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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11/18 18:48:55
Name 허느님맙소사
Subject [유머] 전국 3등 내 친구
말이 친구지 고등학교 이후로는 연락해본적은 없습니다.
고등학교때 내 짝은 전국 3등 이었습니다.(모의고사 성적)
참고로 저는 72년생...
체육시간에도 열외였더랬죠. 공부하라고 체육선생님이 배려를 해주셨죠.
운동장 한바퀴를 돌면 지쳐서 더 뛰지도 못했지만...운동엔 전혀 소질이 없었습니다.
물론 친구들도 아무도 그걸 따지지는 않았습니다.
전국 3등한테 그정도는 배려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기때문입니다.
저희때는 체력장 점수가 20점 학력고사 점수 320점이 만점 이었습니다.
저희 친구들은 그 친구를 위해 몰래 체력장을 대신 해주었습니다.
100m 달리기, 오래달리기, 멀리던지기, 턱걸이, 멀리뛰기, 윗몸일으키기...
종목마다 잘 하는 친구들이 그 친구 차례에 대신 나와 만점을 맞아 주었습니다.

점심시간이고, 쉬는 시간이고 매일 책만보고 공부만 했던 친구입니다.
온종일 의자에만 앉아 있으니 학창시절부터 엉덩이도 유난히 더 크고,
볼펜을 손에서 놀줄 모르니 손가락도 벌서 기형이 되 있었지요.

헌데 그친구는 늘 워키토키에(그때 당시는 그게 유행) 음악을 들으며 공부를 했었습니다.
지금이야 MP3, MP4지만, 그땐 휴대용으로는 테이프를 꼽거나 라디오를 듣는게 전부였죠.
그것도 누구나 들고 다닐정도로 싸진 않았습니다.
늘 이어폰을 양쪽귀에 꼽고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이 익숙했습니다.
수업시간에도 자기 공부를 열심히 하는탓에 떠들기를 좋아하는 나 이지만, 함부로 잡담을 걸거나
공부에 방해가 되는 행동은 삼가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날 점심시간이었는데... 일찌감치 도시락을 다 먹고 운동장 밖으로 나가서 놀려던 제게
그 친구가 양쪽에 이어폰을 끼고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갑자기 저는 '도대체 전국3등은 어떤 음악을 좋아할까?'라는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나가려다 말고 저는 그 친구의 한쪽 이어폰을 빼서 제 귀로 당기며...
'야 넌 공부하면서 무슨 음악을 듣니? 공부잘되는 음악이니? 나도 좀 들어보자'라고 말하는데...
그 친구가 완강하게 빼앗기지 않으려 들며 제거 거세게 저항했습니다.
'이리줘, 싫어 ...'
당연 저는 안뺏기려 더 거세게 '뭐야 넌 이상한거 듣는거 아냐?'이러면서 제 귀로 이어폰을 끼는데...
끝까지 저항하던 그 전국3등 친구는 포기 했다는듯...(싸움은 제가 더 잘했기에...-_-*)
저항을 멈추었습니다.
저는 순간 '이놈 이상한 거 녹음해서 듣는 변태구나...'라는 생각이 스치며 이어폰을 제 귀에 꼽았습니다.
헌데 저는 그 순간 약 10초 동안 얼음처럼 굳어 버렸습니다.


그 친구가 듣고 있는것은 라디오에 주파수가 잘못잡혀 흘러 나오는 '치............'
그 잡음 소리 아시죠?


네 맞습니다. 그친구는 여기저기 시끄러운 소리들에 정신 집중을 하기위해
아무런 소리도 없는 잡음 소리를 듣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이어폰을 돌려주고, 교실을 향해 소리 쳤습니다.
'야~~~ 다 조용히 해!!!' 그러고는 운동장으로 뛰어 나갔습니다.

그 친구는 그 후로 친구들의 도움으로(안 떠들어주는게 도움 -_-;;) 아주 좋은학교
좋은과에 수석으로 입학했고, 지금은 연락이 안됩니다. 그친구가 피하는건 아니지만
연락할 수 없더라구요...
사회에는 그런게 있더라구요... 너무 차이가 나면...

