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하여간 언젠가 있었던 이야기이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한 효자 창우가 있었다. 그는 가난했지만 최선을 다해서 홀어머니를 봉양했다.
그러던 어느날! 홀어머니가 덜컥 병석에 눕고 말았다. 창우는 걱정이 태산 같았다. 하루하루 끼니 이어가기도 힘든데 어머니 약값은 어떻게 구하나…

창우는 여느 때처럼 죽을 쑤어 어머니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때 어머니가 힘겹게 입을 열어 한 마디 했다.
"…창우야, 붕어찜이… 먹고 싶구나…"
창우는 흠칫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은 한겨울…이 아니라 그가 낚시를 전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붕어를 사오자니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어머니의 말씀을 어찌 거역하는가? 그는 평소에도 몇 번 도움을 받았던 옆집에 가서 염치 불구하고 낚시 도구를 빌렸다. 그리고 한참을 걸어 호수 앞에 무작정 낚싯대를 드리웠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났을까.
낚싯줄 끝에 무언가가 걸렸다. 제발 신발이 아니기를 빌면서 그는 잽싸게 낚싯대를 들어올렸다.

붕어였다!

그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역시 효자에게는 하늘이 복을 내리시는 거야… 그렇게 옛이야기를 곱씹으면서 드디어 그 큰 붕어를 눈앞에 두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붕어가 팔딱거리며 손에서 빠져나가려고 하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마음 좋으신 낚시꾼님, 제발 저를 살려주셔요."
붕어가 말을 하다니, 내가 지금 어느 시대에 와 있는 거지? 창우는 무척 당황했지만 간신히 이렇게 대답했다.
"안 돼. 나는 너를 가지고 붕어찜을 만들어서 어머니께 드려야 해"
"효자이시군요. 하지만 저 역시 효자입니다. 저는 용왕님의 막내아들로, 멀리까지 구경을 나왔다가 이렇게 되었습니다. 제가 잡히면 용왕님이 슬퍼하셔서 바닷속 세계가 엉망이 되고 말 거예요. 제발 저를 살려주셔요."
"아 글쎄 안 된다니까."
"…그렇다면 제가 큰 보물을 드리겠습니다. 그 보물을 팔아서 다른 붕어를 사시면 되지 않습니까?"
창우는 솔깃했다. 확실히 이 붕어를 잡아서 찌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이 이미 잡아둔 붕어를 사는 쪽이 더 나을 것 같았다.
"그래… 그럼 그럴까?"

붕어는 잽싸게 물 속으로 들어갔다. 창우는 순간 속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용왕의 아들이라니 거짓말은 안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다행히도 그 붕어가 땅 위로 주둥이를 빼꼼 내밀었다. 그는 붕어를 손으로 잡아올려서 말을 걸었다.
"보물은 가져왔니?"
"네… 여기 있어요. 저희 용궁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인데… 아바마마께 사정을 해서 가져오게 됐습니다. 보세요, 아주 신비롭게 빛나죠? 이걸 팔면 다른 붕어를 사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럼 열심히 효도하세요!"
"그래… 하여간 고맙다."
보물은 손바닥만한 푸른 구슬이었다. 햇빛을 받아 말갛게 빛나는 것이 과연 신비로웠다. 좋아, 엄청난 보물을 얻었군. 그는 구슬을 조심스럽게 돌려가며 관찰하였다.
그러다가… 그는 기절하고 말았다.

그 구슬의 뒤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MADE IN CHINA


속담 이어가기에 이어 이번에도 생활 속의 유머를 들고 온 아케미입니다. 쿨럭.
이게 왜 생활 속의 유머냐 하면… 가족끼리 식당에 갔다가 어머니가 돌연 "붕어찜 먹고 싶다"고 하셔서… 저희 아버지와 동생 창우의 재치로 만들어진 유머이기 때문입니다-_-; 그때 정말 식당이 떠내려가도록 웃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전혀 재미 없으셨던 분은 그냥 추억의 옛이야기(?) 한 편 읽었다고 생각하세요^^;
유쾌한 하루 보내시길.