서재응 선수의 연봉은 어느 정도가 적정선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대진 선수가 말했다.
"900원 정도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오유 펌 입니다.] 저 기아 골수 팬입니다. 근데 왜이리 웃기죠''
ps : 오타 있었네요 골푸 드립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