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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12/07 22:37:07
Name 로랑보두앵
Subject [유머] 청바지 그녀
때때로 술잔을 기울일 때면 길거리에서 만났던 청바지의 그녀가 떠오르곤 한다.

때문에 술을 마실때에 되도록 스트로우를 사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어쩌면 내가 그녀를 만난 것은 나의 일생일대의 터닝포인트가 아니었나 하는 후견이다.

찌는 듯한 여름날. 그날은 유난히도 더웠다. 하지만 나에게 반바지란 존재하지 않았고,

나에게 허용된 것은 4계절용 청바지 3벌이 유일했다.

그날도 나는 2호 청바지를 입고있었고, 비록 3벌 밖에 없는 청바지이지만 깔끔하게 세탁이 된 상태였었다.

게다가 다림질까지 제대로 먹여서 구김하나 없이, 깔끔함을 자랑하며, 마치 새청바지마냥 제 빛깔을 자랑하듯이 윤기나게 빛내고 있었다. 그날따라 햇볕 때문에 더욱 윤기나게 빛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10km쯔음 걸었을 때였나. 길 건너편에서 어떤 여자가 또각 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걸어오고 있었다. 물론 나는 찌질하게 여자를 쳐다보거나 하지는 않는 그런 사람이다.

하지만 분명히도 나는 하이힐 소리 때문에 신경이 쓰여, 뭐하는 여잔지 얼굴이나 한번 보자는 심산으로 그녀의 얼굴을 응시했다.

새하얀 얼굴에 오똑한 콧날, 깊게 파인 보조개가 그녀의 매력을 더 해 주었다.

게다가 긴 생머리는 허리까지 와서 닿아 걸을 때마다 좌우로 찰랑거리며 빛을 반사해 냈다.

나는 '미녀' 를 본 것이다. 그것도 초절정미녀.

십만명중에 한명이 나올까 말까한 수준의 미녀였다. 나는 넋을 잃고 그녀를 바라만 보았다.

물론 내 옆의 고등학생도 나와함께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선에 아랑곳 하지도 않고 그녀는 걷는데에만 열중 하였다.

그녀가 가까워지니, 그녀의 향기가 나의 예민한 후각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향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어떠한 향수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도 그녀에게 걸맞는 아름답고, 청순한 향기가 분명했다. 나는 그 향기를 '뷰티풀향(香)' 이라고 명명했다.

마치 콜롬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듯이 나는 그렇게 들 떠 있었다.

그녀가 내 옆을 스쳐지나가며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나의 어깨를 스쳐지나갔다.

그날 나시티를 입은 나는 분명히도 그날 만큼은 행운아였다!!

왠지 이대로 그녀를 보내게 된다면... 나는 평생을 후회하고 폐인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그녀에게 말이라도 한번 걸어봐야 나중에 자식을 낳아 용돈을 주더라도 화끈하게 5만원이라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그녀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했다. 세계행군협회(WWA)에서 권장하는 3미터 기준을 충족하며, 나는 그녀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또각 흔들거리는 머리카락 만큼이나 나의 가슴도 흔들거렸고, 또각 거리는 그녀의 하이힐 소리만큼 나의 마음도 쿵쾅거렸다.

얼마나 걸었을까.. 그녀가 버스 정류장 앞에 멈추어 섰다.

그녀가 만일 버스를 타게 된다면. 나도 따라서 타는 것이 옳은 일 이겠지만.. 애석하게도 자본주의사회에서 소외된 잉여인간인 나에게 버스비란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버스카드는 더더욱 존재하지 않았고, 그저 나의 육체에 의존한 고행을 통해. 이동을 하는 라이프스타일 이었기 때문이다.

저 멀리서. 569번 버스가 이쪽 정류장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녀가 응시하는 것을 보니, 그녀가 탈 것은 569번 버스가 분명했다.

여기서 놓친다면 나는 그녀를 영영 볼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상황은 점점 극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녀가 버스에 올라탔고 '삑-' 하는 소리와 함께 모든것은 확정되었다.

버스문이 닫기려는 유압음이 들리는 순간에도 나의 발은 움직이지 않았다.

버스가 출발하자. 문득 떠올랐다. 그렇다! 나에게는 고행에 의해 단련된 튼튼한 두 다리가 있지 않은가!!

게다가 나는 육상부 출신이라 달리기에는 자신이 있는 터였다.

그렇게 나는 달리고 또 달렸다. 버스는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를 과소평가한 일이다. 나는 이미 버스의 경로를 잘 알고 있었고.

지름길을 통하여 버스보다 먼저 다음정거장에 도달한 후였다.

하지만, 그녀는 내리지 않았다. 그녀가 앉은 위치는 맨 뒷자석.. 그것은 장거리행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나의 심장은 점점 타들어가고 있었지만. 나의 두 다리에서는 젖산이 과다분비되고 있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15정거장을 그렇게 뛰고나니 온몸이 땀으로 쩔어 있었다. 윤기나던 나의 청바지는 흉칙하게 구겨져 있었다. 드디어 이번역은 종착역이다. 그녀는 여기서 내릴 것이 틀림없다.

전력을 다해 나는 종점에 도착하였고. 버스가 오는 것을 여유롭게 지켜보았다.

내 예상대로 그녀가 버스에서 내리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이 그녀에게 다가가 거친 숨을 참으며 말했다.

'완전 사랑합니다.'

그녀의 눈망울이 커지며 당황하고 부끄러운듯이 나에게 속삭였다.






















'꺼져 붕.신아'


그 이후로 나는 집 밖에 나가지 않는다.


출처 : 네이버 댓글


본의아니게 도배하는것같네요 --;; 여기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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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etaria
08/12/07 22:42
수정 아이콘
그 여자 참 안목이 없군요
딱 보니까 올림픽 및 세계육상대회를 휩쓸 인물인데요.
planetai
08/12/07 22:42
수정 아이콘
이분 알보고보니까 이런것도 운영하시고계시더군요;;
<a href=http://cafe.naver.com/kfcweb
target=_blank>http://cafe.naver.com/kfcweb
</a>
08/12/07 22:46
수정 아이콘
planetai님// 우린모두 월척이 된건가요?
밑힌자
08/12/07 22:47
수정 아이콘
"애석하게도 자본주의사회에서 소외된 잉여인간인 나에게 버스비란 존재하지 않았다."

...
08/12/07 22:54
수정 아이콘
오늘은 여기까지...인가요?
아쉽네요.
로랑보두앵
08/12/07 23:06
수정 아이콘
planetai님// 헐-- 이건뭔가요~~~~~~~~~~~~~

강량님// 네이버아이디 chambungg 에요 확인해보세요~
To_heart
08/12/08 00:57
수정 아이콘
569 종점은 우리 동네였는데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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