수능이 내일 입니다.
후배 여러분들 수고 많았습니다.

갑자기 그 친구 생각이 나서 몇자 적어 봤습니다...


공부 열심히 안하면 나처럼 된다...

































유머포인트는 밑에 달린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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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2나와랏
08/11/18 19:31
수정 아이콘
와 크크크 재밌어요~!!! 수능성적을 백분위나 등급으로 따지지 않고 등수로 따지는 사람들이 있죠^^
전 아님... ㅜㅜ
Hindkill
08/11/18 19:31
수정 아이콘
"워키토키"가 아니라 "워크맨"이겠죠 ^^;
08/11/18 19:47
수정 아이콘
72년생이면 수능이 아닌 학력고사세대죠;;
SoulCity~*
08/11/18 19:47
수정 아이콘
워크맨 말고 워키토키도 따로 있지 않나요?
요즘은 수능 등수는 안나오죠?
타마마임팩트
08/11/18 19:50
수정 아이콘
워키토키는 무전기..
우리고장해남
08/11/18 19:56
수정 아이콘
SoulCity~*님// 네 등급제 입니다
나를슬프게하
08/11/18 20:04
수정 아이콘
우리고장해남님// 등급제는 작년 한해 하고 폐지. 요번 수능부터는 전처럼 표점제죠.
국제공무원
08/11/18 20:39
수정 아이콘
학력고사 세대에 전국3등이면 진짜 대단한데요
001님 답변에 빵터짐
우리고장해남
08/11/18 22:20
수정 아이콘
나를슬프게하는사람들님// 그새 또 바꼈나요

수능을 2년전에 봤었는데

참 윗분들 염X 하시네요

실험쥐군요 완전 이건 뭐
Yellowholic
08/11/18 22:21
수정 아이콘
화이트 노이즈로 소음 차단하는 거랑 같네요.
Le Ciel Bleu
08/11/18 22:34
수정 아이콘
선구자로군요,,,
그시절에 엠씨스퀘어를...
Darwin4078
08/11/19 00:35
수정 아이콘
저 잡음소리 꽤 효과 있습니다. -_-a

드럼앤베이스계열 테크노곡 한곡만 2시간동안 들으며 공부했던 친구도 있었어요. 집중이 잘된대요.
Carpediem
08/11/19 01:09
수정 아이콘
갑자기 타이밍의 기영이가 생각나는군요...
망디망디
08/11/19 01:10
수정 아이콘
등급제는 작년 한해 쓰고 폐지죠 올해부터 표준점수 다 표시한다던가...

08학번인 나...에휴
자루스
08/11/19 12:12
수정 아이콘
음... 하나의 음악을 계속 듣다보면 소리가 안들립니다.
그런데 이어폰을 빼면 들리기 시작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아 학력고사 나에겐 불행 그 자체 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91년 시험이었지요. 시험지 유출로 시험이 미루어짐.

전기시험때 제일앞 창가자리에 앉았으나 나름대로 좋은 자리라고 생각했습니다.
2교시 시작시에 난로가 사고발생 연기가 교실에 가득 차버렸습니다. 당연히 창문을 다 열었구요.
벌벌 떨면서 시험을 보고 차디찬 도시락을 벌벌 떨며 먹어야 했고, 시험은 어떻게 봣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근소한 점수 차이로 탈락한 기억이 납니다.

후기시험때 제일뒷 복도자리 제일 시끄러운자리라니 운도 없지
2교시에 또 난로가 사고 발생 (왜 내가 시험보는 곳은 다 이러냐)
벌벌 떨며 시험을 봣고 하향지원을 햇음에도 불구하고 떨어질까봐 걱정했지만 다행이 붙었습니다.

원래 후기지원은 그냥 시험만 본것인데 난로의 기억이 너무 아파서 그냥 학교에 다녔습니다

그러나 4년뒤 학교 때려치우고 다른 학교 시험을 다시봐서 다른 학교 다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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